더에듀 지성배 기자 | “AI가 채점 도와준 거니까 너희들 할 말 없지?”
경기교육청이 제작해 공개한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홍보 영상이 교사를 기계의 보조자로 전락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교육청은 즉시 영상을 내렸지만, 교원단체들이 강한 비판을 쏟아 냈으며, 이를 본 교사들은 SNS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논란이 된 영상은 약 2분 9초짜리로, 윤동주의 ‘서시’에 대한 시험 채점 결과에 대해 학생들이 교사에게 문의하는 형식이다.
학생들이 교단으로 나와 교사에게 왜 틀렸는지를 물으면 교사 옆에 있는 ‘하이러닝 AI’가 그 이유를 설명하고 교사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연출된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학생들의 질문이 끝난 후 교사가 “이거 AI가 채점 도와준 거니까 너희들 할 말 없지?”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해당 부분이 캡처돼 게시되고 있으며, ‘AI는 정확하고, 교사는 부정확하다’, ‘평가 주체가 AI이다’, ‘교사는 AI의 보조자일 뿐이냐’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영상 말미에 등장하는 교사의 학생 독려말에 AI는 “빈말입니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습니다”라고 평가했으며, 더 궁금한 사안이 있으면 회의가 있으니 쉬는 시간 말고 점심시간에 찾아오라는 말에는 “거짓말입니다. 화장실 이용 시간으로 예상 소요 시간 20분”이라고 거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영상 속 교사는 학생들에게 시종일관 반말을 할 뿐만 아니라, 문제제기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 귀찮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AI가 교사의 말과 감정을 분석해 ‘빈말이다, 거짓말이다’라고 단정, 교사를 감사하고 평가하는 존재로 등장한다”며 “반면 교사는 ‘AI가 채점했으니 할 말 없다’고 말하는 AI에 종속된 수동적 존재로 묘사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사를 낮추고 AI를 과도하게 우위에 두는 서사”라며 “경기교육청이 AI시대 교사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깊은 우려는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사 폄훼 및 감시 대상 묘사 홍보 방식 즉시 중단과 사과 ▲교육과 사람 중심 철학을 세울 것 ▲홍보물 및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사 의견 적극 반영 등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도 “교사의 진정성과 감정은 빈말로 축소되고 AI 시스템을 보조하는 존재로 표현되고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조롱하는 모욕적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임태희 교육감의 공식 사과 ▲홍보 영상 관련 책임자 징계 ▲AI 평가 시스템 운영 중단 및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 역시 “교사를 거짓말쟁이로 묘사하고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희화화해 교사의 인간적 존엄을 침해한 모욕적 영상”이라며 “특히 교사의 전문성을 철저히 무시하고 AI 평가를 교사보다 우위에 둔 채 교사를 유린한 연출을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헸다.
이들은 ▲영상 기획·제작·승인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 ▲경기교육청의 공식 사과 ▲교사 전문성과 교육 본질 훼손하는 모든 홍보·정책 행위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한편, 경기교육청은 해당 영상이 논란에 휩싸이자 이날 오전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서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