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행정통합이 추진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행정이 아닌 교육이다. 교육청에서 근무하며 재정 구조 하나가 교실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봐 왔다. 지금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행정통합, 과연 교육은 준비돼 있을까.
행정통합의 가파른 속도, 교육은 따라올 준비가 돼 있는가
최근 국회에서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을 각각 하나로 묶는 행정통합 특별법이 잇따라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통합교육감’이 선출된다. 이는 행정구조뿐만 아니라 교육자치의 틀 자체가 바뀌는 중대한 변화이다.
충북교육청에서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며 교육행정의 구조와 현실을 가까이서 경험했다. 교육은 행정의 일부가 아니다. 독립된 재정과 인사, 정책 권한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자치 영역이다. 교육재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교실의 환경을 바꾸고, 학생의 배움의 조건을 바꾸는 문제이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가 있을 때, 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중심임을 확인했다. 교육재정, 교원 정원 하나하나가 학생의 통학 여건을 바꾸고, 지역의 존속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정책은 행정의 효율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행정통합, 단순 행정 효율 문제 아니다...“교육자치 근간 직결”
현재 추진되는 통합 논의를 보면, 교육은 여전히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머물러 있다.
통합 특별법이 통과되면 통합교육감이 선출되지만, 정작 교육자치의 독립성과 재정 안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특별교부금 제도 보완과 교육행정 체계 안전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제도적 보완은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이 추진될 경우 통합지역에 재정 인센티브와 특례가 집중되면서, 비통합지역과의 교육재정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재정이 학생 수와 교육 수요가 아니라 행정구조 개편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육 “지역 발전 전략 수단 아닌, 그 자체로 보호받아야 할 공공 영역”
행정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교육에서 규모의 확대는 행정의 복잡성과 정책 조정의 어려움을 동반한다. 학교 통폐합, 교원 인사, 교육재정 배분 등 민감한 문제들은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준비와 제도적 설계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또 다른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충북의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충북은 현재 행정통합 논의의 중심에 서 있지 않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소외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지금 추진되는 행정통합이 교육의 미래까지 충분히 고려한 준비된 통합인가 하는 점이다.
교육청에서 근무하며 절감했던 것은, 교육은 한번 흔들리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재정 구조의 변화는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고, 정책의 변화는 결국 교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영향은 한 세대를 넘어 지역의 미래로 이어진다.
행정통합이 진정한 지역 균형발전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구조의 결합에 앞서 교육자치의 독립성과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교육이 중심에 서지 못한 행정통합은 또 다른 격차와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
충북은 지금 통합의 중심에 있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냉정하게 지켜보고 질문해야 한다.
“행정통합의 가파른 속도, 교육은 따라올 준비가 돼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