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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독감 사망 사립유치원 교사 아버지 "원장, 사과 없고 서류 조작만"

전교조, 30일 기자회견...아버지 직접 참석해 당시 상황과 억울함 호소

 

더에듀 김연재 기자 |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

 

독감 판정 후에도 계속된 출근을 이어가다 세상을 뜬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원장은 쉼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0°C에 가까운 고열 상태를 확인시켜 주며 조퇴를 요청했지만, 고인은 1시간 30분 정도 지나야 유치원 문을 나올 수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0일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죽음 뒤에 가려진 이 같은 진실을 공개하며,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고발하는 한편, 해당 사립유치원의 서류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B형 독감 확진 이후에도 이어진 강도 높은 노동·암묵적 출근 강요


고인이 된 사립유치원 교사 A씨는 지난달 14일 B형 독감 판정을 받고도 출근을 이어가다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관련기사 참조: 독감에 출근하다...부천 유치원 교사 사망에 “사회적 타살”(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8305))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죽음 뒤에 가려진 사립유치원의 업무 환경을 공개했다.

 

고인은 발표회 준비로 고강도의 노동을 이어가던 1월 27일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3일간 암묵적인 출근 강요가 이어졌다. 이는 전교조가 공개한 원장과의 카톡 내용으로 확인된다.

 

고인은 27일 B형 독감 판정을 받고 원장에게 카톡을 보내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했으며, 원장은 “네ㅠㅠ”라는 짧은 답변만을 남겼을 뿐 명시적으로 출근을 하지 말라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2025 시설별 인플루엔자 관리 지침에 따르면, 원장은 감염병을 앓는 교직원의 등교를 중지해야 했음에도 병가나 휴식을 권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고인의 아버지는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독감 판정을 받은 다음 날 출근을 만류했다”며 “딸은 “쉬라고 말 안했는데 어떻게 쉬냐”며 열이 나는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고 밝혔다.

 

 

30일에는 39.8°C가 넘는 고열이 지속되자 12시 30분경 조퇴 의사를 밝혔으나 고인이 유치원 문을 나올 수 있었던 시간은 13시 55분께로 1시간 30분이나 뒤였다. 결국 다음날 새벽 응급실로 향했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2주 후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고인이 사경을 헤매던 중 사직서가 작성됐으며, 사망 전인 12일 면직 처리됐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해당 유치원은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마치 고인이 스스로 의원면직한 것처럼 문서를 조작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민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고인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던 그 시각, 유치원은 고인의 사인을 허위로 기재하고 자필 서명을 위조해 의원면직 신청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파렴치한 행태에 더욱 분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 B씨는 “저희 딸은 독감으로 몸이 무너질 정도로 아픈 상황에서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독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상황이 명백함에도 유치원은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사직서까지 조작하며 이미 딸을 잃은 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유아 교육 현장의 낡은 시스템이 청춘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박영환 위원장은 “‘아파도 교실에서 아파라. 죽어도 교실에서 죽어라. 선생님의 건강도 실력’이라는 관리자들의 낡은 인식과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낡은 시스템이 초임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재민 전교조 경기지부장도 “고인은 유치원 행사의 압박과 독박 교실이라는 열악한 노동 환경 탓에 차마 교실 문을 나서지 못했다”며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난다’는 고인의 마지막 절규는 대한민국 유아교육 현장이 청년 교사에게 얼마나 비정한 일터였는지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고, 대한민국 교사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상식적인 일터가 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 ▲법정 감염병 시 교사의 병가 사용 승인 의무화 및 대체 인력 체계 구축 ▲죽음을 조작한 관련자의 엄중한 처벌 및 사립유치원의 공적 책무성 강화를 촉구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등과 유족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 소통수석을 만나 이번 사건 관련 요구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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