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2006년 12월 20일, 대한민국 교육 자치의 패러다임을 바꾼 역사적 변곡점이자 주민 직선제의 길이 열린 날이었다.
당시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은 “간선제의 부패를 끊어내야 한다”고 역설했고,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주민 통제의 원칙”을,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 통로”를 강조했다. 권철현 당시 교육위원장(한나라당)은 이를 “교육 민주주의의 격상”이라 칭송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교육을 정치적 거래가 아닌 오직 아이들을 위한 공공재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헌법적 근거를 상실한 ‘법리적 불일치’의 산물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이 제도가 상위법인 헌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기구를 강제로 끼워 맞춘 ‘법리적 불일치’의 산물이라는 비판 앞에 서 있다.
헌법 제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의회’를 두며, 그 조직과 운영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인정하는 지자체 기관은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시장·도지사)’뿐이다. 헌법 어디에도 ‘교육감’이라는 별도의 집행기관이나 독립된 ‘교육위원회’를 지자체의 필수 기구로 규정한 바 없다. 즉, 교육감은 헌법상 지자체의 기관도, 단체의 장도 아닌,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제3의 기구’를 법률이 임의로 창설한 기형적 결과물에 불과하다.
일부 교육학자들은 헌법 제31조 제4항의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근거로 행정 분리를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한 헌법 오독(誤讀)이자 해석 오류(誤謬)이다.
해당 조항의 본질은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를 행정 조직의 분리 운영을 명령하는 조직론적 강제 사항이나 구속력 있는 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동 조항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헌재 1991. 7. 22. 90헌가27 결정 참조).
결국, 2010년 ‘교육위원 일몰제’를 통해 의결기관이었던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 내부 상임위원회로 귀속된 결과는 독립된 교육 기구의 존재 자체가 지녔던 위헌성을 스스로 방증(傍證)한다.
여기서 우리 교육 행정의 기형적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의결기관(교육위원회)은 지방자치의 원리를 준수하기 위해 일반 의회로 통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기관인 교육감만은 여전히 ‘교육의 특수성’이라는 모호한 명분을 내세워 독자적인 직선제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교육의 자주성이 특정 조직 형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필자는 이를 명백한 행정법상의 자기모순이자, 하위 법률이 상위 규범인 헌법의 본질적 취지를 역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전도(顚倒)된 상황이라 진단한다.
교육 자치의 정상화를 위한 ‘러닝메이트’와 ‘교육 외청화’
법리적 모순을 야기해 온 현행 교육자치제는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필자는 교육의 전문성을 수호하며 행정 효율을 극대화할 실질적 대안으로 두 가지 모델을 제안한다.
첫째,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 임명제’ 도입이다.
광역단체장 후보가 전문성을 갖춘 교육감 후보 3명을 러닝메이트로 지정하고, 당선 후 교육부 장관에게 제청하는 방식이다. 이후 장관의 낙점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는 막대한 선거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교육 행정의 민주적 정당성을 일반 자치와 결합하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다. 진정한 교육 중립성은 기구의 기계적 분리가 아닌, 인사와 행정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시스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둘째, 시·도교육청을 지자체 산하 ‘교육 외청’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현행 직선제는 교육의 전문성보다 진영 대립과 정치화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교육청을 시·도지사 산하 외청으로 두어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책임 행정을 위해서는 재원을 마련하는 지자체와 이를 집행하는 교육청의 행정적 일원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유기적 협력은 교육 재정의 원활한 확보로 이어져,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능하게 한다.
교육의 중립성은 별도 권력 기구의 독립만으로 보장되는 신기루가 아니다. 헌법이 정한 지방자치의 틀 안에서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지킬 법적 안전장치를 강화할 때 완성된다. 이제 헌법 정신에 반하는 기형적 직선제를 멈춰야 한다. 헌법적 가치와 교육의 미래가 공존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