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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년 교직 접은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게 됐다"

공감, 공존, 공영을 가치로 한 좋은교육시민단체 전북서 출범

금산 신대초 교사, 14년 교사 생활 접고 교육단체 대표로 변신

"학교를 떠나 지역이란 더 큰 공동체에서 나름의 역할하겠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14년차 교사가 의원면직을 하고 단체 좋은교육시민연대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하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공감과 공존, 공영을 내세워 아이들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통해 공동체의 번영을 꿈꾸는 좋은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성동 전 금산 신대초 교사로 그가 대표를 맡아 출범한 좋은교육시민연대는 전라북도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시작했다.

 

유 대표는 “개인을 돋보이게 하되 개개인의 돋보임이 공동체의 지속성에 기여 하는 교육, 그래서 행복의 총량을 키우고 개별적 차이를 줄이는 교육을 지향한다”며 “학교를 떠나 지역이란 보다 큰 공동체 안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기 위해 결심했다”고 밝혔다.

 

학교가 시민의식이 결핍된 이기적 우등생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지금, <더에듀>는 유성동 대표가 공감과 공존, 공영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우선 소개한다면.

 

지난 3월 단체 좋은교육시민연대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은 유성동입니다.

 

▲ 5월 17일 좋은교육시민연대 창립식을 열었다. 어떤 단체인가.

 

좋은교육시민연대는 공감과 공존, 공영의 가치를 실현하는 좋은 교육으로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며, 공동체의 번영을 꿈꾸는 좋은 시민으로 성장함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좋은 시민을 길러냄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닌 지역 전체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계획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민주시민들의 결사체입니다.

 

▲ 공감, 공존, 공영은 어떤 의미인가.

 

공감이란 상대를 염두에 두는 개념입니다. 나 혼자라면 공감이란 단어는 존재 불가겠죠. 관계로 맺어있는 사회 속에서 상대를 존중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 태도일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존은 함께 생존하자, 함께 살아가자란 의미를 넘어 함께 행복하자란 의미로 확장됩니다. 더 적극적인 공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공존의 범위는 물론 인류를 넘어 자연까지 확장돼야 하겠고요.

 

공영이란 함께 성공의 경험을 갖고 성취의 기쁨을 누려보자는 의미입니다. 경쟁이 있다고 해서 공영이 불가한 것은 아닙니다. 제도화를 통해 공영의 가치는 얼마든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공감과 공존, 공영의 반대적 의미를 따져본다면 우리 단체가 이 세 가치를 왜 정면으로 내세웠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교사를 그만두고 교육시민단체 대표가 됐다.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는가.

 

학교에선 인성교육, 환경교육, 안전교육, 생명존중교육, 인권교육, 다문화교육 등의 범교과학습이 창의적체험활동으로 혹은 교과학습과 연계되어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현장은 많은 수업 시수와 잦은 행사, 과도한 업무량 등으로 범교과 내용이 충분히 학습될 수 있는 상황이 안 됩니다. ‘여러 관변단체의 존속을 위해 학교교육이 소비되고 있구나, 이용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공동체의 건강과 지속을 위한 중차대한 교육을 포기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그 책임과 역할이 학교에만 귀속돼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요, 그래서 학교를 떠나 지역이란 보다 큰 공동체 안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보자는 결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 현재의 우리 교육은 어떤 과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아까 제가 공감과 공존, 공영의 반대적 의미를 생각해 보자 했는데요. 혐오와 적대, 비교와 차별, 따돌림과 방관, 무책임과 무반성, 분노, 낮은 자존감 등의 문제가 학교교육을 통해 제대로 해결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 지금의 학교가 시민의식이 결핍된 이기적 우등생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러한 개개인의 그릇된 행동을 이끈 단초가 결국에 가정과 학교를 포함 우리 사회 전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육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고요, 동시에 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사회 전체가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목적이 성숙한 민주시민 양성에 있다면, 그러한 민주시민을 키우는 책임과 의무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지워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질 수 있습니다.

 

▲ 좋은교육시민연대를 통해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우리 단체가 공감과 공존, 공영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에 이와 관련된 사업과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겁니다.

 

6월에는 공감을 주제로 강원국 작가를 모시고 강연회를 가질 거고요, 7월에는 연극인 합창단과 함께 장애인가족 초청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후 올해 말까지 방학 중 급식 밥차, 다문화 학습발표회, 청소년연극제 등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지역과 일반시민이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함을 계속 설득할 겁니다.

 

▲ 유 대표가 그리는 교육은 무엇인가.

 

다들 ‘우분투’란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에피소드를 다 설명할 순 없지만 결승선을 통과할 때 아이들이 함께 손잡고 함박 웃으며 우분투라 외쳤던 장면은 상상만 해도 전율스럽습니다.

 

경쟁도 좋고, 성공도 좋습니다. 열심히 한 만큼 대가가 주어져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누군가 부당한 상황 속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언제라도 우분투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고, 개인이 무엇을 하든 세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언행의 바탕이 돼야 합니다. 개인을 돋보이게 하되 개개인의 돋보임이 공동체의 지속성에 기여 하는 교육, 그래서 행복의 총량을 키우고 개별적 차이를 줄이는 교육, 이게 제가 지향하는 교육입니다.

 

▲ 너무 이상적이지 않은가. 미래교육에 대한 생각은.

 

우리 단체가 주창하는 공감과, 공존, 공영의 가치는 새로운 것도 지나친 것도 아닙니다. 이미 교육과정 총론은 공동체적 가치를 함양하는 교육을 중시하고 있고, 기초적 소양과 역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교육 담론을 말하면서 디지털기기 활용 등을 중시하는 기조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30년쯤 뒤 미래의 교육과정에서 코딩 등 디지털 교육 대부분은 대폭 축소되거나 사라질 겁니다. 스마트폰 사용법이 현 교육과정에 굳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반면 공감과 공존, 공영의 가치를 토대로 하는 협력, 공동체, 우정, 생태 등이 오히려 강조될 겁니다. 미래에 살아갈 친구들에겐 충분한 학습을 통해서만 이해될 개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정 규모의 축소와 구성의 다양화로 교육에 있어 지역의 역할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6월1일 창간한 교육언론 ‘더에듀’에 하고픈 말이 있다면.

 

학교 현장을 떠나 제가 겪은 가장 큰 변화 혹은 기쁨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이제는 조직 내 획일적 문화나 타성에 갇혀 제 상상력을 억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더에듀> 역시 기존 언론이 답습하고 있는 획일성과 형식성으로부터 탈피해 더 자유롭고 친근하며 현장을 중시하는 언론사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 등 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제도권에서 외면받거나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다시금 교육에 진심인 <더에듀>의 창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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