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요즘 전북교육청을 비판하는 주장 중 하나는 “국제바칼로레아(IB)하면서 총괄평가 하는 게 말이 될까?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이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의 머릿속에는 ▲IB=논서술형 평가, ▲총괄평가=선다형 객관식 평가+단답형 주관식 평가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IB프로그램의 평가는 객관식, 단답형뿐만 아니라 논술형, 실험 보고서, 프로젝트, 발표 등 다양한 논구술, 논서술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IB뿐만 아니라 세계적 구성주의적 교육과정 발달의 결과이며 우리나라 교육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총괄평가를 지필식 선다형 객관식 평가나 단답형 주관식 평가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평가 방식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시대착오적인 관점이다.

 

 

현재 OECD 39개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상대평가식 지필평가로 총괄평가하며 학교내신과 국가시험을 실시하는 나라다.

 

다른 선진국의 학교 평가는 100% 수행평가를 실시한다. 사실과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가 수행평가 영역으로 들어가 형성평가와 총괄평가 형태로 아이들의 사고 발달을 묻고 측정한다. 하루빨리 관점과 시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IB에서의 수업 설계는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를 한다. 전통적인 타일러(Tyler)의 수업 설계방식은 '학습 목표 설정--->학습 경험 선정--->평가 계획 수립'을 하는 포워드 설계(Forward Design)방식이지만, IB 수업은 위긴스(Wiggins)와 맥타이(McTighe)의 평가가 주도하는 수업 설계방식인 '학습 목표 설정--->평가 계획 수립--->학습 경험 선정'으로 구성하는 백워드 설계를 한다.

 

즉, IB에서의 '평가'는 '바늘'이고 '수업'은 '실'이 되는 것이다. 평가라는 바늘에 수업이라는 실을 꿰어맞추는 것이다. IB 수업은 평가 기반 수업이다. 백워드 설계는 브루너의 '지식의 구조'에 기반을 두고 '개념', '원리', '전이 가능한 빅 아이디어'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IB를 이해중심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교육과정 총론에 "학교에서 학생 평정은 학기 단위로 이루어진다. 학생을 학기 단위로 평정하기 위해서는 학기 단위의 성취 수준 개발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에서 "준거참조평가"를 실시합니다"라고 나온다.

 

IB 프로그램 자체가 준거참조 총괄평가(Criterion Referenced Summative Assessment)이다.

 

준거참조평가(Criterion Referenced Assessment)란 1)학생의 성취도를 사전에 정해진 기준이나 목표와 비교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잘 이해하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2)각 학생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측정한다.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인식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3)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여 학생들이 달성해야 할 것들을 알게 한다. 이러한 명확성은 학습자에게 학습 동기 부여와 자기주도성을 길러 준다.

 

4)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높인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대한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5)교육과정의 내용과 평가가 일치하도록 보장한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평가를 받는 것이다.

 

IB에서는 평가 기준(Criteria), 성취 수준(Performance Levels), 기술적 기술(Descriptors)로 구성되고 교육 목표와 학습 결과를 바탕으로 한 루브릭(Rubric)에 따라 평가를 한다. 총괄평가 루브릭이란 학생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도구이다.

 

이 루브릭에 따른 총괄평가를 통해 학습자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이 피드백을 통해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루브릭은 총괄평가 뿐 아니라 작곡, 문제에 대한 결과물 또는 해결책 만들기, 에세이, 조사, 공연, 설문 등 과정의 구조를 평가하는데도 쓰일 수 있다. IB와 총괄평가는 공존(共存)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북교육청 초등학교 총괄평가의 평가 주도권은 개별 교사가 가지고 있다. IB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지식, 개념, 원리에 대한 문항을 객관식 선다형이 단답형 주관식으로 낼 수 있고 전이 가능한 빅 아이디어를 묻는 논서술형 문항을 교사 본인이 직접 출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로의 평가 회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총괄평가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루브릭이 제대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 루브릭은 교사 개인이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제공하면 교사가 총괄평가 문항을 만들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초등 총괄평가를 전면 실시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초등 총괄평가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총괄평가가 학습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총괄평가의 세부사항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총괄평가'는 아이들을 줄 세우고 경쟁하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