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서울교육청이 올해 대비 약 3.1% 줄어든 10조 8102억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신중검토 의견을 냈던 AIDT(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예산을 전액 반영, 정근식 교육감에 대한 언행불일치 비판이 제기됐다.
정 교육감은 지난 1일 서울시의회에 참석해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며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67%를 포함해 기관운영비, 시설비 등의 경직성 고정경비의 비중이 80%에 달한다”면서 “학생들의 교수학습활동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실제 학교 운영비와 교육사업비, 시설사업비는 올해보다 각각 253억원, 489억원, 4029억원 줄었다. 이외 주요 예산으로 △디벗 스마트 기기 보급 1650억원 △늘봄학교 974억원 △학교폭력 예방 대책 36억원 △교권 교육활동 보호 지원 27억원 등이 편성되었다.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었던 역사교육 관련 예산은 2억원이 책정됐다.
이와 함께 AIDT 예산을 약 256억원 반영, 사실상 정부 정책을 뒷받침했다. 서울교육청 예산 사정이 녹록치 않다고 하면서도, 비판적 입장을 냈던 AIDT 예산 전액 반영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AIDT 신중론을 펼친 지 일주일 만에 입장이 바뀐 것이냐”며 “울산과 같은 소극적 거부 방법도 있었음에도 정근식 교육감의 언행불일치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정 교육감의 행보는 같은 신중론을 펼친 천창수 울산교육감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울산교육청은 내년 예산안 중 AIDT 관련 예산을 15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울산교육청 잠정 추정 1년치 구독료의 약 30% 수준이다. 울산교육청은 세수 부족을 이유로 들면서 예산을 최소치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감의 신중론이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교육감도 후보 시절 교원단체와의 질의서에서도 내년 3월 도입에 대해 늦춰야 한다고 답변하는 등 AIDT에 꾸준히 신중론을 내세웠다.
한편, 진보진영 정책 계승을 천명한 정 교육감은 지난달 22일 취임 5일 만에 혁신교육에 대한 명칭 변경을 언급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