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대법원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급식실 이동을 거부하는 초등학생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고 한 교사의 행동을 아동학대라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교사가 학생의 학습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당한 노력을 인정한 중요 계기며 환영을 표했다.
초등교사 A씨는 지난 2019년 2학년 담임을 맡았다. A씨는 모둠별 토의 후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했으며, 가위바위보를 통해 발표자를 정했다. 그러나 피해를 주장한 학생은 자신이 발표자로 선정됐음에도 발표를 하지 않았으며, 이후 병원놀이 방식의 수업이나 율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점심시간이 됐음에도 급식실로 이동하지 않아 A씨는 “야, 일어나”라고 말하며 팔을 잡아 일으키려 했으나 아이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결국 A씨는 학생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한 후, 모친 동의에 따라 학생을 교실에 둔 채 다른 학생들을 급식실로 인솔했다.
하지만, 부모는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고 1·2심 법원은 신체적 유형력을 통한 지도가 필요했던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며 죄를 인정,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교육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A씨의 행위를 필수 교육활동 독려 목적에 이뤄진 지도행위로 인정,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며 파기환송해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교사가 합리적 재량 범위 안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지도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객관적으로 타당한 교육행위로 볼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초등노조 “학생의 수업 참여 유도에 신체적 접촉 필요 인정한 판결”
초등노조는 5일 논평을 내고, 교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했으며, 특히 교사가 학생의 학습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당한 노력을 인정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교육적 상황에서 교사가 학생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학생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체적 접촉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인정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노력해야 한다는 교육적 책임을 강화하는 결정”이라며 “이번 판결이 교육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