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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주호 교총 회장 "학교를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바람 이룰 것"

38세, 77년 교총 역사상 최연소 입성...풍부한 경험의 부회장단과 사무국 '든든'

교총, 현장감 높여야..."내 일처럼 봐 줄 옆 반 선생님 같은 친근한 회장 필요"

교권 침해 대응 강화, 행정업무 완전 분리 추진...국교위 합류, 입시 개혁 등에도 목소리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40대 회장으로 강주호 경남 진주동중학교 교사가 당선됐다. 교총은 38세의 젊은 리더를 선택했으며, 3연속 현직 교사를 자신들의 수장으로 올렸다.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권의 비상계엄과 탄핵 문제로 어지러운 형국이다.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던 9대 교육개혁은 좌초 위기에 몰렸으며, 내년도에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교육정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동시에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 기제라는 점에서 큰 흔들림에 견디기 위해서는 교총과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대 단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해를 맞이한 셈이다.

 

이에 <더에듀>는 강주호 신임 회장을 만나, 교총 회장으로써 어떤 일들을 해나갈 것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에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봤다. 

 

인터뷰는 12월 19일 진행됐다.

 

 

▲회원들은 왜 본인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나.

 

지금 교원들은 교권 붕괴 속에 수업, 생활지도, 상담 등 교육 본질에 충실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언제든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죠.

 

교사 회장이어야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내 일이고, 동료의 일처럼 잘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와 열망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 젊다는 것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 신선한 바람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높은 직위와 오랜 경험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현장과 눈높이가 같고 옆 반 선생님 같은 리더를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에 처할 때 가장 먼저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옆 반 선생님 말입니다.

 

현재 유‧초‧중‧고 교원의 평균 연령은 41세입니다. 제가 임기 중 41세가 되니까 딱 중간층입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배교사, 열정이 뜨거운 후배교사와 활발히 소통해 한 목소리를 정부, 정치권에 강력히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 교총의 현실을 어떻게 보나. 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나.

 

더 많은 선생님이 교총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교총의 철학, 정책 이념과 방향, 내용 등은 대체로 옳다고 생각하지만 현장 교원들의 체감도와 실행력을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교총은 현장 속으로 더 파고 들어갈 것입니다. 현장 중심, 현장 친화적인 교총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회장인 저부터 발로 뛸 것입니다. 학교를 찾아 현장 교원들과 간담도 많이 하며 직접 고충을 듣고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일은.

 

선거에 걸은 제 슬로건은 ‘교사를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입니다.

 

현재 교원들은 정당한 교육활동,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의 대상이 되면서 위축되고 있습니다. ‘교육적 방임’까지 우려할 정도입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결국 무너진 학생 교육을 회복하려면 선생님을 지키고 보호해야 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교원보호119’를 가동할 계획입니다. 선생님이 교권침해 등 어려움을 당하면 즉시 출동해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하고 보호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교총이 나를 지켜주는구나’ 하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 것입니다.

 

 

▲ 무엇보다 교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현장의 요구는 무엇인가.

 

우선 너무나 모호한 정서학대의 법적 기준을 명료화해 남발을 막아야 합니다. 아동복지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동시에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자를 무고, 업무방해로 형사처벌하는 교원지위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사실상 처벌하지 않으면 ‘아니면 말고’ 식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가 되풀이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기되는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서는 학교나 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에서 대응하는 민원 해결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 행정업무 완전 분리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는데요. 방법은요.

 

교무부에 있을 때 190일 동안 200개의 공문 기안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학교에 왔나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최근 학교 채용 인력 범죄경력 조회 업무를 교사가 맡지 않게 됐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현장은 환호합니다.

 

비본질적 행정업무는 교사가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분리해야 합니다. 행정 전담인력이 담당토록 지원하는 한편 학교가 맡지 않아야 할 행정업무는 교육청, 지자체, 경찰청 등으로 이관‧폐지해야 합니다.

 

부모는 수업, 생활지도 잘 하는 교사를 원하지 결코 행정업무에 매몰된 교사를 원하지 않습니다. 교실혁명이든 깨어있는 교실이든 교사가 수업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논란, 현직 교사로서 어떻게 보나.

 

방향은 맞지만 방법적으로는 수정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로드맵을 다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속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가 AI디지털교과서를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교사에게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 반드시 없도록 지원해야 하고요. 그러면서 효과 검증을 통해 확대 여부와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현장 교원들의 요구를 더 강력히 전달할 것입니다. 이를 정부도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 교총은 국가교육위원회에 한 자리를 갖고 있다.

 

어떠한 국가 교육 청사진이나 장기 교육 비전도 학교 현장과 괴리되거나 교사가 주체가 되지 못하면 안착도, 지속가능성도 없습니다.

 

학교는 정부 정책의 단순 이행자가 아니며 교사는 교육부, 시도교육청의 부속품이 아닙니다.

 

장기적 교육정책, 비전 마련과 시행에 있어 학교 현장과 교원이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교총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교총이 국가교육위원회와 학교 현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입니다.

 

▲ 수능 무용론부터 학생부종합전형 개혁 등 입시를 두고 말이 많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 환경과 그 속에서 필요한 소양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과 평가(입시) 방식이 마련돼야 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정치에 의해 손바닥 뒤집듯 입시가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사에게도 큰 혼란만 초래할 뿐입니다.

 

2028학년도 입시안을 적용하면서 시간을 두고 개선할 부분은 현장 교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해야 합니다. 학교 교육을 잘 받았는지를 평가하는 입시여야지 입시가 학교 교육을 왜곡하고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새 위원장으로 30대를 선택한 전교조, 오랜 라이벌이자 동지인데.

 

새 위원장님을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교육에는 보수나 진보가 따로 없고, 교원단체와 노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교원을 위해서라면 전교조, 교사노조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입장이 다른 것은 치열하게 논의할 것입니다. 힘을 합쳐 교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교총 회원들에게 남길 말씀은.

 

선거 과정에서 많은 회원 선생님이 더 이상 아파하고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바람을 전해주셨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교총은 올해 담임‧보직수당 인상, 교원평가제 폐지, 학교 채용인력 범죄경력 조회 업무 이관, 학교 행정업무 이관을 위한 교육청 학교지원전담기구 확대‧강화, 서이초 교사 및 출근길 범죄 희생 교사 순직 인정, 대법원의 교실 몰래 녹음 불법 취지 판결, 학부모의 현장체험학습 강요 저지 등을 실현했습니다.

 

교총과 더 함께해 주신다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미가입 선생님들이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적극적인 회원 가입 활동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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