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정지혜 기자 |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이 29조 2000억원으로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여기에 대입재수와 영어유치원(유아영어학원)까지 포함하면 29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이 정부에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교육계 시민단체로 구성된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와 교육데이터분석학회, 성균관대 소속 연구팀 등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원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이 39조 1946억원으로 추산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계는 윤석열 정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 초등생 늘봄학교 도입, 수능 킬러문항 배제 등을 추진했지만, 의대 증원 방침 등으로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과열시켰다는 분석이다.
사걱세, 대입에 성취평가 적극 반영·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제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교육부·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와 관련해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걱세는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해 “고등학생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이 증가했는데, 의대 증원으로 인한 상위권 경쟁압력 증가 및 대입 불확실성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 정부의 “특권 고교 유지와 2028대입안 부정적 효과가 확인됐으며, 초등학생의 일반 교과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부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해서는 “초등의대반 방지법 등 사교육을 규제할 입법과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적 타당성을 상실한 변별 위주의 대입 정책을 개편하고 학생들이 무엇을 어느 정도까지 배워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하는 성취평가를 대입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혹은 대학 교육 상향 평준화, 재정 지원과 공동 선발 제도를 결합한 대학 입학 보장제(사교육걱정의 대학체제 개편안)등의 대학 체제 정책”을 제안했다.
좋은교사운동 “정부, 사교육비 경감 대책 구체적이지 않아”
좋은교사운동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수치가 보여주는데, 정부는 정책 도입 시점과 사교육비 조사 시점의 차이가 정책 효과를 미흡하게 반영했다고 진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교육비 최고치가 매년 경신되고 있음에도 기존 정책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만 발표한다”며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목표에 구체성이 없고 막연히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겠다는 선언만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내년 늘봄학교 확대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모든 학교급 중 초등학교의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이 가장 컸다.
2028 대입제도 개편안 역시 사교육비를 부추기고 있다. 고교 전 과정으로 확대된 내신 상대평가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5지 선다형 중심의 평가 문항은 사교육 효과가 극대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주요 정책들이 얼마나 사교육 경감을 가져올 수 있는지 구체적인 경감 효과를 밝히고, 이를 토대로 사교육비 경감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기존 도입된 정책의 안착을 꾀하기보다 사교육 유발의 근본 원인인 한 줄 세우기 입시 경쟁 교육을 종식시킬 새로운 대입제도 개선 마련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억 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7%(2조 1000억원) 상승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 4000원으로 전년대비 9.3% 올랐다. 사교육 참여율은 80.0%로 초중고 모두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