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정부는 2025년부터 늘봄지원실을 만들어 늘봄지원(전담)실장을 선발해 늘봄학교를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늘봄지원실장은 늘봄지원실의 책임자로 설계되었지만 막상 한 명이 여러 학교를 책임지는 등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선발 미달 사태를 겪는 등 교사들 역시 호응이 높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더에듀>는 늘봄지원실장 도입 및 운영 한 달, 어떤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지 당사자인 늘봄지원실장의 입을 통해 확인하고자 합니다. 또 내년도 늘봄학교 전면 확대 및 원활한 운영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좌담에는 서울과 인천, 경기 수원에서 근무하는 늘봄지원(전담)실장들이 참석했습니다. |

▲ 본인 소개를 한다면.
김상규 = 3월부터 경기도 수원에서 늘봄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0년차 초등교사인데, 늘봄실장이 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교원단체)에서 초등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명선 = 인천에서 32년간 교사재직 후 올해 늘봄지원실장으로 이직해 3개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임정원 = 2024년 경기도 1개 학교에서 방과후진로부장이었던 초등교사였습니다. 올해 경기도 3개 학교에서 늘봄전담실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이명철 = 현재 서울시 종로구 1지구 늘봄지원실장으로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 늘봄지원실장 지원 계기는.
김상규 =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매년 담임교사만 맡았는데, 반복된 업무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동안 담임교사로 일하면서 전문성과 노하우가 생겼지만, 학생 생활지도 및 학부모 상담 과정에서 어려움으로 발생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이명철 = 학교 방과후 및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교육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유명선 = 2024년 6학년 부장으로 근무하고 번아웃 상태에서 전직이 가능함을 알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학생 생활지도나 학부모 상담이 적을 거라 예상했으나 만만찮은 민원과 업무 속에 때때로 후회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임정원 = 새로운 업무에 두려움은 없는 편이라서 다양한 고민 끝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는 경쟁률이 높았던 타시도에 비해 특별한 인센티브가 없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년에 방과후 업무를 담당했던 기존 초등교사들 중에 희망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 다수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해 보니 어떠한가.
유명선 = 인천은 2~3개교를 담당하고 있으며 저는 3개교를 담당합니다. 본직교에 3일, 겸임교에 각 하루씩 2일 출장을 다니는 중입니다.
세 학교 상황이 모두 다르고 관리자분들의 소통 스타일도 달라서 한달 내내 학교 상황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늘봄행정실무사의 역량이나 관련 경험 유무에 따라 겸직교 업무 강도가 달라지며, 본직교 일이 많아 약속된 날에 겸임교 출장이 불가한 일도 생겨 전화로 업무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늘봄실장은 관리자의 역할과 더불어 현장실무를 겸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많고 예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예산 관련하여 전문적인 연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명철 = 종로구에서 5개 공립 학교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제 관리 학교 중에는 헌법재판소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판결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학생의 안전이 해당 늘봄 학교의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 이렇듯 각 학교의 실정에 맞는 정책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정책 초기인 만큼, 학교 현장에서 ‘늘봄’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상규 = 저는 2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1학기를 기준으로 월-수-금과 화-목으로 출근 요일을 나누어서 2개 학교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늘봄전담실장 1명이 2~3개 학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3월 한 달간 늘봄학교 운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상황과 민원이 있었습니다. 2개 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근 요일이 아닌 날에도 출근하며 힘들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2024년에도 늘봄학교를 운영했지만, 학교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늘봄학교 업무 담당자의 업무처리 능력 또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늘봄실장 직무연수에서 늘봄실장은 늘봄학교 업무를 총괄하고 지원하는 역할로 생각했는데,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늘봄학교 실무를 담당자와 함께 처리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임정원 = 저는 분교 없이 본교만 있는 3개 학교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3개 학교 간 거리는 모두 가까워 다행이라 생각했고 학급 수 규모가 비슷해서 근무 환경이나 본교 규정 등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늘봄학교 운영 3월 한 달은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제가 3월 정식 배치인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자 2월부터 출장을 다니면서 밤낮 평일·주말·공휴일 무관 현장 파악 및 관련 행정업무를 했는데 끝이 없습니다.
3개 학교 근무 환경이 다르고 업무도 각각 맞춤형으로 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월요일 출근한 학교에서 K-에듀파인 전환을 통해 3개교 업무를 하니 저뿐만이 아니라 학교도 혼란스럽습니다. 기안을 했는데 해당 학교가 달라서 급하게 회수한 적도 있습니다.
겸임교에서는 교육청 안내가 없었다고 하고, 교육청에서는 겸임교 실정에 맞게 하면 된다고 하는데 기본적인 것은 안내가 있었으면 합니다.
4월인데 아직 기본적인 업무분장이나 전결 규정부터 모든 것이 다릅니다. 늘봄학교가 신규 국책사업이라서 작년 학교 실정에 준해서 운영하려고 해도 교육부 홍보와 다르다고 민원이 들어오면 이에 맞게 또 바꾸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 늘봄지원실장은 어디에서 근무하나. 환경이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유명선 = 제가 맡은 3개교의 늘봄지원실 구축 현황 편차가 극심합니다. A교는 늘봄지원실이 마련되어 있어 실무사와 나란히 앉아 업무협의 가능하고 문제 발생 시 실시간으로 처리가 가능합니다.
B교는 맞춤형 수업이 이뤄지는 늘봄교실 외에 늘봄지원실에 여분의 책상과 컴퓨터가 있어 실무사와 함께 업무처리가 용이합니다.
그러나 C교의 경우 늘봄교실 안에서 수업과 동시에 실무사 업무가 이뤄지고 있으며, 실무사가 수업에 수시 지원함으로 인해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장용 책상이 있으나 컴퓨터가 없어서 방과후 교실이나 학년 협의실 등으로 이동하며 업무 수행 중입니다.
이밖에 돌봄전담사, 늘봄행정실무사, 방과후코디 등과 한 장소에서 근무하기도 하도 교무실에서 업무를 보기도 합니다.
지원실 구축 상황과 업무 편의는 비례합니다. 업무공간과 프로그램 운영 공간을 분리해야 실무사와의 협업과 효율적 업무 처리가 가능합니다.
임정원 = 3개 학교 중 1곳에서는 별도의 늘봄전담실에 별도의 물리적 공간을 구축했습니다. 1곳은 과학실무사 선생님 자리이고, 1곳은 교무실 공용 자리였던 곳입니다.
초과근무를 자택에서 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지원청에 자리는 없고, 학교는 아직 제 데스크탑 본체 구입이 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20년이 넘은 내선 전화기와 접속할 때마다 리셋인 교육청 메신저로 업무가 힘든 실정입니다.
노트북 구입을 권장하였는데 학교마다 환경이 달라서 WIFI가 닿지 않는 곳이 있고 각종 선, 변환잭, 포트를 구입하더라도 인터넷을 쓰려면 IP 설정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겸임교에서 복무를 상신하고 초과근무를 하고 매식비를 받으라고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매년 전기세는 오르고, 매식비는 학교 예산이고, 숙직 기사님 휴게 시간도 있습니다. 결국 자택에서 밤낮 평일주말공휴일 무관하게 접속부터 힘든 EVPN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상규 = 2개 학교 중 큰 학교에서는 늘봄교실에서 늘봄 실무사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늘봄교실 중 하나를 개인적인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체육수업 공간이 부족하면서 겸용교실로 내주었습니다. 작은 학교에서는 방과후교실 중 하나를 업무공간(늘봄지원실)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3월 한 달간 잦은 업무공간 이동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3월 말에 경기도교육청에서 늘봄전담실 구축 예산(300만원, 비품구입 예산)이 내려오면서 늘봄학교 업무에 필요한 물품(예, 책상, 의자,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명철 = 학교 내 별도 공간에서 늘봄지원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별도 공간이 주는 책임감과 효율성이 적지 않다고 느낍니다. 배려해 주신 학교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 기존 방과후 또는 돌봄 업무와는 어떻게 다른가.
임정원 = 이전에도 경기도에서 방과후 업무를 했었고 2024년에는 방과후 계원 없이 업무를 해봤습니다만, 2025년 선택형 교육과정(선교/ 구.방과후)와 선택형 돌봄(선돌/ 구.돌봄)은 또 다릅니다.
작년에 경기도 초1 대상이었던 맞춤형 프로그램이 초1-2 대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인당이 아니라 시급제인데 시급도 낮아져서 외부강사님들의 수입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무상을 확대하니까 유상 수익자 부담은 신청자 숫자가 급감하였습니다.
맞춤형 외부강사 프로그램인데 하교 시간이나 방법을 보호자님들께서 돌봄처럼 지정할 수 있다고 오해하시고, 외부강사님들은 수업 이외에 학생지도 난색을 표하십니다. 쉬는 시간 10분 포함이지만, 앞뒤 학생지도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위수탁 계약을 할 수도 없습니다.
초 3~6학년 보호자님들께서는 상대적으로 무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셔서 관련 민원이나 선교 수업 이전 공백에 대한 문의가 많으십니다.

작년까지는 학생들이 공백 시간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오후 시간 다치는 경우 보건실에 갔습니다. 그러나 올해 이와 관련된 새로운 인력과 예산은 없으나 분리된 늘봄전담실에서 모두 관리하고 업무하라는 입장인 분들도 계셔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조차 많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명철 =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부모가 수강료를 지불하는 유상 교육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수요가 프로그램 운영의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에 반해 ‘늘봄’ 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무상 교육이기 때문에 소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요구하거나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교육구성원(학생, 학부모, 교사 등) 모두의 의견을 수렴,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명선 = 방과후와 돌봄은 대면귀가 원칙이 없던 시절에도 3D 업무였습니다. 돌봄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담사에게 행정업무가 이관되었고 이후 독립적인 돌봄교실이 운영됐습니다. 늘봄학교시스템 도입으로 돌봄교실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어 늘봄행정실무사나 늘봄지원실장과 갈등 소지가 있습니다.
▲ 늘봄 관련 인력들이 업무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업무 강도는 어떠한가.
김상규 = 3월 첫 주부터 높은 업무강도와 민원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초1~2 맞춤형 프로그램을 3월 4일 개학일부터 바로 시행하라는 교육청 지침으로 인해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초1 학생이 늘봄교실과 방과후교실을 찾지 못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면서 큰 민원이 있었습니다.
최근 뉴스기사를 살펴보니, 경기도는 20명, 인천은 7명의 늘봄 실무사가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늘봄 기간제 교사는 주당 10시간 내외의 수업과 늘봄학교 업무를 함께 담당하다 보니 오전 정규수업과 오후 늘봄학교 업무처리로 인해 바쁘고 힘든 상황입니다.
유명선 = 올해 맞춤형이 새로 생겼을 뿐입니다. 정부가 홍보한 2시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죠.
맞춤형과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프로그램 선택에 따라 학생 동선에 다양한 변수가 있고 대면귀가 원칙을 지키려다 보니 지원실 인력으로는 불가능해서 업체 지원으로 운영중입니다. 업체 지원이 끝나는 4월부터는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방침을 세울 때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 소통 후에 진행해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대면귀가 원칙이 있기 전까지(2024)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늘봄 브랜드 통합과 함께 돌봄전담사와 늘봄행정실무사 간에 갈등이 있어 늘봄지원실장의 갈등관리가 큰 업무로 작용하므로 명확한 경계와 업무 구분이 필요합니다.
겸용교실인 경우 프로그램을 위해 담임교사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업무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난감합니다. 전용이더라고 영어수업 등 교과시간에 함께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겸용이 경우가 다수이고 교실 관리 주체는 늘봄입니다. 교사와 프로그램 강사, 전담사와 실무사, 학부모 민원, 늘봄 과정 중 학생들 생활지도 등 업무강도가 상당합니다.
임정원 = 늘봄 관련 모든 인력이 업무과중입니다. 늘봄실무인력 입장에서 혼자이고 신입인데 처음 접하는 행정업무와 의견 조율 이외 인솔부터 대면 귀가까지 직접 하고 계시니 더욱 힘듭니다.
맞춤형이나 방과후를 기존에 하시던 강사님들도 수입이 줄어들었는데 학생안전에 대한 책임은 늘었다고 하십니다. 초단시간근로자와 자원봉사자는 급하게 공고를 내도 쉽게 구해지지 않습니다.
늘봄전담실장 입장에서는 혼자인데 3개 겸임이라서 자택에서 아무리 업무를 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분들께 근무시간 이외 연락을 드리게 될까 조심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 입장에서 작년과 갑자기 다른 게 너무 많은데 인력과 예산은 부족하니 업무 이관이나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철 = 교육청에서 과중한 업무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달 각 단위 학교에 행정보조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예산을 추가 교부하였고, 내년에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반 이상의 서울 공립학교가 업체 위탁으로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바, 업체 인력이 관련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늘봄전담인력에 대한 고용안정 및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된다면 해당 정책이 더 효과적으로 안착되리라 기대합니다.
▲ 대전 하늘이 사건 이후, 늘봄학교 대면 귀가 원칙이 강화되면서 현장 혼란도 증폭했다. 실제로 귀가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안전한 귀가 방식을 제안한다면.
김상규 = 3월 초부터 현재(4월 초)까지 대면 귀가 원칙으로 인한 문제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원 차량 및 학원 관계자의 교내 출입문제를 두고 학원 관계자와 학부모 민원이 큰 상황입니다. 학교 주변 주정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원 관계자가 대리인으로 인솔하다 보니 어렵습니다.
학생 개인별로 매주 또는 매일 하교 일정이 바뀔 수 있는데, 늘봄교실 차원에서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학생 또는 학부모가 하교 일정 변경을 늘봄학교에 먼저 말해주지 않으면 늘봄학교 강사 또는 업무 담당자가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학생 소재를 확인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학생 대면 귀가 원칙을 폐기하고, 교육청 차원에서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정규직 경비 인력을 1인 이상 배치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등하교 과정에서 학원 차량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학생 안전사고(예, 교통사고)에 대한 학교(학교장) 책임 문제를 해결해 주면 좋겠습니다.
임정원 = 갑자기 2월에 대면 귀가 원칙은 강화되었는데 맞춤형 프로그램이 선택형 돌봄처럼 원하는 하교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고 오해하셔서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3월에는 특히 신입생 입학 초기 적응기간이 있어서 대면 귀가 사례가 많았습니다.
자율귀가동의서를 받은 후에는 작년과 비슷한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충분한 협의와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경기도는 새로운 인력들이 3월 배치였습니다. 학생 안전에 대한 문제는 시기 무관 현장 파악과 협의가 꾸준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명선 = 대면귀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아이를 케어할 사람이 없어서 학교에 맡기는 상황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학교에 와서 대면으로 아이들을 데려가겠어요. 현실과 맞지 않는 원칙입니다.
자율귀가동의서를 제출하고 혼자 귀가하거나 학원차량을 이용하는 학생이 많고, 조부모나 부모가 시간에 맞게 오기도 합니다. 안전요원을 쓰라고는 하지만 늘봄지원실 퇴근 이후 안전요원 관리의 문제점도 있고 학교에 외부인을 상주시키는 것이 오히려 더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학교 근무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학교 현실에 맞는 안전한 귀가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하늘이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안전귀가책이 있었을지 반문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초1 학생들도 3월 한 달만 학급에서 귀가 지도를 합니다. 그런데 늘봄이라고 연중 대면귀가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무리라고 봅니다.
학생들의 안전한 동선을 익히기 위한 3월 집중 지도와 대면귀가 및 4월 이후 학생 안전지도 강화와 자율귀가 확대(대면귀가로 신청했으나 자율귀가로 변경하는 경우 다수임. 학부모도 아이들을 매일 데리러 오기는 어려운 실정)가 현실적입니다. 학생 안전을 위해 외부인 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학교 안 교직원들의 안정성 확보해야 합니다.
이명철 = ‘대면 인계 동행 귀가’ 원칙을 준수하되, 학생 및 학부모가 제출한 귀가 방법을 반영하여 귀가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교육청에서는 안전 인력을 배치하고, 학교는 출결 시스템을 활용하며, 학부모는 자녀를 대면 인계하거나 확실한 연락 수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올해 늘봄지원실장 모집이 미달됐다. 내년에는 전체 초등학교 전체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인데,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명철 = 늘봄 정책과 늘봄지원실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 정부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늘봄’이 전학년으로 안착되어 가는 내년까지 늘봄지원실장에 대한 사례들이 공유되고 그에 따른 관심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늘봄지원실장이라는 직책에 매력을 느끼는 교원들이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다양한 복리후생 혜택을 적절하게 제시한다면, 더 많은 인력이 늘봄 정책에 유입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정원 = 늘봄학교는 이미 기존 방과후와 돌봄을 아우르는 체제입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학교 현장 사례들을 반영하여 충분한 협의와 준비를 통해 내년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초등교사 출신 늘봄실장 유인책으로는 경쟁률이 높았던 다른 지역과의 비교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규 = 올해 전국적으로 선발된 늘봄실장 1기가 학교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큼 다음 기수에서도 미달 사태가 반복될 것 같습니다. 늘봄실장으로서 업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한 달 이상의 수습기간(실습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늘봄실장 증원을 통한 1인 1학교 배정도 해야 합니다.
유명선 = 늘봄학교 확대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합니다. 늘봄에 투입되는 막대한 세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택형 교육도 고학년 신청 비율이 낮은 것은 학원 수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1~2학년만을 운영하기에도 공간 확보나 프로그램 질 제고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방과후는 1명당 강사비인데, 맞춤형은 프로그램당 강사비라 학생수가 프로그램 운영과 무관하며 심지어 단 한 명이 있어도 강사 한 명이 시간당 4만원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공짜 방과후 프로그램이라면 참여하는 학생들의 적극성이 떨어지고 임의로 불참하거나 방학중에 불참하는 등 운영이 원활하지 않아 막대한 세금이 낭비됩니다.
제도의 의미를 정확히 확보한다면 현재의 혼선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돌봄을 확대하거나 가계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그럼에도 늘봄지원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특별 수당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며 내년 선발인원을 늘려서 실장 한 명이 2개교까지만 겸임하도록 조정하고, 초기 정착을 위해 노력 중인 현 실장 중 희망자에 한해 3~4년차까지 기한 연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이명철 = ‘늘봄학교’ 의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 해당 정책을 유연하게 보완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중구나 일본의 경우처럼 지자체가 정책을 운영하되, 학교는 공간을 대여하고 교원이 늘봄 수업을 참여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협조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늘봄이 이루어지는 한, 학생과 학부모에겐 안정적인 교육 서비스를, 교사는 본연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규 = 저는 교원단체(좋은교사운동)에서 초등교육정책 담당자로서 2023년부터 시작된 늘봄학교 정책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시범운영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상황(예, 비정규직, 예산)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늘봄학교가 돌봄교실 대기자 문제를 해결했다는 이유로 예정보다 빨리 확산되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높은 만족도(교육부 조사 결과, 80% 이상)로 인해 늘봄학교 정책 폐지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늘봄학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공간, 인력, 예산 등)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교육청 및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늘봄학교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초등학교가 중심이 되어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방식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거나 한계가 있습니다.
유명선 = 이관과 유지통합 두 가지 방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관은 업무인력을 고용승계하고 지자체에서 관리하며 거점형늘봄센터 확대하고 학교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유지통합은 자유수강권(저소득층, 육아기근로단축 외) 확대하고 맞춤형교육과 선택형교육 통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늘봄으로 편성되면서 일반 교육 예산이 삭감된다고 합니다. 교육의 중요한 본질을 놓치면서까지 늘봄을 유지 확대해야 하는지 제도의 첫 출발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희망자는 모두 수용하라는 것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원칙이며, 학교의 실정에 따라 무조건 다 수용하는 일은 없도록 현장 의견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 실정은 반영하지 않은 채 학부모의 요구에만 맞춘 행정이다 보니 교육 본연의 구실을 하는 학교는 사라지고 돌봄센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퇴반 조치도 불가해서 프로그램 운영 방해로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입니다. 4~5시간 수업을 마친 후에 2시간을 더 있으려니 아이들이 힘든 게 너무 당연하기도 합니다.
늘봄학교 시스템이 생기면서 방과후학교 업무가 교사로부터 분리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대면귀가 원칙과 100% 수용 원칙, 학부모 서비스 중심의 늘봄 운영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봅니다.
교육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늘봄운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 학부모, 학생, 늘봄지원 인력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늘봄브랜드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임정원 = 저는 사실 이 자리에 답변이 아니라 제가 평소에 개인적으로 너무나 궁금했던 질문을 하러 왔습니다.
충분한 준비도 소통도 없이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현실이란 원래 이런 건가요? 이전에도 방과후업무를 해봤던 제가 작년부터 초과근무수당 없이 자발적으로 밤낮 평일주말공휴일 무관하게 실무를 해본 경험으로 늘봄학교는 1~2명 신입 개인의 배치 운이나 역량에 맡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졸속행정 세금낭비라는 민원을 감당하면서 인수인계도 없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식사할 틈도 없이 업무하다가 실수해서 죄송하다고, 관련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합니다.
자세하고 친절하게 민원 대응하지만 외부인도 내부인도 서로 불신하고,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도저히 못 버티면 부당한 업무 지시로 신고하거나 과중업무로 직장을 그만두면 되나요?
제가 아직 좀 젊은 편이라서 내부사정을 잘 모르는 거라고, 말단공무원이 바꿀 수 없는 구조라고, 경력이 좀 쌓이면 기피업무를 피할 수 있게 될 거라고, 굳이 저만 힘들어지니까 물어보거나 연구하거나 말하지 말라고 하시던데 현실이란 원래 이런 건가요? 저만 혼자 힘든가요?<끝>.
# 좌담에 참여해 소중한 경험담 남겨 주신 김상규·유명선·이명철·임정원 늘봄지원(전담)실장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