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로 인한 부담 등 학교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고1 대상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에 대해, 현장 교사들이 최성보 정책의 비현실성을 대표적으로 호소한다. 이에 맞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최성보 시수 감축과 지도 방법 학교 자율 운영을 대안으로 내놨다. 그러면서 최성보 대상자를 결정하는 학업성취율 40%의 경우, 공통과목은 유지하되, 선택과목에서는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안했다. 추후 공통과목 역시 이수기준에서 학업성취율을 제외하고 출석률만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최성보가 ‘최소한의 도달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지도를 통해 책임교육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최 장관 역시 잠재력과 역량을 키워주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과목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공교육의 책무인 책임교육을 방기하는 방식이다. 또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고 그에 따른 스스로의 책임을 강화하는 고교학점제와 거꾸로 가는 결정이다. 더 큰 문제는 최 장관의 문제풀이 방식이다. 그는 이 같은 조치 이유로
더에듀 | 학문의 세계는 끊임없이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평생 배우는 전문직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자가 이런 연구를 계속 접하면 좋겠지만, 매일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독자를 위해 주말 취미가 논문인 객원기자, 주취논객이 격주로 흥미롭고, 재미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주관적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앞서 ‘읽기의 과학’을 언급했으니, 그 얘기를 조금 더 이어서 해볼까 한다. 관심이 있는 분야라서는 아니다. 사실 특수 교육과 영어 학습자(ESL) 지도 자격을 갖고 있지만, 문해 교육은 정말 자신이 없는 데다 기본적으로 문해가 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에 익숙하기에 가까이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공교육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제대로 읽고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라 대부분 국가에서 언어 교육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기에 개인적 관심과는 무관하게 읽을거리도 할 얘기도 많은 분야이다. 영어의 특성이지만, 영어뿐일까 지난 일이십여 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는 문해 교육 방식의 전환이 화두이다. 물론 이는 표면적으로는 여러 개의 음소가 같은 글자와 대응하고, 여러 개의 글자가 같은 음소와
더에듀 | 한국 교육정책의 최근 화두 가운데 하나가 고교학점제의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이다. 언뜻 보기에 이 제도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육 기회를 넓혀 성취를 보장하는, 그야말로 학생 친화적인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제도의 내용을 뜯어보면, 이는 학력 보장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미이수 학생의 낙제를 은폐하기 위해 고안된 행정적 장치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낙인찍기로부터 학생을 보호한다는 학생인권친화적 정책으로 보이지만 속은 비어 있는 교육과 학습의 본질을 외면한 또 하나의 행정 편의주의적 정책이 등장한 셈이다. 겉보기와 다른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 현행 고교학점제에서 학생이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성취율 40% 이상’과 ‘출석률 3분의 2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기준에 미달하면 교사는 ‘보충지도’라는 이름으로 추가 수업을 맡아 학생을 억지로 통과시키도록 강요받는다.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운영되는 ‘Fail → 재시험·재수강’이라는 단순하고 합리적인 구조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미이수인 낙제를 인정한 뒤, 재도전의 기회를 보장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최성
더에듀 |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기후위기가 삶의 방식을 바꾸며, 인간관계마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따뜻함과 다정함, 그리고 그로 인해 세상을 살기 좋게 바꾸는 힘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묻고 고민해야 할 것은 ‘교육은 어떤 사람을 길러내야 하는가?’이다. ‘성적이 높은 사람?’, ‘명문대에 진학하는 사람?’, ‘대기업에 입사하는 사람?’ 아니다. 교육이 궁극적으로 길러내야 할 사람은 단 하나,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이타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이는 개인주의와 내 새끼 지상주의가 우리 교육을 좌우하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이타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까?‘’ 첫째, 지식이 아니라 공감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은 정보의 조각이다. 그러나 공감은 사람을 움직이는 진심이다.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과제를 주었다. “이웃 중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 보세요.” 아이 중 한 명
더에듀 | ‘민원’이라고 하면 부정적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기록부 등 증명서를 발급신청하는 것은 ‘법정민원’, 병결이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련법규를 물으면 ‘질의민원’, 급식을 개선하자고 하면 ‘건의민원’, 내일 비가 온다는데 운동회 하는지 물어보면 ‘기타민원’으로 이미 학교는 행정기관입니다. 2016년 민원처리법의 전면개정으로 민원 처리 공공기관으로 초/중/고등학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2022년 민원처리법 제12조의2 신설에 따라 행정기관의 장에게 민원인이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아니하고도 민원을 처리하는 시설과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의무가 생겼지만 교육부는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12월 교육부는 많은 사건사고로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10을 추가하면서 학교에 민원처리 기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불과 수개월 만에 ‘이어드림’(eardream.neis.go.kr) 서비스를 마치 민원의 해법처럼 제시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모든 행정기관은 국민신문고로 민원접수가 통일되었고, 정보공개포털은 모든 행정기관의 정보를 청구하도록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여전히 국민신문고와 정보공개포털에서 예외
더에듀 | 삶이라는 무대와 교실이라는 무대는 서로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한쪽은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묻고, 다른 한쪽은 교사로서의 존재를 시험한다. 김영민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와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이 두 무대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단 하나의 주제, 용기를 이야기한다. 두 책은 환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질문과 배움을 이어가려는 우리의 여정을 단단히 붙잡아 준다. 교사의 삶은 매일 새로운 ‘링 위’에 오르는 일과 같다. 교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학생의 질문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튄다. ‘신은 인간의 계획을 비웃는다’는 격언은 교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한 수업이라도, 학생과의 만남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깨지고 다시 빚어진다. 문제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환상이다. 완벽한 수업, 완벽한 교사라는 환상은 오히려 우리를 지치게 한다.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그 환상을 깨뜨린다. 그는 교사가 기술이나 방법 이전에 자기 자신을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사는 자신의 내면과 두려움, 혼돈까지도 껴안으며 학생과 만날 때 비로소 교육이 살아난다.
더에듀 | 삶이라는 무대와 교실이라는 무대는 서로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 한쪽은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묻고, 다른 한쪽은 교사로서의 존재를 시험한다. 김영민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와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이 두 무대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단 하나의 주제, 용기를 이야기한다. 두 책은 환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질문과 배움을 이어가려는 우리의 여정을 단단히 붙잡아 준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권투 선수 중 한 사람이었던 마이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본문 중) 마이크 타이슨의 이 말은 우리의 일상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삶이라는 링 위에서 우리는 늘 맞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맞지 않겠다는 환상을 붙드는 데 있다. 이미 오래된 격언이 말하듯, ‘신은 인간의 계획을 비웃는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면 삶이 뜻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헛된 망상일 뿐이다.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울림을 준다.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에 오히려 삶이 견고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그것은 맞음을 피하려는 망상이 아니
더에듀 여원동 기자 | 남경민 전남 여수 화양고 교장이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제34대 회장에 선출됐다. 대의원 98%의 압도적 지지로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남경민 신임 회장은 ▲교장단 역량 강화 ▲현장 중심 정책 개발 ▲국제 교육 협력 확대 ▲교육 혁신 네트워크 구축을 4대 핵심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국내외 교육 혁신 선도 의지를 밝히며 “협의회가 국내 교육 발전을 넘어, KOICA(한국국제협력단), UNICEF(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해 개발도상국 교육의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퇴임 이후에도 교장으로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국제 교육 협력과 봉사 활동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대한민국 교육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협의회는 오는 11월 19~2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제123회 한국중등교장협의회 동계직무연수에서 ‘교육의 본질을 묻다’를 주제로 다시 한번 교육자로서의 올곧은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남 신임회장은 전남우수교사상, 봉사대상, 모범공무원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모범적인 교육자의 위상을 확립해 왔다. 1960년 42명의 교장단으로 출범한 한국중등교장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추석이다.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인다. 무엇을 할까? 아이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다. 더군다나 이번 연휴는 10일에 가깝다. 긴 연휴 기간에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요리를 함께 하며, 놀이를 하면 어떨까? 아이들는 부모, 어른과 함께 몸소 체험하면서 행동 발달력을 키운다. 이 책은 음식으로 세상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32권의 특별한 그림책과 오감을 자극하는 32개의 요리 레시피, 70개의 신나는 놀이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함께 그림책 읽기이다. 그림책은 가을 분위기에 맞는 그림책을 골라 보자!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를 알쏭달쏭한 제목이 나온 앞표지, “다 먹었다 방심 말고 남은 밥 톨 떼어 먹자”는 뒤표지에 실린 표어가 눈길을 끈다. 날마다 먹는 밥의 작은 쌀 한 톨이 우리 밥상까지 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모모모모모’ 볍씨를 뿌려 모가 자라서 벼가 되고 쌀이 되어 마침내 맛있는 밥이 되기까지 농부의 고된 과정을 간결한 언어 유희로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벼의 한살이와 함께하는 농부의 수고로움이 담긴 이야기를 놀이로 연결하면, 쌀 한 톨이 품은 자연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고 쌀 한 톨에 숨어 있는
더에듀 | 가을은 변화와 성찰의 계절이다. 나뭇잎이 물들고, 들녘은 누렇게 익어가며, 바람은 선선해지고 하늘은 투명해진다. 이를 완곡하게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이 계절에 도시의 청소년과 그 가족이 농어촌으로 활동 반경을 옮겨 함께 배우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 일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교육적 의미를 지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시는 편리하고 풍요롭지만, 동시에 균질화되고 단조로운 삶의 리듬이 자리 잡기 쉽다. 반면 농어촌은 계절이 생생히 흐르고, 땅과 바다의 리듬이 느껴지고, 세대와 세대 간, 사람과 자연 간의 만남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청소년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는 ‘도시 삶’에서는 놓치기 쉬운 감각과 가치를 회복시키는 소중한 통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의 청소년 가족의 농어촌 행사를 왜 권장하는지 그 의미와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는 감각과 실체로 배우는 교육이 가능하다. 종이 위 교과서나 화면 속 지식만으로는 땅의 질감, 바다의 냄새, 곡식이 익어가며 흔들리는 소리, 조개가 박혀 있는 갯벌의 점토 감촉, 손끝으로 문지르는 흙의 온기 같은 것은 알 수 없다. 농촌 행사에서는 벼 베기, 탈곡, 농작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