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교육전문직은 장학사나 연구사로, 교감이나 교장으로, 그리고 더 높은 교육청 고위 관료로 전직한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직군에 머무른다. 100%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교육전문직에게 교사 발령을 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립된 직군의 함정: 보신행정이라는 질병 행정이 고정적인 직업이 되는 순간, 교육전문직은 ‘지원자’가 아닌 ‘지배자’가 된다. 현장과 유리된 지 오래된, 또는 교육전문직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들의 정책은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온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는 현장 교사들을 질식시키는 차가운 행정 명령일 뿐이다.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학생을 지도하지 않는 전문직은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보신’ 연구로 권위를 유지한다.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실적을 부풀리고, 고통스러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규정이라는 무덤에 매장한다. 그들이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며 익힌 ‘효율성’은 전문직이 된 후 ‘보신의 전문성’으로 진화한다. 이것은 교육계 전체에 동맥경화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심장에서 나간 피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정화되듯, 전문직 또한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러 교실로 돌아와야만 그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더에듀 | 인간의 영혼은 추상적인 관념이나 행정의 칸막이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아이들은 대지의 햇살을 받고 자라는 나무처럼,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과 직접적인 손길 속에서만 온전한 생명으로 피어난다. 나는 그동안 실천해 온 ‘글쓰기 수학 수업’을 통해 죽어있던 공식을 아이들의 살아있는 언어로 되살리는 과정을 목격해 왔다. 그러나 경이로운 생명의 분출이 일어나는 교실의 뒤편에서, 우리 교육의 골격은 여전히 차가운 행정의 비대증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서류가 지배하는 상부 조직을 걷어내고, 학생과 매일 마주하는 교과지도교사, 생활지도교사, 상담교사 등 아이들과 마주하는 ‘최전선’의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인력구조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우리 교육 현장은 기이하고도 서글픈 분열의 장이다. 한쪽에는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와 연필 깎는 소리가 들리는 교실 안 ‘교사’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숫자와 서류, 그리고 ‘승진 점수’라는 철옹성 속에 갇힌 ‘교육전문직’이 있다. 그 중간지대에는 수업과 학생들을 대면하는 일은 적게 하고 각종 승진 점수와 성과금은 많이 가져가는, 소수의 ‘교육전문직 예비교사’가 있다. 이러한 경계를 보며, 교육전문직
더에듀 |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이 화두인 시대, 교육의 핵심 원리는 ‘개별 맞춤교육’으로 수렴되고 있다. 단지 기술의 발전 때문만은 아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학생의 학습 수준과 특성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 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급증하고 있으며, 그 양상 또한 복합적이다. 그간 교육부는 기초학력, 심리 정서, 경제적 지원 등 영역별 지원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정서적 교실 붕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교사들은 매일의 수업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이제 교사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 ‘시스템의 힘’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교육부가 발표한 정책이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이다. 교사 혼자가 아닌 학교 내 통합지원팀, 학교를 넘어 지역 전문 기관과 연계해 학생을 지원하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교사의 업무 부담을 가중하거나 학교 현실과 괴리가 크다면 지속 가능성
더에듀 | 최근 국제 사회를 돌아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민주주의와 정의, 대의명분이라는 오래된 가치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국가 간의 문제에만 머물지 않고 개인의 삶 속에서도 깊숙이 스며들어 더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사람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생을 가르치고 학부모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이 현실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예전의 교사는 모범을 보여주고 정답을 가르치는 존재였다. 사회가 공유하는 상식과 규범을 ‘선’이라 부르며 공동체가 이를 추앙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 더 나아가 AI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사회 규범과 도덕, 예의와 배려, 소통과 공감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적대적인 관계로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공동체의 가치보다 개인의 삶과 가치관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공동체 규범으로 개인을 판단하거나 칭찬·비판·정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더에듀 | 지혜복 교사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교육청 앞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30여 년간 교단을 지켜온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이제 2027년 2월 정년까지 단 1년뿐이다. 1월 29일로 예정된 부당전보 취소 소송의 선고는 그가 교사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퇴임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법원에서 소송이 받아들여져야 복직의 기회가 열린다. 1년밖에 정년이 남지 않은 지 교사에게 이번 재판은 그래서 대단히 중요하다. 지 교사가 공익제보자로 인정되면 재판에서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서울교육청은 공익제보자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해임한 당사자가 지 교사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하면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지 교사는 즉시 복직해 남은 1년을 학교에서 보낼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서 지 교사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해야 한다. 필자는 지 교사의 고립된 싸움을 보며 참담한 기시감을 느낀다. 노태우 군사정권 시절, 교장의 부정과 비리에 맞서다 강제 전보를 당했던 나의 과거와 너무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장은 ‘전보 내신권’이라는 기계적 행정 원
더에듀 |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울의 정책 시계는 여전히 청년과 생산연령에만 맞춰져 있다. 노년은 ‘돌봄’의 언어로만 호명되고, 교육의 대상에서는 조용히 퇴장당했다. 이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습인가. 한 번 세상을 위해 모두 타버린 나무는 숯이 되었다. 그러나 숯은 끝이 아니다. 불씨를 품고 있다. 문제는 숯이 아니라, 다시 불을 붙일 바람이 없다는 데 있다. 지금 서울의 시니어 세대가 그렇다. 평생교육은 복지가 아니라 도시 전략이다 서울의 시니어 평생교육은 지금까지 문화 강좌·여가 프로그램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는 친절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교육이 삶을 다시 설계하지 못할 때, 노년은 고립되고 사회는 비용을 떠안는다. 이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시니어 평생교육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사회 산업 정책이며, 노년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의 생산자다. 서울이 진정한 글로벌 도시라면, 지식·경험·윤리를 축적한 노년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가 해야 할 일: ‘배움의 도시 인프라’ 구축 서울시는 다음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첫째, 시니어 평생교육을 ‘도시 인프라’로 격상해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 방안을 구상한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장은 李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장을 역임한 홍창남 부산대 교수가 맡았다.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가 22일 출범, 내년 1월 21일까지 1년간 李정부 국정과제 내용과 연계한 ▲국가책임 교육·돌봄 ▲학교공동체 회복 ▲인공지능(AI) 미래교육 ▲지역교육 혁신 등 총 4개 분과로 구성해 활동한다. 위원은 48명으로 구성했으며 홍창남 부산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교육부는 교육정책 관련 의견이 국정과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국민이 교육개혁의 성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서부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의 지지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자문위원회가 교육부와 현장 사이에서 공감과 협력을 위한 가교가 되어 달라”며 “우리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를 나누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명단 ◆ 위원장 홍창남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 ◆ 부위원장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 ◆ 국가책임 교육·돌
더에듀 지성배 기자·김연재 수습기자 |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올 6월 진행될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마,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자신을 경기교육의 바깥에서 비판해 온 사람이 아닌, 그 안에서 결정하고 실행해 온 ‘경기교육의 내부자’로 소개한 그는 교사 연수와 교육 행정, 정책 실행의 한가운데에서 경기교육이 어디에서 멈추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를 몸으로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경기교육을 만들고 싶을까. 우선 교육청 직속 ‘갈등조정회복지원단’을 설치해 선생님 앞에 서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의 위기는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 개인에게 떠넘겼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문제가 발생할 시 교육청이 먼저 선생님들을 보호할 것이라는 것. 주요 정책으로 ‘초등 1학년 학급당 학생 수 10명 상한제’, ‘행정업무 제로’, ‘수능 자격고사 전환’ 등도 내놨다. 그러면서 우수한 아이, 평범한 아이, 느린 아이가 각자도생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모든 아이를 학교 안에서 끝까지 책임질 것, ‘행정업무 제로’에 가까운 학교를 목표로 교사를 행정에서 해방시키고 아이들 곁으로 돌려보낼 것, 수능은 선발을 위한 시험이 아닌 자격을 확
더에듀 | 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증원병인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단순한 군 복무 형태를 넘어 독특한 역사와 교육적 가치를 지닌 제도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창설된 카투사 제도는 한미 연합방위의 상징이자, 지난 75년간 수많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세계와 직접 맞닿는 경험의 장을 다양한 측면에서 제공해 왔다. 카투사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군 부대 내에서의 실전 근무 환경이다. 논산 훈련소에서 5주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후 평택 카투사 교육대에서 한국 청년들은 일상적인 작전, 행정, 훈련 과정 전반을 OJT(On the Job Training)란 프로그램 하에서 공식 언어인 영어로 소화해야 한다. 단순한 어학 시험 대비식 학습이나 단기 해외연수로는 결코 얻기 힘든, ‘생존형 언어 환경’에 해당한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장기 해외 체류나 영어연수의 기회를 갖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카투사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고밀도의 영어 몰입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드문 제도적 통로라 할 수 있다. 교육학적으로 볼 때, 카투사 복무
더에듀 | 김형석 원로교수이자 철학자인 106세 노대가가 ‘백년의 유산’이란 책을 지난 2025년 11월에 냈다. 내 친구가 교육에 대한 그의 소견을 읽어 보라며 추천해 주어 사서 보았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오랫동안의 나의 교육개혁안과 일치하는 주장을 담고 있었기에 인용해 본다. 내가 만일 교육부장관이 된다면, 첫째, 미래를 위한 교육은 부모중심의 교육에서 자녀를 위한 교육으로, 스승의 뒤를 따르는 교육에서 제자의 인격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교육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과제였다. 둘째, 교육의 주체는 정부나 관이 아니고 교육전문가들이 되어야 한다. 대학교육은 정부가 협조해주는데 그치고 대학 자체의 자율과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 셋째, 교육전반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지식위주가 아니고 인격수양을 위한 학습이어야 한다. (중략) 대한민국 초창기에 <새 교육>이라는 이념이 생겼고 미국교육사절단과 우리 교육계가 부산피난 정부 때 창안해 낸 세 가지 교육개혁과제이기도 했다. 그런 민주적인 <새 교육>의 방향을 찾아 교육개혁이 진행되었으나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