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우리 아이가 교사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어요. 가정에서 안정과 치료를 진행할 테니 출석을 인정해 주세요.”
서울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37일이나 결석했지만, 학교는 출석으로 인정한 사례가 발생했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교사로부터 아동학대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만으로 이뤄진 일이었으나,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 처분되면서 결국 아이의 학습권만 보장치 못하게 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13일 이 같은 사례를 공개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발생했다. 초1 학부모 A씨는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후 8월부터 10월까지 37일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학대로 인한 정서적 불안이 높아져 아이가 힘들어하고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안정과 치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결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학교는 12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개최해 37일의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했다. 교육부 훈령에 ‘부득이한 사유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결석하는 경우 출석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용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담임교사는 아동학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는 학부모의 주장만으로 학생의 장기결석이 가능하다는 제도적 허점을 드러냈으며, 교사의 피해뿐만 아니라 초1 학생은 학습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울교사노조는 이를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해당 학생은 초1이다. 장기 결석은 학습자 발달상 매우 좋지 않다”며 “교사의 아동학대를 주장하며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는 것은 학부모에 의한 또 다른 아동학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부모가 아동학대를 주장하며 학생을 등교시키지 않을 시, 결석 기간 동안 학생의 학습을 학부모가 입증하게 해야 한다”며 “학생기록부의 공정성을 위해 무고성 아동학대라는 것이 확정되었을 시, 출석 처리에 대한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