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인공지능(AI)이 전세계적 화두가 있는 시점에, 학교 협의회에서 AI 아바타를 전문 컨설턴트로 활용한 사례가 전국 최초로 나오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구 지묘초등학교는 화상회의 방식의 수업 협의회를 진행하며 AI 아바타 컨설턴트 ‘민서진(Ms. Min)’을 참여시켰다.
민서진은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핵심을 요약하고, 논의 흐름에 맞춰 적절한 의견과 자료를 제시하는 등 전문 컨설턴트 역할을 했다.
이날 협의회는 오는 15일 수업 공개를 앞둔 6학년의 사회·국어·실과 융합 프로젝트 지도안을 완성하기 위한 자리였다.
AI 컨설턴트 민서진의 참여는 황소라 수석교사와 박주영 연구부장(6학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성사됐다. 이들은 1차 동학년 회의를 거친 지도안을 바탕으로 2차 심회 협의회에 AI 민서진을 참여시켰으며, 사회과 연구교사와의 3차 대면 컨설팅으로 이어졌다.
AI 민서진은 협의회 중 “학생들의 고차원적 사고를 유도할 탐구 질문을 제안해 달라”는 요청에, 실제 교육과정과 연계된 활동 예시와 개념적 사고 전략을 제공했다. 이는 AI가 단순 정보 제공자를 넘어 교육적 맥락까지 이해하는 동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할 수 있다.
박주영 연구부장은 “AI에게 직접 질문하며 즉각적인 도움을 받는 경험이 놀라웠다”며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곁에서 든든하게 함께 고민해 주는 동료에게 큰 지지를 받는 것 같아 오히려 더 기뻤다” 밝혔다.
회의 영상을 본 다른 동료 교사 역시 “AI가 대화의 흐름을 읽고 정확한 타이밍에 의미 있는 개입을 하는 것을 보고 진짜 ‘함께 일하는 동료’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영란 교장은 “AI가 인간 협력자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기념비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지묘초에서 AI 민서진이 참여하는 수업 컨설팅이라는 혁신적인 방식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황소라 수석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사들의 열정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학교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영란 교장은 늦게까지 연구하는 교사들에게 석식과 초과근무비를 아낌없이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직접 기른 건강한 먹거리 간식을 교사들 책상에 몰래 놓아두는 등 세심한 배려로 학교를 이끌어 왔다. 이날 협의회에서도 교사들의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며 모든 지원도 약속했다.
지묘초는 교장의 든든한 지원과 교사들의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향후 교사 연수나 수업 설계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 AI 동료와의 협력 모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최영란 교장은 “수업 협의회는 작은 회의 하나이지만, 미래 교육을 향한 큰 울림을 만들어 냈다”며 “AI가 교육 현자에서 도구를 넘어 사람과 협력하는 존재로 전환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본다. 지묘초가 교실 혁신을 어떻게 일구는지 앞으로도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