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해외 한국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배경 학생 상당수가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심각한 학습 부진과 학교 부적응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과 학습에 필수적인 학습 언어와 문해력 부족은 장기적으로 기초 학력 저하와 정체성 혼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들을 위한 제2외국어로 ‘한국어(Korean as a Second Language, KSL) 교육과정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지영 숭실대 조교수, 정영찬 인천교육청 장학사, 이규림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연구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KCI 등재 학술지 ‘국제어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외 한국학교 다문화 배경 학생의 언어 적응 실태와 KSL 설계 방향’ 보고서를 게재했다. 보고서엔 베트남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 20명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결과가 담겼다. 이 학교는 초등 과정 학생의 약 39%가 다문화 배경 가정이다. 인터뷰 분석 결과, 일부 학생들은 학습 언어와 문해력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수업 참여와 정서·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줬다. 그러나 정규 교과 안에 한국어(KSL) 교육과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체계적인 지원 부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전국 89개 지역이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가운데, 위기 극복 핵심 열쇠로 ‘학교’의 역할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KEDI Brief’ 제19호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의 학교가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수 30% 급감...위기의 지역, 위기의 학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시‧군‧구는 지난 10년간 학생 수가 전국 평균 17.2%의 두 배에 가까운 30.8%나 급감하며 심각한 학령인구 소멸을 겪고 있다. 이는 학교의 시설 투자 제한, 순회교사 증가 등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교육활동마저 위협받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중 교육 분야 투자 비중은 전체의 6% 수준에 불과해 지역소멸 대응 전략에서 교육이 후순위로 밀려나 있음이 확인됐다. ‘교육’에 투자하자 출산율도 상승...성공 사례가 주는 교훈 하지만 보고서는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은 성공 사례를 제시하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화천군은 교육을 군정의 핵심 가치로 설정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지난 정부가 디지털 교육 전환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교실혁명 선도교사’ 정책이 대규모 금전적 유인을 앞세우면서, 교사들의 교육적 헌신과 자발성은 약화하고 학교 공동체를 해체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수진·김용 한국교원대학교 연구팀은 ‘교육정치학연구’ 최신호에 게재한 ‘정책수단으로서 금전적 유인과 학교조직의 변화 – 교실혁명 선도교사 정책을 중심으로 -’ 논문을 통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이번 논문은 교실혁명 선도교사 정책에 참여한 교사 16명을 심층 면담한 결과가 담겼다. 면담 내용을 종합하면, 교사들은 디지털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외부 강의료 등 ‘부수입’을 정책 참여의 핵심 동기로 인식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동료 교사들과의 갈등 및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겪었다. 이에 연구팀은 정책의 도구로 사용된 ‘금전적 유인’이 단순한 보상을 넘어, 교사의 가치관과 학교 조직 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분석했다. “강사 활동 안 되면 참여 안 했을 것”...변질된 참여 동기 선도교사들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흥미, 교육적 보람 등 다양한 동기로 정책에 참여했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학교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가 ‘무관용 원칙’을 앞세워 쏟아낸 엄벌주의 대책으로 학교의 교육적 기능은 마비되고 ‘사건 처리’만 남는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9월 말 발표된 두 편의 연구 논문은 지난 수십 년간의 학교폭력 정책 변동 과정을 살피면서 우리 사회의 학교폭력 대응 방식이 어떻게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법적 절차에 종속되어 갔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정책의 창’은 충격적 사건으로 열리고, 결과는 ‘땜질식 처방’ 최근 ‘한국교원교육연구’에 게재된 변국희·박균열 연구팀의 ‘사안처리 중심의 학교폭력 정책변동 분석 연구’는 킹던(Kingdon)의 정책흐름모형을 통해 학교폭력 정책이 급변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학교폭력 정책의 변화를 이끄는 ‘정책의 창’은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심각한 사건의 발생과 언론 보도에 의해 예측 불가능하게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5년 고등학생 자살 사건, 2012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2023년 고위공직자 자녀 학폭 논란 및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이다. 연구팀은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1기가 마무리된 가운데, 지난 3년간 핵심 소관 사무인 ‘국가교육발전계획’ 관련 안건을 단 한 건도 의결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범주 입법조사관은 조직과 예산 규모의 소규모화 지적과 함께,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일정 연기와 세부 로드맵 공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지난 10일 ‘국가교육위원회 혁신의 우선순위 – 연안에 대한 능동적 대응부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로드맵까지’(김범주 입법조사관)가 담긴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교위는 2022년 9월 출범 이후 총 60차례의 회의에서 34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안건을 소관 사무별로 분석한 결과,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제1호)’ 관련 의결은 전무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국교위 설립의 주된 목적이다. 의결된 안건 대부분은 ‘국가교육과정(제2호)’ 관련 13건과 위원회 내부 운영에 관한 기타 안건 20건이었으며, 이마저도 국교위가 자체적으로 상정한 것이 아닌 교육부 장관이 제출한 안건이었다. 김 조사관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력과 예산이 입법 목적 달성에 어려움을 줬을 것으로 평가했다. 국교위의 현재 공무원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은 단일한 쟁점으로 수렴되지 않으며, 시대적 상황과 교사의 지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구성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향후 정책 설계에 다층적 접근 필요성을 시사한다. 하은호, 조용필, 서재영(이상 한남대)은 1990년 1월 1일부터 2024년 11월 5일까지 보도된 관련 기사 1621건을 텍스트 마이닝과 토픽모델링 기법으로 분석한 연구 ‘토픽모델링을 활용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관련 언론보도 분석’ 결과를 교육정치학연구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담론의 핵심 키워드와 쟁점은 시기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시대별 핵심 키워드 변화...‘개선’에서 ‘선거’까지 키워드 빈도분석 결과, ‘교사’, ‘교육’, ‘국가’ 등은 시기와 무관한 공통 핵심 키워드로 나타났다. 반면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상이했다. 1990년대에는 ‘개선’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으며, 이는 ‘제도’, ‘여건’ 등의 단어와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2000년대에는 ‘촛불집회’가 핵심 키워드였고 ‘참가자’, ‘참여’ 등과 함께 자주 언급됐다. 20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소규모 학급의 교육적 효과는 ‘중소도시’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도시’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종단연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소규모 학급이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학업성취도를 높일 것’이라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로, 학생 수에만 기반한 학급 규모 정책보다 지역 특성과 교육환경을 반영한 차별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김태규·엄문영 연구팀은 ‘교육재정경제연구’ 최신호에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자료를 바탕으로 소규모 학급이 초·중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학생 개인 및 가정 배경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경향점수매칭(PSM) 기법을 활용, 분석의 정밀도를 높였다. 소규모 학급의 역설...“읍면지역에 집중, 교육환경은 열악”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 학급은 흔히 생각하듯 읍면지역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이 학급에 속한 학생들은 월평균 가구소득, 사교육비 등 가정 배경 특성 면에서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었다. 이는 소규모 학급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환경을 누리고 있을 것이라는 통념을 부정하는 것으로, 교육적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데이터 기반 개별화 수업’이라는 교육 혁신의 가능성을 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의 성공 여부는 ‘교사의 데이터 활용 전문성과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에 달려있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 환경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학생의 주도성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는 한편, AI 분석의 신뢰성 및 사용자 편의성 개선 등 현장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가은, 김예인, 김황(이상 천재교육), 이동국 경북대 교수가 AIDT를 수업에 직접 활용하고 있는 초·중등 교사 56명을 대상으로 초기 사용 경험을 심층 분석한 논문 ‘초중등 교사의 AIDT 활용 수업 초기 경험 분석: 근거이론을 기반으로’을 교육공학연구 제41권 제3호에 발표했다. 근거이론에 기반한 이번 연구는 AIDT가 촉발한 교실 내 변화의 중심 현상을 ‘데이터 기반 개별화 수업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 도전을 둘러싼 조건과 전략,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교실에 들어온 데이터, 교사의 역할을 바꾸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AIDT를 통해 전통적인 일제식 수업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뚜렷한 동기를 보였다.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진도를 적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NEIS) 등 교육 관련 시스템 역시 접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 유실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정부청사 브리핑을 통해 “26일 오후 8시 15분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무정전전원장치 배터리의 지하 이전 작업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한 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화재 이유를 밝혔다. 배터리 화재는 10시간이 넘은 오늘(27일) 오전 6시 30분께 진압됐으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업무 시스템 647개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김 장관은 “화재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되었다”며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스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나이스 홈페이지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일부 로그인 서비스(간편인증 등)가 제한되고 있다”며 “신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로그인 인증 과정에서 행안부 인증 시스템과 연계 검증되는 단계가 있어 로그인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전문가와 현장 교사 그리고 학부모는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교육시민’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서울혁신교육 FOWARD 2025’ 포럼에서는 학교를 둘러싼 관계자들이 처한 관계의 성장통을 진단하고, 미래 교육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특히 학교 민원 해결 창구로 학부모회의 활발한 운영이 제안돼 눈길을 끌었다. 붕괴된 '학교 완결주의', 재정립이 필요한 관계 이날 ‘학부모와 교사, 서로 마주보고 이해하기’ 세션의 포문을 연 김기수 전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갈등을 ‘학교 완결주의’의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당연한 성장통으로 진단했다. 교사의 권위와 학생의 순종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학교는 사교육의 득세와 민주주의의 심화로 인해 이미 무너졌다는 것이다. 김 전 연구원은 “이제 학교는 교사와 학생만의 영토가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재영토화’의 시기를 맞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철학적 배경으로 유네스코(UNESCO)가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s)’를 넘어 ‘공동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