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올 한 해 우리는 참으로 치열하게 교육의 민낯을 마주해 왔습니다. 무너진 교권, 위태로운 학생들의 인권 그리고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린 교육 공동체의 실태를 조명하며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오늘은 을사년인 올해 마지막 칼럼인 만큼, 따뜻한 희망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 교육이 도달해야 할 종착역, 바로 ‘홀로 두지 않는 학교 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왜 다시 ‘협력’인가: 혼자서는 넘을 수 없는 교육의 파고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고립’에서 옵니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홀로 감당하는 교사, 성적 경쟁 속에서 친구를 적으로 느껴야 하는 학생은 모두 섬처럼 고립되어 있습니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는 개인이 지닌 역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단효능감(Collective Efficacy)’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학생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공동체의 확신과 같습니다. 교육 전문가 존 해티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의 집단효능감이 학생의 학업 성취에 미치는 영향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홀로 두지 않고 연결될 때, 학교는
더에듀 | 이 나라는 요즘 유난히 ‘전담’이라는 말을 사랑한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내란전담재판부 논쟁을 보며 느낀 기시감도 바로 그 때문이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전담재판부’라는 형식으로 나타났다면, 학교와 교원에 대한 불신 역시 각종 전담제도의 확산으로 반복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의 위치를 이동시켜 문제의 근원을 숨기고, 제도의 실패를 교원의 직무로 떠넘겨 전담이라는 이름 아래 교원의 직무로 둔갑시킨다.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신 ‘전담’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교원에게 책임을 이식한다. 이 전담 중심의 교원 통치 체제를 나는 ‘전담 제도 공화국’이라 부른다. 내란전담재판부에서 말하는 ‘전담’은, 학교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른바 ‘전담 제도 공화국’의 기준에서 볼 때 그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 전담재판부 운영 방식의 위헌성 논쟁을 별도로 하더라도, 전담재판부의 ‘전담’은 어디까지나 ‘재판’이라는 동일한 직무 범주 안에서 특정 사건 유형을 맡기는 방식을 의미한다. 실제로 법원에는 성범죄 전담, 가정폭력 전담, 파산 전담 등 다양한 전담재판부가 존재하지만, 그 어느 경우에도 법관이 재판이 아닌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전담은 사건의 유
더에듀 | 현재 우리 공교육의 주요 쟁점은 단연 고교학점제이다. 기존의 단위제는 ‘수업을 들었는가’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관리해 왔다. 학년 단위로 진급하며, 같은 반의 학생들은 같은 시간표를 따른다. 반면 학점제는 ‘무엇을 얼마나 성취했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학생은 과목을 선택하고, 과목별 성취를 학점으로 누적해 졸업한다. 교육과정의 관리 단위가 집단에서 개인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다. 학점제는 ‘제도 하나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학교 운영 방식 전체를 바꾸는 것’이며, 진로 설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작동한다. 그런데 우리의 입시 구조와 사회적 경쟁 환경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학점제가 과연 그 취지대로 작동할까? 사회경제적 불평등 및 차별이 교육에 끼치는 영향 편의상 학점제의 조건을 교육적 조건과 사회적 조건으로 나눠볼 때, 교육적 조건에는 지금껏 익히 정책 홍보 및 담론에서 제기된 것과 같이 절대평가, 교내 객관식 정기고사 폐지 및 수능의 전면 논·서술형으로 전환 등이 있다. 예전에는 시간표만 잘 짜면 되었지만, 한국과 같이 과잉경쟁이 지속되는 한 점수경쟁에서 ‘선택, 기록, 관리 경쟁’으로 옮겨갈 뿐이기 때문이다.
더에듀 | “헌법은 살아있는 약속이다.” 최근 계엄에 대한 역사적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이미선 대법관이 한 말이다. 이미선 대법관은 이 말을 통해 헌법은 단지 책 속의 문장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현재 삶과 선택을 지탱하는 기준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렇기에 헌법교육은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접하는 어려운 법 지식이 아니라, 배움의 길에 있는 어린 세대들에게 가능한 빨리,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할 약속의 언어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민주국가의 헌법은 최고 규범이자 민주주의의 설계도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각 교실의 헌법교육은 종종 시험 범위의 일부, 혹은 암기해야 할 조항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은 자신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헌법의 주체라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한 채 학교를 졸업한다. 헌법교육이 초·중·고 교육 현장에 뿌리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2021년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계획’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학생자치, 토론 수업, 학교 규칙 만들기를 헌법 가치와 연결하는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 제4대 위원장 선거가 김희성·박교순·강석조 교사 3파전으로 정리됐다.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5일 나올 예정이다. 초등노조는 지난 19일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20일 기호 추첨을 진행한 결과, 김희성 서울 선곡초 교사가 1번 박교순 경기 마지초 교사가 2번, 강석조 인천 운서초 교사가 3번을 뽑았다. 기호 1번 김희성 위원장 후보는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진소은 경남 진영장등초 교사, 사무처장 후보로 권수현 강원 양구초 교사와 러닝메이트를 맺었다. 김 후보는 출마사를 통해 “초등노조를 처음 만들던 마음과 열정으로 선생님들을 지키는 데 저를 쓰겠다”며 “과거의 갈등과 논란을 넘어, 이제는 신뢰와 협력의 초교조로 새롭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권 강화 ▲현장 밀착 ▲정책 선도 ▲조합 정상화 ▲복지 확대 등 5대 기조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기호 2번 박교순 위원장 후보는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김수연 제주 신광초 교사, 사무처장 후보로 정예나 경기 산내초 교사와 러닝메이트로 출격한다. 박 후보는 출마사를 통해 “생기부 개정의 실질적 변화 주도, 교실 내 CCTV 설치 독소조항 저지, 아동복지법 개정 등 말뿐인
더에듀 | 최근 두 명의 고등학교 남학생이 수업 시간에 떠들다가 교원과 발생한 상황 그리고 이를 교무실에서 훈육한 사건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 교실과 쉬는 시간 교무실에서 각각 7~8분, 총 15분 동안 일어난 상황일 뿐인데,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학생생활교육, 학생인권옹호관까지 소환되는 혼란의 도가니입니다. 교육전문가들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해결하겠다며 지난 십여 년 간 관련 법령을 세분화했지만, 이는 전혀 체계적이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학생징계(학생생활교육)에서 학교폭력이 분리되고, 학생 인권이 추가되고, 반작용으로 다시 교육활동 침해(교권침해)와 교원의 생활지도권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현재의 학교가 혼란에 빠진 모습을 드러내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교실+교무실, 총 15분간의 행동을 시간 순서로 재구성 <교실> 남학생 A와 남학생 B는 담임의 수업 중 옆 반 B의 전 여자친구 C에 대해서 속닥거립니다. B는 A에게 ‘C와 헤어졌어’라고 말합니다. A는 B에게 ‘그럼 이제 C를 내가 가진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B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 아이들이 다 들리도록 외칩니다. “선생님, A가 C를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고교학점제 학점 이수 기준안을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변화가 없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와 추후 교육부의 지침 개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교위는 18일 제63차 회의를 열고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안)을 보고했다. 행정예고(안)에는 이수 기준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중 하나 이상을 반영하도록 했다. 교원3단체가 요구한 공통·선택과목 모두에서 학업성취율을 빼는 내용은 아니지만, 기존보다 완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교위는 교육부 지침 개정 권고 사항(안)에 공통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반영’을 못 박았으며, 선택과목은 ‘출석률만’을 반영하도록 했다. 즉, 공통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반영,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반영이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사실상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선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가 제시한 1안이 채택된 것”이라며 “입시에도 반영되지 않는 선택과목에서 학업성취율을 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고교학점제 관련 학업성취율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주장
더에듀 전영진 기자 | 고등학생 시절, 교사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성인이 항소심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죄질 불량, 피해 회복 어려움 등을 이유로 댔다. 교원단체는 큰 환영을 표하며 2차 피해 방지 등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최성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출소 후 아동 및 장애인 관련 기관 각각 5년 취업 제한도 명했다. 1심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의 징역형 선고보다 형이 높아졌다. A씨는 고등학생이던 지난해 7월 자신의 학교 여교사 2명과 학원 선배, 강사 등의 얼굴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나체 사진에 합성한 뒤 SNS에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학교에서는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한 혐의도 있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833)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A군은 항소했지만, 지난 19일 진행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오히려 더 중한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경기교사노조 제5대 위원장에 채유경 현 정책실장이 당선됐다. 러닝메이트인 이현주 수석부위원장도 현 교권국장과 중등정책국장을 맡고 있어 조직 운영에 안정성을 더하게 됐다.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16~18일 제5대 위원장 선거를 진행, 기호 2번 채유경·이현주 후보가 1만 531표(63.06%)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59.05%이다. 채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교사와 학교행정업무 분리 및 현장교사 중심 교육정책 실현(교무학사전담 임기제 연구사 신설 배치, 교사 수업시수 상한제 법제화, 수업대체강사(보결) 시스템 구축,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방학 중 근무조 완전 폐지)을 약속했다. 또 ▲교권 보호를 위한 강경 투쟁 및 조합원 밀착 지원(아동복지법 정서적 아동학대 개정, 학교도청법·교실감시법 전면 저지, 갑질처리 제도개선 및 법제화 등)과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정당 가입, 피선거권, 정치후원금, 표현의 자유)을 내놨다. ▲교사 월급 및 수당 인상, 통합학급 수당 신설(물가상승률 반영) ▲교사 복지 확대 및 개선(맞춤형 복지포인트 인상, 장기재직포상 연수비 지원, 교육청 차원 교사가족 장례지원, 해외체험 연수 및 국외 정책 연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친구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나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한국아들러상담학회(학회)가 충북 청주 중앙초등학교 5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들러식 사회정서학습(ASEL, Adlerian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교육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마무리됐다고 23일 밝혔다. 학회는 지난 11일과 17일, 18일 사흘 간 청주 중앙초에서 아들러심리영화 ‘우리들’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한국아들러상담학회 소속 아들러상담전문가인 윤인숙 중앙초 교장의 추진과 김정진 전문상담교사가 기획했으며, 이재근 개발자의 주도로 신승녀, 하용선 강사가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 참여한 A학생은 발표를 통해 “평소에 가장 친한 친구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에 섭섭했는데, 교육을 통해 그 친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B학생은 “영화 ‘우리들‘은 인상 깊게 본 영화였는데, 이 영화로 나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나의 마음을 더 잘 알기 위해 영화를 많이 봐야 되겠다“고 전했다. 신승녀 강사는 “영화 ‘우리들‘ 통해 서로의 마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