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30여년의 교수 생활을 마감하는 스승을 위해 학생회가 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열어 감동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내년 2월 정년을 맞이한다. 1993년 동학교 최초 임용 후 총장까지 거친 후 다시 학과 교수로 복귀해 후학양성에 힘을 썼다.
이런 박 교수의 정년을 앞두고 지난 26일 광주교대 초등교육과와 특수통합교육과 학생회가 정년축하 행사를 개최했다.
50여명의 학생들과 학교 교수가 참여한 행사는 노래 스승의 은혜 합창, 그간 학생들과 함께 한 사진을 모아 제작한 회고 동영상과 감사의 글 모음, 학생들이 남긴 축하와 아쉬움이 담긴 동영상 시청 및 전달, 준비한 선물 전달, 학생 대표의 감사의 글 낭송 순으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깜짝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남기 교수는 학생들이 준비한 감사의 눈물을 훔치는 등 감동 받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퇴임행사장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보면 좋아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눈물을 주체하기 힘드네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더 열심히 하지 못해 미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명 받은 첫 날, 30여년 후의 퇴임사를 썼고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며 “퇴임 후에도 지속해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45년 후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쓴 편지를 전하며, 학생들에게 걱정과 고민으로 포기하지 말 것과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며 현실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2025년 2월 정년을 앞둔 박남기 교수는 1993년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로 임명됐고, 광주교대 총장(2008-2012)을 거친 후 학과로 복귀해 후학양성에 헌신해 왔다. 장학금을 포함한 대학 발전기금 1억원 기부자이기도 하다.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비롯한 여러 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최고의 교수법’, ‘실력의 배신’ 등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친 20여권의 저서와 100편의 논문, 그리고 다양한 강연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학문적 성취를 세상과 나누는 데에도 열정을 보여왔다. 그가 밝힌 것처럼 퇴임 후에도 연구와 교육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과 세계 교육 발전에 지속해서 기여하길 기대한다.
# 박남기 교수가 학생들에게 남긴 편지.
지금 여러분 사이에 조용히 앉아서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와 내 친구들인 여러분에게 삶의 비밀 몇 가지를 누설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미래를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행복하게 잘 살아왔고, 내가 떠나왔던 그 시점에도 대부분 잘 살고 있었으니 미래의 여러분을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미래를 걱정하는 데 보낼 시간을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데 활용하기 바랍니다. 학창시절 더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평생을 함께 할 교육 동지와 스승, 그리고 혹시 가능하다면 배우자도 꼭 만들기 바랍니다. 몸에 좋은 음식과 운동은 매일 챙기기 바랍니다.
살아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이고, 결정은 신의 몫이었습니다.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자신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또 다른 길이 열렸습니다.
살아보니 내가 기대한 대로 되기보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서 있는 경우가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열어놓고, 매일 주어지는 시간에 감사하며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큰 후회 없는 미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영화에서 보듯이 오늘의 작은 실천은 미래 여러분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미래에서 온 나를 만난 덕에, 내가 돌아가서 다시 만난 여러분들의 삶이 더욱 아름답게 변해있기를 바랍니다.
어제 신임 교수로 발령받은 듯 기억이 또렷합니다. 매 순간 늘 신임 교수처럼 살아왔는데 이제 떠날 때가 되었네요. 더 훌륭한 교사 양성기관을 만들고자 애써왔던 제 소망의 일부는 여러분에게 넘기며 이제 광주교대를 떠납니다. 여러분의 앞길에도 늘 세상 모든 축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