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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불링, 잠시만요!] ⑧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사이버불링, 해결책은?

더에듀 | 정부와 학교 차원에서 오랜 세월 사이버불링 예방 교육과 캠페인이 이루어졌으나, 혐오사회, 혐오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몰카, 딥페이크 등 신종 사이버불링 수법이 등장하고, 사회 변화에 따라 사이버불링의 개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리터러시협회(CDL)와 구글은 2023년부터 사이버불링 문제를 재조명하고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잠시만요 캠페인'을 개시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사이버불링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돕고,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학교에 보급하고 학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에듀>는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 회장을 통해 교육자와 교육 행정가들이 알아야 할 사이버불링의 위험성을 안내하며 '잠시만요 캠페인'의 성과와 실천 방안을 공유로 예방 활동 및 인식 확산에 나서고자 한다.

 

 

사이버불링이 기술과 함께 진화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사실이다.

 

인터넷 기술의 이용과 함께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이 등장했다. 초기 웹페이지는 정적인 HTML 문서였기 때문에 사용자가 데이터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없었지만, 이후 동적 웹페이지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댓글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관계형 데이터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댓글이 가능해졌고, 악플이 생겨났다.

 

스마트폰이 개발, 확산하면서 몰카라는 사이버범죄가 발생했고, 카메라 고속 이미지 센서, 영상 압축 및 스트리밍 기술 등이 발달하며 누구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자 사이버렉카라는 신종 사이버불링 방식이 등장했다. 이제는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으로 허위 영상과 음란물에 의한 사이버불링이 새롭게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괴롭힘(불링: Bullying)은 기술과 무관하다. 2천 년 전의 괴롭힘이나 지금의 괴롭힘이나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사이버불링은 사이버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좋은 일에 쓰이기도 하지만 나쁜 일에도 쓰이곤 한다. 기술은 선한 목적에도 쓰이지만, 악용하는 사람도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기술을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에 쓰면 그것이 신종 사이버불링이 된다.

 

따라서 사이버불링 예방과 해결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은 기술 트렌드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의 부정적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여 기술이 이용자 손에 쥐어지기 전에 교육을 통해 잠재적 문제점을 알려주고 건강하게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 내용에도 실질적인 지식과 스킬이 포함되어야 한다.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보다 기술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사이버불링 예방 교육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신종 사이버불링 수법이 등장했는데도 기존의 방식만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원론적인 수준에서 윤리적인 이야기만 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개선할 점을 찾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사이버폭력 예방 및 대처 방안 가이드라인을 보면, 사이버폭력의 유형을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성폭력, 사이버 모욕, 사이버 따돌림, 사이버 스토킹, 사이버 갈취, 사이버 강요 7가지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유형을 분류하면 개념적인 설명만 가능할 뿐 실질적인 스킬을 알려주기 힘들다. 어떤 것을 조심하고,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기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술에 따라 처신과 대응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이 명예훼손, 성폭력, 모욕 등의 유형으로 분류해서 사이버불링 예방을 교육해서는 교과서적인 접근밖에 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청소년과 성인 1만 68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40.8%가 사이버불링을 경험했다. 그리고 경험자의 약 40~50%가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사이버불링 경험률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증가하는 사이버불링 범죄, 예방책은?


나름 정부와 민간 단체에서 꾸준하게 사이버불링 교육을 해오고 있음에도 사이버불링 문제는 왜 늘어날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협회는 교육정책과 사이버불링 예방을 위한 현장 교육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주요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이버불링을 차량에 비유하자면, 사이버불링은 정차된 차가 아니라 이동하는 차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사이버불링의 트렌드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이동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할수록 사이버불링도 빠르게 변화하고 이동한다.

 

사이버불링은 계속해서 도망 다니는 범죄 차량과 같다. 범죄 차량이 어딘가에 차를 정차하여 숨어 있다면 특정 지역에서 ‘탐색 수사’를 벌여야 하지만, 계속 이동하며 도망 다닌다면 ‘추적 수사’를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특정 기술에 의한 사이버불링을 잡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을 파헤치며 탐색 수사를 해야 하지만, 기술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사이버불링을 잡으려면 추적 수사를 하듯 기술을 쫓아가며 사이버불링을 잡아내야 한다.

 

둘 다 중요한 것은 기술 기반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사이버불링 교육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일종의 죄목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념적이고 원론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할 때 그 잠재적 순기능과 역기능을 분석하고, 역기능을 예방·해결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을 미리 마련한 뒤 캠페인과 함께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사이버불링 경험자의 자살·자해 충동 비율이 높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는 심리적 보호 및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의 디지털 리터러시 프레임워크 중 디지털 웰니스 리터러시 영역에서는 자기 보호, 정체성 및 정서 관리에 관한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기술 개발과 도입 시 역기능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을 수 있고 모든 문제를 사전에 다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학교 차원에서는 디지털 기술 사용 시 문제점들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또한, 법·정책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기술 변화에 맞춘 교육'과 '모니터링 및 대응 시스템'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교육과 시스템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법적 대응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명예훼손과 성범죄와 같은 신종 사이버불링 방식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이 미비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사이버불링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교육뿐만 아니라 법적 대응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사이버불링은 단순한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대응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 교육, 법·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심은 기술이다. 사이버불링이 기술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안전한 이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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