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국회 초청 강연회에서, 경쟁적 사교육을 줄이고 지방 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언급됐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공약이었던 만큼 다시 정치적 의제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오전 8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한민국 교육현실 진단’이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렸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관으로 김영호·문정복·고민정·김준혁·백승아·정을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들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범 교육평론가는 ‘대한민국 교육현실 진단 및 미래 교육 발전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7세 고시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교육의 교육적 특징을 문화적 측면으로 설명하게 될 경우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제도적 관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사교육 원인을 공교육 부진과 입시 과열로 보는 진보와 보수 두 가지 시각 모두 일리가 있다며, 전자를 보완적 사교육, 후자를 경쟁적 사교육으로 설명했다.
우선 보완적 사교육의 원인으로 ‘숙제 감소’를 꼽았다. 숙제란 학습에서 습, 즉 익힘을 공교육이 주도하는 방식인데 과거 학교가 주도해 나머지 공부를 시키던 것이 교권 약화, 제도화 미비, 방과후 학교의 등장 등으로 쇠퇴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사가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을 발견하더라도 남겨서 공부를 시키거나 숙제를 내주는 행위 자체가 존중받지 못하는 교권 환경을 문제로 삼았다.
과거 해오던 교사들의 재량권은 실제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다기보다 문화적으로 존중받았기 때문에 가능했으나 이후 문화는 변화했는데 제도적 보완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진보진영이 핀란드 교육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핀란드 교육은 학교가 책무성을 가지고 숙제를 내고 방과후에 보충교육을 실시하고 유급제도를 운영하며 숙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 도입에 대해선 ‘수업’의 도구가 아니라 ‘익힘’의 도구일 때 유용할 수 있으나, 수업을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으로 봤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오픈마켓형 AI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이 재직 당시 AI 활용 영어 말하기 교육을 추진했던 사례를 들며, ‘익힘’의 관점에서 AI를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일제고사 없이도 기초학력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적 사교육의 원인으로는 대학 간·직업 간 불평등과 대입 제도의 영향을 꼽았다. 대학 간 불평등이란 대학의 서열화로, 이범 평론가는 재정 격차가 교육품질의 격차로 이어지고, 그것이 장기간 고착화하면서 학벌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즉, 학벌은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서울대 폐지론, 서울대 학벌공유론(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서울대급 대학육성론(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이 거론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격차를 보완하지 않는 방향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직업 간 불평등은 학과 서열을 말하는 것으로 노동시장이 대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을 말한다. 이 밖에도 전형요소의 난이도나, 복합성, 연계형 같은 대입제도의 영향 역시 경쟁적 사교육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 평론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시하며 지방 소멸과 대입경쟁 완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정치화 가능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 대학 신입생이 줄어들게 될 2030년대 중반까지를 ‘골든타임’으로 제시, 대규모 투자와 경쟁 원리, 적극적 학생 유인 전략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학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연에서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논술형 수능의 경우,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지역균형 선발제’에 대해서는 경쟁의 완화가 아닌 경쟁의 구획화라고 언급하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경쟁의 완화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