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그랬다. 일단 남중이었고, 그래서인지 어둡고 칙칙했다. 건물이 길게 일자형이었던 이 학교는 정확히 절반은 중학교, 절반은 상고였다. 그러니까 복도의 한쪽 선을 넘으면 거기부턴 고등학교(그것도 소문이 안 좋았던)가 되는 거였다. 교문을 들어서면 그 앞에서 우리를 맞는 것은 덩치 큰 고등학교 선도부들이었다. 다행히도, 고딩들이 우리를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화장실은 전교에 달랑 한개, 그것도 건물 밖에 있었고 소변기는 철판형이어서 오픈된 채로 볼일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 철판에 물은, 나오지도 않았다. 그 중학교는 그랬다. 선생들이 모두 깡패였다. 어찌나 애들을 패던지, 나 같은 모범생도(부끄럽지만, 난 모범생이었다) 허벅지에 피멍 들기가 일상이었다. 손바닥,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 등 안 맞아본 곳이 없다. 싸대기? 물론 그것 또한 일상이었지. 미술 준비물 안 가져왔다고 우리는 각자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선생님은 애를 안 낳아봐서 그래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초임이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억울했다. 그동안 내가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해 온 노력과 교실에서 함께 쌓아온 학생들과의 서사가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다. 아기를 낳은 교사만이 교사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 말이 특히 기분이 나빴던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가 되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리고 한 아이를 낳거나 입양해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는 것은 그 자체로 유아동의 성장에 대한 이해 과정이라는 것 역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당시로서도 육아가 몸과 마음으로 겪는 유아동 존재에 대한 극적인 체험의 연속이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한편 호기심도 있었다. 사회에서 아동을 가르치는 역할을 공인해주고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7년 전,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다’는 교사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지금은 유튜브를 하는 교사가 낯설지 않지만, 당시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교실 속 학급 운영을 생생하게 소개하며, 수업 중 지도 장면과 학급운영 영상을 편집해 올렸다. 교실 장면 자체가 새로운 소재였는데, ‘학급화폐’ ‘경제교육’ 활동이 신선한 관심을 끌었다. 유튜브 운영 교사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인기는 정점에 올랐다. 갈수록 교사의 유튜브 활동은 화제를 모았고, 도전하는 교사들도 늘어났다. 이종대왕, 쏭쌤TV처럼 수만명의 구독자를 모은 채널도 생겼다. 하지만 유튜브 활동을 하는 교사들이 주로 제작하는 콘텐츠 중 하나였던 ‘학교생활 브이로그’가 학생들의 사생활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불편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학생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제공되어도 되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교육부는 초상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아 큰돈과 명예를 얻은 스티브 잡스는 정작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스마트기기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했다고 한다. 14세까지는 아예 사용을 금지했고, 그 이후에도 사용 시간을 철저하게 제한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일 같지만, 빌 게이츠, 저커버그, 팀 쿡 등 미국 IT업계의 거물들은 모두 스마트기기와 SNS로부터 어린 자녀를 멀리 떨어뜨렸다. 어떤 문제점이 있길래 스마트폰과 SNS로 막대한 돈을 버는 그들이 이러는 것일까? 아마도 단순한 교육철학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한 시대를 가장 먼저 감지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었고, 도구는 인간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인간을 대체하고 종속하기 시작했다. 바로 스마트폰이 그 정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에게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폐해를 주고 있다. 그럼 스마트폰(과 SNS)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스마트폰,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아이돌 논란에 참 민감하다. 누군가 좋아하는 가수가 구설수에 오르면, 단순히 실망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설마 아직도 걔네 노래 듣는 거 아니지?”, “너 아직도 걔네 팬이야?”라며 친구끼리 시비를 걸고 다투는 경우까지 있다. 좋아하던 존재가 무너질 때 느끼는 혼란과 상실감은 교실에서의 사건들로 배가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차라리 논란이 없는 가상의 아이돌이나 게임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물론 요즘 작품들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논란에서 안전하다라는 이유로도 학생들은 이른바 3D보다 2D를 선호한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애니매이션 영화에 나오는 헌트릭스라는 여자 아이돌 그룹과 사자 보이즈라는 남자아이돌 그룹이 유행이다. 어쩌면 이는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뒤에는 아쉬운 교육 기회가 숨어 있다. 바로 ‘사람과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비법정단체. 최근 교육부에게 왜 법정단체도 아닌 교원단체를 만나느냐는 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하 실천교사)은 법정단체가 아니라 법인으로 보는 임의단체입니다. 그렇다면 실천교사는 왜 비법정단체일까요?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 ① 교원은 상호 협동하여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교원단체의 조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위 법률에 따라 교원단체의 조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하지만 2025년 10월 1일 현재까지 입법은 부작위 중입니다. 쉽게 말씀드려 새로운 교원단체를 만들 수 있는 법이 없다는 뜻이자, 교원단체의 법적지위를 한국교총이 독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야구에서 불펜 투수는 경기를 뒤집는 중책을 맡지만,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늘 대기해야 한다. ‘불이 났다’고 판단되면, 즉시 호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펜 투수를 ‘소방수’라 부른다. 경기 흐름에 따라 소모되며, 언제 불려나갈지 알 수 없는 그 자리는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피 포지션이다. 그런 불펜 투수와 학교폭력 담당교사 사이엔 닮은 점이 많다.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일이 언제 터질지 모르고, 정해진 시간도 없다. 방학식이 끝나고 모두가 떠난 교실에 혼자 남아 학교폭력 행정절차를 처리하던 날, 나는 문득 모든 책임을 어깨에 맨 마무리 투수의 감정을 느꼈다. 현대야구는 불펜의 전문화를 통해 투수의 자리를 세분화했다. 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는 마무리로, 그 직전은 셋업맨으로, 왼손 원포인트, 롱릴리프 등 정교한 전략이 생겼다. 이를 ‘라루사이즘(-ism)’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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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매해 여름이 올 때면, 2023년 여름 그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검은 물결을 이뤘던 교사들의 슬픔과 절규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당시 나는 동료 교사이자 교권보호에 자원했던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교육의 시계가 영원히 멎을 듯한 슬픔과 불안의 그림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시계는 멈추지 않았고, 여전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생님들은 굳건히 교육 현장을 지키고 있다. 그해 여름, 교사들의 간절함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고, 단기간에 교권보호 5법 개정과 여러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끌어낸 사례는 흔치 않았다. 특히,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 권한을 법령 수준에서 보장하게 된 점,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한 교육 활동 보호를 강화한 부분은 분명히 희망적이었다. 그런데 2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보호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라는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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