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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묘은 대표 “양날의 검 디지털 기술,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으로 유용한 활용 가능”

(사)디지털리터러시협회 ‘디지털 홍익인간 양성’이 목표

코딩하는 것보다 디지털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역량 필요해

의도가 없어도 누군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이버불링에 해당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더에듀 정지혜 기자 | 디지털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거나 영상을 보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리터러시를 높여야 한다.

 

디지털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디지털 도구와 기술 활용은 물론,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읽고 쓰기 뿐 아니라, 정보의 검색, 제작, 업로드 등 여러 종류의 미디어를 제작하고 활용하는 활동,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얻게 되는 정보(예컨대 가짜뉴스 등)에 대한 비판적 판단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더에듀>는 디지털 홍익인간 양성을 목표로 하는 김묘은 (사)디지털리터러시협회 대표를 만나 이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리터러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아래는 김묘은 (사)디지털리터러시협회 대표와의 일문일답.

 

▲ 소개한다면.

 

디자인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디지털마케팅 전문가로 오랜기간 에이전시에서 컨설팅과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구글도 저희 클라이언트였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주 오래전 구글의 텍스트큐브 론칭을 저희 팀이 맡았었지요. 장애인 개발자와 디자이너로 구성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정관장, MS, 농심의 디지털 마케팅도 했습니다.

 

제 경력의 대부분은 영리에서 일했지만, 항상 사회 공헌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교육은 더 이상 교사와 정부만의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 그간 쌓은 전문지식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구글 지원으로 설립된 디지털리터러시협회를 운영하면서 국무총리 소속 공공데이터 전략위원 5기로 활동하고 있고, 경기교육청 정책자문도 맡고 있습니다.

 

▲ (사)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어떤 일을 하나.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Center for Digital Literacy, 줄여서 CDL이라고 합니다. CDL은 서울교육청 인가 비영리 단체로 '디지털 홍익인간 양성'이 목표입니다.

 

디지털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합니다.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을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원인과 해결책을 의논하고, 결과를 인포그래픽 영상으로 제작합니다. 

 

또 디지털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이 자기 점검표를 만들고, 자신의 디지털 활동 데이터 분석 후 성찰한 결과를 웹툰으로 제작하거나 교과 내용을 AI 활용한 동화책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디지털 활용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리터러시 학부모 봉사단’도 3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디지털에 대한 거부감, 무조건 반대하던 학부모님들도 이젠 스스로 디지털을 현명하게 활용하다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디지털리터러시와 AI 리터러시의 정의와 차이점, 핵심 요소는?

 

디지털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역량’이라고 정의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문자 메시지로 할 것인지,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할 것인지, 전화 통화로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도 디지털리터러시라고 할 수 있지요.

 

디지털리터러시에서는 이메일 작성법, 화상 회의 에티켓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AI 리터러시에서는 AI에 더욱 특화된 역량, 즉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이해, AI 활용 역량 등을 이야기합니다.

 

디지털리터러시에서는 AI 뿐 아니라 인간과의 소통을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정책의 이해, 콘텐츠 창작, 디지털 미디어의 이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시민의식, 디지털을 나의 몸과 마음 건강에 유용하도록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반면, AI리터러시에서는 AI의 원리, 데이터 처리 방법, AI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질문법, AI 윤리적 문제 해결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 직접 개발한 DIQ는 무엇인가.

 

DIQ(Digital intelligence quotient)는 CDL이 지난 8년 동안 학문적 연구와 검증 과정을 거쳐 개발한 디지털리터러시 검정 시스템입니다.

 

DIQ의 디지털리터러시는 7개 영역 총 28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제은행으로부터 출제된 시험문제를 통해 디지털 윤리에서 지식, 기술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디지털리터러시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DIQ 측정을 통해 전반적인 디지털리터러시 수준을 확인하고 디지털리터러시 중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를 파악해 교육 목표 및 계획을 수립하는 데 반영할 수 있습니다.

 

▲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 비결은.

 

빅테크 외국계 기업은 자기들이 서비스하는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하길 바라기 때문에 하드스킬보다는 소프트스킬을 더 중요시 여깁니다. 

 

이 부분이 저희의 철학과 잘 맞았어요. 코딩을 제일 잘하는 것은 결국 인공지능일 테니까요.  인간은 코딩하는 능력보다 그런 인공지능을 잘 부리고, 디지털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죠.

 

사이버불링 예방을 위한 구글의 ‘잠시만요’ 캠페인도 전 세계 구글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지만 코리아의 캠페인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고, 그러다 보니 해결 방법도 달랐거든요.

 

이런 점들이 높게 평가된 것 같습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찾아가는 학교 컨설팅 사업' 운영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디지털을 활용해야 해서, 디지털 익히는 연습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연수가 아니라 선생님이나 학생들 모두 수업이 더 재밌어지게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기관들도 어떤 수업에서는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보다 그냥 아날로그로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잖아요.

 

이럴 땐 아날로그로 하고, 디지털 도구는 꼭 필요한 수업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선생님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과 지원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연수를 받은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한 활동 모습이나 결과물은 화성시에서 운영하는 전광판을 통해 홍보를 할 수 있습니다. 출근길 전광판에서 우리 반 학생들의 결과물이 보인다면 무척 자랑스러울 수 있겠지요?

 

경기도교육연구원과 경기도 화성에서 다양한 환경의 학교별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연수를 진행하면서 환경, 디지털 보유 인프라, 학생 수 등 유형별 연수 가이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서울교육청 인정 중등 디지털리터러시 교과서를 보유하고 있다. 어느 부분에 중점을 뒀나.

 

디지털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지털이라는 유용한 또는 무서운 도구를 자신의 성장에 도움 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중심에는 홍익인간이라는 철학을 담았고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생각해 보고, 다양한 디지털 도구로 생각한 것을 표현하면서 디지털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사이버불링은 고질적인 사회문제이다. 제시할 해결책은.

 

가장 대표적인 사이버불링 콘텐츠는 사이버렉카, 그리고 딥페이크 영상이지요.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위해 유명인을 괴롭히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회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문제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교육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글과 함께 사이버불링 예방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서 학습자료, 지도안, 활동지와 함께 배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해 흥미도 높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다수의 사이버불링 예방 교육이 가해자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저희는 피해자 중심으로 바꾸었습니다. 즉,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 맥락과 상관없는 표현으로 불쾌감을 주는 것 등도 포함되는 것이지요.

 

성희롱과 마찬가지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누군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그것도 사이버불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여러 우려가 나온다. 어떻게 보나.

 

디지털 기술은 양날의 검으로, 이는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 학교에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하고,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죠.

 

바람직한 해결책은 AI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기 전에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 이용 방법 뿐 아니라 디지털리터러시 연수를 받아야 하고, 학생들도 디지털 기기 사용 시 윤리와 예절을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기기의 용량과 성능, 안정적인 네트워크 확보도 필요합니다.

 

AI 디지털교과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학교별 신청을 받아 인프라 구축, 교사 연수, 디지털리터러시 시범 교육 등을 지원하는 시범학교 공모, 운영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교사와 학부모의 합의를 통해 신청하도록 하고, 신청받은 학교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모든 학부모와 학교가 AI 디지털교과서 지원 사업을 유치하려고 나설 것이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과서는 보통 2~3년씩 늦게 만들어집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2~3년이 지나면 화석이 됩니다. 그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2~3년 후에 교과서가 만들어진다면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지요.

 

실습 중심으로 교육하는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방법, 교육 콘텐츠 모두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새롭게 연구되고 개발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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