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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디지털 교육] ⑥인공지능(AI) 기반 학습플랫폼 구축의 두 얼굴 : 희망과 혼란 사이에서

[더에듀] 인공지능(AI) 등 진보된 기술이 교육계에 본격 적용되는 시점을 맞이했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고 이에 앞서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디지털 윤리 규범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진보된 기술의 도입은 학습환경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사람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교육에의 도입에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더에듀>는 <DX교육데이터협회>와 공동 기획 ‘AI와 디지털 교육’을 통해 교육부가 디지털 교육과 맞춤 교육 등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교사와 연구자, 기업인 등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로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세웠고, 양궁에서는 전 종목 석권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양궁에서 성공의 열쇠는 '오조준'이다. 이는 화살을 과녁에 바로 정조준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고려해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조준하는 기술을 말한다. 변화하는 바람을 읽지 못하면 화살은 결코 과녁의 중심을 맞출 수 없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교육 분야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동시에 혼란과 도전도 안겨준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 교육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때, 우리는 양궁의 오조준처럼 ‘시스템 사고’를 필요로 한다.

 

시스템 사고란 복잡한 문제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각 구성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접근 방식을 말한다. 최고의 양궁 선수가 현장의 날씨를 고려해 오조준을 하듯이, 정책 기획자 역시 시스템 사고를 통해 주변의 변화를 고려한 전략적 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정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교육 시스템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공지능(AI) 기반 학습플랫폼의 개발과 구현이 단순히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 생태계 전체에 걸친 복합적인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I 기반 학습플랫폼은 여러 교육청에서 독자적으로 이미 개발 운영 중에 있으며, 11개 교육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AI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도 지난 7월부터 개발을 시작하였다. 아울러 2025년부터는 AI 디지털교과서 플랫폼도 운영될 예정으로, 이는 AI 기반 학습플랫폼을 통한 교육 혁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시스템 사고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개별적 시스템의 구축 운영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AI 기반 학습플랫폼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각기 다른 플랫폼 간의 비호환성 문제, 중복된 투자로 인한 자원 낭비,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학생과 교사들의 혼란은 우리가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상황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2000년대 초반 각 교육청이 독립적으로 교육정보시스템을 운영하던 시기에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당시 학생과 교사들은 자신이 속한 교육청의 시스템에만 접근하여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비슷한 종류의 자료가 각 교육청에서 제작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정부는 국가표준(KS) 교육정보 메타데이터를 제정하고 전국교육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중앙과 시도의 교육정보시스템에 분산된 자료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공유 시스템에서 검색된 자료를 보며 중복 투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AI 학습플랫폼에서도 이제 표준화 기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표준을 정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행정가, 기술 개발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포괄적인 설계를 포함해야 한다. 표준화에 기반한 학습플랫폼은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일관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공통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데이터 표준을 도입하고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면,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는 시스템의 유연성과 적응성을 강화하며, 모든 학생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시스템 사고와 표준화를 기반으로 AI 학습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AI 보조 교사와 인간 교사의 협력을 극대화하여 최적의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 교육 기관, 기술 기업,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교원의 역량 개발과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윤리적 AI 사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이 역시 시스템 사고의 관점에서 접근해 각 요소들이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혁신 성공 등식이라는 것이 있다. 새로운 혁신이 성공하려면 5가지 요소를 시스템 사고로 접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5가지 요소는 비전, 능력, 인센티브, 자원, 실행 계획의 존재 여부이다.

 

비전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우리는 혼란을 겪으며, 이를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면 불안해진다. 새로운 혁신을 추진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으면 저항이 뒤따르고, 혁신을 추진할 재원과 시간 등 자원이 부족하면 절망하게 된다. 아울러 실행 계획이 확실하지 않으면 반복된 실수를 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AI 기반 학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면서 우리는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혼란, 불안, 저항, 절망, 혹은 반복된 실수의 경험이 있다면, 이는 다섯 가지 요소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각 요소를 다시 점검하고,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어야 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통합 학습 플랫폼은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때다. 이 과정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되새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총체적인 변화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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