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2022년 기준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5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중단 학생들은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기초·기본 교육을 받으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기관에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또 그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더에듀>는 금산간디학교 아이들이 작성한 자신의 성장기록을 통해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
내가 운동을 시작한 이유
초등학교 때부터 몸집이 작았습니다. 가는 팔뚝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긴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신체적 콤플렉스에 시달렸죠. 그러다 금산간디에 입학하고 건강교과 중 몸짓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헬스장의 다양한 운동 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끌렸고 운동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논문을 시작하게 되면서 운동에 대해 찾아봤어요.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맨몸운동이었어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과 온몸의 힘을 합쳐 하나의 동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멋졌어요.
이제부터 거창하지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운동으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운동에 관한 공부
한 걸음, 두 걸음
운동에 대한 지식은 근육에 상처를 입히면서 회복하고 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더 강해진다는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운동에 대해 여러 자료를 찾고 공부하는 것으로 저의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책도 읽어보고 유튜브와 블로그도 많이 찾아봤어요. 여러 가지 책을 읽었지만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이 가장 인상에 깊었어요.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람의 뇌는 지난 50만 년 동안 끊임없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운동신경을 갈고닦는 쪽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사냥이나 채집을 하지 않고 앉거나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미국 성인의 65%는 과체중이나 비만이며 10%는 당뇨병에 걸려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그런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별로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루에 조금씩 시간을 투자하여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기본적인 근력 기르기
기본 근력이 필요한 이유
제 목표는 플란체와 프론트레버를 성공하는 것이에요. 플란체와 프론트레버는 맨몸운동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맨몸운동 중에서 꽤 어렵기 때문에 근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힘을 키우기 위해선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것보단 힘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해요. 그래서 가벼운 무게로 많이 하는 것보단, 무거운 무게로 적게 하는 게 좋아요. 그런데 처음 운동할 때는 몇 회 몇 세트 이런 개념이 없어서 거의 유산소하는 느낌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별로인 방식이죠.
초반에는 운동에 대해 잘 모르니 운동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찾은 프로그램 중 푸쉬업 100회를 6주 만에 만드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어요. 무엇이든 커다란 도전 과제 앞에 놓이면 두렵게 마련이지요. 솔직히 100회를 만드는 건 어렵다고 생각했고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설령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하여도 틀림없이 얻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여 도전하기로 했어요.
역시 내게는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이내 한계에 부딪혔고 이 프로그램의 도전은 멈추기로 했어요. 아쉬운 부분이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 저의 생활 습관에 비하면 많이 노력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래도 푸쉬업 횟수는 조금 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본 근력 강화 운동과 식단의 루틴 변화
방학에 루틴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을 봤거든요. 원래는 주 4회로 월, 화, 목, 금 운동하는 것이었지만, 바꾸게 된 루틴은 주 6회로 일요일 빼고 다 운동하는 것입니다. 주 6회로 운동하게 되면 한 부위에 운동할 수 있는 양이 늘어서 근육을 더 성장시킬 수 있어요. 처음부터 이 루틴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운동을 더 많이 하니 소비되는 에너지양도 같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하루에 먹는 밥의 양도 많이 늘어나면서 체중도 붙게 되고 헬스장에서 샤워하고 나온 후에는 많이 개운한 느낌이 들어 기분도 좋았어요.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뭔가 하루하루 열심히 운동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요.
여기서 잠시 방학 동안 저의 성장 결과를 보시고 가겠습니다. 방학 전에는 체중 51.6kg 골격근량 26.5kg였지만, 방학 후에는 체중 54.8kg 골격근량 27.9kg로 늘어났어요. 운동 루틴이 바뀐 것만으로, 식단도 변화했고 일상에서 느껴지는 느낌도 달라지고 6주 만에 골격근량 1.4kg가 늘어난 게 너무 신기하기도 또 변화의 결과를 직접 보게 되니 기분이 좋았어요.
맨몸운동 시작
맨몸운동을 방학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근력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 헬스장에서 기본적인 근력을 기르고 맨몸운동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할지 세밀한 계획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도전하려는 맨몸운동은 플란체, 프론트레버, 물구나무, 머슬업이 있어요.
플란체
플란체에는 모두 5단계가 있어요. 1단계 기울이기, 2단계 턱 자세, 3단계 고급 턱 자세 4단계 스트래들, 5단계 풀 플란체로 진행됩니다.
플란체 연습은 슈도 푸쉬업과 벤트암 스트래들 플란체를 같이 했어요. 슈도 푸쉬업은 기울이기 자세에서 푸쉬업을 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벤트암 스트래들은 팔을 접고 스트래들 플란체를 하면 됩니다. 벤트암 스트래들은 학교에서 집과 학교를 떠나 혼자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기간 중에 다녀왔던 드가체프라는 곳에서 배웠어요.
참고로 드가체프는 맨몸운동과 기계체조를 배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계획에 따라 연습할 방법을 세우고 단계별로 운동을 하니 웬지 한 단계 더 올라간 느낌이었어요.
프론트레버
프론트레버에는 총 4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 턱 자세, 2단계 고급 턱 자세, 3단계 원 레그 4단계 풀 프론트레버로 끝입니다. 프론트레버 연습하는 게 고급 턱 자세로는 부족한 것 같아 엘 싯이라는 동작도 같이 연습했어요. 엘 싯은 이렇게 하는 건데 프론트레버의 하위호환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구나무
물구나무는 연습을 시작하고 몇 주 동안 제대로 된 자세를 알지 못했고 도전해 보았지만 계속하여 실패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드가체프에서 벤트암 스트래들 말고도 물구나무 자세까지 배우게 됐어요. 그동안 혼자 연습해서 제대로 된 자세를 잘 알지 못했는데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이 드가체프에서 제가 원하는 배움을 찾았어요. 여기서 나의 성장에 필요한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머슬업
머슬업은 턱까지가 아니라 허리까지 끌어올리는 운동입니다. 풀업을 10개 정도 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해요. 머슬업은 폭발적인 힘이 필요하므로 최대한 빨리 높이 올라가는 연습을 하시는 것이 좋아요.
새로운 도전과 확장 – 에포크
에포크 주간에 어떤 분야를 배울까 고민하다 처음으로 개설된 파쿠르 수업을 듣기로 했어요.좀 위험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흔하지 않은 운동이고 재미있어 보여서 바로 들어갔습니다.
파쿠르 수업에 들어간 김에 파쿠르 뜻을 찾아봤어요. ‘파쿠르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삶의 태도이자 철저한 실천에 기반한 움직임 훈련’이라고 했습니다.
여러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넘나드는 운동으로 적절한 기술이 필요했고 평소에 꾸준한 운동을 하여야 제대로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파쿠르의 뜻을 알고 하니 그전과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파쿠르 할 때는 빨리 달리며 여러 기술을 쓰니 재미있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게 느껴졌어요.
그동안 운동을 해와서 그런지 다른 친구들이나 후배들 보다 좀 더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었고 잘한다고 선생님이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여러 가지 기술을 배웠는데 그 중 제가 좀 더 자신 있게 해볼 수 있어 마음에 드는 기술이 3개 있어요. 스피드 볼트, 팜 스핀, 월 런이라는 기술입니다.
스피드 볼트는 이름 그대로 빠르게 달려가면서 장애물을 한 손으로 짚어 넘어가는 기술이에요.
팜 스핀은 장애물에서 손을 축으로 한 바퀴 돌면 됩니다. 설명은 쉽지만, 다른 기술이랑은 다르게 몇 번 만에 성공하기 어려운 기술이에요. 팜 스핀이 처음에는 어떤 느낌으로 하는지 몰랐는데 1시간, 2시간 감을 익혀 성공해 내니까 열심히 한 것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월 런은 달려서 벽을 빨리 올라가는 기술입니다. 가속력을 이용하지만, 힘이 좀 필요한 기술이에요. 제가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월 런을 쉽게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다른 기술도 많이 배우고 그 기술들을 활용해 플로우를 하나 만들었어요. 플로우라는 이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기술을 이어가기 때문에 붙여졌어요. 처음 만드는 플로우에는 월 런을 꼭 넣고 싶어서 벽에서 시작했어요.
처음 파쿠르를 유튜브에서 봤을 때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한 번 시도하여 성공한 내용을 영상으로 찍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여러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어요. 실패하지만 좌절하여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고 또 실패하고 또 다시 도전하고...그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갖게 되었어요.
여러 기술의 하나를 성공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제가 직접 만든 플로우를 성공해 보니 제법 높은 단계까지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어요.
끝나지 않은 도전
저는 중학교 3년의 도전 과제를 정리하는 논문으로 운동을 하면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지 않았어요. 운동은 한 번에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과 마음에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몸의 변화는 논문 시작할 땐 45kg였는데 무려 57kg까지 12kg 벌크업을 했어요. 근력이 더 강해지니 파쿠르 하기 더 쉬웠던 것 같아요. 운동을 해서 그런지 파쿠르를 처음 배울 때 자신감이 생겨서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마음의 변화는 운동하기 전엔 귀찮아하는 것도 많았고 무기력할 때도 자신감이 없을 때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후로는 여러모로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저를 괴롭힐 때, 머리가 복잡하고 아플 때의 해결 방법도 찾았고 저에게 더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모든 것이 그렇지만 운동이라는 것도 완성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나은 나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무엇인가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바꾸려고 나아갔고 이젠 더 나아갈 거예요. 아직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목표인 플란체와 프론트레버에도 도전할 거고 더 많은 고급 기술에도 도전해 보려고 해요.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도 그리고 또 다른 많은 부분에서도요. 그러기에 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