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정지혜 기자 |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159명을 포함해 남녀 234명(남성 84명·여성 15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협박과 심리적 지배를 통해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일명 ‘자경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자경단에는 10대 미성년자도 포함됐다.
서울경찰청은 2020년 5월부터 텔레그램 성착취를 이어온 총책 A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그 외에 검거된 자경단 조직원 13명 중 2명은 검찰에 송치됐고, 11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자경단에는 10대 미성년자 1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범죄단체 등의 조직, 강간, 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19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박제(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1시간마다 일상 보고, 반성문 작성을 시키고, 이를 어기면 벌을 주겠다며 성착취 행위를 강요해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또 “성관계해야만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10대 피해자 10명을 성폭행하고 촬영하기도 했다. 지시를 따르지 않은 조직원은 다른 조직원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
지인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자경단에 포섭돼 사이버 성착취에 가담한 40명도 검거됐고, 1명은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A씨가 박사방과 N번방 사건 등의 범죄를 연구했다”며 “기존의 범죄가 특정 성별만을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자경단의 범행 대상은 남녀와 나이를 가리지 않았고 무차별적”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2023년 12월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자경단을 추적해 왔으나 텔레그램의 비협조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A씨는 그 과정에서 경찰을 조롱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텔레그램이 방침을 바꿔 각 나라 수사기관에 협조하기로 한 뒤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았고, 이달 15일 A씨를 경기 성남시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A씨는 당초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증거들이 제시되자 “성적 욕망을 해소하려 했다”며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는 ‘자신의 통제와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시험하다가 선을 넘어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 소유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했고, 오늘 중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