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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선거 인터뷰-경기] 박효진 “학교의 일상을 아는 사람이 교육을 바꿀 수 있다”

경기 교육감선거 출마자 인터뷰②

모든 활동의 출발점은 늘 교사로서의 일상, 교실에서 마주한 질문들

교육감, 정치적 경력을 관리 아닌 학교의 하루를 책임지는 자리

행정, ‘관리’가 아니라 학교를 ‘지원’하는 도구로 재정의해야

학맞통, 학교가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어야

공공학습지원센터 설치" 공공이 책임지는 학습 지원 체계로 전환"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학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교실에 있었던 사람이다.”

 

30년을 교사로 학교 현장을 지켜온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공동대표가 올 6월 진행될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마,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박 대표는 자신을 “학교 현장을 깊이 경험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온 경험, 교육운동을 통해 사회 변화를 만들어 온 경험, 그리고 시민사회와 함께 현장에서 실천한 경험을 두루 갖춘 후보”라고 소개하며 “모든 활동의 출발점은 늘 교사로서의 일상, 교실에서 마주한 질문들이었다”고 말했다.

 

그 질문의 해답은 이번 공약에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학교 구성원의 직접 선출에 따른 학교대표 선임 ▲사교육 경감을 위한 공공학습지원센터 설치 ▲학교급식 노동자의 방학 중 급여 지급 등이다.

 

그는 현재의 이슈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 3월 시행을 앞두고 논란에 빠진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에 대해 ▲지원이 아니라 ‘관리 체계’로 작동할 위험 ▲교사에게 또 하나의 책임과 행정 부담 전가 ▲학교 안팎 연계 시스템의 부재 ▲학생과 보호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고민 부족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더에듀>는 두 번째 경기교육감 선거에 도전에 나선 박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교육의 의미와 방향, 현 경기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안, 현안이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교권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교원의 정치기본권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 보았다.

 

아래는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공동대표와 일문일답.

 

 

▲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30년 동안 교실을 지켜온 현장교사이다.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여전히 ‘교실을 아는 교사’이다.

 

학생들과 함께 숨 쉬는 교실에서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해 왔고, 교육의 문제는 언제나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믿어 왔다.

 

▲ 어떤 활동을 해 왔나.

 

교실에서 느낀 불합리와 차별을 개인의 문제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장으로 활동하며 고양·부천·성남·안양 등 4개 신도시의 고교평준화 운동에 참여했고, 교복·졸업앨범 공동구매 운동을 통해 교육비 부담을 낮추는 실천을 이어왔다.

 

공동육아 운동, 대안학교 운동, 혁신학교 운동 등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기 위한 현장 중심의 변화 과정에도 함께했다.

 

교실에서 작동하는 교육, 교사가 주체가 되는 학교 변화를 중요하게 여기며 현장에서 교육의 대안을 만들었다.

 

현재는 한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수석연구원,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를 모르는 교육감은 결국 학교를 흔든다

 

교육감은 현장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역할


▲ 본인이 경기교육감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현장의 고통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행정을 끝내고, 학교가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학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교실에 있었던 사람이다.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는 교실, 교사들이 숨 쉬듯 버텨내는 학교의 일상을 아는 사람이 교육을 바꿀 수 있다.

 

학교를 모르는 교육감은 결국 학교를 흔든다. 학교를 아는 교육감은 학교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학교를 아는 사람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교실에서 그 답을 찾아온 교사이다.

 

▲ 진보 진영으로 분류된다. 같은 진영 후보들과 비교해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며, 그 이유는.

 

첫째, 나는 학교를 ‘겪어본 사람’이 아니라 ‘살아온 사람’이다. 교실과 학교의 작동 원리를 몸으로 이해해 왔다. 정책이 학교에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지점에서 왜 실패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이는 교육행정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며, 학교를 모르는 행정이 반복해 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결정적 강점이다.

 

둘째,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바꿔온 교육 운동 경험을 보유했다. 고교평준화 운동, 교복·졸업앨범 공동구매 운동,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 혁신학교 운동 등은 모두 교육을 사회 구조의 문제로 인식하고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 온 실천이었다.

 

셋째, 지금도 시민사회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현장 활동가이다. 현재 한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경기교육연대에서 활동하며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

교육감을 ‘위에 있는 자리’가 아니라, 현장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역할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 강점은 하나로 정리된다. 학교를 아는 교사로서 출발했고, 교육으로 사회를 바꿔왔으며, 지금도 현장에서 시민사회와 함께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속성이야말로 제가 교육감으로서 학교를 살리고 교육을 바꿀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 반면, 자신의 약점은.

 

행정조직 출신이 아니라 현장교사이자 교육운동가로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일 것이다. 대규모 행정조직을 직접 운영해 본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점이 동시에 현재 교육행정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의 교육행정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정작 학교 행정에서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약점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닌, 어떻게 보완하고 어떤 방향으로 전환할지에 관한 것이다. 현장을 모르는 행정의 한계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출마했고, 그 약점을 집단의 힘과 구조의 변화로 극복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 당선되면, 교육행정은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행정을 ‘관리’가 아니라 학교를 ‘지원’하는 도구로 재정의해야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선 방안은 분명하다.

 

첫째, 교육행정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버리겠다. 현장을 잘 아는 교사, 전문성을 갖춘 행정가, 연구자들이 함께 책임지는 집단적 리더십 체계를 구축하겠다. 교육감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시스템이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둘째, 교육청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겠다. 학교에 부담을 주는 행정은 줄이고,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상시 협의 구조를 만들겠다.

 

셋째, 그동안의 교육운동 경험을 행정과 연결하는 데 주력하겠다. 오랫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갈등을 조정하고 합의를 만들어 온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청 내부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개방형 교육행정을 실현하겠다.

 

▲ 교사 출신이다. 정치인 출신 두 명과 함께 경쟁하는데, 문제의식은 없나.

 

지금 교육의 현실을 생각하면, 왜 다시 정치인 출신 교육감이 필요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감은 정치적 경력을 관리하는 자리가 아닌, 학교의 하루를 책임지는 자리이다. 학교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아이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교사는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의 주체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학교를 잘 모르는 정치인이 교육을 이끄는 구조를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교육은 정치의 하위 영역이 아니라, 정치가 존중해야 할 전문 영역이다. 교육이 정치 논리로만 다뤄질 때, 학교는 쉽게 성과와 숫자의 대상이 되고 만다.

 

지금 필요한 교육감은 정치의 언어보다 교실의 언어를 먼저 아는 사람, 선거 이후에도 학교 편에 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이 바로 지금 이 경쟁 구도에서 제가 던지고 싶은 가장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 임태희 교육감의 경기교육,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은.

 

긍정적인 점은 특수교육에 대한 지원 확대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현장의 어려움을 정책적으로 인식하고 예산과 제도를 통해 지원을 늘리려 한 점, 그동안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왔던 영역에 행정적 관심과 자원을 투입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반면, 임태희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전반적으로 윤석열 정부 교육부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는 정권 편향적 성격을 띠고 있다.

 

경쟁교육을 강화하는 정책 방향, 민주시민교육과 폐지 등은 교육을 공공성의 영역에 포함하는 대신, 특정 정권의 이념과 성과 중심 논리에 종속시키는 결정이었다. 이는 경기교육이 지켜야 할 가치와는 분명히 어긋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교사를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이다. 하이러닝 홍보동영상에 교사를 비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이에 대해 현장의 교사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교사들의 반발은 정책 자체에 대한 단순한 거부가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과 존엄을 훼손하는 표현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였다. 그러나 교육청은 교사들이 왜 문제를 제기했는지, 이가 어떤 교육적 의미를 갖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교육은 교사의 존중 위에서만 가능하며,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교육행정은 결코 현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임태희 교육감의 경기교육은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형식이 아니라 학교 민주주의 실질화

 

공공학습지원센터 설치 통해 학습·돌봄·양육 지원할 것


▲ ‘학교 구성원의 직접 선출에 따른 학교대표 선임’을 공약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B형의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현재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B형을 확대하는 데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에만 머무르지 않는 더 넓은 방향을 의미한다.

 

지금의 교장 임용 구조는 학교 구성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고, 학교 운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학교 구성원과 분리되어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B형은 이러한 구조를 부분적으로 개선해 온 제도이며,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학교 자율성을 확장하는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 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

 

교장 개인을 뽑는 방식의 변화가 아닌,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 학교가 나아갈 방향, 그리고, 그것을 책임지고 집행할 담당자를 선정하는 절차이며, 학교 운영의 정당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이다.

 

▲ 왜 필요한가.

 

제도의 형식이 아니라 학교 민주주의의 실질화 때문이다.

 

구성원이 참여해 선출한 학교대표는 첫째, 학교의 비전과 운영 과정에서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

 

둘째, 학교 자치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자율은 위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함께 결정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학교대표 선임 과정에 구성원이 직접 참여할 때, 학교는 행정의 말단 조직이 아니라 스스로 운영되는 교육 공동체가 된다.

 

셋째,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함께 높이기 위해서이다. 교사가 학교 운영의 결정 과정에 참여할수록 학교는 학생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는 학교 운영을 공동의 책임으로 만드는 변화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B형의 확대를 포함해, 학교 구성원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다양한 모델을 현장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학교가 준비될 수 있도록 단계적·선택적 적용을 통해 학교 민주주의를 확장해 나가겠다.

 

▲ 사교육비 대책으로 공공학습지원센터 설치를 내놨다.

 

경쟁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일거에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다고 본다. 사교육비 문제는 부담을 줄이고, 공적인 방법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공공학습지원센터는 ‘공공학습배움터’, ‘양육자센터’, ‘방과후 병설 돌봄센터’라는 세 가지 기능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운영한다.

 

우선 지역의 다양한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인력풀을 구축해 공공학습배움터를 운영한다. 퇴직교사를 비롯해 교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 학습 지도 경험을 갖춘 지역 인재들이 참여하여 학교 수업과 연계된 방과후·보충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경쟁을 위한 선별형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보편적 지원이다.

 

둘째, 양육자센터를 통해 학습·진로·정서에 대한 공공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양육자가 사교육 정보가 아니라 공교육의 지원과 설명을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이는 사교육비 경감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셋째, 공공학습배움터와 연계된 방과후 병설 돌봄체계를 구축해, 학습과 돌봄이 분절되지 않도록 하겠다. 맞벌이 가정과 돌봄 공백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배움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공공 책임을 강화하겠다.

 

이 체계는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사교육을 실질적으로 대체하는 역할을 하며,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은퇴 이후에도 교육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보람 있는 참여의 기회와 최소한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교육과 돌봄의 공공성을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확장해 나가겠다.

 

공공이 책임지는 학습과 돌봄, 그것이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다.

 

추가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대학서열화 폐지를 통해 사교육비를 필요성을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


학교급식은 학생의 건강권과 교육권을 지탱하는 공공서비스

 

학맞통 성공하려면 공공 전문 인력과 지역 시스템 구축 필요


 

▲ 학교급식 노동자 방학 중 급여 지급을 약속했다.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어긋나 여타 학교 구성원과의 형평성 시비에 걸릴 수도 있는데.

 

먼저 ‘무노동-무임금’ 원칙의 단순 적용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학교급식 노동자는 방학 중에 급식 제공은 하지 않지만, 이는 개인의 선택이나 근무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운영 구조상 발생하는 공백이다.

 

상시적이고 필수적인 학교급식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학교 일정 때문에 생기는 공백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학교급식 노동자는 대부분 저임금·고강도·필수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방학 중 무급은 생계 불안으로 직결된다. 그 결과 숙련 인력이 학교를 떠나고, 급식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노동 강도 증가라는 악순환에 빠져 왔다. 이는 결국 학생의 급식 안전과 질 저하로 이어진다.

 

학교급식은 선택적 서비스가 아니라 학생의 건강권과 교육권을 지탱하는 공공서비스이다. 이 공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연속성과 생계의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행정과 재정의 부담을 줄이는 선택이기도 하다. 매년 반복되는 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 숙련도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 안정적인 고용은 급식의 안전과 질을 높이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학교 구성원에게 각 역할의 특성과 책임에 맞는 공정한 대우가 주어질 때 학교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방학 중 급여 지급은 그 출발점이며,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필요한 정책이다.

 

▲ 올 3월부터 시행될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무엇이 문제라고 보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교육·복지·돌봄을 연계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준비 과정과 설계 방식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지원이 아니라 ‘관리 체계’로 작동할 위험이 크다.

 

‘대상 학생을 분류·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학생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관계와 맥락 속에서 다루기보다는, 체크리스트와 절차 중심으로 접근할 경우, 학생은 지원의 주체가 아니라 관리의 객체가 되며, 이는 낙인과 배제의 위험을 키운다.

 

둘째, 교사에게 또 하나의 책임과 행정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교사에게 ‘발견–연계–기록–보고’의 역할을 과도하게 집중시키고 있다. 정작 필요한 전문 인력과 외부 연계 시스템은 충분히 갖추지 않은 채, 교사의 책임만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학생 지원의 질을 높이기보다 교사의 소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학교 안팎의 연계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

 

지역의 복지·의료·상담 자원과의 안정적 연계, 전담 인력 배치, 정보 공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부족하다. 연결할 곳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만 먼저 움직이게 하는 것은 ‘통합지원’이 아니라 책임 떠넘기기에 가깝다.

 

넷째, 학생과 보호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민감한 정보가 어떻게 수집·공유되는지, 학생과 보호자의 동의와 선택권은 어떻게 보장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의 삶이 행정 시스템에 과도하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학맞통이 성공하려면 체제를 다시 잡아야 한다. 학교에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의 전문 인력과 지역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교사는 ‘사례 관리자’가 아니라, 학생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교육적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학습의 질과 과정을 함께 책임지는 제도 되어야

 

생활기록부 기록으로 해결하면 학교는 분쟁의 공간으로 변질


▲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고교학점제 과목 이수 조건으로 공통과목은 ‘출석률+학업성취율’ 반영,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반영으로 의결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약화하는 결정이다. 학습의 성격과 평가의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원적 기준이다.

 

첫째, 선택과목의 학습 책임을 형식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출석만으로 선택과목 이수를 인정한다면, 선택과목은 ‘배우는 과목’이 아니라 ‘듣기만 하면 되는 과목’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는 선택과목의 교육적 가치를 스스로 약화하는 결정이다.

 

둘째, 공통과목에만 성취율을 결합한 것은 또 다른 경쟁과 부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공통과목에 학업성취율을 이수 조건으로 명시하면, 학교 현장에서는 다시 평가와 성적 관리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고교학점제가 지향해 온 과정 중심 평가, 성장 중심 평가와도 충돌한다.

 

셋째, 학교 현장의 평가 역량과 여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학업성취율을 이수 조건으로 삼으려면, 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학교 간 여건 차이, 교사의 평가 부담, 학생 수 대비 교과 운영 현실을 고려할 때, 이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현장 혼란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고교학점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조건으로 걸 것인가’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여야 한다. 이수 여부를 기준으로 학생을 걸러내는 제도가 아니라, 이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

 

이번 의결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최소한 선택과목을 형식적 출석 관리로 축소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준을 단순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학습의 질과 과정을 함께 책임지는 제도로 설계되어야 한다.

 

▲ 교권침해 학생 기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한 의견은.

 

교권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다만 그 해법을 학생생활기록부 기재라는 응보적 방식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생활기록부 기재를 공식화한 이후, 기록되지 않기 위해 사안을 법적 분쟁으로 끌고 가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학부모 소송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피해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돌아가고, 학교는 극심한 갈등과 불신 속에 놓이게 된다.

 

교권 보호와 학교폭력 예방의 해법은 관계 회복과 공공의 책임 강화에 있다. 전문 인력의 개입, 회복적 대화 구조의 제도화, 교사가 혼자 책임지지 않도록 하는 교육청 차원의 즉각적 보호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교권은 기록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학교의 갈등은 교육의 언어로, 평화로운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는 교육을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길

 

행정의 논리가 아니라 교육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교육감 필요


▲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논의가 활발하다. 어떤 입장인가.

 

명확히 찬성하는 입장이다.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기본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해야 할 헌법적·민주적 이유는 없다.

 

정당 가입, 선거운동, 정치자금 기부, 휴직 후 공직선거 출마 등 모든 정치적 권리가 교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특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이미 많은 민주국가에서 교원의 정치적 자유와 교육의 중립성은 제도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은 침묵을 강요하는 규범이 아니라, 국가 권력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이다.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에게 중립만을 요구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라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교사는 국가의 부당한 명령이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지시에 대해 저항하고 비판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교육을 정치화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길이다. 침묵하는 교사보다, 민주적 권리를 가진 교사가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더 온전히 가르칠 수 있다.

 

교사는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중립을 지킬 권리를 가진 시민이다.

 

▲ 마지막으로, 경기 유권자에게 한 말씀 남긴다면.

 

경기도 교육은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바꿔왔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혁신학교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배움의공동체 수업, 회복적생활교육, 교육공무직 제도 도입 등 학교를 바꾸기 위한 수많은 시도가 전국 교육 현장에 뿌리내리며 꽃을 피웠다.

 

그러나 지금, 그 혁신의 성과들이 서서히 시들어 가고 있다. 학교의 목소리는 행정 속에서 사라지고, 교사와 학생의 삶은 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 교육은 다시 경쟁과 통제로 회귀하고 있으며, 학교는 점점 더 숨 막히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경기도에는 학교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정책 문서가 아니라 교실을 알고, 통계가 아니라 아이들의 얼굴을 아는 사람, 행정의 논리가 아니라 교육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교육감이 필요하다.

 

30년 동안 교사로 근무했고, 교육운동가로서 학교를 바꾸기 위해 현장에서 싸워 왔다. 지금도 시민사회와 함께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의 혁신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왜 가능했는지, 그리고 지금 왜 다시 흔들리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몸으로 겪어온 사람이다.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라 삶의 공간이다. 학교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자라는 공동체다. 학교를 아는 사람이 학교를 바꾸고, 교육을 바꿀 수 있다.

 

# <더에듀>는 2026 교육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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