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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논객] ⑫통합교육이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

더에듀 | 학문의 세계는 끊임없이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평생 배우는 전문직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자가 이런 연구를 계속 접하면 좋겠지만, 매일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독자를 위해 미가 문인 원기자, 주취논객이 격주로 흥미롭고, 재미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주관적 칼럼을 통해 소개한다. 

 

 

앞서 ‘수학의 과학’이 대세가 될 것을 내다보면서 ‘통합교육이 지속되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국제기구가 지지하고 대다수 국가의 교육부도 당연한 듯 추구하고 있는 통합교육 기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멀었어도 공식적으로는 우리나라도 통합교육 전제


물론 통합교육이 세계 교육계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방향성이라고 말하면, 몇몇 사건으로 최근 통합교육에 관한 찬반 논의가 오히려 활발해진 우리나라에서는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프랑스처럼 20년 전 통합교육을 법제화했거나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처럼 유네스코에서 통합교육 실현의 모델로 칭송받지는 못했어도, 우리나라도 2008년에 이미 통합교육을 명시한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을 비준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엔 등에서 관련 통계를 요구할 때마다 최대한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자료를 요건에 맞춰서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정책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뿐 방향성은 확실히 통합교육을 향해 가기 시작한 지 오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항상 의문은 존재했지만, 이번엔 ‘전혀 근거 없다’고 주장   


그렇게 전 세계가 지향하는 통합교육에 의문이라고 한다면, 당장은 우리나라처럼 아직 통합교육 걸음마 단계에서 이뤄지는 논란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통합교육이 오래된 나라에서도 의문은 항상 제기돼 왔다.

 

대개는 중증 장애 학생에게 분리교육이 낫다는 것과 일반 학생의 교육권 침해 주장이 제기되는데, 전자는 중증 장애 학생 관련 종사자와 학부모에 국한된 목소리요, 통합교육이 정착된 나라에서 후자는 일반적으로 극단적 성향의 집단이나 충격적 사건이 있을 때만 나온다.

 

그런데 지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올해 통합교육의 효과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비 정파적 연구로 잘 알려진 미국의 대규모 연구 기관에서.


솔직한 지향점은 통합과 분리의 사이 어딘가


미국의 행동 과학,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를 80년 가까이 광범위하게 수행하고 있는 비 정파적 비영리 연구소인 ‘미국 연구 기관(American Institutes for Research, AIR)’의 연구위원인 더글러스 푹스(Doughlas Fuchs) 밴더빌트대 교수 등이 2월 10일 미국의 ‘학습 장애 연구’에 게재한 ‘지난 50년간 가장 중요한 특수교육 정책 담론의 재구성: 미국 학교에서 장애 학생을 ‘어떻게’ 대 ‘어디에서’ 교육할 것인가(Reframing the Most Important Special Education Policy Debate in 50 Years: How Versus Where to Educate Students With Disabilities in America’s Schools)’이다.

 

이 제목에서 표현했듯이 아무리 국제기구와 각국의 법제와 정책은 통합교육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해도, 사실 효과성에서나 현장에서 통합의 정도에 대한 담론은 지속되는 만큼 특수교육 정책의 향방을 쥔 가장 큰 담론 중 하나다.

 

일례로 온타리오주에서는 통합교육을 법으로 정하고 있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분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기준에서는 이런 경우 조건이 안 돼서 못 할 뿐 정부는 통합교육을 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합교육을 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우리나라도 그래서 다소 논란이 있을 때는 있지만, 통합교육을 하는 나라로 국제기구에서 인정한다. 일반 학교 내 특수학급에 주로 있는 학생이라도 일반 학급에서 교육받는 시간이 있다면 통합교육을 한다고 보기도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그 경계가 ‘최소 제한 환경’


세계적 통합교육의 흐름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라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미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만큼 보고서는 미국 장애인 교육법의 기준인 ‘최소 제한 환경(Least Restrictive Environment)’에 대한 설명에 서론 일부를 할애한다.

 

이는 ‘최대한’ 장애 학생도 제한을 최소화한 환경에서 일반 학급에 통합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분명히 일반 학급에서 제외될 수 있는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 “장애의 정도나 특성이 일반 학급에서 보조적 지원과 서비스로 교육을 만족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정도’에 한해서 통합한다는 말이다.

 

애초에 일반 학급 완전 통합을 할 때 일부 장애 학생의 교육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서 국제 사회가 통합교육을 전제한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정직히 말하면, ‘명분’만 그렇고 ‘실행’에서 완전 통합을 지향하거나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 통합과 분리 그 사이 어딘가에 있으면서 통합을 서서히 확대하지만, 분리도 포기할 생각 없는 국가가 대부분이다.


분리 교육 유지론 Vs. 폐지론, 각각 근거는 있는데...


이를 보고서는 ‘완전 통합”과 ‘일반 교육과 특수교육의 사이에 있는 다양한 배치의 연속체’를 지향하는 두 진영으로 구분했다. 결국 일반 학급이 ‘모든’ 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찬반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을 분리 교육 ‘폐지론자’와 ‘유지론자’로 구분하고 각각의 주장을, 각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연구와 함께 정리했다.

 

요약하자면, 폐지론자들은 통합교육을 하면 사회적 행동과 학업 성과가 증진되고, 통합 교육에 참여할 역량을 길러주지 않는 분리 교육이 통합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유지론자들은 분리 교육이 각 학생의 필요에 맞는 교수를 제공하기 더 쉽다고 본다. 특히, 이들은 다수의 종단 연구를 인용해 모든 장애 학생을 일반 학급에 포용하려는 노력이 많은 학생의 교육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폐지론자들 측에는 지적 장애 학부모들이 있고, 유지론자 측에는 시각·청각 장애, 언어 장애, 행동 장애, 학습 장애 학부모들이 있다. 유지론자들은 폐지론자들이 지적 장애 학생에 한정된 연구를 확대해석한다고 주장하고, 폐지론자들은 유지론자들을 분리주의자, 차별주의자로 몰고 간다.


답이 없을 때는 증거를 찾는 것이 연구자가 할 일


연구진은 이 대립을 다른 구도로 풀어본다. 폐지론자들은 ‘어디에서’ 가르쳐야 하는지가 ‘어떻게’를 정의할 수 있다고 보고, 유지론자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가 결국 ‘어디에서’를 규정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이전까지 명확하지 않고 대립만 심화하고 있는 ‘어떻게’ 대 ‘어디에서’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의도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다양한 기존 연구를 통계적인 메타 분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통합교육에 관한 교육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연구의 특성별로 분류해서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정책 따라 연구의 주류도 바뀌어


미국의 1950~1960년대에는 분리 교육이 기본이었다가 70년대에 첫 장애인 교육 법률이 제정되면서 통합 교육이 시작됐다. 이 때문에 1950~1970년대에는 특수 학급과 통합 학급의 학업 성과를 비교하는 ‘효과성 연구’가 진행됐다.

 

1980~1990년대에는 많은 장애 학생이 종일 일반 학급에 있게 되면서 일반 학급에 있는 시간과 학업 성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상관 연구가 진행됐다.

 

2000년대에는 미국 국립 보건 연구소와 국립 특수교육 연구소에서 소그룹 또는 개별 집중 지도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관들은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 기존에 주를 이뤘던 연구 방식보다 신뢰할 만한 무작위 통제 실험 연구를 진행했다.

 

이렇듯 장애 학생을 어디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현장 교육의 방법만 바뀐 것이 아니라 연구자들의 탐구 방법도 바뀌어갔다. 초기의 일부 연구는 상당히 신뢰할 수 없는 빈약한 연구였고, 최근의 연구들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연구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더 명확한 근거를 찾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연구의 종류별로 결과를 검토했다.


효과성 연구, 결국 개별화 교수의 효과만 입증


완전 통합을 지지하는 집단의 주장은 연구 결과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비장애 학생도 통합 학급에서 배웠을 때 학업, 사회성, 행동 모두에서 더 나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주요 연구 방향 중 하나가 바로 효과성 연구다. 높은 기대, 장애와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있는 환경, 장애 아동도 정상으로 보는 분위기 등 뭔가 통합 학급만의 이점이 어떤 교수법이나 교육과정을 썼는지에 상관없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갖고 양자의 교육 효과를 비교한 연구들이다.

 

1980년대에 이런 관점의 기존 연구를 모은 메타 연구가 다수 이뤄졌다. 효과를 단순히 비교했을 때 특수 학급이 통합 학급보다 소폭 부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장애 별로는 ‘교육 가능한 정신 지체(당시에 지적 장애를 가리키는 표현)’ 학생들에게는 특수 학급의 교육 효과가 부정적이었지만, 학습 장애나 행동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다소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 이렇게 단순 비교를 한 연구들은 통제하지 못한 변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후 학계에서 특수 학급 배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복합적 변인을 통제하지 못했기에 단순한 장애 분류와 배치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신뢰할 수 없는 연구로 봤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후에 연구 설계가 좀 더 건실한 연구만 분류한 메타 연구에서는 설계가 비교적 탄탄하게 된 실험연구를 살펴봤을 때 통합 학급의 긍정적 효과가 여러 장애 유형에 걸쳐 나타났지만, 이때의 통합 학급은 개별화 교수를 시행하는 형태였다.

 

당시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통합 학급이 일반 학생을 위한 방식의 교육을 할 때는 일반 학생과 가까운 수준의 성취를 보이는 장애 학생은 통합 교육의 도움을 받지만, 더 심각한 학습 문제를 가진 학생은 특수 학급에서 더 도움을 받고, 개별화 교수를 시행할 때는 더 많은 학생이 도움을 받는다고 결론 내렸다.

 

이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통합 교육의 효과를 검증했지만, 개별화 교수가 일반 학급의 보편적 특징이 될 때만 일반화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상관 연구도 통합 학급 효과성 입증 못 해


이후 장애 학생이 일반 학급에 참여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자들은 통합 교육이 효과적이라면 더 많은 시간을 일반 학급에서 보낼 때 더 큰 유익을 누릴 것이라는 가설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됐다.

 

문제는 실무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장애 학생의 통합 교육 시간을 무작위로 설정하는 일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 관점의 실험 연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신 학계는 다양한 통계적 상관 분석을 이용해 개별 학생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시간의 효과를 살펴봤다.

 

이런 연구 중 일부는 통합 학급이 더 효과적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보였지만, 선택 편의(selection bias)의 문제를 제거하지 못 했다. 표본 선정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요소를 통제하거나 걸러내지 못한 상태로 단순 비교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성취를 포함해 회귀 분석을 하거나, 일반 학급에서 보낸 시간의 차이에 따라 변하지 않지,만 배치나 성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차이를 제거하는 설계를 통해 접근한 경우는 좀 더 신뢰할 만했지만, 통합 학급이 더 효과적이라는 확증을 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한 연구가 많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연구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통합 학급이냐, 특수 학급이냐에 대한 일반화할 수 있는 답은 내리지 못했지만, 아동의 특성이 학생의 배치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집중 지도 사업의 효과는 검증됐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에서는 2000년대에 학업 부진 학생을 위한 집중 지도 사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집중 지도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사업의 특성상 무작위 통제 실험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양질의 실험 연구나 준 실험 연구가 이뤄질 수 있었다.

 

이런 연구는 주로 초등 저학년에 집중해서 이뤄졌으며, 일대일이나 소그룹 배치로 인해 일반 학급 밖의 특수 교육 환경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연구 결과 집중 지도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읽기 영역에서는 다양한 측정 점수에서 표준편차의 1/3 이상의 성과 증진을 보였고, 1~2년간 효과가 지속되기도 했다. 수학에서도 유사한 성과가 나왔다.

 

집중 지도 사업과는 별개지만, 앞서 언급하지 않았던 보고서에서 살펴본 완전 통합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주요 근거가 있는데, 바로 통합 학급 내의 장애 학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따로 개발된 특정 교수법의 적용 효과다.

 

또래 교수나 또래 지원 학습, 또래 중재 학습 등이다. 이런 교수법은 장애 학생을 포함한 저성취 학생 다수의 성취를 증진하는 효과를 충실한 검증을 통해 인정받았다. 이는 결국 교사를 통해서든 또래를 통해서든 개별 지도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통합 교육 효과는 알 수 없지만, 개별 지도는 장애 학생에게 필요


연구진은 50년 간의 연구를 고찰한 후 통합 학급 또는 특수 학급 중 ‘어디에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실하거나 불확정적인 대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더 확실하다고 결론 내린다. 따라서 ‘어떻게’ 가르칠지에 초점을 맞춰 배치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다만, 이 고찰은 정교한 메타 연구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토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연구진은 분명히 하고 있다. 다양한 연구를 기반으로 했지만, 편의 표집을 했고, 이질적인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검토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고찰이 학업 성과에 한정해 이뤄졌기 때문에 사회성 발달이나 학생 행동에 대해서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점을 연구진은 분명히 한다. 완전 통합을 지향하거나 선호하는 이유가 사회적 상호작용일 경우 결론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 연령이 학령기에 한정돼 있고, 대부분 초등 저학년이므로 그보다 어린 나이의 아동에게 이 관점을 적용할 수도 없다.

 

집중 지도 사업의 학업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학교 밖의 생활에 기능적 차이를 낼 만큼 크지 못했기에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은 통합 교실에서 개별화 교육을 하는데?


통합 교육의 효과는 검증되지 못했지만, 집중 지도가 효과가 있다는 게 결론이라면, 과거의 단순 통합은 효과가 업성도 요즘 서유럽이나 북미 국가에서 하는 보편적 학습 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와 개별화 교육(Differentiated Instruction, DI)을 활용하는 통합 교육은 효과가 있지 않겠나 싶을 수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캐나다에서도 기본적으로 수업 설계나 학급 운영에서 보편적 학습 설계와 개별화는 빠질 수 없다. 보다 중증 장애 학생이 교실에 있으면 특수교육 보조 인력이 함께 개별화를 도와준다. 미국과 서유럽 대다수 국가도 비슷하다.

 

실제로 2010년대 학계에는 이런 관점도 등장했다. 기존 연구가 통합 교육의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최근의 통합 교실은 사실상 모든 학생의 필요에 맞춤형 교육을 할 역량이 강화됐다는 관점이다.

 

문제는 통합 학급 내의 개별화가 소인수 집단이나 일대일 집중 지도만큼 이뤄지기 어렵기에 ‘개별화 교육’이라고 부르지만, ‘개인 지도’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앞서 말한 보편적 학습 설계의 바탕에서 다층적 지원 체계(Multitiered Systems of Support, MTSS)를 활용하는 것이 현대의 통합 교실에서 사용하는 개별화 교육 방식이다. 그 때문에 보고서는 이 두 가지 접근의 효과성에 대한 고찰도 하고 있다.


보편적 학습 설계, ‘매력적’이지만 ‘효과적’이진 않아


보편적 학습 설계(UDL)는 교실 안에서 다양성을 포용하는 대표적 방법으로 짧게 요약하면 다양한 흥미의 지점, 다양한 학습 수단, 다양한 이해 표현 수단을 기본적으로 교실 환경과 모든 수업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장애 학생들에게 일반 교육과정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발달했지만, 현재는 다문화 접근 등 모든 학생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특히 포용적 교육 환경을 제공하려는 교사들에게 환영받았고, 지금도 가장 흔하게 언급되고 이름처럼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접근이다.

 

그런데, 이 접근의 학업적 효과성에 대한 근거 역시 희박하다. 애초에 개념적 체계일 뿐 잘 규정된 접근법이 아니라서, 명확한 연구가 어려울뿐더러, 메타 분석을 시도한 연구들은 보편적 학습 설계 개입마다 따르는 가이드라인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효과성도 검증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UDL의 유행은 현대 국제 교직사회의 철학과 맞아떨어져 호의를 얻은 부분 외에도 상업적 배경도 있다는 점을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UDL을 개발한 ‘특수교육 맞춤 기술 센터(Center for Applied Special Technology, CAST)’는 비영리 단체이지만, 매년 여는 UDL 국제박람회에서는 많은 기술 기업이 자사 상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CAST 홈페이지에서도 파트너사를 소개하고 있다.


다층적 지원 체계, 현장 활용에 분명한 한계


보편적 학습 설계보다 구체적이면서, ‘개별화’의 개념에 더 가까운 다층적 지원 체계(MTTS) 접근은 일반 교실에서 특수 교육 지원을 받아 여러 층위의 교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일반 학급 내 특수 교육을 보이지 않게 들여온 것으로, 일각에서는 특수 교육 배치를 없앨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방식은 최근 10년 정도 안에는 효과성이 검증된 연구가 다수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연구도 상당수 있어, 연구 결과가 갈린다는 것이다.

 

특히, 유일한 미국 전역에 걸쳐 146개 연구학교에서 3년간 이뤄진 연구에서는 오히려 1학년에서는 부정적 효과를 2, 3학년에서는 아무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이 연구 설계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있어서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MTSS가 복잡하고 큰 노력이 필요한 접근이어서 실제 교실 적용이 어렵다는 참여 교사들의 기술은 현장 적용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마법 지팡이가 있다면...


보고서는 멜로디 머스그로브 전 미국 교육부 특수교육국장의 회고로 요약을 대신한다. 머스그로브는 퇴직 장애 학생 교육에 대한 정책 보고서 서문에서 특수교사로 시작해 관리직, 교육청 국장, 주 교육부 특수교육 국장, 연방 특수교육국장을 거친 경력을 회고하면서 말한다.

 

“연방 특수교육국장이 되자 누가 물었다. 마법 지팡이가 있다면, 내가 바라는 완벽한 세상에서 특수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내 대답은 ‘모든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고 개별화 교육 계획 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그는 이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완벽한 세상은… 현실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어 현행 법률, 규정, 판례는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교육에 관한 법과 정책이 왜 아직도 필요한지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문을 마치면서 “의회가 장애인 교육법을 폐지한다면, 학교가 장애 학생을 환영하고 그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설계된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증거는 희박하다”고 단언한다.

 

이번 논문을 더 자세히 읽고 싶은 독자를 위한 링크는 아래와 같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0022219425131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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