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김동환 선생님의 글, ‘성과급 갈등, 가치 논쟁이 본질은 아니다 - 곽노근 선생님의 성과급 글에 대한 반론’(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296)(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633)을 잘 읽었다. 반론 주심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의 못하는 부분이 많아 반론을 하고자 한다.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냐면서 의문을 표하고,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가치에 대한 강조가 지나칠 수도’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 김동환 선생님께서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의 어감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본래 전하려던 뜻을 조금 비틀어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점에 대해 한번 묻고 싶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정말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라고 했을지언정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자고 한 적은 없다. 그리고 그 가치만 옳으니 다른 것들은 생각도 하지 말자고 말한 것도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굳이 아래와 같은 말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좋든 싫든 이미 자리 잡은 제도를 당장 바깥으로 밀어낼 수 없는 이상,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나도 이런 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낑낑거리며 열심히 머리 맞대는 사람들 앞에 두고 어떤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하고, ‘성과급이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무책임하다.’ 이미 현실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제도이며, 예산 배정의 문제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모든 민감한 부분들을 무작정 무시하고 “성과급을 폐지하자!”라고 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가치’ 부분을 깊이 고민하지 않고 현재 틀을 무비판적으로 인정한 채 성과급을 논의하는 건 매우 성급한 일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그 본질이 ‘가치’라고 해서 다른 부분을 무시하거나 생각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아주 큰 뿌리를 하나 생각해 놓고 그 뿌리를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줄기가 제대로 뻗어나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큰 뿌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교육’이다. ‘사실’이 가치를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어떤 ‘사실적 기반’에 따라 ‘가치 판단’ 또한 변화할 수 있다”라는 말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논의에서 김동환 선생님의 이 말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시를 들었다.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 (잘못된)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저해한다. 잘못된 가치 판단: 노는 것은 나쁘다. (밝혀진)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촉진한다. 새로운 가치 판단: 노는 것은 좋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를 들면서 ‘가치 판단’의 변화를 보여줬는데, 정작 중요한 건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제가 되는 이 기본적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가치 판단이든, 새로운 가치 판단이든 존재조차 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문제 삼는 점은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었다.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글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한다. 여러 관점을 담고자 했던 것 같지만, 내 눈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 그래 보였다. 나는 잘못된 사실을 두둔한 적이 없다.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정확한 사실로 고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잘못된 사실은 기본적 가치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없음을 나는 지적한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 가치’는 계속 언급해 왔고 아래에서도 다시 다루겠지만, 다름 아닌 ‘교육’이다. 우리 모두 인정하는 가치에 대하여 김동환 선생님은 우리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가치 주장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첫째, 성과급은 교사의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둘째,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라는 둘째 전제를 첫째와 합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성과급은 교사의 교육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나는 이전 글에서 교사의 교육 성과를 성과급이 나름 ‘정당하게’ 반영한들, 그게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었다. 성과급의 처음 작업은 1등부터 꼴등까지 교사를 줄 세우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위에서 30%는 S등급, 그다음 40%는 A등급, 그다음 30%는 B 등급으로 나누고 돈을 차등 지급한다. 일반 민간 기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교사의 교육활동을 이처럼 등급으로 나눠 금전으로 재단하는 방식이 옳은 부분인지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성과급 자체에 나는 회의적이고, 폐지할 수만 있다면 폐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진지하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그 부분까지 논의를 확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잠시 나중으로 미루자. 논의를 조금 더 명료하게 하려면 일단은 김동환 선생님의 가치 주장을 받아들여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교사의 업무는 ‘비본질’이다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동환 선생님의 언급 중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업무는 우리의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의 성격도 지닌다. 모든 직업에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비본질적 성격의 업무’가 있다. 우리에게는 생기부, 복무, 각종 행사 계획 등이 그러하다. 만일 부장을 맡은 교사가 다른 교사를 대신하여 교육적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있다면 이것도 교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들의 노고가 충분히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판단하겠다.” 이렇다고 한다면 교육행정직 공무원이나 행정실무사의 업무 역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적 인프라 구축’이라는 표현은 그들에게 더 적절한 말 아닐까?’ ‘넓은 의미에서 그들이 하는 일들 또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시 오해가 있을까 덧붙이자면, 나는 그들의 일이 교사인 우리가 하는 일보다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교육’을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교육’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도와주는 역할이라서 그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나, 어쨌든 직접적인 ‘교육’을 하는 건 교사들이다. 그런데 ‘교육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당연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은 더 다양한 것들을 포함할 수 있겠지만 정말 핵심만 파고들면 교육이라는 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업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김동환 선생님도 언급했듯이 그것은 ‘비본질적’이다. 본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동의하기 힘들지만, 김동환 선생님처럼 교사의 업무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필요하다는 걸 인정한다고 쳐도 그것이 ‘비본질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원 성과급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비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당연히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성과급 지급 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비본질’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옳은 걸까? 물론 성과급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 기준에는 ‘본질’과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상담 횟수나 연수 실적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항목들 대부분은 형식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과급은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는 가 김동환 선생님의 의견 중 한 가지 더 수긍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부장을 맡은 이들 중 대부분은 승진에 관심이 없었다며 부장수당을 포기해도 상관없으니 부디 부장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입장’이었다는 것. 즉 승진 가산점과 수당은 부장업무를 맡는 데에 있어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저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맡았을 뿐이며, 따라서 성과급은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로서 교육적 이해를 가진 자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가의 측면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러하다. 부장 기피 현상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초등의 경우 많은 지역의 교사들이 할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부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승진 가산점도, 수당도 모두 필요 없다는 사람들이 그럼 성과급은 필요할까? 다시 말해 성과급 S로 준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그 성과급에 혹해 부장을 흔쾌히 맡겠냐는 거다. 일 년 동안 받는 부장수당 금액이 성과급 한 등급 간 차이보다 훨씬 많다. ‘부장 수당은 안 줘도 되니 성과급 S만 주면 나는 부장을 하겠다!’라고 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한다. 부장 수당 안 줘도 되니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할 사람은 당연히 성과급 S를 줘도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하는 게 논리적으로 훨씬 자연스럽다.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입만산님의 지적을 보자. ‘이전 학교는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을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업무에 대해 예상치 못한 교부금이 내려오거나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먼저 밑의 사례를 살펴보자. 특정 업무에 대한 예상치 못한 교부금 또는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 어찌해야 할까. 원래 예상했던 일보다 많아졌으니 그 업무를 맡은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일단 ‘예상치 못한’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나는 건 아니다. 게다가 그런 일들이 더 생긴다고 하여 부장 일보다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만약 그 일로 인해 부장 업무보다 많은 일을 한다 싶으면 한 사람이 독박쓰기 보다 관리자가 개입하여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눠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업무’라는 것은 해마다 지침이 바뀌니 어느 정도는 변동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둔다. 만약 어떤 업무를 맡은 이에게 예상치 못한 행사 추진으로 많은 일을 했으니 성과급을 더 줘야 한다고 한다면, 너도나도 이번 년도는 작년도보다 일이 많았다며 더 많은 다면 평가 점수를 요구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평가 업무를 맡은 이가 이번 년도 새로운 지침으로 작년보다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든 매년 똑같지가 않아서, 또는 내 노력과 열정 여하에 따라서 더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어느 정도는 업무 담당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많고 적음을 일일이 성과급에 반영하여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게 옳은 방향 같지는 않다. 만약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늘었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듯 공동체가 함께 일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이제 앞의 부분을 보자.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나,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고된 일에 시달리는 사례’는 어떤가? 이 부분은 통상적인 ‘업무’ 분야의 어려움과는 다르다. 학생 또는 학부모와의 어려움과 관계된 것이므로 앞에서 말한 ‘본질’, 즉 ‘가르치는 일’과 깊게 관련된 부분이다. 나는 앞서 성과급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본질’ 즉 ‘교육’, 다시 말해 가르치는 일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급은 학생 갈등, 학부모 갈등에 어려움을 겪어 고생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었는가.’ 이 질문은 다시 이 질문과 연결된다.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아래에서 이어 논의해 보자.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점에 분명하게 확신한다’라며 그것은 측정 불가능하다기보다는 단지 측정하기 어려울 뿐이다”라고 했다.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적) 성과’, ‘교육의 가치’, ‘교육활동의 성과’, ‘교육적 영향’ 등 다른 듯 비슷한 용어들을 갑자기 여러 개 사용했는데, 이는 아마 ‘업무’ 영역이 아닌,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가르치는 것(교육)’과 관련한 영역을 일컫는 것 같다. 앞 문단에서는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했던 김동환 선생님이 여기에 와서는 갑자기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면서 성과급이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지를 펼치시니 헷갈린다. 그래서 ‘성과급은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적)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아니면 ‘비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나는 김동환 선생님이 조금 더 명료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넘겨 짚어 생각해 보자면 아마도 김동환 선생님은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하면서도 내가 이전 글에서 했던 고민에 답을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주장의 명료함과는 별개로 김동환 선생님의 논지를 이어가 보자.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고 다만 어려울 뿐이라고 했다. 나는 사실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부끄럽게도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가능하더라도 김동환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환 선생님이 예로 든 우회적 방법, 즉 교사 성장의 노력을 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연수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언뜻 잘 생각나지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평가의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고 했는데 앞서 제시한 다양한 방법, 구체적으로 어떤 예시들이 있는지 더 얘기해 주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교육 성과를 측정한다고 했을 때에는 하나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의 교육적 노력,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교사의 문제해결능력, 아이들의 학습면에서의 성장, 신체면에서의 성장, 인성면에서의 성장 등 다방면의 모습을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살펴봐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정량화하는 과정, 즉 점수화하는 과정도 거쳐야 할 것이다. 성과급은 결국 교사들의 능력을 점수로 환산해서 1등부터 꼴등까지 만들어놔야만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 김동환 선생님은 교사의 교육적 성과가 측정불가능하다는 확신은 조금 위험해 보인다고 했는데, 나는 반대로 교육적 성과가 아무런 문제 없이 ‘공평정대’하게 측정 가능할 거라는 확신 또한 위험해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그게 혹시나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육적 노력을 등급으로 나눠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기는 게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하는 말이다. 성과급, 과연 있는 편이 나은가 김동환 선생님은 “본인이 꿈꾸는 이상적 교직에도 성과급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성과급 폐지가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고도 말씀했다. 자칫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조차 미루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현재 있는 성과급이 근 20년간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지금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하셨는데, 성과급이 무슨 문제를 해소해 줬는지 잘 모르겠다. 이게 뭐라고, 다면평가 기준안을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얼굴 붉히며 큰소리치는, 막장 회의하는 모습을 수시로 전해 들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말 열심히 했던 초임 시절, 나는 공식적인 연수로만 연간 400시간 이상을 들었다. ‘거꾸로 수업’을 한다고 디딤 영상을 만들고 아이들과 참 이것저것 많이 했다. 업무는 자치회였고, 그때 마침 ‘이영근 선생님’의 초등토론교육연구회에서 막 공부를 시작해 자치회를 토론과 접목하며 나름 새롭게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했더니 주변에서 알아주었고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다. 나는 기분이 좋았고 더 열심히 했다. 아이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나를 알아봐 주고 잘 따라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 뿌듯함만으로도 교직 생활을 이어갈 힘은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 년도에 성과급 B를 받았다. 내가 맡은 학년은 점수가 높았던 1학년, 6학년도 아니었고, 자치회 업무는 기피 업무로 분류되지 않아 이 역시 점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힘이 쫙 빠졌다. 그런데 이런 걸로 힘이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힘을 냈다. 그렇게 몇 번을 힘이 빠졌던 기억이 있고 그 힘 빠지는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성과급에 부정적인 까닭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그리고 ‘연차가 조금 쌓인 지금도 가끔씩 B 등급을 받기 때문일까?’ 그저 내 피해의식 때문인 걸로 치자. 이렇든 저렇든 나는 이런 성과급 시스템이 없었다면(여기서 ‘없었다’라는 것은 이런 보너스 개념의 돈을 아예 안 받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며, ‘N분의 1만큼의 돈은 당연히 받고 싶다’는 뜻이다) 맛보지 않아도 될 좌절감과 힘 빠짐을 느꼈다. ‘지금의 성과급 제도의 순기능이 정말 뭔지 잘 모르겠다.’ 모든 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일 거다. 그래서일 거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참 힘이 빠진다. * 이 글은 실천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더에듀 AI 기자 | 수학과 읽기 능력은 공통된 인지 능력 토대 위에서 상호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미국의 교육 전문 매체 Harvard Gazette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과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공동 수행 중인 연구를 보도했다. 이 연구는 미국 전역에서 약 5000명의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동의 학습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대형 종단연구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언어 이해력, 기억력, 작업 기억, 처리 속도 등 핵심 인지 요소가 두 영역 모두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연구의 주 책임자인 메러디스 로(Meredith Rowe) 교수는 “우리는 수학과 읽기가 별개의 능력인 것처럼 가르치지만, 아이들의 뇌에서는 두 능력이 굉장히 유사한 신경 회로를 공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어린 시절의 언어 경험은 두 영역 모두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아동의 초기 언어 환경이 수학 성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닌, 인지적 기반의 중첩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공동연구자인 내털리 브리튼(Natalie Brito)은 이에 대해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환경이 단지 읽기 능력 향상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학 문제 해결을 위한 언어 처리력과 기억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이건 교육 정책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였다. 한편, 연구는 팬데믹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이미 상당한 분석 데이터와 뇌 인지 패턴까지 확보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재정 부족과 인력 감축으로 인해 현재는 완결되지 못한 채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브리튼은 “지금까지 확보한 결과만으로도,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반복 훈련만 하는 접근은 매우 협소한 틀”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연구가 학문 간 통합 교육(STEAM)이나 융합 교육 철학에도 실증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언어노출, 부모와의 상호작용, 이야기 듣기와 말하기의 빈도 등이 수학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향후 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있어 언어 기반 접근법의 확대를 제안하는 근거로 작동할 수 있음에 유념하고 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국방 의무를 다한 교사들이 호봉삭감을 당했다.”/ “군필 교원을 예우하지 많고 경멸했으며, 토벌 대상이자 정리 대상으로 본 것이다.” 학력과 군경력 중복 기간을 인정치 않겠다는 교육부의 입장 변화가 없자 예비역 교사들이 불합리함을 호소하며 직접 거리에 나섰다. 지난 2020년,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관련(학력과 경력의 중복) 확인 요청’ 공문을 시행해쓰며. 2021년 경기교육청은 중복 사례 전수조사를 실시, 호봉정정과 임금 환수에 나섰다. 이 같은 문제는 대학 학기 기준은 정해져 있지만, 군입대 시점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은 데에서 시작한다. 대학은 3~8월을 1학기, 9~2월을 2학기로 나눈다. 호봉 획정 시 6월 입대자는 3개월의 군경력을 삭감당한다. 반면 9월 입대자는 온전히 인정 받는다. 이는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것으로 ‘학력과 경력이 중복되는 경우 그 중 하나만 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합리적인 상황”이라며 “군 의무복무를 성실히 마친 교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력과 군경력 중복 해석 철회 및 호봉정정 중단 ▲학력과 군 복무 기간 100% 경력 인정 지침 개정 ▲호봉 정정 및 임금 환수 조치 당한 교원들의 손실 원상회복 등을 요구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충북 교원들이 수천억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감액을 맞이한 충북교육청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정부에 삭감된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충북교육청은 최근 3년간 약 7500억원 이상의 교부금 감액 상황을 맞이했다. 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에 따름으로, 결국 노후 교육 시설 개선 지연과 필수 교육 기자재 확보 어려움, 특수 교육 확대 지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에 비례해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학생 수는 감소에 맞춰 농산어촌 학교 유지, 신규 개발지구 학교 신설, 특수교육 확대, 노후 교육 시설 개선 등 필수 교육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충북교사노조는 ▲현 정부에 이전 정부가 삭감한 초중등 교육 예산 즉각 복원 ▲기획재정부에는 내년도 예산 편성 시 교부금 부족분 적극 반영해 확충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재정 감축으로 인한 공교육의 질적 저하를 막고 안정적인 교육 환경 조성에 정부의 적극 대응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더에듀 여원동 기자 | 교사들이 주도한 교육박람회 ‘2025 K-에듀 웨이브 부산’이 지난 26일 성황리에 마치며, 부산이 에듀테크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2025 K-에듀 웨이브 부산’은 지난 24~26일 부산 벡스코에서 150여개 부스를 가득 채우며 진행됐다. 지난 24일 열린 개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김석준 부산교육감,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 정근식 서울교육감, 이군현 전 국회의원, 남경민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 곽한병 (사)한국미래교육연합회 이사장, 김광섭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 이충수 경상남도교사노동조합 위원장 등 교육계와 정계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 및 축사를 보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수도권 중심의 교육 기술 흐름을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부산이 교육 혁신과 디지털 산업 선도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교육감 역시 “생성형 AI 기반 맞춤형 학습 환경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을 도입해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150개 이상의 부스에서는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소프트웨어 코딩 등 첨단 기술이 교육과 융합되는 미래상을 제시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교사들이 참여한 경남디지털교육자연합(G-DEAL)의 수업 혁신 사례 발표와 (사)스마트교육학회 AI 기반 미래 수업 트렌드 세션이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류태호 제임스메디슨대학교 교육공학 교수와 금상택 한국AI연구소 소장은 ‘생성 인공지능 시대의 에듀테크 교육’과 ‘OPEN AI 활용 전략’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 AI가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 교수법 설계에 미치는 변화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교실 현장에서의 실질적 적용 사례를 제시하며 강의장이 열기로 가득찼다. 박람회를 주최한 정광열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정책·교사·기업이 연결되는 에듀테크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부산이 미래 교육의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박람회는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이 주최하고,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사)한국미래교육연합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교육부와 부산광역시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교육언론 더에듀 등 주요 기관의 후원으로 지역 최대 규모의 교육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전국 초중고 교원의 80%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DT)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위는 교육자료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부정 인식 이유로는 현장 준비와 지원 부족을 꼽았으며, 교원 연수 역시 유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현장 교원들이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현장 필요와 전문성에 기반한 교육전략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IDT 학교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는 전국 초중고 교원 3485명이 참여했다. 우선 설문 참여 교원의 80.4%는 AIDT를 부정적(매우 부정 46.7%, 부정 33.7%)으로 인식했다. 그 이유로는 87.4%가 AIDT 도입을 위한 학교 현장의 준비와 지원 부족(매우 부족 49.4%, 대체로 부족 38.0%)을 꼽았다. 특히 AIDT를 사용한 교원 중 32.6%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이들 중 74.8%도 현장 준비와 지원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또 교원의 78.9%는 AIDT가 교육자료로 규정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과용 도서(교과서)는 8.9%에 불과했다. AIDT의 교육자료로 지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내달 4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응답은 힘이 될 전망이다. 교원 역량 강화 연수의 실효성 역시 부정적인 답변이 앞섰다. 설문 참여 교원 중 연수 참여 교원은 75.7%였으나, 이중 61.0%는 연수가 유용하지 않다(매우 유용하지 않음 18.5%, 대체로 유용하지 않음 42.5%)고 응답했다. AIDT는 현장에서 교원들의 업무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AIDT 활용 교사의 79.7%가 업무가 증가(매우 증가 37.7%, 조금 증가 42.0%)했다고 답변했으며, AIDT에 만족을 선택한 교사들의 65.9%도 업무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중학교 교원 중 AIDT를 사용한 교원의 경우 긍정 응답 비율이 55%를 기록했다. 효과에 대해서도 (중복 답변) ‘맞춤형 학습’에 효과적(62.6%), ‘수업 흥미 유발’에 도움(68.8%), ‘교사의 수업 준비와 평가’에 도움(62.5%)이 된다고 했다. 교총은 “교원들은 AI 활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검증되거나 활용 연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과서라는 지위를 부여해 일괄 도입하는 방식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프라 구축과 안정적인 시스템 마련, 현장 적합성 검토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 이어 “실효성 있는 연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교원들의 참여 동기가 저하해 정책 동력을 얻기 어렵다”며 “획일적 도입을 강제하기보다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 준비와 업무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며 “향후 AI 활용 교육시스템 도입 시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우려와 함께 기대를 동시에 보여줬다”며 “교원들이 정책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현장의 필요와 전문성에 기반한 국가 디지털 교육 전략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2025학년도 수시 합격자는 평균 2.4개 대학에 동시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생의 중복 합격 사례가 높아 내신 관리가 수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종로학원은 28일 ‘2025학년도 학생부전형 수시 충원 규모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어디가’에 공개된 전국 201개 대학 자료가 담겼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시 합격자들은 평균 2.4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서울권 수시 합격자는 평균 2.2개 대학에 합격했으며, 경인권 2.3개, 지역권 2.5개 대학 동시 합격했다. 서울권의 경우 39개 대학에서 3만 4308명이 수시 충원 인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체 수시 선발 이원 2만 9057명 대비 118%에 달했다. 수시 충원 인원은 수시 합격생 중 다른 대학에도 합격해 이탈한 인원만큼 보충된 인원을 의미한다. 전형별로 살펴보면,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생이 평균 2.7개 대학으로 가장 많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9개 대학 동시 합격했다. 구체적으로 서울권 소재 대학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 기준 인문계열 2.9개대, 자연계열 2.6개대, 학생부종합전형 기준 인문계열 1.8개대, 자연계열 1.9개대로 집계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해도 지원자군 자체가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로 밀집돼 있다”며 “수험생들이 지나친 상향지원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중복합격으로 인한 추가합격 인원이 크게 발생해도 상위권 대학과 학과들에서는 합격점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음을 수험생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래 역량을 기르는 융합 수업의 필요성과 사서교사의 역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보 활용 능력,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등 복합적인 핵심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그중 융합 수업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융합 수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과서 밖의 검증된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때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의 풍부한 정보 자원과 전문적인 정보 탐색 능력을 바탕으로 융합 수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학교 도서관의 공간과 예산은 교사들이 자유롭게 협의하고 수업과 연계된 전시나 프로젝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교육적 배경에서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운영된 두 가지 융합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2023년과 2025년 충청남도 단위 학교 사업 선택제 ‘교육과정 연계 융합 독서 프로그램’ 사업을 기반으로 수업을 운영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생성형 AI ‘챗GPT’가 큰 화제가 되었던 2023년, 정보, 영어, 국어 그리고 사서교사가 협력해 인공지능 융합 수업을 8차시 동안 운영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직접 체험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를 체감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며 주체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보 시간에는 챗GPT의 원리와 사용법을 익히고, 챗GPT와 바드를 비교하며 생성형 AI의 특성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어 시간에는 챗GPT와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구글 독스를 통해 온라인 기반 협업 활동을 경험했다. 사서교사와 국어교사의 협력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를 읽으며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이어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읽고 KWL 학습지를 활용해 ‘이미 알고 있는 것 – 궁금한 것 –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면서 탐구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해 나갔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에서는 챗GPT와의 실제 인터뷰 사례를 분석해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혔고, 이는 영어 수업과 연계되어 실제 챗GPT와 영어 인터뷰를 수행하는 활동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챗GPT가 직접 집필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함께 읽고, AI가 만든 창작물을 분석하면서 인간의 시선이 개입되어야 하는 이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토의했다. 수업 이후에는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인공지능 관련 도서 소개뿐만 아니라, 미드저니·달리·투닝AI 등을 활용해 제작된 다양한 생성형 AI 창작물들이 함께 전시됐다. 특히 인간이 그린 그림과 AI가 생성한 그림을 나란히 전시하고 학생들이 스티커로 투표하는 코너는 큰 관심을 끌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창작 능력을 직접 체험하고, 인공지능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독서 전문가로서 학생들이 다양한 책에서 정보를 탐색하고 전략적으로 독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도서에 기반한 정보와 내용을 정리하여 교과 교사들의 교수·학습 자료 제작을 도왔다. 더불어 도서관의 자원과 예산을 활용해 수업 이후 전시회라는 후속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미술, 과학, 국어, 도덕 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하여 6차시 융합 수업 ‘미디어 속으로: 알고 보면 달라진다’를 진행했다. 이 수업은 유튜브, 숏폼 콘텐츠, SNS에 익숙한 중학생들이 미디어의 작동 원리와 그로 인한 심리적·신체적·언어적 영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2차시는 ‘왜 우리는 미디어를 소비할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하였다. 1차시에는 사서교사가 사회적 비교 이론, 강화 이론 등 심리학 개념을 읽기 자료를 통해 학습하고 새로 얻게 된 심리학 지식을 SNS 중독, 숏폼 중독 등의 사례 분석에 활용했다. 학생들은 사례 분석 후 ‘처방전’까지 작성하면서 잘못된 미디어 소비 습관에 대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자신의 소비 습관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시에서는 미술 교사가 미디어 속 디자인 요소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유튜브 썸네일 등의 사례를 통해 가르쳤다. 학생들은 광고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보며, 미디어에는 클릭이나 구매를 유도하는 제작자의 의도가 숨어있음을 체득했다. 3~4차시는 ‘미디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3차시 과학 수업에서는 전두엽과 편도체 등 뇌의 구조를 이해하고, 미디어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체험해 보았다. 내용은 같지만, 한쪽에는 퀴즈가, 다른 한쪽에는 광고가 삽입된 영상을 시청하게 한 뒤 영상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서로 비교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가 반드시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음을 배웠다. 4차시 국어 수업에서는 유행어, 줄임말, 외래어, 혐오 표현 등 미디어 언어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것이 청소년의 말과 글에 끼친 영향을 성찰했다. 이어 줄임말 금지, 다양한 형용사 사용 등의 조건이 부여된 감성 편지 쓰기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언어 사용 태도를 함양했다. 5~6차시는 ‘미디어를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다루며 미디어 윤리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졌다. 5차시 도덕 수업에서는 딥페이크, 저작권 침해 등 미디어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미디어 윤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사례를 보고 벌금을 예측하는 활동을 통해 문제 상황별 심각성과 대응 방안을 토의했다. 또한 게임 중독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률 만들어보기 활동도 진행되었다. 6차시에서는 사서교사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며 융합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정보 편향의 위험성에 대해 학습한 뒤 좋은 콘텐츠의 기준을 배우고 유튜브 콘텐츠를 별점으로 평가했다. 노션에서 ‘중학생을 위한 유튜브 채널 추천’ 페이지를 만들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하여 정리함으로써 실제 삶과 연결된 미디어 활용 역량을 길렀다. 또한 수업 말미에 ‘유튜브 리터러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자신의 성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각 교과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핵심 정보를 수집하고 교수·학습자료 개발을 지원하는 수업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번 수업은 향후 9월 독서의 달 행사와 연계될 예정이다. ‘디지털 디톡스 북피크닉’은 점심시간과 방과후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책바구니를 들고 원하는 장소에서 책을 읽는 행사로 디지털 미디어 소비에서 잠시 벗어나 전통적 미디어인 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독서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배움이 확장되는 도서관, 미래 교육의 플랫폼으로 이처럼 융합 수업을 통해 미래 역량을 기르는 과정에서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서교사의 전문적인 안내를 받으며, 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주체적인 학습 경험을 쌓는다. 학교도서관은 모든 배움이 확장되는 공간이자,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차선영=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처럼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탐구 질문을 기반으로 꾸준히 협력 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노션으로 인터랙티브 북 만들기'와 같이 에듀테크를 수업에 적용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길러주는 미디어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에서 만난 책과 정보가 학생들의 삶에 밑거름이 되어 평생학습자이자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에듀 | 중년이 되면 여러 경험을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스레 후배들에게 말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하지만 삶의 방식이 다양하고 개인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는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중년이 되면 후배들 앞에서는 되도록 말을 줄이는 것이 좋다. 따뜻한 눈길로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공감해 주는 선배가 되어주면 참 좋다. 말하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을 건네고 “후배 덕분이다”라는 감사의 마음을 같이 전하면 좋겠다. “내가 더 잘 알아”,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지적하고 판단하는 말, 내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길 은근히 강요하는 말은 될 수 있으면 하지 않기를 바란다. 후배의 강점과 장점에 집중하고,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칭찬과 격려, 응원이 훨씬 낫다. 중년이 되면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지갑을 여는 일’이다. 지갑을 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쓰라는 게 아니다. 중년의 행복을 누리게 된 것은 함께 해주고 도와준 후배들 덕분이라는 마음을 갖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라는 뜻이다. 가장 쉽게 표현하는 방법이 ‘지갑을 여는 일’일 수 있다. 후배들을 위해 식사나 찻값을 내는 것도 중년으로서 특권과 행복이 될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라는 말은 단순한 유행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 중년의 행복을 위해서는 가장 가성비 높은 방법임이 분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더 실감하게 된다. 교사는 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 후배를 가르치는 선배 교사가 아니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최소제한환경(LRE)을 아시나요? '최소제한환경(the least restrictive environment: LRE)'은 특수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원칙이다. 미국의 ‘장애인 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는 법적 용어로 ‘가능한 학생이 또래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원칙이자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배움과 경험을 확장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 용어이다. 즉, 장애 아동을 장애가 없는 또래, 가정, 지역사회로부터 가능한 최소한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개념을 의미한다.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공간과 상황을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 속 교육 환경에서는 시간의 제약, 거리의 한계, 접근성 부족, 사전 연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학습과 실제 환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한계를 서서히 허물고 있다. 이제는 특정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공간, 안전이 확보된 훈련 공간,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는 학습 공간 등을 통해 아이들이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합교육의 관점에서도 또래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장면과 맥락이 더 많이 마련되면서, 학습의 범위와 관계의 기회가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특수교육 대상자, 다문화 학생, 학습지원 대상 학생 등 느린 학습자가 ‘가능한 만큼’이 아니라, 누구나 ‘가능하게’ 만드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상황이나 심리적 불안을 줄이고, 세상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 화재 대피 훈련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고 영상과 함께 언어적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학생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VR, AR 등 실감형 콘텐츠 등의 등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수교육에서 ‘실제 상황’은 반복하기 어렵고 위험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결국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할 기능적 기술을 익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교과와 연계하여 그만큼 많이 연습하고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상현실은 실수를 허용하고, 학습을 반복하게 하며, 아이 스스로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하철 탑승, 횡단보도 건너기, 낯선 상점 이용하기, 집까지 가는 길 알아보기” 같은 활동도 이제는 360도 카메라나 VR 기반 콘텐츠를 통해 사전 학습이 가능해졌다. 특히 키오스크 이용은 많은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 높은 벽으로 느껴지는 활동 중 하나다. 화면의 흐름이 빠르고, 터치 반응이 민감하며, 뒤에서 줄을 선 사람들의 시선까지 더해지면 긴장한 나머지 미리 연습했던 부분도 생각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가상 키오스크를 통한 반복 연습은 아이들이 화면 구성을 익히고, 순서를 기억하고, 실제 기기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도록 돕는다. 이와 더불어 ‘삶과 연계’한 맥락 속에서 생활 속 필수적인 어휘를 배우고, 관련된 수개념도 함께 익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특수교육에서 삶과 연계된 학습과 함께, 학생의 심리적 안정감 확보는 학습의 기본 전제이다. 거부감 또는 무서움이 줄어들고, 예상과 예측이 가능해지면 아이는 낯선 공간에서도 안정감을 확보하고, 스스로를 믿게 된다. 그리고 그 믿음이 쌓이면 교실 밖 세상으로도 한 발 내딛을 수 있다. 가상의 공간, 360도 카메라 속 세상, 거리뷰 등의 실제와 유사한 환경은 아이들의 안전한 배움의 또 다른 도구이자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 디지털 도구를 통해 교실에서 ‘낯설지 않은 관계’를 느끼는 시간 특수학교에 재직하던 시기에 지체장애를 가진 한 학생을 학급 구성원으로 만났다. 학급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고,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다보니 아이가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체육 활동이나 기타 동적인 활동속에서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학생이 장애학생 e페스티벌의 디지털 게임 종목에 참가하게 되었다. 교사와 함께 게임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미션을 하나하나 연습하며 준비하는 과정은 학생에게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교사와 나란히 함께하는 경험의 시간이었다. 처음엔 서툴고 어색했던 디지털 도구와의 관계도 반복 학습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속에서 점점 자신만의 무기처럼 익숙한 도구가 되어갔다. 게임 안에서 전략을 세우고, 점수를 계산하고, 결과를 공유하며 그 학생은 자신이 ‘참가자’가 아닌 ‘주인공’이라는 감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 참여하는 경험을 가지면서 더욱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생이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이의 성취감과 심리적 만족감과 함께 그동안 얇은 벽처럼 느껴졌던 교사와의 거리, 그리고 디지털 세계가 이 학생에게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는 점이었다. 특수학급을 운영하게 되면서 통합학급 교실에서는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장애공감교육이 이뤄졌다. VR과 메타버스 기반의 시뮬레이션, 다양성 존중 콘텐츠, 협동형 미션 등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제한된 접근이 디지털 도구를 통해 가능한 접근으로 나아가는 모습 등을 통해 ‘배리어프리’를 주제로 통합학급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아닌, ‘함께 해결하는 사람’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해당 과정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과 포용성, 모두를 위한 기술과 환경의 필요성 등을 인식하였다. 조를 나누고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 속에서 특수교육대상학 또한 생각 이상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활동을 함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닌, ‘함께 하는 활동이 더 중요하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 자체가 또래 간 상호작용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렇듯 ‘함께’ 웃고, 말하고, 실수하고, 도전하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마침내 ‘낯설지 않은 관계’ 안에 들어서고 있었다.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이 특수교육은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교실 밖 세계, 다양한 상황, 새로운 공간을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조금은 더 차분하게 먼저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특수교육이 지향해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VR과 메타버스는 장애 학생들에게 세상을 두려움 없이 미리 걸어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실수하고, 배우며, 누구보다 먼저 세상을 만나고 있었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윤필원=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과 조금 더 편하게 연결되고, 낯선 상황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와 메타버스, 코딩 등 다양한 도구들을 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에듀테크, 교육과정, 특수교육, 통합교육, 기초학력 등의 분야에서 컨설턴트와 연수 강사로 활동하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향을 찾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정보화 분야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여전히 배움이 멈추지 않는 교사로서 일상의 수업 속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다. 기술보다 사람, 도구보다 관계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오래도록 지향하고 싶은 교사다. 이메일: whatfee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