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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사 이야기] 여전히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이다

김동환 선생님 글에 대한 재반론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김동환 선생님의 글, ‘성과급 갈등, 가치 논쟁이 본질은 아니다 - 곽노근 선생님의 성과급 글에 대한 반론’(http://www.koreateachers.org/news/articleView.html?idxno=4296)(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6633)을 잘 읽었다.

 

반론 주심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의 못하는 부분이 많아 반론을 하고자 한다.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냐면서 의문을 표하고,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가치에 대한 강조가 지나칠 수도’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 김동환 선생님께서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의 어감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 본래 전하려던 뜻을 조금 비틀어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점에 대해 한번 묻고 싶다.

 

김동환 선생님은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정말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성과급 논쟁의 본질이 ‘가치’라고 했을지언정 교육적 가치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제를 덮자고 한 적은 없다. 그리고 그 가치만 옳으니 다른 것들은 생각도 하지 말자고 말한 것도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굳이 아래와 같은 말은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좋든 싫든 이미 자리 잡은 제도를 당장 바깥으로 밀어낼 수 없는 이상, 그 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나도 이런 일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낑낑거리며 열심히 머리 맞대는 사람들 앞에 두고 어떤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런 회의는 없어져야’하고, ‘성과급이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무책임하다.’

 

이미 현실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제도이며, 예산 배정의 문제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모든 민감한 부분들을 무작정 무시하고 “성과급을 폐지하자!”라고 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과급 논쟁의 본질은 ‘가치’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가치’ 부분을 깊이 고민하지 않고 현재 틀을 무비판적으로 인정한 채 성과급을 논의하는 건 매우 성급한 일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그 본질이 ‘가치’라고 해서 다른 부분을 무시하거나 생각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아주 큰 뿌리를 하나 생각해 놓고 그 뿌리를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줄기가 제대로 뻗어나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큰 뿌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교육’이다.

 

‘사실’이 가치를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어떤 ‘사실적 기반’에 따라 ‘가치 판단’ 또한 변화할 수 있다”라는 말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하는 논의에서 김동환 선생님의 이 말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시를 들었다.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

(잘못된)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저해한다.

잘못된 가치 판단: 노는 것은 나쁘다.

(밝혀진) 사실: 노는 것은 성장을 촉진한다.

새로운 가치 판단: 노는 것은 좋다.

 

김동환 선생님은 이런 예를 들면서 ‘가치 판단’의 변화를 보여줬는데, 정작 중요한 건 ‘기본적 가치: 성장은 좋다’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제가 되는 이 기본적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가치 판단이든, 새로운 가치 판단이든 존재조차 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문제 삼는 점은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었다. 기본적 가치가 빠져 있는 글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한다. 여러 관점을 담고자 했던 것 같지만, 내 눈엔 김승현 선생님의 글이 그래 보였다.

 

나는 잘못된 사실을 두둔한 적이 없다.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정확한 사실로 고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잘못된 사실은 기본적 가치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없음을 나는 지적한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 가치’는 계속 언급해 왔고 아래에서도 다시 다루겠지만, 다름 아닌 ‘교육’이다.


우리 모두 인정하는 가치에 대하여


김동환 선생님은 우리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가치 주장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첫째, 성과급은 교사의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둘째,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교사의 성과는 교육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라는 둘째 전제를 첫째와 합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성과급은 교사의 교육 성과를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

 

나는 이전 글에서 교사의 교육 성과를 성과급이 나름 ‘정당하게’ 반영한들, 그게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었다.

 

성과급의 처음 작업은 1등부터 꼴등까지 교사를 줄 세우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위에서 30%는 S등급, 그다음 40%는 A등급, 그다음 30%는 B 등급으로 나누고 돈을 차등 지급한다.

 

일반 민간 기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교사의 교육활동을 이처럼 등급으로 나눠 금전으로 재단하는 방식이 옳은 부분인지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성과급 자체에 나는 회의적이고, 폐지할 수만 있다면 폐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으나 진지하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그 부분까지 논의를 확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잠시 나중으로 미루자.

 

논의를 조금 더 명료하게 하려면 일단은 김동환 선생님의 가치 주장을 받아들여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교사의 업무는 ‘비본질’이다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동환 선생님의 언급 중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업무는 우리의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의 성격도 지닌다. 모든 직업에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비본질적 성격의 업무’가 있다. 우리에게는 생기부, 복무, 각종 행사 계획 등이 그러하다. 만일 부장을 맡은 교사가 다른 교사를 대신하여 교육적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있다면 이것도 교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들의 노고가 충분히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판단하겠다.”

 

이렇다고 한다면 교육행정직 공무원이나 행정실무사의 업무 역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적 인프라 구축’이라는 표현은 그들에게 더 적절한 말 아닐까?’

‘넓은 의미에서 그들이 하는 일들 또한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시 오해가 있을까 덧붙이자면, 나는 그들의 일이 교사인 우리가 하는 일보다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교육’을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교육’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도와주는 역할이라서 그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나, 어쨌든 직접적인 ‘교육’을 하는 건 교사들이다.

 

그런데 ‘교육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당연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은 더 다양한 것들을 포함할 수 있겠지만 정말 핵심만 파고들면 교육이라는 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업무’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김동환 선생님도 언급했듯이 그것은 ‘비본질적’이다. 본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동의하기 힘들지만, 김동환 선생님처럼 교사의 업무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필요하다는 걸 인정한다고 쳐도 그것이 ‘비본질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원 성과급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비본질’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당연히 ‘본질’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성과급 지급 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비본질’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옳은 걸까?

 

물론 성과급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 기준에는 ‘본질’과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상담 횟수나 연수 실적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항목들 대부분은 형식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과급은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는 가


김동환 선생님의 의견 중 한 가지 더 수긍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부장을 맡은 이들 중 대부분은 승진에 관심이 없었다며 부장수당을 포기해도 상관없으니 부디 부장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입장’이었다는 것. 즉 승진 가산점과 수당은 부장업무를 맡는 데에 있어 실질적인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저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맡았을 뿐이며, 따라서 성과급은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로서 교육적 이해를 가진 자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가의 측면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러하다.

 

부장 기피 현상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초등의 경우 많은 지역의 교사들이 할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부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승진 가산점도, 수당도 모두 필요 없다는 사람들이 그럼 성과급은 필요할까? 다시 말해 성과급 S로 준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그 성과급에 혹해 부장을 흔쾌히 맡겠냐는 거다.

 

일 년 동안 받는 부장수당 금액이 성과급 한 등급 간 차이보다 훨씬 많다. ‘부장 수당은 안 줘도 되니 성과급 S만 주면 나는 부장을 하겠다!’라고 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한다.

 

부장 수당 안 줘도 되니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할 사람은 당연히 성과급 S를 줘도 부장 안 하겠다고 말하는 게 논리적으로 훨씬 자연스럽다.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


수당이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입만산님의 지적을 보자.

 

‘이전 학교는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을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업무에 대해 예상치 못한 교부금이 내려오거나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먼저 밑의 사례를 살펴보자.

 

특정 업무에 대한 예상치 못한 교부금 또는 교육 행사가 추진되는 경우, 어찌해야 할까. 원래 예상했던 일보다 많아졌으니 그 업무를 맡은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일단 ‘예상치 못한’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나는 건 아니다.

 

게다가 그런 일들이 더 생긴다고 하여 부장 일보다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만약 그 일로 인해 부장 업무보다 많은 일을 한다 싶으면 한 사람이 독박쓰기 보다 관리자가 개입하여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눠서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업무’라는 것은 해마다 지침이 바뀌니 어느 정도는 변동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둔다.

 

만약 어떤 업무를 맡은 이에게 예상치 못한 행사 추진으로 많은 일을 했으니 성과급을 더 줘야 한다고 한다면, 너도나도 이번 년도는 작년도보다 일이 많았다며 더 많은 다면 평가 점수를 요구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평가 업무를 맡은 이가 이번 년도 새로운 지침으로 작년보다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든 매년 똑같지가 않아서, 또는 내 노력과 열정 여하에 따라서 더 많아지기도 하고 적어지기도 한다. 어느 정도는 업무 담당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많고 적음을 일일이 성과급에 반영하여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게 옳은 방향 같지는 않다. 만약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늘었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듯 공동체가 함께 일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이제 앞의 부분을 보자.

 

‘한 학생이 너무나 두려워 차라리 부장 맡기를 희망하는 경우’나, ‘예상치 못한 갈등 사안으로 부장 이상의 고된 일에 시달리는 사례’는 어떤가? 이 부분은 통상적인 ‘업무’ 분야의 어려움과는 다르다.

 

학생 또는 학부모와의 어려움과 관계된 것이므로 앞에서 말한 ‘본질’, 즉 ‘가르치는 일’과 깊게 관련된 부분이다.

 

나는 앞서 성과급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본질’ 즉 ‘교육’, 다시 말해 가르치는 일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급은 학생 갈등, 학부모 갈등에 어려움을 겪어 고생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었는가.’

 

이 질문은 다시 이 질문과 연결된다.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아래에서 이어 논의해 보자.


성과급은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점에 분명하게 확신한다’라며 그것은 측정 불가능하다기보다는 단지 측정하기 어려울 뿐이다”라고 했다.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적) 성과’, ‘교육의 가치’, ‘교육활동의 성과’, ‘교육적 영향’ 등 다른 듯 비슷한 용어들을 갑자기 여러 개 사용했는데, 이는 아마 ‘업무’ 영역이 아닌,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가르치는 것(교육)’과 관련한 영역을 일컫는 것 같다.

 

앞 문단에서는 교사의 업무도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했던 김동환 선생님이 여기에 와서는 갑자기 교육의 가치가 본질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면서 성과급이 교육 성과를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지를 펼치시니 헷갈린다.

 

그래서 ‘성과급은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적)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아니면 ‘비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반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나는 김동환 선생님이 조금 더 명료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넘겨 짚어 생각해 보자면 아마도 김동환 선생님은 업무 영역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긍정하면서도 내가 이전 글에서 했던 고민에 답을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주장의 명료함과는 별개로 김동환 선생님의 논지를 이어가 보자.

 

김동환 선생님은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고 다만 어려울 뿐이라고 했다. 나는 사실 교육 성과를 측정하는 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

 

부끄럽게도 그만큼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다만, 가능하더라도 김동환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환 선생님이 예로 든 우회적 방법, 즉 교사 성장의 노력을 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연수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언뜻 잘 생각나지 않는다.

 

김동환 선생님은 평가의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고 했는데 앞서 제시한 다양한 방법, 구체적으로 어떤 예시들이 있는지 더 얘기해 주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교육 성과를 측정한다고 했을 때에는 하나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의 교육적 노력,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교사의 문제해결능력, 아이들의 학습면에서의 성장, 신체면에서의 성장, 인성면에서의 성장 등 다방면의 모습을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살펴봐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정량화하는 과정, 즉 점수화하는 과정도 거쳐야 할 것이다.

 

성과급은 결국 교사들의 능력을 점수로 환산해서 1등부터 꼴등까지 만들어놔야만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

 

김동환 선생님은 교사의 교육적 성과가 측정불가능하다는 확신은 조금 위험해 보인다고 했는데, 나는 반대로 교육적 성과가 아무런 문제 없이 ‘공평정대’하게 측정 가능할 거라는 확신 또한 위험해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그게 혹시나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육적 노력을 등급으로 나눠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기는 게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하는 말이다.


성과급, 과연 있는 편이 나은가


김동환 선생님은 “본인이 꿈꾸는 이상적 교직에도 성과급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성과급 폐지가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고도 말씀했다.

 

자칫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조차 미루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현재 있는 성과급이 근 20년간 교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지금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하셨는데, 성과급이 무슨 문제를 해소해 줬는지 잘 모르겠다. 이게 뭐라고, 다면평가 기준안을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얼굴 붉히며 큰소리치는, 막장 회의하는 모습을 수시로 전해 들어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말 열심히 했던 초임 시절, 나는 공식적인 연수로만 연간 400시간 이상을 들었다. ‘거꾸로 수업’을 한다고 디딤 영상을 만들고 아이들과 참 이것저것 많이 했다.

 

업무는 자치회였고, 그때 마침 ‘이영근 선생님’의 초등토론교육연구회에서 막 공부를 시작해 자치회를 토론과 접목하며 나름 새롭게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열심히 했더니 주변에서 알아주었고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다. 나는 기분이 좋았고 더 열심히 했다. 아이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나를 알아봐 주고 잘 따라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 뿌듯함만으로도 교직 생활을 이어갈 힘은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 년도에 성과급 B를 받았다. 내가 맡은 학년은 점수가 높았던 1학년, 6학년도 아니었고, 자치회 업무는 기피 업무로 분류되지 않아 이 역시 점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힘이 쫙 빠졌다. 그런데 이런 걸로 힘이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힘을 냈다. 그렇게 몇 번을 힘이 빠졌던 기억이 있고 그 힘 빠지는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성과급에 부정적인 까닭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그리고 ‘연차가 조금 쌓인 지금도 가끔씩 B 등급을 받기 때문일까?’ 그저 내 피해의식 때문인 걸로 치자.

 

이렇든 저렇든 나는 이런 성과급 시스템이 없었다면(여기서 ‘없었다’라는 것은 이런 보너스 개념의 돈을 아예 안 받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며, ‘N분의 1만큼의 돈은 당연히 받고 싶다’는 뜻이다) 맛보지 않아도 될 좌절감과 힘 빠짐을 느꼈다.

 

‘지금의 성과급 제도의 순기능이 정말 뭔지 잘 모르겠다.’

 

모든 건 내가 한 번도 S 등급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일 거다. 그래서일 거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참 힘이 빠진다.

 

* 이 글은 실천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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