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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사 이야기] 모든 나쁜 기억이 '트라우마'는 아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아~~ PTSD 와요!!”

“아~~ 저 그거 트라우마예요!!”

 

최근 교실에서 종종 들려오는 학생들의 말이다.

 

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의학 및 심리학 용어인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를 뜻하는 또 다른 의학 및 심리학 용어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일상에서 흔히 쓰인다.

 

그러나 작은 좌절이나 갈등을 겪을 때마다 본인과 주변이 지나친 우려를 표하고, 심지어 그 경험이 ‘트라우마’가 될까 염려하며 ‘PTSD’로 정의되는 모습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자신과 자녀 혹은 학생을 향한 보호 본능과 애정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보호 본능이 과도해지면, 역설적으로 학생의 자율적 성장을 막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불안한 아이 뒤에는 불안한 부모가 있다’의 저자인 교사 현운석은 부모의 불안을 ‘불확실성, 평가나 책임에 대한 부담, 불확실한 정보, 불공정한 기대와 지나친 비교·경쟁 문화에 의한 균열이자 총체적인 흔들림’으로 정의하며, 이러한 ‘흔들림이 결국 붕괴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모든 나쁜 기억이 트라우마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트라우마’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면서, 사소한 부정적 사건이나 경험까지 모두 트라우마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러나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를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 수반된 특정한 사건으로 한정해 정의한다.

 

작은 실패나 일상적인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트라우마로 치부할 경우, 오히려 학생들은 삶의 크고 작은 난관에 대응하는 힘을 기르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부정적인 기억조차 성장의 필수요소가 된다는 점은 교육학과 심리학에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이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실패가 아니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태도이다.

 

이러한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들은 좌절과 어려움을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도전 과제를 기꺼이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학습과 인격적 성장이 더 큰 폭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부정적인 사건을 무조건 회피하는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결국 더 큰 좌절 앞에서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불구하고’가 아닌 ‘덕분에’


김주환 교수는 “성공한 사람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것이 아니라, 역경 덕분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역사적 인물들을 돌아보자.

 

링컨은 수많은 정치적 패배와 개인적 슬픔을 겪었지만 결국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발명가 에디슨 역시 수천 번의 실패 끝에 전구 발명에 성공했고,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다만 1만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는 그의 유명한 어록은 아직도 회자된다.

 

이들에게 부정적 경험은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의 디딤돌이었다. 심지어 사람들이 ‘차라리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라고 평가하는 사건마저도, 결국 인생을 변화시키고 시야를 넓혀주는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할 마음가짐은 ‘성장 마인드셋’이다.

 

부정적인 기억을 무조건 회피하고 막는 것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학생에게 훨씬 더 건강한 성장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 학생들이 작은 좌절과 어려움을 충분히 경험하고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다면, 결과적으로 더욱 강인하고 자율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것이다.

 


의학, 심리학과 구분되는 교육학의 입장이 있다


결론적으로, 지나친 보호 대신 적절한 도전과 성장을 격려하는 환경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학생들에게 선물해야 할 교육적 자산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 환경은 어떠한가? 학생에게 트라우마가 생길까 봐 전전긍긍하며, ‘혹시라도 PTSD가 생기진 않을까?’ 하며 모든 도전을 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트라우마와 PTSD를 명분으로 교사의 교육 권한을 침해하고 아동학대로 고소하고 있지는 않은가?

 

교사 천경호는 이미 실천 아레나 ‘오은영 박사와 교사에 대하여’에서 이러한 세태를 고발하며, 단편적인 심리학 지식으로 무장한 이들이 교실을 상담실로 만들어 주길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며 학생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필자는 학교를 둘러싼 구성원들이 인식해야 할 것은, 의학 및 심리학과 구분되는 교육학의 관점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교육학은 학생을 배우는 사람으로 보고 있고, 학생의 성장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또 많은 경우, 학교 현장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심리학은 어떠할까? 심리학적 관점에서 학생을 바라본다면, 심리 및 발달 단계 분석의 대상이나 치유 및 상담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주요한 공간적 배경은 가정 및 사회 전반, 상담심리의 경우 상담실이 될 것이다.

 

의학은 어떠할까? 의학적 관점에서 학생을 바라본다면, 치료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주요한 공간적 배경은 역시 상담실이나 진료실 혹은 수술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관점을 토대로 학교에서 학생을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할까? 누가 학교를 성장 마인드셋을 지지하는 환경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위 글은 실천교육교사모임 홈페이지의 실천아레나를 요약 및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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