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2년에 공동으로 발표한 ‘2012 학교스포츠클럽 육성계획’에 의하면 2011년도에 등록된 초등학교 스포츠클럽은 총 4만 6884개, 참여 학생은 무려 62.1%라는 경이적인 통계를 볼 수 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초등에서 스포츠클럽은 최소 위 수준을 기준으로 더 활성화되어 있어야 할 테지만, 이미 우리는 현실을 알고 있다. 이 클럽들은 대부분 숫자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라는 것을.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어 있는 우리 학교를 예로 들면, 실제로 활동하는 클럽 수는 5개, 참여 학생은 중복 학생까지 포함해 계산해도 110명 정도이다. 전체 학생 수가 920명이니 대략 12% 정도의 참여율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도 이러한 현실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인지 매년 학기 초에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체육교육 활성화’, ‘여학생 체육 활성화’ 같은 공문을 보내고, 얼마 전부터는 학교스포츠클럽 지도자에게 일정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라는 지침과 예산을 내려보낸다.
이때 예산은 공모사업 형태로 ‘신청’하게끔 하는데,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어 지도자가 많은 학교는 이 예산을 신청해 지도자에게 약간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보통 학교 자체로 예산을 일정 부분 편성하기도 하지만, 금액은 보통 15시간이나 20시간 정도를 계산하고 이마저도 한 사람분 정도만 책정된다.
스포츠클럽을 1년 동안 열심히 지도하는 경우, 대회 참가 시간을 제외하고도 거의 100시간 이상의 시수가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지도자는 소위 말하는 ‘무료 봉사’, ‘열정 갈아 넣기’로 지도한다.

초등에서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일단 지도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의 현실화가 가장 우선이다.
뭔가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싶은데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영역이라면, 어떻게든 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가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나를 포함해 체육에 열정을 가진 40~50대 교사는 그저 ‘열정’만으로 본인들을 ‘갈아 넣기’했지만, 이런 상태는 절대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당장 우리 지역의 모든 스포츠클럽 대회를 주관하고 관리하는 ‘체육 연구회(스포츠클럽 지원단)’만 하더라도 점점 평균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교사의 신규 유입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젊은 사람들이 돈만 밝힌다고? 아니다. 이제 더 이상 공짜로 사람을 ‘갈아 넣는’ 시스템의 수명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현상이다.
최근 2025학년도 체육 관련 공모 예산안을 보고 연구회 사람들은 꽤 충격을 받았다. 일반 스포츠클럽 관련 공모 예산은 전부 삭제되고, 대신 맨발 걷기, 바둑, 당구에 몇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나라가 어려워서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알겠는데, 그나마 부족한 예산이 집중되는 곳을 살펴보니 화가 나는 것을 넘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바둑, 당구 같은 경우는 실제로 하는 학교가 몇 개 되지도 않는 데다가, 맨발 걷기는 운동장의 규모를 줄이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위한 시설을 만드는 공사로 예산이 다 나가버린다.
심지어 맨발 걷기는 또 해당 협회 강사를 활용하라는 지침까지 나온다고 하니, 말 그대로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싶으면 돈 밝히지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너를 갈아 넣으라’는 메세지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원하십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부디 학교체육과 스포츠클럽에 좀 예산을 써 주시고, 지도자에게 최소한의 보상을 해주세요.
예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보물(재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태복음 6장 2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