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남윤희 기자 | 서울 학생들의 수리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늘고 상위권 학생이 줄어드는 반면, 문해력은 상위권 학생이 늘며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육청은 14일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사는 초4·초6·중2·고1 약 9만 4000명(해당 학년 전체 학생 수 대비 약 35%)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학생별 학습 역량을 진단해 맞춤형 학습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 학생들의 역량은 1수준(기초 미달)부터 4수준(우수)까지 네 단계로 구분해 평가했다. 수리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위권 비율이 증가했으며 상위권 비율은 고등학교 들어 뚝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 하위권(1수준) 비율은 4.12%였으나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13.68%로 약 3배 늘었다. 반면 상위권(4수준) 비율은 초등학교 4학년 43.80%에서 고등학교 1학년 34.19%로 약 9.6%p 감소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상위권 비율이 비교적 높았으나 중학교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문해력은 모든 학년에서 상위권 비율이 증가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위권(1수준) 비율은 초등학교 4학년 3.42%에서 고등학교 1학년 7.02%로 약 3.6%p 늘었다. 초등학교 4학년 상위권(4수준) 비율은 30.16%에서 고등학교 1학년 52.13%로 약 22%p 상승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가 서울 학생들의 역량 교육 강화에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확한 진단과 원인 분석을 통해 학생 역량 진단검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진단검사를 통해 측정한 수리력은 학습과 일상을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서 수학의 내용과 방법을 활용해 추론, 의사소통, 문제해결을 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문해력은 학습과 삶의 맥락에서 다양한 내용(교과 내용 영역)과 형식(매체 및 장르 포함)의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능력을 뜻한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컴퓨터 기반 검사(CBT)를 도입해 700개교 약 12만명(전체 대상 학생의 약 50%)이 진단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CBT 도입으로 진단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태에 맞는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4년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 시상식’을 오는15일 개최한다.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는 교사의 자발적 수업 혁신을 지원하고 학교 현장의 연구 문화 조성 및 다양한 수업 혁신 우수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실시돼 왔다. 올해 연구대회에는 총 175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시도 예선을 거쳐 본선에서 최종 입상작 383편(초등 232편·중등 151편)이 선정됐다. 올해는 우수 입상자 100명에게 국외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세계 3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벳쇼(BETT SHOW)’ 참관 및 영국 현지학교 교사와의 토론회 참여 등 다양한 선진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입상한 연구보고서는 여러 교사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에듀넷 티클리어에 탑재된다. 입상작 내용은 수업 지도안·수업자료(입상작 1편 당 25~30차시 수업 분량)로 활용될 수 있도록 2월 말 함께학교 사이트 내 '수업의 숲'에 게시될 예정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바쁜 와중에도 연구 활동을 통해 수업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수업 혁신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생님들이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작품의 제주 4·3 관련 내용이 수학여행 체험 프로그램으로 개발된다. 제주교육청과 제주도관광협회는 13일 교육청에서 수학(교육)여행 학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16개 시·도교육청 소속 학교의 제주 수학여행 유치, 현장 체험학습 관련 청렴도 향상, 도내 학생 대상 제주 관광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공동 관광 교육 사업 발굴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강동훈 관광협회장은 협약식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작품의 제주4·3과 관련한 교육여행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교육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제주 수학여행 학교 유치를 위해 16개 시·도교육청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며 “더불어 도내 학생을 위해 제주도관광협회와 협업해 다양한 현장 체험 학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이 무혐의 판단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도록 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현행법은 경찰이 아동학대 신고 건을 신속히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도록 명시돼 있어 경찰이 무혐의 판단을 한다 해도 검찰 송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중 조사의 폐해를 해소하고자 검경 수사권이 조정돼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부여됐고, 교권 5법 개정으로 교육감의 아동학대 신고 관련 의견 제출이 의무화됐다”며 “그럼에도 무혐의 종결된 사안까지 검찰에 송치하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이 무혐의 판단한 아동학대 신고 사안은 불송치 종결해야 한다”며 “교원과 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여야가 협력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교총은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위해 전임 교총 회장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조속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입법에 공동 협력할 방침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고교무상교육 비용 일부를 국가가 부담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요구(거부권)할 예정인 가운데,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교육청 재정 어려움 가중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고교무상교육 재원의 47.5%를 중앙정부가 편성하도록 한 특례 조항은 지난해 말 법률 효력이 만료하는 한시법으로 제정돼 있었다. 이에 야당은 교육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기존 조항을 3년 연장하도록 의결했으며,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이 이에 대응에 3년 연장을 전제로 정부의 분담 비율을 2025년 15%, 2026년 10%, 2027년 5%로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14일(오늘)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우려 섞인 성명을 발표했다. 정 교육감은 “일몰기한 3년 연장 개정법안이 통과돼 교육청 재정에 숨통을 틔우는 효과를 기대했다”면서 “정부는 시도교육청에 재정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재의요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개정법안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연간 약 1850억원의 추가 부담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교육 재정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세수 감소 영향으로 본예산 기준 2023년 12조 8915억원, 2024년 11조 1605억원, 2025년 10조 8027억원으로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6657억원 적립한 재정안정화기금도 지난해 절반 정도인 3300억원을 이미 사용한 상태이다. 이 상황에서 1850억원을 매년 추가로 부담한다면 재정안정화기금이 고갈돼 지방채 발행 사태로 나아갈 수 있음을 밝혔다. 정근식 교육감은 “서울교육청은 인건비, 학교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 비중이 전체 예산의 76% 이상을 차지한다”며 “재정악화는 결국 교육환경개선 시설비, 학생안정예산 등의 감축으로 이어져 교육 여건 악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교무상교육 경비 부담에 대한 특례 조항이 연장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강원교육청과 강원교사노조가 정책협의회를 갖고 보결수당 인상, 초등학교 보직교사 배치기준 상향, 학생 분리지도비 지급 등 5대 의제에 전격 합의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오늘(13일) 두 차례에 걸친 2024년 제1차 정책협의회를 열고 ▲보결수당 1만 5000원-> 2만원 인상 ▲학생생활지도 고시 근거 교육활동보호와 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생 분리지도비 지급 ▲현장체험학습 사전답사 시 출장여비와 초과근무수당 병행지급 ▲초등학교 보직교사 배치기준 상향 ▲교육과정 설명회 학부모 연수자료 배포 등 교사의 근무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의 5가지 정책의제에 합의했다. 손민정 강원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활동에 대한 수당 지급은 우리 선생님들이 져야 할 책임의 무게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며 “선생님들의 책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당 상향 조정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권 보호의 첫 단추는 교사가 마음껏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르칠 수 있는 학교, 존중받는 선생님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교육청에 적극적으로 현장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민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제5대 위원장 선거에서 61.55%의 투표율에 99.29%의 압도적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방경진 수석부위원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룬 이들은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 확대 ▲강원특별자치도 특례법 제정을 통한 교사 정원 확보 ▲학급 당 최소 학생 수 기준 감축 ▲교육환경 개선 ▲각종 수당 및 복지포인트 전국 1위 수준 인상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2025년 교육부 주요 업무 추진 방안 협의 및 신학기 준비를 위해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가 13일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5년 교육부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시도교육청과 공유하고, 교육부-교육청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교육 현장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이뤄지도록 핵심적인 추진 과제의 원활한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신학기를 앞두고 주요 교육정책의 현장 안착 및 학교 안전 점검 등이 꼼꼼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학기 준비 상황을 논의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특히 올해 늘봄학교의 지원 대상이 기존 초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까지로 확대되고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며, 모든 고등학교(1학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만큼 철저한 신학기 준비를 당부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올해 교육부는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해 기회의 사다리가 되는 공정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5대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며 “먼저 국가책임 교육·돌봄을 위해 영유아 교육·보육을 강화하고 늘봄학교를 안정적으로 확대해 출발선 평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사교육과 입시 부담을 완화하고 맞춤형 지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AI 디지털교과서 등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으로 학생 개별 맞춤교육을 실현하고,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 및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과 국가의 동반 도약을 위해서는 교육발전특구, 라이즈 체계 본격 가동 등을 통해 지역 격차를 해소해 나가며, 직업계고 육성 및 대학생 학자금 지원 확대 등으로 청년 성장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 덧붙였다.
더에듀 정지혜 기자 |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사립학교 임원의 겸직금지와 이사회 회의록 공개, 중앙투자심사 회의록 작성·공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은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지방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정 의원은 “일부 학교법인이 회의록을 비공개하거나, 심각하게 축약해 회의록 공개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나 법인에 용역이나 물품을 제공하는 업체의 임직원이 학교법인의 임원으로 선임된 사례도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행 지방재정법에서는 투자심사의 결과만 통보·공개할 뿐, 투자심사 결과의 사유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행정의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사립학교법 개정안’에서 ▲이사회 회의록 홈페이지 게재 및 공개 ▲녹취록의 작성과 10년 보관 ▲학교법인 이사 및 감사는 1000만원 이상 용역거래를 하는 법인의 임직원 겸직을 방지하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와 임원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도록 규정했다. 지방재정법 개정안에서는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투자심사 시 회의록 작성 및 심사 의뢰자 등 관계자가 회의록 요청 시 공개하도록 규정해 좀 더 투명한 재정 운용이 이뤄지도록 했다. 정을호 의원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하는 교육과 지방 재정이 방만한 회의와 사익 추구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개정안이 사립학교와 행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더에듀 | 6~21세 학령인구가 2015년 892만명에서 2024년 714만명으로 크게 줄면서 작은학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서울 등 대도시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은 작은학교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더에듀>는 ‘띵동! 작은학교입니다’의 저자 장홍영 교사(경북교육청 소속 6학급 학교 근무)를 통해 작은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탐구해 보고자 한다. 장 교사는 “경험은 적지만 신규의 마음은 신규가 가장 잘 알기에 혼자 힘들어하고 계실 신규 선생님을 응원하며 글을 썼다”며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어떤 선생님들께 누가 되지 않으면서, 어떤 선생님들껜 감히 조그마한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복식학급인 1·3학년을 맡은 2년 차부터 우리를 추억할 수 있는 실물 자료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인터넷 드라이브에 사진이 한가득 있지만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3년 차부터 학급문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만든 학급문집엔 글도 있지만 사진도 많이 들어있어서 언뜻 보면 앨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쓴 글도 들어있기에 학급문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3년 차엔 ‘하하호호 5학년’을 맡았다. 학급 이름도 3년 차부터 짓기 시작했다. ‘하하호호’는 말 그대로 아이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학교를 다니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고, 초성마다 의미도 부여했다. ‘하’나뿐인 ‘하’루를 ‘호’기롭고(씩씩하고) 즐겁게(好: 즐거울 ‘호’) 학급문집에는 아이들의 활동 및 작품 사진과 나의 편지, 아이들의 일기, 이름 삼행시, 자기소개 10문 10답, 설문 조사(질문 예시; 연예인이 될 것 같은 친구는? 가장 먼저 결혼을 할 것 같은 친구는?), 우리 반 반창회 상상하기 등의 내용을 담았다. 첫 학급문집이 완성된 후, 우리 반은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그런데 우리의 출판 기념회를 기특하게 여기신 선생님들이 보도자료를 제출하라며 조언해 주셨다. 우리의 추억은 곧 다양한 신문사에 실리게 되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다른 학교 선생님들께 “신문 잘 봤어요~”라는 연락을 많이 받으셨다고 했다. 그런데 재밌었던 건 신문 기사에 내가 아닌 다른 반 선생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내가 다른 반 선생님들과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기자는 그 선생님이 나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 초대장은 전교생과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만들었다. 우선 내가 아이들 활동사진을 인쇄한 뒤 코팅해 나눠주면 아이들은 사진 뒷면에 날짜, 장소, 초대 문구 등의 내용을 손글씨로 적었다. 그리고 선생님과 전교생에게 아이들이 초대장을 나누어주었다. 당일 아침엔 복도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WELCOME 5’ 풍선을 불어 칠판을 꾸몄다. 나중에 이곳은 포토존으로 쓰였다. 나는 초대장을 우리 사진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이용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초대장 사진에 있는 학생에게 초대장을 내면 마이쮸를 드립니다.’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 당일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급식을 빨리 먹고 교실로 모였다. 일찍 와서 줄을 서 있는 언니와 동생들을 보며 아이들은 상기된 얼굴로 “선생님! 벌써 줄 서 있어요!”라고 외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이 되어 출판 기념회가 시작되었다. 출판 기념회 행사에 참여하려면 우리 반 학생들이 내는 퀴즈를 맞혀야 했다. 다행히 학생들은 학년에 맞춰 퀴즈 난이도를 조절하며 재치 있게 진행하고 있었다. 교실에 입장한 후 가져 온 초대장 사진은 교실 창문에 미리 붙여둔 커다란 종이에 붙이게 했다. 그 후 교실에서 진행하는 두 가지 게임 중 하나를 한 뒤 빈자리를 찾아가도록 안내했다. ‘하하호호 5학년’이 6명이라 2명은 입장을 맡았고, 2명은 ‘게임1’, 2명은 ‘게임2’를 진행했다. 게임은 유치원생이나 1학년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주사위 홀짝’과 ‘디비디비딥’으로 했는데, 성공하면 마이쮸를 주었다. 우리는 초대한 분들에게 어떻게든 간식을 대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나도 나름대로 바빴다. 미러볼이 돌아가고 있는 교실 포토존에서 전교생과 선생님들의 사진도 찍어주고, 학급문집 방명록을 써달라며 홍보도 하고, 미션을 완료해서 미션지에 O표시를 마쳤다면 미션함에 넣어 달라는 안내도 했다. 또한 추첨을 통해 당첨된 분들께는 컵라면 같은 작은 선물을 전달했다. ‘제1회 하하호호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를 시작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사람들이 안 오면 어떻게 하지’ 하며 무척이나 걱정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자 “선생님들이랑 전교생 진짜 다 왔어요! 결석한 애 빼고 다 와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하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책상도 옮기고 풍선도 불고 사전 연습까지 하느라 피곤했을 텐데도 너무너무 재밌었다고 소리치는 아이들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했다. 하지만 전교생을 초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큰 학교에 근무했다면 시도도 못 했을 것이다. 다행히 전교생이 질서 있게 행동해 준 덕에 안전하게 학급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다음은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신 분들이 써주신 방명록 내용 중 일부이다. - ‘하하호호 5학년 학급문집을 보니까 너희가 어떻게 생활하고 재밌게 노는지 알 수 있었어.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던 거 같아. 아이디어가 아기자기하고 후배들이 하니 더 귀엽네^^ 마이쮸 3개 잘 받아 간다^^ 5학년 생활 파이팅!’ - ‘사랑하는 하하호호 5학년 친구들! 학급문집 출판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초대해 주어서 고맙고, 여러분들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 선생님도 무척 흐뭇하답니다. 좋은 추억 오래 간직할게요.’ - ‘이 게임 엄청 재미있었어. 고마워. 우리도 나중에 되면 이거 만들어 줄게. 꼭 와! 안녕.’ - ‘언니 오빠들, 이거 만들어줘서 고마워. 우리 학교에서 단체로 모여서 재미있었어. 땡큐.’ 다음은 하하호호 학생들의 학급문집 출판 기념회 후기 중 일부이다. - ‘좋았던 점이 아쉬웠던 점보다 100배 정도 더 많았지만, 우리가 완벽하진 않으니 보완할 점이나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그래서 아쉬웠던 점을 말해야겠다. 우선 반이 너무 작았다. 30명 정도가 모이니 반이 꽉 끼는 것 같았다. 또 우리를 위한 파티였지만 축하하려고 온 사람들에게 작은 초콜릿 같은 간식을 더 준비해서 줬어야 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남으면 우리도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제일 좋았던 점은 우리가 직접 이런 것(파티)을 했다는 것과 공부를 안 한 것이다.’ 이 아이의 글을 보고 나는 ‘이런 경험도 공부야~’라고 생각했다. “5학년이 교장 선생님, 담임 선생님과 전교생을 초대해 파티를 주최하다니, 이 얼마나 멋진 공부인가!” 장홍영 교사 = 경북의 6학급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작은학교에서의 경험을 담은 책 '띵동! 작은학교입니다'를 펴냈다. 그는 스스로를 "매일 아이들과 선생님께 배우며 반성하고 사소한 것에 행복해하는 평범한 초등교사"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