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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에듀 | 학창시절을 돌아보자. 교실은 늘 새로운 구성원으로 채워졌고, 그곳에서 다양한 역사가 만들어져 왔으며, 어른이 된 오늘도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한 가지 색이 아닌 셀 수 없는 무수한 빛깔로 가득 찬 곳에서 수없이 많은 꿈을 꿀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더에듀>는 ‘꿈몽글 교사들’과 함께 교실에 펼쳐진 다양한 색을 찾아가는 여정 ‘오늘의 교실’을 시작한다. 교실은 그때도, 지금도, 내일도 살아있다는 것만 기억하자. |
“‘정돈된 수업’은 낡은 것일까? 겉으로는 마냥 오래되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가장 혁신적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교실이 있다.”
학교를 둘러싼 교육 담론에서 ‘낡은 수업’이라는 표현은 쉽게 등장합니다. 교육에 대해 비판하기 바쁜 혹자는 ‘대한민국 교육’에서의 ‘수업’을 지루하고 따분한 것으로 묘사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는 많은 이에게 별다른 증빙과 설명이 없어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당연한 사실 명제 정도로 인식되곤 합니다. 특히 교사의 설명이 많고, 활동이 유별나지 않으며, 흐름이 정돈되어 안정적인 수업일수록 그러한 평가가 합당하다고 더욱 쉽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교실을 들여다보면, 이런 판단이 얼마나 단순한 기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인지 곧 드러납니다.
학급의 운영과 교과교육학을 벗어난 산발적인 ‘이벤트’에 가까운 행사는 누구나 쉽게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학생으로 하여금 진정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지 파악하자면, 면밀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학급 구성원들의 전체적인 면을 고민하며 교육과정의 흐름을 고려한 탄탄한 수업 운영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그렇기에 특별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수업이야말로 클래식한 것이고, 정돈된 깊은 의미의 수업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두 번째 교실에서는 바로 그러한 수업을 발견합니다. 겉보기에는 오래된 방식처럼 보이지만, 학습의 구조는 매우 치밀하게 설계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었거든요.
다음은 ‘오늘의 교실 2화’를 관찰한 기준의 메모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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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 N. 40대 여.
1교시: 국어 수업. 속담의 활용 및 의미 확장을 위한 단원과 차시 학습. - 핵심 발문: 속담을 어떤 상황에서 사용했는지, 상황의 종류를 묶어 생각해 봅시다. - 핵심 전략: 발문 최소화, 안내 중심. 예시 제시 → 분류 → 개념화의 단계 유지. - 수업 특징: 교사의 설명은 절제되어 있으나, 사고의 방향은 명확히 제시됨. 학생들은 주어진 구조 안에서 스스로 정리하며 답에 도달
2교시: 수학 수업. 분수의 나눗셈 단원 중 마무리 차시. - 핵심 발문: 문장제·그림 자료를 통해 상황을 유목화하도록 돕는 발문들. - 핵심 활동: 단원에서 학습한 개념을 활용한 문제 풀이 활동. - 핵심 전략: 지식의 구조와 학습 계열을 중시하는 발견학습적 접근 - 강의식 수업, 교사 발문 중심. 학생들이 최종 학습 결과물의 형태를 스스로 도출.
5교시: 미술 수업. 수채화 표현 활동. - 핵심 발문: 물을 섞으며 물감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느껴봅시다. - 핵심 전략: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설명 - 학생 개별 도움 요청이 빈번
교실 분위기: - 사소한 갈등과 정서적 동요가 반복적으로 발생. - 교사는 즉각적이고 세심한 개입으로 흐름을 유지. - 쉬는 시간에도 교사의 언어는 절제되어 있음. - 과도한 친밀감 조성 없이, 명확한 선을 유지. - 교사의 권위는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
◆ 오늘의 교실 스냅샷_작성 이기준. |
위 기록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돈된 수업’은 낡은 수업일까?
N교사의 수업은 활동이 화려하지 않고, 발문 역시 절제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공개 수업식’, ‘올드한 방식’ 등으로 오해받거나 평가절하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식의 구조를 분명히 제시하고, 학습 계열을 따라 사고를 유도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브루너의 발견학습 모형, 학문 중심 교육과정의 핵심 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수업이라 평가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흔히 교사의 수업 연구나 진행 방식에 있어서 진정한 교육적인 의미를 교육학에서 벗어난 하나의 표상적 의미에서만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교육학적 연구에 기반한 접근법과 수업 운영을 벗어나는 것이 정답이고 혁신이라는 사상이 팽배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육의 가치를 수업 외형의 ‘새로움’이나 활동의 다채로움으로만 판단하는 태도 자체가 이미 교육학적으로는 치명적인 오해에 가깝습니다.
N교사의 수업은 지식의 구조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학습자의 사고를 계열적으로 조직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전적인 교육 이론의 정수를 충실히 따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교육과정 사상 및 수업 설계 원리를 적절히 활용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교육 그리고 수업을 바라볼 때 교육학적 토대 없이 감각적 변주만을 혁신으로 착각하는 시선을 분명히 버려야 합니다. 진정한 교육과 수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첫 출발점은 어느 누가 뭐라 해도 ‘학생의 성장’에 달려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 수업은 ‘올드해 보이기 때문에 평가절하되어야 할 수업’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학문적으로 검증된 원리에 기반해 유효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수업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설명 중심 수업 ≠ 사고 없는 수업
교사의 말이 많다고 해서, 학습자의 사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말을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사고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이 교실에서는 교사가 사고의 틀을 제시하되, 그 틀 안에서 의미를 구성하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은 학생의 몫으로 남겨집니다. 설명과 발견, 안내와 사고가 분리되지 않은 수업 구조입니다.
좋은 교실은 대개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교실에는 극적인 장면도, 자극적인 갈등도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교실은 현실적입니다.
매 차시 큰 흔들림 없이 운영되는 교실. 교사가 자신을 과시하지 않아도 학습이 굴러가는 교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작동하는 교실. 이런 교실들은 주목받기 쉽지 않지만, 공교육의 상당수를 이루는 우리네 교실의 진짜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두 번째 교실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새로워 보이는 수업’을 찾고 있는가, 아니면 ‘잘 작동하는 수업’을 보고 싶은가. 정돈된 수업은 낡은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가장 학생의 성장을 고려한, 가장 교육적인 수업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담은 N 선생님 교실의 자세한 상황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ggummongle/150
글: 이준기 / 교실과 학교 밖 공간을 잇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 그림책 『내 마음 네 마음』, 『민정이의 등굣길』 글 담당 - 장편소설 『학폭교사 위광조』 공저자
- 꿈몽글 팀 글작가
그림: 이예솔 / 따뜻한 시선으로 마음에 닿는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 꿈몽글 팀 그림작가

꿈몽글 = 글과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교사와 전문 작가들이 힘을 합쳐 학교와 교실 속의 따뜻한 이야기를 기억으로 엮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학폭교사 위광조’, ‘내 마음 네 마음’, ‘민정이의 등굣길’ 등이 있다. <더에듀> 연재 ‘오늘의 교실’에는 14인의 교사들이 함께 한다. 교실에서 교육을 실천한 앤솔로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교사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