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김희정 경기 정현고 국어교사(전 경기교사노조 대변인)가 중등교사노조 제7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투표율 55.12%에 득표율 52.36%로 끝까지 가슴 졸이는 대결이었다. 김 당선인은 ▲교사 안전·교권 강화 ▲교사 근무환경 혁신 ▲교육과정·대입 제도 개선 ▲조합원 소통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에듀>는 그의 공약 등을 세부적으로 살피는 인터뷰를 통해 김 당선인 체제의 중등교사노조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독자들에게 상세히 보여주고자 한다. 아래는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제7대 위원장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중등교사노조 위원장 선출을 축하한다. ‘당선’이 아니라 ‘책임의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교사 개인의 헌신에 기대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교육도 교사도 함께 소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등교사노조가 이제 그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원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노조가 현장의 움직임을 가장 앞에서 받쳐 주는 조직이 되도록, 그 한 표 한 표의 무게를 잊지 않고 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투표율 55.12%에 득표율 52.36%라는 팽팽한 승부였다.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중등교사들의 고민과 기대가 그만큼 팽팽하게 맞서 있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노조가 더 깊이 듣고, 더 치열하게 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수치를 지지의 크기만큼이나 책임의 무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현재 중등교사의 핵심 고민, 무엇인가. 가르치는 일뿐 아니라 생활지도, 민원 대응, 위기 학생 관리, 최근에는 학생맞춤통합지원과 같은 복지 영역까지 학교로, 그리고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교사들이 책임감으로 버텨내며 교육을 떠받쳐 왔지만, 이제는 분명히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지 교사 개인의 소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한국 사회 교육의 질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통적으로 교사의 책임감에 기대는 구조가 지나치게 커졌습니다만 학교급별로 나타나는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중학교는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이 본격적으로 집중되며, 교육의 기본 질서를 지키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과거 초등학교의 문제로 여겨졌던 갈등과 민원이 이제는 중학교 교실을 흔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이러한 문제 위에, 한 줄 세우기 중심의 대입 구조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습니다. 여기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교사들은 다과목 수업을 맡고, 수업 연구와 평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놓였습니다.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학생의 성장은커녕 교사의 업무가 폭증하고 교사의 소진이 가속화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도가 교사를 지탱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 전환 없이는 교사도, 교육도 지속 가능하기 어렵습니다. ▲ 고교학점제 폐지를 담았다. 국교위의 결정을 어떻게 보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 중심으로 명확히 설정하되, 기초학력 보장은 별도의 책임교육 체계로 풀어야 합니다. 또한 과목 미이수의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지 말고, 교육청과 교육부가 실질적인 이수 지원 체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기초학력 보장이라는 취지와 달리, 현실에서는 학생에게는 ‘미이수 대상자’라는 낙인과 이탈 경험을, 교사에게는 행정·기록·보충지도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최소성취수준보장(최성보) 대상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평가 왜곡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 보장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는 이수 여부로 학생을 가르는 방식이 아니라, 초등 단계에서부터 충분한 인력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금의 최성보는 책임교육이 아니라, 형식적인 이수 관리에 머무는 ‘가짜 책임교육’에 가깝습니다. ▲ 과목 이수 조건 외 필요한 개선은. 기존의 틀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전제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만들어 놓은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학생들과 교육에 무엇이 실제로 도움이 되느냐입니다. ‘이미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은 교육적 판단이 아니라,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그냥 가자는 것에 불과합니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학생에게 낙인과 이탈을 낳고 학교에 페이퍼 업무만 가중시키는 이수제도와 최성보 운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동시에 학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진로·융합선택 과목을 조속히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절대평가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 과정은 반드시 대입제도와의 정합성을 함께 맞추며 추진돼야 합니다. 또한 모든 과목을 한 학기에 끝내도록 강제하는 학기제는 교육적으로 재검토돼야 합니다. 학기제는 학급 공동체를 약화하고, 수업을 단발적·피상적으로 만들어 학습의 깊이를 떨어뜨리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위계 없이 쪼개진 과목들을 재정비하고, 필수·공통 과목의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 생활기록부 기재,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 생활기록부를 둘러싼 입장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과도하게 많은 기재 분량부터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 이후 다과목 지도가 일반화되면서, 교사 한 명이 작성해야 하는 학생부 기록량은 과거에 비해 몇 배로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교사의 일이 많아졌다’는 차원에서만 보아서는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학생부 기록의 교육적 의미가 현실적으로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평가 자율권이 크게 제한된 상태에서, 의무기재가 강제되고 부정적 내용 기재가 금지되다 보니 모든 학생에게 비슷한 분량의 기록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500자 기록이 더 이상 학생의 성취를 드러내거나 교육적 변별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즉, 학생부가 본래 가져야 할 사실적·객관적 기록을 통해 학생의 학습 과정과 성취를 구분해 보여주는 기능이 이미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 어떻게 바꿔야 하나. 기록의 양을 줄이는 것과 함께, 교사가 실제 수업과 평가에 근거해 의미 있는 내용만 선택적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사의 업무를 덜어주기 위한 요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생부를 형식적 서류가 아닌 교육 기록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요구이기도 합니다. ▲ 평가 자율권 보장,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평가 방식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교사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교사들은 평가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지만, 수행평가 비율이나 문항 구성까지 각종 지침과 점검에 묶여 평가를 설계하고 운영할 자율성은 크게 제한돼 있습니다. 그 결과 평가는 교육을 위한 도구라기보다, 민원과 감사에 대비한 가장 안전한 형식의 행정 절차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자율이나 방임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학교와 교사에게 평가 설계의 실질적인 권한을 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은 신뢰를 전제로 한 구조로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 특히 내신이 진학과 직결되는 현실에서 평가 민원과 문항 유출, 사교육의 무단 활용 문제에 대해서는 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육 당국이 책임지고 보호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교사가 만든 평가 문항과 자료에 대해 교사의 저작권을 명확히 인정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가가 다시 수업과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의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 말씀처럼, 사교육 기관 문항 유출 등이 적발됐다. 명백히 잘못된 행위이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공교육의 신뢰를 해치는 일이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교 현장 전체에 돌아옵니다. 그래서 원칙은 분명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일이 왜 반복되는지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계속 생깁니다. 교사가 수행평가를 설계하거나 지필평가 한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밤을 새울 정도의 연구와 검토, 책임 있는 판단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공교육 안에서는 그 노력과 전문성이 충분히 존중받거나 보호받지 못하고, 때로는 사교육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처럼 취급되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교사의 평가가 값어치를 잃어버릴수록, 일부는 유혹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첫째, 교사들에겐 스스로의 기준을 더 엄격히 세워 공교육의 신뢰를 지키는 윤리를 반드시 지켜줄 것을 요청합니다. 둘째, 교육 당국은 교사의 평가 전문성이 사교육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보호 장치와 정당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평가 업무에 대한 합리적인 수당과 지원은 ‘특혜’가 아니라, 교육의 질을 떠받치는 전문 노동에 대해 제값을 치르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모든 노동이 제값을 받을 때, 교육도 건강해집니다. ▲ 대입제도 개선도 공약에 담았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최근 제시한 대입제도 개편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입시 중심 구조가 고교학점제의 본래 취지와 맞물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로드맵이 크고 긴 만큼, 현장에서는 “그래서 지금 당장 무엇이 달라지나”에 대해 선명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특히 고교학점제 첫 세대인 현 고1은 불안과 혼란을 통째로 떠안았고, 그래서 교원 3단체(교사노조연맹, 전교조, 한국교총)는 최소한 현 고1부터 진로·융합선택 절대평가로 조속히 전환하자고 계속 요구해 왔습니다. 이 부분이 더 빠르게 반영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 어떠 방향성이 필요할까. 대입 논의가 여전히 서열·경쟁 구조를 전제로 한 ‘재조정’에 머물면 평가와 선택이 또 다른 점수 경쟁으로 변질될 위험이 큽니다. 입시제도만 바꿔서는 작동하기 어렵고, 사회적 경쟁 구조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대입을 ‘서열을 가르는 장치’가 아니라 ‘학교가 교육과정대로 가르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재설계하고, 고교학점제와 대입이 따로 노는 구조를 한 방향으로 정합성 있게 묶어 학교가 교육과정대로 운영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야 합니다. 동시에 경쟁을 완화하고 격차를 키우지 않도록 사회적 조건까지 함께 손보는 큰 전환이 필요합니다. ▲ 사춘기를 보내는 중고등학생, 특히 성(性) 관련 이슈가 많이 발생한다. 최근 교사가 성범죄·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일이 늘고 있지만, 교사를 명확한 피해자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법·제도·문화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사 대상 성·디지털 폭력 제로’ 추진을 공약에 담았습니다. 교육부가 교사 대상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전담 대응팀을 설치하고, 학생·학부모에 의한 성희롱 발생 시 즉시 개입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요구하겠습니다. 모든 성 관련 사안에서 교사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불필요한 조사와 책임 전가를 줄이기 위해 소송 지원과 법률 보호를 확대하고, 피해 교사를 위한 심리 지원 체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교육부가 책임지게 만들겠습니다. ▲ ‘퇴근 후는 교사의 시간’을 주장한다. 학부모들의 일과 시간과도 연결된 복잡한 문제이다. 교사가 직면한 현실은 어떠하며, 어떤 절충이 필요하다고 보나. 교권 보호 인식이 커지면서 초등은 학부모 소통에서 교사 개인 번호를 보호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만, 중등은 아직 미흡합니다. 저 역시 아침 7시 감기로 병원 진료 후 지각하겠다는 전화부터 밤 12시 수행평가 문의 문자까지, 근무시간의 경계가 사라진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퇴근 후는 교사의 시간’을 제도로 보장하는 데 힘쏟겠습니다. 근무시간 외 연락은 차단하고, 소통은 공식 창구로 통합해 교사 개인에게 민원이 쏟아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폭언·압박성 민원과 카톡·SNS 민원도 즉각 대응·차단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소통은 필요하지만, 무제한 대기는 소통이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창구·절차가 있어야 교사도 학생도 다음 날 수업이 살아납니다. ▲ 중등교사노조의 사회적 위상 강화를 위한 방책은. 중등교사노조의 사회적 위상을 높인다는 것은 결국 중등교사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신뢰받고, 정책에 실제로 반영되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에 집중하겠습니다. 첫째, 현장의 문제를 ‘힘들다’에서 멈추지 않고, 근거와 데이터로 정리해 공론장에 올리겠습니다. 그래야 중등교사의 말이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교육의 방향을 제안하는 목소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둘째, 교육부 정책을 전달·집행하는 노조가 아니라 교사에게서 정책이 시작되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위원장이 현장을 더 자주 찾아가고, 조합원의 의견이 곧바로 의제가 되도록 운영 방식을 바꾸겠습니다. 셋째, 교사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교사 정치기본권 회복에 나서겠습니다. 교사의 존엄과 노동권, 시민권이 함께 존중받을 때 중등교사의 사회적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 노조는 결국 조합원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조합원이 소속감을 갖게 할 방안은. 노조의 힘은 결국 조합원이 얼마나 참여하고, 그 참여가 의미 있다고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를 ‘요청’하기보다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조합원의 의견이 어디서 어떻게 논의되고, 어떤 결정으로 이어졌는지 과정이 보이게 하겠습니다. 조합원의 제안이 실제 의제로 올라가 정책과 행동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늘리겠습니다. ‘내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확신이 쌓일 때 소속감은 따라옵니다. 그런 노조를 만들겠습니다. ▲ 임기 동안, 이것만은 무조건 해내고자 하는 것은. 임기 동안 반드시 해내고 싶은 한 가지는 교사의 노동이 제값을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학교는 교사의 책임감과 헌신에 너무 오래 기대어 왔습니다. 저는 중등교사의 노력과 전문성이 ‘당연한 것’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업무·평가·민원·책임의 구조를 바로잡아 교사의 노동이 정당하게 인정받는 기준을 분명히 세우겠습니다. 교사가 존엄하게 일할 수 있어야 교육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남길 말씀은. 중등교사노조는 교사의 존엄과 노동이 존중받는 학교 그리고 그 힘으로 교육의 본질이 살아나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역할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언제나 기억해야 할 생활지도의 첫 번째, 공감하기 친절하며 단호하다는 건 ‘감정에 친절하고 행동에 단호’하다는 것이라 했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게 써서 그렇지 사실 진짜 별거 아닙니다.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감정 공감 먼저 한 번 해주고 혼내라!’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혼내는 것과는 다르긴 하지만, 뭐 거칠게 얘기하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말은 쉬운데 실천하기는 참 쉽지 않습니다. 일단 이전 글에서 말했듯, 많은 교사가 교권 사태 전후로 아이들 감정 읽어주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딱히 부정적이지 않은 교사들조차도 감정 읽어주기를 잘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릴 적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에게 딱히 공감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성인과 학생은, 더 보편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과 나이 어린 사람은 좋든 싫든 수직적 관계를 강요받았고, 이런 관계에서는 공감이 들어설 자리가 딱히 없습니다. 그렇다고 교사들이 성인이 되어서, 특히 교사 양성 기관에서 공감하기에 대해 연습하거나 훈련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공감하기는 사실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의식적으로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그 낯간지러울 수도 있는 말을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공감하기의 중요성을 어디서 배워본 적도 없습니다. 설사 내가 진짜 잘못한 경우라도 내 잘못에 대해 다이렉트로 지적당하고 훈계받고 혼나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잘못했으니 그 정돈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렇긴 합니다만, 인간이라는 게 내가 잘못이 있어도 내 인격이 뭉개지는 방식으로 책임지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기회만 주어지면 내 잘못을 스스로 주워 담고 싶어 합니다. 스스로 책임지는 대신, 누군가에게 질책받고 혼나고 싶어하지 않아 합니다. 책임질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지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기 잘못을 만회하려 노력합니다. 우리는 인격을 뭉개는 방식 대신 학생들이 내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스스로 잘못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그 첫 관문이 바로 공감입니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그 다음에 해도 충분합니다. 이전 글에서도 얘기했듯, 감정을 읽어주면 1차 감정 저지선이 스르륵 내려갑니다. 반항하려고 힘을 잔뜩 주던 아이도 자기도 모르게 힘이 빠져 버립니다. 공감받는다는 건 그런 겁니다. 힘이 빠져 버리면 서서히 자기 잘못에 대해 들을 준비가 됩니다. 너의 잘못, 너의 책임에 대해서는 그때부터 파고들면 됩니다. 안 그럴 것 같지만 은근히 고학년에게 잘 먹힙니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자기를 이해해주는 사람 누구 하나 없고 맨날 잔소리하는 사람 천지라고 느낄 때 들어오는 공감 한 스푼은 아이를 무장해제 시킵니다. 다소 공감하기의 힘을 과대평가 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아이한테든 먹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공감하기의 힘이 생각보다는 크다는 걸, 해보지 않으신 분은 한 번쯤 경험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주어 말해봅니다. 언제나 감정 먼저 읽어줘야 하는 건 아니다 어떤 것이든 절대적인 건 없습니다. 항상 감정 읽기를 먼저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예컨대 두 아이가 진짜 주먹다짐하며 싸우고 있는데 공감 먼저 해야 한답시고 주먹질하는 아이 앞에서 “너네가 때리고 싶을 만큼 서로에게 화나는 건 알겠는데...”라고 말하고 있는 건 코미디입니다. 아이 귀에 그 말이 들릴까요? 뭐가 더 시급한 걸까요? 당연히 당장 주먹다짐하며 싸우는 그 자체를 말리는 걸 최우선으로 두어야 합니다. 싸우는 아이 가운데를 가로막든 큰소리로 잠시 시선을 끌어 멈추게 하든, 싸움을 멈추게 하는 게 최우선 순위입니다. 공감하기는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가 싸우는 걸 멈춘 후에는 공감하기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할 겁니다. 아직 분이 덜 풀렸어도, 싸우는 걸 멈춘 후 그 아이의 화난 감정을 조금이라도 공감해준다면 화가 누그러지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이제 제가 실제 겪었던 일들을 사례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아래 나온 아이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당황하지 말고 친절하며 단호하게 현우는 잘 흥분하는 아이입니다. 장난기도 많고 몸을 잘 주체하지 못해 항상 몸을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그런 모습이 거슬리는 주변의 아이들은 현우에게 뭐라 한마디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잘 참다가도 한번 흥분하면 가끔은 걷잡을 수 없어 교실을 나간 적도 있습니다. 한 번은 줄을 서서 한 명씩 공을 던져 바구니에 넣는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 하면 다시 맨 뒤로 가서 줄을 서고, 자기 차례가 오면 다시 공을 던져 바구니에 넣는 활동입니다. 현우 차례가 되어 바구니에 공을 던졌는데 공이 뒤에 있는 벽에 맞고 튕겨 나와 다시 현우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번씩 하고 뒤로 가야 하는 것이 규칙이니 그만해야 하는데, 현우는 그 공을 한 번 더 던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왜 두 번 하냐며 현우에게 뭐라 했습니다. 다음 번에 한 번 쉬라고 하면서요. 현우가 다시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한번 쉬지 않고 또 던졌습니다. 몇 아이들은 또 현우에게 뭐라 했습니다. 왜 또 하냐고요. 현우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목소리도 달라집니다. “왜 나한테만 그래!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목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가장 뭐라 했던 한 아이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말합니다.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고작 3학년인 현우는 죽여버린다는 소리와 함께 그 아이한테 가려 합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오면 선생님도 순간적으로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보통의 아이라면 선생님에게 하소연하듯 이르거나 아니면 똑같이 대거리하면서 싸우기 마련인데, 현우는 눈빛부터 달라졌고 죽여버리겠다는 무서운 말과 함께 그 아이를 향해 다가갔으니까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합니다. 공감과 단호함이면 대부분의 사건은 힘겹지만 해결됩니다. 이런 경우 공감을 먼저 해줘야 할까요, 단호함을 먼저 보여야 할까요. 저의 경우 단호함을 먼저 보였습니다. 아이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안 돼.” “죽여버릴 거야.” “아니, 그건 안 돼.” “죽여버릴 거야, 씨.” “안 돼.” “죽여버릴 거야!” “아니, 안 돼.” 여기서 교사가 굳이 큰소리로 어디서 그런 말을 하냐며 호통칠 필요 없습니다. 그냥 나지막이, 그리고 단호하게 안 된다고 반복해서 얘기해주면 됩니다. 그러고 나서 틈을 봐 가볍게라도 공감하는 듯한 말을 툭 던져 좁니다. “현우, 무슨 일이야. 뭐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어.” “쟤가 저한테만 뭐라 하잖아요!” “그랬구나. 현우한테만 뭐라 하는 거 같아서 이렇게 화가 난 거구나.” “네, 도현이도 두 번 했는데 저한테만 그래요!” “그래? 도현이도 그랬는데 너한테만 뭐라 한 거 같아서 더 화가 났구나.” 이 정도만 돼도 상황은 종료입니다. 그다음부터 아이는 다른 시간에 있었던 억울한 얘기까지 이어갔는데, 적당히 들어주고 마지막은 그래도 죽이겠다고 말하는 건 안 된다고 마무리 짓고 끝냈습니다. 아이의 화는 어느새 누그러져 있었습니다. 아이가 사과를 원한다고 언제나 들어줘야 하는 건 아니다 짝과 함께 공 주고 받기를 할 때 일입니다. 사용한 공은 배구공보다는 훨씬 말랑하고 탱탱볼보다는 조금 단단한 공입니다. 그리 어려운 활동은 아니나 가끔 다른 아이가 던진 공에 실수로 맞는 경우가 생기긴 합니다. 형진이가 한쪽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약간 훌쩍이는 듯한 표정으로 왔습니다. “선생님, 지호가 공으로 제 얼굴 맞혔어요.” 지호는 형진이와 공을 주고받았던 짝입니다. 형진이는 ‘맞았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맞혔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날아오는 공을 가슴과 손을 이용해 받으면 되는데, 형진이는 공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공을 자주 얼굴 쪽으로 해서 받습니다. 그러면서 공이 얼굴에 맞듯이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감을 먼저 해주었습니다. “아고, 공에 맞았구나. 하다 보면 공이 그렇게 맞기도 하는데 맞으면 또 아프지. 괜찮아?” 여전히 아이는 얼굴에서 손을 내리지 않고 울먹이며 얘기합니다. “그런데 지호가 공을 던져서 맞았어요.” “그래, 하다 보면 공에 맞을 수도 있는 거야. 많이 아파서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해도 돼.” “공 맞혔는데 사과도 안 해요.” “지호가 형진이가 다른 데 보고 있는 사이에 공을 막 세게 던졌어?” “아니요.” “그럼 이건 그냥 공을 주고받다가 실수로 일어난 일이야. 형진이가 공을 얼굴 쪽으로 받아서 그런 건데, 가슴 쪽으로 받는 연습을 더 해야 해.” “그런데 제 얼굴에 던졌는데 사과도 안 하고...” “사과를 받고 싶구나. 그런데 공을 던지다 보면 그게 얼굴 쪽으로 갈 수도 있고 몸쪽으로 올 수도 있어. 얼굴 쪽으로 와도 내가 몸을 조절해서 가슴 쪽으로 받는 연습을 해야 해. 이건 지호가 사과할 일은 아니야 형진아.” “아니 그게...” 이렇게 말하는 저에게 많이 섭섭했는지, 형진이는 더 많이 울먹이면서 말끝을 흐립니다. 아이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감정 자체는 수용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사과를 받기 원한다고 모두 사과를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사과받을 일과 아닌 일을 때로 교사가 판단해서 가려줄 필요도 있고, 이건 사과받을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필요도 있습니다. 더 속상해하고 더 흐느끼고 더 아파하는(아픈 듯 보이게 하는) 형진이에게 말했습니다. “맞아서 아프고 속상하구나. 아프지. 속상할 수 있어. 그런데 이건 지호가 사과할 일은 아니야. 힘들겠지만 형진이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야. 아프고 힘들면 잠시 쉬었다 해도 돼. 저기 가서 쉬었다가 다시 괜찮아지면 얘기해. 그때 다시 하자.” 형진이의 속상한 마음을 공감해 주었지만, 형진이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얘기해 주었습니다. 형진이는 여전히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쉬러 갔습니다. 그리고 10분쯤 지나 괜찮아졌다며 형진이는 지호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짝 활동을 했습니다. 원래 억울한 거에 대해서 쉽게 인정하거나 쉽게 풀리지 않는 아이인데 말입니다. 선생님이 아마 잘못한 자신을 일방적으로 크게 혼냈다면 10분이 지나도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을 아이입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이 속상하고 힘든 걸 알아준 부분이 분명 힘을 발휘했을 겁니다. 자기 혼자 쉬면서 아이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다독였을 겁니다. 여전히 억울한 마음을 혹여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는 한 번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곰곰이 따져봤을 겁니다. 적어도 다시 선생님한테 그 상황에 대한 억울함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을 정도는 됐을 겁니다. 선생님의 친절하며 단호한 태도가 아이에게 분명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에듀 | 대한민국에서 ‘입시’는 단순한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측정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국가의 기틀을 지탱하는 정의의 척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 현장을 보라. 영재교육은 기득권의 신분 세습 통로로 변질됐고, 농어촌 특례는 도시 사람들의 ‘꼼수 전입’ 무대로 전락했다.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이 아이의 실력으로 둔갑하는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정의는 죽었는가”라는 냉소적인 탄식이 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이어야 할 영재학교의 타락이다. 국가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어 천재들을 키우는 이유는 단 하나,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 기술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수재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영재학교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병원의 ‘흰 가운’을 입기 위해 의대 진학의 징검다리로 전락했다. 영재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공분은 극에 달해 있다. 영재학교 학생이 의대로 눈을 돌리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영재가 아니라 국가 자원을 좀먹는 ‘특권층의 탐욕’일 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인재 배분 시스템의 대실패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이제 미온적인 대처는 끝내야 한다. 의대 진학 시 장학금 환수라는 가벼운 징벌이 아니라, 학적 말소와 졸업 취소에 준하는 가혹할 정도의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적 혜택을 가로챈 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바로 공정의 시작이다. 국가가 영재를 키우는 이유는 사익이 아닌 국익을 위해서라는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농어촌 특례입학 제도의 변질 또한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역 소멸을 막고 교육 소외 지역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숭고한 취지는 ‘가짜 시골 학생’들에 의해 난도질당하고 있다. 부모는 강남에 살며 돈을 벌고 아이만 시골로 주소지를 옮겨 혜택을 가로채는 ‘무늬만 농어촌’ 전형이 판을 친다. 정보력 빠른 도시 기득권층이 시골 아이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이 기괴한 반칙을 언제까지 방치할 셈인가. 행정의 무능은 곧 범죄이다. 부모와 학생이 실제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지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즉각 구축해야 한다. 거주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위장 전입이 적발될 경우 입학 취소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불사하는 엄격함을 보여야 한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특례는 지역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마지막 신뢰 자산을 갉아먹는 독약이 될 뿐이다. 가짜를 솎아낼 배짱도 없으면서 교육의 균형을 논하는 것은 기만이다. 반면, 우리가 진짜 집중해야 할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사각지대에 놓인 ‘진짜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들에게 단순히 입학 쿼터 몇 퍼센트를 내어주는 생색내기 행정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기초 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학 문을 열어준 뒤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은 그들을 두 번 죽이는 무책임한 처사이다. 입학이 끝이 아니라, 그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당당히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졸업까지 책임지는 ‘밀착형 포스트 케어’가 작동해야 한다. 학습 지원부터 생활비 보조, 심리 상담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그물망 지원이야말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실질적인 동력이 된다. ‘숫자’로만 증명하는 결과 중심의 복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 중심의 교육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학벌은 그들에게 날개가 아니라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될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학부모들이 갈구하는 것은 대단한 특혜가 아니다. 내 아이가 흘린 땀방울이 반칙과 꼼수에 의해 부정당하지 않는 세상,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는 정직한 교육 현장을 원하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정의가 죽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정부는 지금 당장 입시의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가짜들을 솎아내고 법치를 바로 세워라. 정신이 빠진 행정과 책임 없는 교육은 국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꼼수가 실력을 이기고 반칙이 정의를 비웃는 사회에 내일은 없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친구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나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한국아들러상담학회(학회)가 충북 청주 중앙초등학교 5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들러식 사회정서학습(ASEL, Adlerian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교육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마무리됐다고 23일 밝혔다. 학회는 지난 11일과 17일, 18일 사흘 간 청주 중앙초에서 아들러심리영화 ‘우리들’을 활용해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한국아들러상담학회 소속 아들러상담전문가인 윤인숙 중앙초 교장의 추진과 김정진 전문상담교사가 기획했으며, 이재근 개발자의 주도로 신승녀, 하용선 강사가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에 참여한 A학생은 발표를 통해 “평소에 가장 친한 친구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에 섭섭했는데, 교육을 통해 그 친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B학생은 “영화 ‘우리들‘은 인상 깊게 본 영화였는데, 이 영화로 나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나의 마음을 더 잘 알기 위해 영화를 많이 봐야 되겠다“고 전했다. 신승녀 강사는 “영화 ‘우리들‘ 통해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말로 표현하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아들러식 사회정서학습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염원했다. 하용선 강사는 “오랫동안 공부한 아들러 심리학으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교육하는 실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 아들러상담전문가로서 무한한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 사회정서학습을 ‘아들러 심리학’과 ‘아들러심리영화’를 연결해 ‘아들러식 사회정서학습’으로 개발한, 이재근 한국아들러상담학회 영화치료 분과장은 “공동체감, 용기, 공감이야말로 사회정서의 핵심 역량“이라며 “사회정서는 자기수행이 아닌 공동체감에서 발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들러상담전문가들의 아들러심리교육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져 아이들의 마음 속에 격려, 용기, 희망의 정서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영화활용 교육은 ‘동기유발의 극대화‘ 측면에서 탁월한 교육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들러식 사회정서학습(ASEL)은 학회 영화치료 분과 개발팀에서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기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용으로 하는 전통적인 사회정서학습(SEL)을 아들러 심리학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며,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교육하는 공동체감 교육을 뜻한다.
더에듀 | “헌법은 살아있는 약속이다.” 최근 계엄에 대한 역사적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이미선 대법관이 한 말이다. 이미선 대법관은 이 말을 통해 헌법은 단지 책 속의 문장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현재 삶과 선택을 지탱하는 기준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렇기에 헌법교육은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접하는 어려운 법 지식이 아니라, 배움의 길에 있는 어린 세대들에게 가능한 빨리,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할 약속의 언어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민주국가의 헌법은 최고 규범이자 민주주의의 설계도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각 교실의 헌법교육은 종종 시험 범위의 일부, 혹은 암기해야 할 조항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학생은 자신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헌법의 주체라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한 채 학교를 졸업한다. 헌법교육이 초·중·고 교육 현장에 뿌리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2021년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계획’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학생자치, 토론 수업, 학교 규칙 만들기를 헌법 가치와 연결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교칙 개정에 참여하며 인간의 존엄과 자유, 책임과 권리의 균형을 토론하는 과정은 ‘헌법 제10조(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와 ‘헌법 제37조 2항(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을 삶으로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 즉, 학생들은 헌법이 “나와 무관한 국가의 규칙”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약속”임을 몸으로 배우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해외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초등학교 단계부터 ‘기본법(Grundgesetz)’의 핵심 가치를 생활 중심으로 가르친다. 교과서보다 토론과 역할극을 통해 민주주의와 기본권을 익힌다. 이는 과거 나치 시대에 대한 반성과 헌법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했고, 헌법을 잊었을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를 역사로 기억하는 교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역시 헌법교육을 지식 전달이 아닌 경험과 참여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컨대, 초등학교에서는 ‘왜 차별하면 안 되는가’를 이야기하며 평등권을, 중학교에서는 학교와 지역사회 문제를 토론하며 국민주권을, 고등학교에서는 실제 판례와 헌법재판 사례를 통해 법치주의를 배우게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헌법교실’과 모의헌법재판 프로그램은 이러한 방향의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우리는 전임 대통령을 파면케 한 역사적 비극에 대한 헌번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헌법교육의 필요성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5부 요인(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대통령의 오찬에서도 그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교육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왜냐면 교실에서 존엄과 자유, 민주주의를 배운 아이들이 언젠가 사회의 갈림길에서 헌법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기에는 그만큼 긴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은 그렇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약속이라 할 수 있다. 그 약속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출발점은 바로 오늘의 교실이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는 12·3 계엄과 같은 권력 유지 욕망에 의한,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적 퇴행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철저히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헌법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를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강력한 헌법 재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상명하복식 지휘체계라 할지라도, 현재 우리 군 엘리트 지휘관 중 비정상적이고 불법이자 위헌인 명령에는 단호하게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한 사례가 있어 역사적 참극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것이다. 이는 헌법교육에 의한 민주의식이 잠재된 결과이다. 이제 우리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소중한 역사적 교훈을 거울삼아, 교실에서부터 헌법교육을 강화해 민주주의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내려야 할 것이다.
더에듀 | 2022년 기준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5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중단 학생들은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기초·기본 교육을 받으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기관에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또 그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더에듀>는 지난해에 이어 금산간디학교 아이들이 작성한 자신의 성장 기록을 통해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마음을 돌보는 음악, 볕뉘 ‘마음을 돌보는 음악 만들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어요. ‘내 이야기를 담아 곡을 만들며 느끼는 여러 긍정적인 감정과 뿌듯함으로 나를 돌보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의 심신을 돌봐주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는 뜻이죠. 볕뉘는 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이에요. 어려운 시간에도 추억과 사랑의 존재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저와 잘 맞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요동치는 희망을 담은 세 곡을 이어주는 단어가 볕뉘입니다. 나에게 영감을 준, 가사 없는 음악 저는 가사가 있는 노래보다 OST 장르를 즐겨 들었어요. 특히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들,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에 나오는 오케스트라 삽입곡들은 들을수록 신비로워서, 제 가슴 속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했죠. 가사 없이 선율만으로도 상당한 울림을 주고 상상하게 만드는 음악이 너무 좋았어요. 이런 종류의 음악은 예민한 제가 불안하거나 힘들 때, 여기저기로 퍼진 감각들을 모아 안정되게 해 주었어요. 피아노와 만나다 8살 때 친구를 따라 피아노 학원을 다녔어요. 그곳에서 기초를 배웠고, 집에 피아노를 들여 심심할 때마다 쳤어요. 피아노는 금세 저의 취미로 깊게 자리 잡았죠. 친구들이 모두 학원을 떠났을 때도 피아노가 좋아서 개의치 않고 계속 다녔어요. 늘 친구가 하는 것을 따라 해야 마음이 편했던 제가 처음으로 혼자서 계속했던 것이 피아노였죠. 선율을 만드는 즐거움 저는 학원에서 배우는 곡들을 연주하는 것보다 선율을 만들어 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피아노를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선율이 떠올라 손으로 연주하고 있었죠.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까먹어 버렸지만, 멜로디 하나하나가 소중했고, 그것을 생각하여 치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어요. 저는 시나 글 등으로 제 생각을 형상화하여 바라보면 문제가 저에게서 분리되어 정리된 것 같이 느껴지고, 여러 가지 해결책들이 떠오르기도 해요. 마찬가지로 곡에 저의 고난 또는 소소한 기쁨들을 담아내면, 작품으로서 저의 상황을 바라보며 아픔을 치유하고, 행복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첫 번째 곡, ‘산 비‘ 저의 첫 번째 곡은 산을 생각하며 만든 ‘산 비’입니다. 산은 저에게 특별한 존재입니다. 어릴 때부터 산을 좋아했어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공주’는 커다랗고 울창한 산, 그리고 모험 이야기가 주를 이뤄요.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커다랗고 고즈넉한 산속을 탐험하며 살고 싶었어요. 하늘 높이 낀 안개와 커다란 산을 보면 제 존재가 너무 작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이 곡에는 커다란 산에 압도되어 무력해지기 보단 기쁜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을 담았어요. 그래서 잔잔하면서도 슬프지는 않은 느낌이죠. 이 곡은 산을 볼 때의 설렘과 긴장되는 모험심을 여러 동양적인 선율과 음의 높낮이로 표현했어요. 곡의 시작 부분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산속 숲을, 중반 부분에는 비가 내려 기뻐하는 풀과 나무, 그리고 동물들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마지막 부분엔 내리던 비가 서서히 멈추듯 소리가 점점 작고 느려져요. 이 곡을 연주할 때마다 비 내린 후 햇빛이 드는 숲이 떠올라요. 듣는 사람들도 자신만의 느낌대로 이야기를 상상하길 바라요. 두 번째 곡, ‘빈집‘ 저의 두 번째 곡은 빈집이에요. 곡에 저의 어떤 마음을 담아낼지 고민하며 산책을 하다 주위를 보니 폐가 한 채가 있었어요. 문득 이 곡이 누군가 머물다 떠난 집의 외로움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그 외로움은 따뜻함이 떠나고, 상실감이 남은 제 마음과 닮아 보였어요. 5학년 겨울에 집을 리모델링했어요. 노란 나무 바닥과 책장, 지저분했던 텔레비전 밑 서랍장은 사라지고, 하얀 바닥이 깔렸죠. 새롭게 바뀐 집이 신기하고 좋은 동시에 아쉽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6학년이 되었어요. 그 무렵 이전과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저는 관계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어요. 함께한다는 안정감보다는, 친구들 앞에서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느꼈죠. 앞에선 친했지만 뒤에선 서로의 안 좋은 이야기를 했고, 다투는 일도 잦았어요. 6학년 겨울, 친구와 다투다 머리를 많이 맞았어요. 누군가 도와주길 바랐지만 모두 그저 보고만 있었죠. 맞았다는 충격과 의지했던 친구들에게 느낀 상실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어요. 예전 친구들과도 이미 멀어진 저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했다고 느꼈어요. 말투와 행동이 과격해진 자신을 인지하니 순수했던 옛날, 그리고 옛날 집이 너무나도 그리워졌어요. 관계에 대한 두려움은 중학교에서도 계속됐어요. 저는 갈등이 일어나는 상황을 극도로 회피했어요. 반응이 두려워서 하고 싶은 말을 참았죠. 친구의 미운 행동이 반복되었을 땐, 내가 말을 제때 안 한 탓에 첫 단추가 잘못되었다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어요. 어느새 불안이 심해진 저는 친구들의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저를 놀리면 제가 싫어서라고 생각했고, 아예 장난을 걸지 않아도 제가 친구가 아니기 때문으로 여겼어요. 얼른 친구들과 친해져서 이런 걱정을 종결시키고, 아니라는 걸 입증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별로 달갑지 않은 장난도 웃으며 받아줬죠. 뭐든 타인에게 맞추는 제가 한심했어요. 내 모습이 부끄럽고 모자라 보였던 저는 서투르게 말을 걸며 친구들 곁을 맴돌았어요. 학교가 편안하다고 느낄 수 없었고, 마음에 먹구름이 낀 듯이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을 달고 다녔어요. 기억을 되짚어 보며, 이제는 덤덤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제 마음을 곡에 투영해 연주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말로 털어놓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 같았습니다. 세 번째 곡, ‘단잠‘ 마지막 곡은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단단해져 가는 저를 격려하는 곡이에요. 타인의 시선을 걱정했다가 타인의 한마디에 안도하며 두 가지 감정에 허우적대는 하루를 보냈던 제가, 더 다양하고 건강한 감정을 느끼려 노력한 여정을 표현했어요. 또한 이 곡에는 누군가가 잘 자길 바라는 사랑을 담았어요. 저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에 들기 어려우면 잔잔한 수면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곤 했어요. 저도 그 음악처럼 복잡한 마음을 토닥여주는 편안한 선율을 만들고 싶었죠. 잠에서 일어나면 곧바로 ‘옛날과 달리 난 슬프고, 여긴 불편한 금산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어느 순간 이 생각이 스스로에게 거는 저주의 말처럼 다가왔어요. 오늘 하루 나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데 스스로가 마음을 닫고 있다고 느꼈어요. 아침에는 그저 잠들었던 몸을 깨우고, 오늘도 눈을 뜬 것에 감사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누군가의 말로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일 뿐, 누구도 감정의 뿌리는 바꿀 수 없다는 걸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어요. 저는 어릴 때와 큰 변화 없이 살아가고 있고, 금산은 장소일 뿐이라며 자신을 다독였어요. 마음속에 자리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늙고, 그리운 시절을 품고 살아간다는 생각도 큰 위안이 됐어요.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던 내가 스스로 빠져나오려고 한다는 사실 자체로 힘이 났어요. 관계에서도 바뀌고 싶었어요. 친구들의 반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마음을 표현했어요. 친구들은 말하는 저를 이상하게 바라보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편해진 저를 친구들도 더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았죠. 옛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늘 지니고 있지만, 추억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날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시선에 대한 걱정도 내려놓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더 이상 과소평가하지 않아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걸 느꼈어요. 시간이 가져다 준 변화는 컸어요. 회오리치던 머릿속이 차츰 정리되었고, 여유가 생기면서 바뀌자고 마음먹을 수 있었어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곡을 들으며, 걱정은 잠시 내려두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잠에 들기를 바라요. 이 세 곡은 저의 마음을 채워줘요. 창작을 하면 마음이 뿌듯함으로 차올라요. 시간이 지나도 내 작품이 있다는 사실은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각 곡에 제가 가진 환상과 역경, 그리고 치유된 나를 담으며 나를 자유롭게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즐거웠어요. 누군가가 내 노래를 좋아하지 않아서 슬퍼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 잠시 복잡한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마련해주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제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담아낸 곡들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전북교육청이 학교운동부 전문스포츠클럽 운영 실태 검검을 통해 선수들의 안정적 운동과 학업 병행 환경 조성에 나선다. 민간보조사업으로 운영하는 이번 점검은 오는 26일까지 진행하며 14개 지역형 전문스포츠클럽과 2개의 위탁형 전문스포츠클럽을 대상으로 한다. 점검 항목은 △훈련일지 관리 △훈련환경(시설·장비) △선수 관리 현황 △대회 출전 현황 등이다. 또 보조금 예산 집행의 적정성, 회계 기준 및 절차 준수 여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 회계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점검으로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강양원 문예체건강과장은 “학교 내 선수 수급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전환된 학교운동부 전문스포츠클럽의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 정책의 안정적 실행을 도모하겠다”며 “학생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균형 있게 병행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경북에 공립 대안학교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가칭)한국웹툰고등학교로 학업 중단 예방과 맞춤형 교육 실현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경북교육청은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국웹툰고 설립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웹툰고는 안동시 영호초등학교 부지에 총 6학급 90명 규모의 기숙형 대안학교로 설립된다. 경북교육청은 한국웹툰고를 통해 학업 지속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뿐만 아니라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웹툰을 통한 창작과 창업 등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4일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학교 부지를 확정했으며, 15일에는 경상북도대안학교설립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교육과정, 학력 인정, 평가 및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심의했다. 학교 설립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최종 승인을 위해 2026년 제1차 경상북도교육재정투자심사에 의뢰할 예정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대안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학업 중단 예방과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모든 학생이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고대혁 경인교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민주시민교육 특별위원회(특위)를 출범했다. 교육부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내년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내세운 만큼 특위의 제안이 향후 교육정책 실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교위는 22일 민주시민교육 특위 위촉 및 제1차 회의를 열었다. 민주시민교육 특위는 공동체 역량과 비판적 독해력 등의 함양을 높이기 위한 정책 방향 논의를 위해 출범한다. 앞으로 6개월간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목표, 원칙과 공론화 의제 등을 논의하며 민주시민교육 정책의 방향성을 제안할 예정이다. 위원장으로는 고대혁 경인교대 명예교수가 낙점됐다. 위원에는 △김거성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객원교수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교수 △김원태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위원 △박병기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박성호 민주시민교육포럼 이사장 △박인형 공덕초 교사 △신호재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이지영 서울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장학관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황금주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 교육정책연구소장 △황수진 인천이음초 교사가 위촉됐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면 최소한 공공의 문제에 대해 사실에 기반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토론할 수 있어야 비로소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민주시민교육은 그 자체가 전인교육이자 인성교육이며 사회통합의 관점에서도 필수적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시민교육의 원칙, 내용, 방식을 명확히 하여 국가공동체 차원의 합의를 이룰 필수 기본사항을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도 최근 이뤄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내년에 “헌법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준하는 교수학습 원칙 수립 및 법제화 △범부처 협력 헌법교육·선거교육 등 민주시민교육 강화,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 150개 지정·운영, 교육부 내 민주시민교육과 설치, 학교민주시민교육법 제정, 근현대사 영역·시수 확대, 선택과목 신설, 교원 역량 개발(교사연구회 20팀, 선도교사단 100명, 저경력 교원 연수 300명 등) 등을 담았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오는 29일부터 진행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수험생들에게 대입 공통원서 통합회원 가입 당부와 함께 대입지원 집중상담을 예고했다. 2026학년도 정시모집 공통원서 접수는 4년제 대학의 경우 오는 29~31일(전문대학 12월 29일~1월 14일)까지 진행된다. 대교협은 현직 고교 교사로 구성된 500명의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을 운영, 정확한 대입정보 제공으로 수험생 및 학부모의 고민을 해소할 예정이다. 정시 집중상담은 22일(오늘)~31일, 9시~22시까지 전화 및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 정시 원서접수 기간에 앞서 대입 공통원서 통합회원 가입 및 공통원서 작성도 당부했다. 공통원서 접수서비스는 ▲공통원서 접수를 위한 통합회원 가입 ▲공통원서 작성 ▲입학전형료 결제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교협은 “원서접수 마감 시점에 사용자 접속이 폭주하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다급하게 원서를 작성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컴퓨터에서 원서접수 대행사 사이트 접속에 문제가 없는지 미리 확인한 후, 통합회원 가입과 공통원서 작성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으로 학생부를 제출하고자 하는 경우, 원서 접수 전 신청 시스템에서 기간 내에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신청대상은 2004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자(2005년 2월 졸업)부터 2020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자(2021년 2월 졸업)까지 총 17개 학년도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은 오는 16~31일까지이다. 공개된 장소의 PC를 사용하는 경우, 프로그램 설치 오류 등으로 인해 원서접수 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는 전년도 입시결과와 성적산출 서비스를 활용해 지원 가능 대학 진단, 온라인 상담 등의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