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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의 한 해 살이] ⑪공간을 바꾸니..."도서관 방문↑독서 관심↑행사참여도↑"

[더에듀] 사서교사들은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도서관 활용 및 협력 수업처럼 직접적인 교육활동에 더해 신간도서 수서, 도서관 행사 등을 함께 추진하는 등 교육과정 안팎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사서교사에게는 도서관 운영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으나 2024년 사서교사의 배치율은 15.4%로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이에 <더에듀>와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은 기획 ‘사서교사의 한 해 살이’를 통해 이들이 어떤 교육 활동들을 하는지, 장서 및 환경 관리를 통해 어떻게 교육적 기반을 다지는지 등을 알리고자 한다.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를 통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도서관의 공간이 독서 교육에 중요할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너무도 중요하다”라고 답하고 싶다.

 

진관고등학교에 첫 사서교사로 부임을 하고서 마주한 도서관의 환경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둘 자리가 없어 도서관에 보관되고 있던 미사용 독서실 책상, 부족한 수업 및 열람공간 등의 난감한 공간 구성은 흡사 도서관보다는 창고가 연상되어 그동안 단축 운영으로 학교도서관의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의 관심과 이용을 유도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신규교사였던 필자는 주어진 환경에서 학교도서관의 이용 활성화를 목표로 여러 노력을 했다. 그러나 위치, 도서관에 대한 인식 부재, 각종 천장 누수, 난감한 공간 구성 등의 열악한 상황은 큰 장애물이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도 구청과 교육청의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을 품고 학교도서관의 이용 활성화와 활발한 독서교육을 꿈꾸며 공간 재구성을 하게 되었다.

 

 

구청과 교육청의 지원이 함께 있었던 덕분에 천장을 제외한 전체적인 공간 재구성을 이룰 수 있었다. 다소 부족했던 예산과 여러 사정으로 천장과 조명을 건드릴 수 없어 아쉬웠지만, 대대적인 공사 후 도서관은 교실 3.5칸의 크기에 열람공간, 장서관리공간, 수업공간, 관리공간, 대출반납공간 등 알찬 구성으로 재탄생되었다.

 

그렇다면 각 공간은 어떻게 독서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첫째, 다양한 형태의 열람공간이다.

 

우리 학교도서관의 열람공간은 스터디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테이블로 이루어진 공간과 창가의 바테이블 공간, 마루공간, 서가 속 숨겨진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청 지원금의 사용 조건이 ‘학생과 함께 만드는 공간’이었기에 열람공간에 학생들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현재 학생들은 점심시간마다 다양한 열람공간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또한 정숙하며 독서를 해야 할 것만 같았던 과거와 달리 종종 학생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에 방문하고 그것이 독서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원했던 필자의 교육관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장서관리공간이다.

 

도서관 가구는 깔끔하고 넓어보이도록 화이트와 우드로 통일시키기로 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서가 최상단에는 조명을 설치하여 책을 찾기에 용이함을 더하기로 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현재의 서가로 최종 결정되었고, 더불어 대대적인 장서 폐기 및 정배열, RFID 부착 작업까지 진행하였다.

 

덕분에 도서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층 깔끔해졌고, 현재 학생들은 기분 좋게 원하는 책을 쇼핑하듯 책을 고르고, 도서부는 한층 더 애착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

 

셋째, 수업공간이다.

 

도서관활용수업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많았던 과거의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 수업공간은 필자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한 공간 중 하나이다. 800명이 넘는 학생 수에 비해 작은 크기의 도서관이었기에 최대한 활용을 많이 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했다. 강의식 수업, 모둠활동, 토론활동 등의 수업 진행이 가능해야 했고, 도서관 행사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모듈 변형에 용이해야 했다.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가벼운 무게의 2인용 책상으로 구성하게 되었다.

 

제대로 된 수업공간의 마련으로 공사 후 도서관활용수업은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 공간 활용부터 수행평가를 위해 주제에 맞는 도서바구니를 제공하였는데, 진로직업도서를 위한 서가는 활용도가 높아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진로독서 지도를 비롯하여 올해는 생활기록부와 연계되는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 재구성을 통해 마련된 각 공간이 학생들의 도서관과 독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도서관의 전체적인 분위기 변화는 학생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한 번에 끌어올려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왔다. 긍정적인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첫째, 도서관 방문의 빈도가 높아졌다.

 

평소 하루 이용자가 10명 정도였던 공사 전과 달리 현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도서관에 활발히 방문하고 있다. 특히 3월이 되면 옆 중학교에서 진학한 학생들이 창문 밖으로 보이는 깔끔하고 밝은 도서관의 모습이 궁금했다며 도서관이용교육도 전에 먼저 찾아오곤 한다. 학생들이 먼저 찾아오는 도서관. 사서교사인 필자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둘째,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도서관의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공간을 활용하여 작년에는 매달 다른 주제의 북큐레이션을 진행하였다. 덕분에 특별히 읽고 싶은 책을 정하지 않고 찾은 학생들도, 선생님께 책 추천을 요청하기에는 부끄러움을 느꼈던 학생들도 빈손으로 도서관을 나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독서를 시작한 학생들은 종종 또 다른 책을 추천받고 싶다며 용기 내어 다가오기도 한다.

 

셋째, 도서관 행사와 독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졌다.

 

학생들이 먼저 오고 싶은 도서관 공간은 도서관에서 운영되는 행사와 독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데에 있어 크나큰 무기이다. 깔끔하고 밝은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꽤나 많은 관심을 받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도서관 행사와 독서 프로그램 참여로 이어진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서관과 독서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서관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책의 날 행사와 북뷔페 행사를 도서부와 함께 운영하였고, 모두 준비된 수량을 소진했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독서 프로그램으로는 독서마라톤, 진로독서의 일환인 꿈키움 독서활동, 작가와의 만남인 독서콘서트가 운영되고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선착순으로 신청이 마감되었을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도서관의 공간 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도서관과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제고에 큰 도움을 준다. 신규교사로서 감당해야 하는 공사의 규모가 컸지만, 그것이 많은 변화를 불러온 것을 직접 확인하며 필자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필자와 마찬가지로 전국의 많은 사서교사는 오늘도 더 나은 도서관 서비스와 독서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공간 재구성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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