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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의 한 해 살이] ⑨도서관 이용 교육, 교사들부터

학교를 옮겼다...쭈빗할 것 없이 교과교사와 도서관활용수업하기

[더에듀] 사서교사들은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도서관 활용 및 협력 수업처럼 직접적인 교육활동에 더해 신간도서 수서, 도서관 행사 등을 함께 추진하는 등 교육과정 안팎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사서교사에게는 도서관 운영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으나 2024년 사서교사의 배치율은 15.4%로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이에 <더에듀>와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은 기획 ‘사서교사의 한 해 살이’를 통해 이들이 어떤 교육 활동들을 하는지, 장서 및 환경 관리를 통해 어떻게 교육적 기반을 다지는지 등을 알리고자 한다. 존재 자체로 가치 있는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를 통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고정관념깨기 1년은 눈치를 봐야 한다구요?


일반고에만 31년 있다가 처음 특성화고로 발령받았다. 사실 교직 생활 처음으로 전근이란 것을 갔다. 내가 들었던 말은 1년은 눈치를 보고 학교 파악을 하고 그 다음에 학교 상황에 맞추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정년이 5년 밖에 안 남았는데, 이 학교가 마지막 학교인데 눈치 보고 뭐고 할 시간이 없었다.

 

새 학년 준비 연수 기간에 교사 대상 연수를 하겠다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 시기는 할 회의도 협의도 많은 시기지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입장에선 적절한 강의를 찾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미 사서교사가 있었던 학교지만 수업 협력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과감히 제안했더니 당연하게 수용되었다. 특성화고에 있었던 도서관협력수업사례를 찾았고 특성화고 학과 특성 – 내가 근무하게 될 학교는 조리과와 호텔과가 있는 학교였다. - 에 맞는 장면들을 인스타나 자료들을 통해서 찾았다. 인스타에 bookcake를 검색하는 나오는 사진들이 있었다. 일반고 경험이지만 그 가운데 음식 조리 여행과 연관했던 프로젝트 문제들을 예시로 사용했다.

 

그렇게 새 학년 연수 기간이 되었고, 떨리지만 전교사 대상 연수를 시도했다. 내가 아직 특성화고 교육과정과 문화도 파악 못 한 시기였지만 전근 온 교사가 적극적으로 사서교사와 도서관 활용에 대해 홍보하는 모습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 것 같다.


고3 식품과 영양 과목에서 도서관 협력수업 제안받기


연수가 끝나자마자 내 인생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식품과 영양이란 과목 3학년에서 도서관 프로젝트 수업 제안이 들어왔다. 내가 제안해달라고는 했지만 막상 생소한 과목에서 들어오니 매우 당황스러웠다.

 

일단 제안한 교과교사가 왜 도서관 협력수업을 하자고 하셨는지? 이 수업에서 어떤 기대를 하는지? 평소 수업 과정은 어떠했는지? 평가 방법은 무엇인지? 질문하고 질문하면서 공부했다.

 

많은 대화 끝에 조리과의 대부분 수업은 조리 실습실에서 엄격하지만 활동적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목은 실습실이 아닌 교실에서 진행하는 이론 수업이란 것을 알았고 학생들의 다이어트, 영양, 질병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수업이란 것도 알았다.

 

담당교사도 일상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루는 수업내용을 도서관과 협력하면 학생들이 좀 더 활동적으로 흥미 있게 수업을 따라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고 하셨다.

 

교과서를 보니 식품별로 어떤 영양소들이 있는지, 각각의 영양소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외울 것도 많고 양도 방대했다.

 

문득 보드게임 강의를 할 때 연수생들이 만들었던 게임 중에 식품별 칼로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해서 만들었던 카드라인 보드게임이 생각이 났다. 복잡한 영양소를 카드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친숙하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식품과 영양 선생님께 드렸다.

 

이번엔 생소한 제안을 받은 식품과 영양 선생님의 질문이 쏟아졌다.

 

"준비물은? 수업과정은? 결과물은? 역할 분담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들어보지도 못했을 길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서 샘플과 예시와 시연까지 해보면서 안내를 해드렸다.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수업차시는 총 6차시, 좋은 점은 주당 3차시씩 그중에 2시간씩은 블록수업이라 집중해서 작업해야 하는 수업 여건은 좋았다.


수업 준비와 장비는?


학생들이 직접 자료조사를 해야 하기에 1인 1노트북이 필요했고 총 24대는 컴퓨터 담당자의 협조를 받아서 확보했다.

 

필요한 책들은 주문 가능한 책들은 주문하고, 절판인 책들은 공공도서관에서 찾아서 상호대차 등으로 대출 신청을 했다. 관련 도서를 따로 주문하기도 했다.

 

샘플이 되는 동물카드라인 등의 보드게임을 준비하기도 하고, 코팅기도 수업하는 동안은 도서관으로 옮겨서 사용하기로 했다. 코팅 필름 등의 재료들도 준비해 놓고 이제 수업 시작.

 

1차시는 사서교사 진행 아래 신나게 게임을 했다. 동물카드라인 보드게임으로 그냥 웃으며 했다. 수업 대상인 3학년 조리과 학생들에겐 너희들의 식재료가 될 수도 있는 동물들에 대한 보드게임이라며, 아이들은 갑자기 왜 이런 보드게임을 하는지 처음엔 잘 모르고 했다. 수업 마지막에 가서야 이런 보드게임을 너희들의 식품과 영양소를 갖고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2차시부터는 교과샘이 모둠을 편성하고 어떤 식재료로 할 것인지? 어떤 영양소들을 찾아서 조사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사서교사는 보드게임 제작 예시들을 보여주고 틀만 공유해 주었다. 그리곤 바로 학생들 활동시작.

 

조리과 교사와는 많은 대화와 협의를 했다. 즉 어떤 식재료, 어떤 영양소를 조사하게 할 것인지를 갖고, 결국은 많이 돌고 돌아서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쉽게 접하고 구하는 음료, 빙과, 과자 등으로 하기로 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것으로 해야 재미도 있고 쉽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3차시부터는 학생들이 부지런히 모둠별로 맡은 과자, 라면 등등의 영양소를 조사하고, 100그램당 수치로 계산하고, 보드게임 틀에 들어갈 이미지를 찾고 가져 오고 하느라 정신없었지만 역시 아이들의 손은 빨랐다. 금방 만들었다.

 

4,5차시에는 아이들이 제작한 것을 조리 선생님이 프린트해 주자 미술시간이 되었다. 자르고 오리고 접고 코팅하고 그야말로 새로운 차원의 실습시간이었다.

 

 

6차시에는 아이들이 완성한 게임을 서로 바꾸어 가면서 해보고 서로 소감을 나누고 모든 수업을 마쳤다.

 

역시 조리 선생님은 덕분에 아이들이 활기찬 수업을 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소위 말하는 성취 수준에 있는 <[식영 02-01-04]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적정 섭취량을 이해하고 함유 식품을 파악할 수 있다.> 수업 목표도 잘 달성했다며 내년에 더 다듬어서 해볼 것을 합의했다.

 

옮겨간 첫해 학교에서 내가 쭈빗쭈빗 눈치를 보면서 망설였으면 요런 수업은 불가능했을 것 같고 학생들과도 빠른 시일에 관계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도서관 이용 교육은 교사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사서교사의 서비스 대상은 학생들만이 아니라 우선 교사부터다. 그리고 일반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자료탐구 학습을 진행하게 하는 것이 사서교사들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 = 사서교사 배치와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부와 단체교섭에 나서며 사서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도서관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의 독서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학생들을 성숙한 시민으로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서교사 배치율 증가를 가장 큰 사안으로 두고 있으며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어나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홍보하고 연수 및 연구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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