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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사 칼럼 표절 인정 천호성 교수 "수정 또는 내리겠다" 사과

천 교수, 지난 6월 전북의 한 신문사에 IB 관련 칼럼 게재

광주의 한 교사 "지난 5월 게재한 칼럼과 조사 몇 개 제외하고 동일"...문제 제기

 

더에듀 지성배 기자·정지혜 기자 |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교사의 글을 인용 표기 없이 사용해 논란이다. 천 교수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해당 글을 즉시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천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로 출마했고, 차기에도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영향력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저작권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글은 천 교수가 지난 6월 23일 전북의 한 신문에 기고한 ‘IB(국제바칼로레아)교육 도입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다.

 

그러나 지난 16일 광주의 한 교사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글에 포함된 여러 문장이, 자신이 지난 5월 한 교육언론에 게재한 칼럼 ‘공교육 IB도입은 교실 이데아가 아니라 환상 속의 그대’와 중복된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페이스북에 천 교수의 칼럼을 공유하며 “교수님 IB에 대한 문제의식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며 “교수님의 6월 칼럼에 쓴 글의 여러 문단은 제가 5월에 쓴 칼럼과 조사 몇 개 제외하고 동일합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제가 칼럼을 쓸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이 IB를 공개적으로 도입하자는 교수님들은 온갖 학술적인 통계 데이터를 준비했는데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교육학자들은 연구 결과나 칼럼조차도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오랜 기간 교육대학교 교수로서 저보다는 연구역량이 있는 교수님께서 주제를 더 깊게 제대로 연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고 정중하게 남겼다.

 

일부 댓글에는 두 글을 비교한 내용도 담겼다.

 

A씨의 글에는 ‘사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받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암기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갖추고 탐구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면 좋은 교육임에 틀림없다’고 되어 있다.

 

천 교수의 글 역시 ‘사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받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암기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갖추고 탐구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면 좋은 교육임에 틀림없다’고 되어 있어 거의 동일했다.

 

이 밖에도 몇몇 문장이 거의 동일하게 표기됐다.

 

이 같은 지적에 천 교수는 해당 글 댓글을 통해 그대로 베꼈음을 인정했으나 수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댓글을 통해 “선생님의 글의 일부를 인용 없이 사용하고 말았다. 논문이었다면 참고 문헌 등에 엄격하게 표시했을 텐데, 짧은 내용의 칼럼이라 그러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음엔 꼭 참고 문헌을 표시하겠다”고 남겼다.

 

다만 천 교수는 <더에듀>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임을 하면서 IB 도입 관련 여러 자료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았고, 그 안에 해당 칼럼이 있었던 것 같다”며 “칼럼을 쓸 때는 저의 생각과 동일해 어느 교사의 글인지 전혀 모르고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칼럼 정정 요청을 하기 위한 수정 작업 중이다. 해당 글을 수정하거나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명백히 표절을 한 만큼 즉시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저작권에 둔감한 수준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논문 범학계 국민검증단 위원으로 활동한 김경한 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조 위원장은 “해당 칼럼은 출처 없이 베껴 쓰기를 한 명백한 표절에 해당한다”며 “원 게시자의 항의가 들어온 이상 해당 칼럼의 게시를 삭제하는 것이 교수로서 책임지는 모습일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도의 한 교사는 “칼럼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책임 있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교육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위해 객관적인 근거를 겨우겨우 찾아가며 쓴다”며 “해명을 여러 번 읽어봐도 현직 교수, 그것도 교육감 출마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이디어의 저작권에 이렇게 둔감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생각이 동일했으니 고맙게 생각하라는 건가”라며 반문했다.

 

한편, 표절을 인정한 천호성 교수의 글은 17일 오후 4시 현재 출처를 밝힌 상태로 전북의 한 신문사 온라인 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후속 = 천호성 교수는 <더에듀> 기사 송출 다음 날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엄격해야 할 자신을 반성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내용의 일부가 다른 분의 글과 동일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에 급히 체크해 보니 일부 내용이 겹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라며 "아차하며 순간 아주 머리가 띵해지더군요"라고 밝혔다.

 

이어 "대게 저는 논문이나 글을 쓸 때, 여러 자료를 참고하게 되는데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을 미리 캡처하거나 요약해 두고, 참고문헌을 적어놓곤 합니다. 그런데 이 칼럼에서 누락시키는 실수를 한 것입니다"라며 "출처표시를 하지 않고 일부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만 것입니다"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또 "서둘러 해당 선생님에게 메신저를 통해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바로잡겠다는 문자를 남겼습니다"라며 "신문사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한 뒤, 인용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출처를 표시한 후 수정해 다시 보냈습니다"라고 추후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자로서 또 연구자로서 해서는 안 될 실수에 많이 부끄럽습니다"라며 "더 엄격하게 체크하고 확인하겠습니다. 깊이 반성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며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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