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사서교사는 문해력, 정보활용, 미디어리터러시 등 미래교육의 핵심을 담당하며 학생들의 경험과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에듀>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의 학습과 경험을 돕고 있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과 기획연재 ‘사서교사와 미래교육’을 마련했다. 교수 설계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 위상을 알림으로써 배치 확대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래 역량을 기르는 융합 수업의 필요성과 사서교사의 역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보 활용 능력,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 등 복합적인 핵심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그중 융합 수업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융합 수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과서 밖의 검증된 정보를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때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의 풍부한 정보 자원과 전문적인 정보 탐색 능력을 바탕으로 융합 수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학교 도서관의 공간과 예산은 교사들이 자유롭게 협의하고 수업과 연계된 전시나 프로젝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교육적 배경에서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운영된 두 가지 융합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2023년과 2025년 충청남도 단위 학교 사업 선택제 ‘교육과정 연계 융합 독서 프로그램’ 사업을 기반으로 수업을 운영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생성형 AI ‘챗GPT’가 큰 화제가 되었던 2023년, 정보, 영어, 국어 그리고 사서교사가 협력해 인공지능 융합 수업을 8차시 동안 운영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직접 체험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를 체감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며 주체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보 시간에는 챗GPT의 원리와 사용법을 익히고, 챗GPT와 바드를 비교하며 생성형 AI의 특성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어 시간에는 챗GPT와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고 구글 독스를 통해 온라인 기반 협업 활동을 경험했다. 사서교사와 국어교사의 협력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를 읽으며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이어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을 읽고 KWL 학습지를 활용해 ‘이미 알고 있는 것 – 궁금한 것 –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면서 탐구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해 나갔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에서는 챗GPT와의 실제 인터뷰 사례를 분석해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혔고, 이는 영어 수업과 연계되어 실제 챗GPT와 영어 인터뷰를 수행하는 활동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챗GPT가 직접 집필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함께 읽고, AI가 만든 창작물을 분석하면서 인간의 시선이 개입되어야 하는 이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토의했다. 수업 이후에는 사서교사가 중심이 되어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인공지능 관련 도서 소개뿐만 아니라, 미드저니·달리·투닝AI 등을 활용해 제작된 다양한 생성형 AI 창작물들이 함께 전시됐다. 특히 인간이 그린 그림과 AI가 생성한 그림을 나란히 전시하고 학생들이 스티커로 투표하는 코너는 큰 관심을 끌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창작 능력을 직접 체험하고, 인공지능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독서 전문가로서 학생들이 다양한 책에서 정보를 탐색하고 전략적으로 독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도서에 기반한 정보와 내용을 정리하여 교과 교사들의 교수·학습 자료 제작을 도왔다. 더불어 도서관의 자원과 예산을 활용해 수업 이후 전시회라는 후속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연계했다. 디지털 미디어를 주제로 실시한 융합 수업 -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미술, 과학, 국어, 도덕 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하여 6차시 융합 수업 ‘미디어 속으로: 알고 보면 달라진다’를 진행했다. 이 수업은 유튜브, 숏폼 콘텐츠, SNS에 익숙한 중학생들이 미디어의 작동 원리와 그로 인한 심리적·신체적·언어적 영향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2차시는 ‘왜 우리는 미디어를 소비할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하였다. 1차시에는 사서교사가 사회적 비교 이론, 강화 이론 등 심리학 개념을 읽기 자료를 통해 학습하고 새로 얻게 된 심리학 지식을 SNS 중독, 숏폼 중독 등의 사례 분석에 활용했다. 학생들은 사례 분석 후 ‘처방전’까지 작성하면서 잘못된 미디어 소비 습관에 대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자신의 소비 습관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시에서는 미술 교사가 미디어 속 디자인 요소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유튜브 썸네일 등의 사례를 통해 가르쳤다. 학생들은 광고 포스터를 직접 제작해 보며, 미디어에는 클릭이나 구매를 유도하는 제작자의 의도가 숨어있음을 체득했다. 3~4차시는 ‘미디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3차시 과학 수업에서는 전두엽과 편도체 등 뇌의 구조를 이해하고, 미디어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체험해 보았다. 내용은 같지만, 한쪽에는 퀴즈가, 다른 한쪽에는 광고가 삽입된 영상을 시청하게 한 뒤 영상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서로 비교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가 반드시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음을 배웠다. 4차시 국어 수업에서는 유행어, 줄임말, 외래어, 혐오 표현 등 미디어 언어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것이 청소년의 말과 글에 끼친 영향을 성찰했다. 이어 줄임말 금지, 다양한 형용사 사용 등의 조건이 부여된 감성 편지 쓰기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언어 사용 태도를 함양했다. 5~6차시는 ‘미디어를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다루며 미디어 윤리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졌다. 5차시 도덕 수업에서는 딥페이크, 저작권 침해 등 미디어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미디어 윤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사례를 보고 벌금을 예측하는 활동을 통해 문제 상황별 심각성과 대응 방안을 토의했다. 또한 게임 중독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법률 만들어보기 활동도 진행되었다. 6차시에서는 사서교사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며 융합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정보 편향의 위험성에 대해 학습한 뒤 좋은 콘텐츠의 기준을 배우고 유튜브 콘텐츠를 별점으로 평가했다. 노션에서 ‘중학생을 위한 유튜브 채널 추천’ 페이지를 만들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하여 정리함으로써 실제 삶과 연결된 미디어 활용 역량을 길렀다. 또한 수업 말미에 ‘유튜브 리터러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자신의 성장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융합 수업에서 사서교사는 각 교과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핵심 정보를 수집하고 교수·학습자료 개발을 지원하는 수업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번 수업은 향후 9월 독서의 달 행사와 연계될 예정이다. ‘디지털 디톡스 북피크닉’은 점심시간과 방과후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책바구니를 들고 원하는 장소에서 책을 읽는 행사로 디지털 미디어 소비에서 잠시 벗어나 전통적 미디어인 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독서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배움이 확장되는 도서관, 미래 교육의 플랫폼으로 이처럼 융합 수업을 통해 미래 역량을 기르는 과정에서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서교사의 전문적인 안내를 받으며, 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주체적인 학습 경험을 쌓는다. 학교도서관은 모든 배움이 확장되는 공간이자,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차선영=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미디어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처럼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탐구 질문을 기반으로 꾸준히 협력 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노션으로 인터랙티브 북 만들기'와 같이 에듀테크를 수업에 적용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길러주는 미디어 전문가로서의 사서교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에서 만난 책과 정보가 학생들의 삶에 밑거름이 되어 평생학습자이자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에듀 | 중년이 되면 여러 경험을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스레 후배들에게 말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하지만 삶의 방식이 다양하고 개인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는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중년이 되면 후배들 앞에서는 되도록 말을 줄이는 것이 좋다. 따뜻한 눈길로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공감해 주는 선배가 되어주면 참 좋다. 말하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을 건네고 “후배 덕분이다”라는 감사의 마음을 같이 전하면 좋겠다. “내가 더 잘 알아”,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지적하고 판단하는 말, 내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길 은근히 강요하는 말은 될 수 있으면 하지 않기를 바란다. 후배의 강점과 장점에 집중하고,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칭찬과 격려, 응원이 훨씬 낫다. 중년이 되면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지갑을 여는 일’이다. 지갑을 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쓰라는 게 아니다. 중년의 행복을 누리게 된 것은 함께 해주고 도와준 후배들 덕분이라는 마음을 갖고, 그 고마움을 표현하라는 뜻이다. 가장 쉽게 표현하는 방법이 ‘지갑을 여는 일’일 수 있다. 후배들을 위해 식사나 찻값을 내는 것도 중년으로서 특권과 행복이 될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라는 말은 단순한 유행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 중년의 행복을 위해서는 가장 가성비 높은 방법임이 분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더 실감하게 된다. 교사는 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지, 후배를 가르치는 선배 교사가 아니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최소제한환경(LRE)을 아시나요? '최소제한환경(the least restrictive environment: LRE)'은 특수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원칙이다. 미국의 ‘장애인 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는 법적 용어로 ‘가능한 학생이 또래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원칙이자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배움과 경험을 확장하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 용어이다. 즉, 장애 아동을 장애가 없는 또래, 가정, 지역사회로부터 가능한 최소한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개념을 의미한다.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공간과 상황을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 속 교육 환경에서는 시간의 제약, 거리의 한계, 접근성 부족, 사전 연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학습과 실제 환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한계를 서서히 허물고 있다. 이제는 특정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 공간, 안전이 확보된 훈련 공간,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는 학습 공간 등을 통해 아이들이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합교육의 관점에서도 또래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장면과 맥락이 더 많이 마련되면서, 학습의 범위와 관계의 기회가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특수교육 대상자, 다문화 학생, 학습지원 대상 학생 등 느린 학습자가 ‘가능한 만큼’이 아니라, 누구나 ‘가능하게’ 만드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상황이나 심리적 불안을 줄이고, 세상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 화재 대피 훈련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고 영상과 함께 언어적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학생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VR, AR 등 실감형 콘텐츠 등의 등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수교육에서 ‘실제 상황’은 반복하기 어렵고 위험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결국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할 기능적 기술을 익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교과와 연계하여 그만큼 많이 연습하고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상현실은 실수를 허용하고, 학습을 반복하게 하며, 아이 스스로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하철 탑승, 횡단보도 건너기, 낯선 상점 이용하기, 집까지 가는 길 알아보기” 같은 활동도 이제는 360도 카메라나 VR 기반 콘텐츠를 통해 사전 학습이 가능해졌다. 특히 키오스크 이용은 많은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 높은 벽으로 느껴지는 활동 중 하나다. 화면의 흐름이 빠르고, 터치 반응이 민감하며, 뒤에서 줄을 선 사람들의 시선까지 더해지면 긴장한 나머지 미리 연습했던 부분도 생각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가상 키오스크를 통한 반복 연습은 아이들이 화면 구성을 익히고, 순서를 기억하고, 실제 기기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도록 돕는다. 이와 더불어 ‘삶과 연계’한 맥락 속에서 생활 속 필수적인 어휘를 배우고, 관련된 수개념도 함께 익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특수교육에서 삶과 연계된 학습과 함께, 학생의 심리적 안정감 확보는 학습의 기본 전제이다. 거부감 또는 무서움이 줄어들고, 예상과 예측이 가능해지면 아이는 낯선 공간에서도 안정감을 확보하고, 스스로를 믿게 된다. 그리고 그 믿음이 쌓이면 교실 밖 세상으로도 한 발 내딛을 수 있다. 가상의 공간, 360도 카메라 속 세상, 거리뷰 등의 실제와 유사한 환경은 아이들의 안전한 배움의 또 다른 도구이자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AI, 디지털 도구를 통해 교실에서 ‘낯설지 않은 관계’를 느끼는 시간 특수학교에 재직하던 시기에 지체장애를 가진 한 학생을 학급 구성원으로 만났다. 학급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고,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다보니 아이가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체육 활동이나 기타 동적인 활동속에서 소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학생이 장애학생 e페스티벌의 디지털 게임 종목에 참가하게 되었다. 교사와 함께 게임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미션을 하나하나 연습하며 준비하는 과정은 학생에게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교사와 나란히 함께하는 경험의 시간이었다. 처음엔 서툴고 어색했던 디지털 도구와의 관계도 반복 학습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속에서 점점 자신만의 무기처럼 익숙한 도구가 되어갔다. 게임 안에서 전략을 세우고, 점수를 계산하고, 결과를 공유하며 그 학생은 자신이 ‘참가자’가 아닌 ‘주인공’이라는 감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 참여하는 경험을 가지면서 더욱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생이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이의 성취감과 심리적 만족감과 함께 그동안 얇은 벽처럼 느껴졌던 교사와의 거리, 그리고 디지털 세계가 이 학생에게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는 점이었다. 특수학급을 운영하게 되면서 통합학급 교실에서는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장애공감교육이 이뤄졌다. VR과 메타버스 기반의 시뮬레이션, 다양성 존중 콘텐츠, 협동형 미션 등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제한된 접근이 디지털 도구를 통해 가능한 접근으로 나아가는 모습 등을 통해 ‘배리어프리’를 주제로 통합학급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아닌, ‘함께 해결하는 사람’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해당 과정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과 포용성, 모두를 위한 기술과 환경의 필요성 등을 인식하였다. 조를 나누고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 속에서 특수교육대상학 또한 생각 이상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활동을 함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닌, ‘함께 하는 활동이 더 중요하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 자체가 또래 간 상호작용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렇듯 ‘함께’ 웃고, 말하고, 실수하고, 도전하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마침내 ‘낯설지 않은 관계’ 안에 들어서고 있었다.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이 특수교육은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교실 밖 세계, 다양한 상황, 새로운 공간을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조금은 더 차분하게 먼저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특수교육이 지향해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VR과 메타버스는 장애 학생들에게 세상을 두려움 없이 미리 걸어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실수하고, 배우며, 누구보다 먼저 세상을 만나고 있었다. XR메타버스협회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윤필원=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과 조금 더 편하게 연결되고, 낯선 상황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와 메타버스, 코딩 등 다양한 도구들을 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에듀테크, 교육과정, 특수교육, 통합교육, 기초학력 등의 분야에서 컨설턴트와 연수 강사로 활동하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향을 찾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정보화 분야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여전히 배움이 멈추지 않는 교사로서 일상의 수업 속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다. 기술보다 사람, 도구보다 관계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오래도록 지향하고 싶은 교사다. 이메일: whatfeel@naver.com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학교 주변 전자담배 자동판매기 설치·운영이 제한된다. 사립대학 해산 시 설립자에게 일정 수준의 장려금이 지급된다. 국회는 지난 23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육부 소관 6개 법안을 의결했다. 우선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액상형 전자담배 등을 판매하는 자동판매기 또한 절대보호구역(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미터 이내)에서는 설치·운영이 금지한다. 상대보호구역(학교 경계 등으로부터 직선거리 200미터 이내)에서는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종전에는 담배사업법 상 주로 연초의 잎을 원료로 제조한 궐련형 담배의 자동판매기만 설치·운영을 제한하고 있었다. 시행은 공포 6개월 이후이다.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제정해 구조개선, 대학 폐교 및 학교법인 청산의 체계적 지원과 학생·교직원·연구자 등 구성원 보호 등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학교법인 해산 시 설립자에게 잔여재산 귀속분의 15% 또느 결산서 기재된 설립자본금 중 적은 금액을 장려금으로 지원한다. 교육부는 “사립대학 재정진단에 따른 구조개선 절차가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되고, 학교 구성원을 보호하고 지역사회의 상생을 고려한 대학 구조개선 지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행은 공포 1년 후이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을 개정, 올해 12월말 만료될 예정이던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유효기간을 5년 연장해 2030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사용하는 예산이다. 공포 즉시 시행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대학 등록금의 인상 상한은 현행 법률에 따라 직전 3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 제한에서 1.2배 제한으로 인하했다. 2026학년도 1학기 등록금부터 적용되며, 2026학년 등록금 인상 상한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025년 12월 중 공고할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교육공무원이 고등학교 입학 및 대학(원)에 (편)입학하는 학생 선발과 관련하여 공정성을 침해하는 부정행위를 한 경우(입시비리), 징계시효를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공포 6개월 후 시행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사립학교 교원이 고등학교 입학 및 대학(원)에 (편)입학하는 학생 선발과 관련하여 공정성을 침해하는 부정행위를 한 경우, 해당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또 사립대학 교원으로 신규 임용된 자가 지원 서류를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거나 누락한 경우 대학 내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용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공포 6개월 후 시행이다.
더에듀 AI 기자 | 대다수의 학생이 인공지능(AI)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용 등의 교육을 받은 학생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면서 오히려 교사들이 더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지역 언론사 NW Londoner는 지난 17일 에듀테크 플랫폼 GoStudent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84%는 이미 AI를 사용 중이었으나, AI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학생은 35%에 불과했다. NW Londoner는 대다수 학생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사용법이나 윤리적 기준, 정보 검증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없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GoStudent의 CEO인 Felix Oswald는 보고서에서 “학생들은 이미 AI를 쓰고 있다”며 “문제는 교사나 보호자 없이 스스로 배우고 있다. 정보 왜곡, 데이터 편향, 오류 가능성이 높은 도구를 감시 없이 쓰게 놔두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런던 북부에 사는 중학생 Ayaan M. (14세)는 “시험 공부할 때 AI가 요약해 주는 건 편하지만 그 내용이 항상 맞는지 잘 모르겠고, 어떤 걸 믿어야 할지도 헷갈린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보고서에서는 “AI 교육에 대한 국가 차원의 커리큘럼 설계와 교사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학생들이 올바르게 쓰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디지털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 능력을 동시에 키우게 할 가이드가 필요하지만 교사들조차도 충분한 AI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짚은 것. NW Londoner는 “디지털 격차는 이제 단순한 장비 문제가 아니라, ‘AI를 누가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 캐나다 온타리오주 동남권 여러 학교에서 보결 교사로 근무하는 정은수 객원기자가 기자가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캐나다 보결 교사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소개한다. (연재에 등장하는 학교명, 인명은 모두 번안한 가명을 쓰고 있다.) “다른 교과 수업은 상지고에서는 어떻게 해? 내가 상지고에서 수학 자원봉사 할 땐 사실 되게 지루했거든.” “처음 보결 갈 때는 당황스러웠지. 내가 실습할 때는 교과서 한 번 안 쓰고, 우리가 연수 받을 때 배운 대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막상 보결 수업 계획은 그냥 영상 보고 학습지에 답안 쓰는 거였으니까.” “내가 보결 처음 할 때는 수업계획이 그냥 교과서 읽는 거라 좀 당황스러웠어.” “맞아, 교과서로 그냥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 “근데 애들이 전혀 참여하려고 안 해서 나중에 물어보게 됐는데, 보결 교사가 올 때만 그렇게 하는 거고 그래서 애들도 더 재미가 없던 거더라고.” “응, 거의 한 해를 한 학교에 쭉 다니다 보니까 그것도 선생님마다 달라서 어떤 선생님은 진짜 수업 계획을 그대로 주는 경우도 있고, 또 그냥 보결 교사가 진행할 수 있게 좀 더 단순한 계획을 주는 경우도 많더라고. 그래도 수학은 어차피 개념을 알려주고 몇 가지 예제를 풀어주고 문제 풀이하는 식으로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비슷하더라. 너처럼 핸즈온 활동 같은 걸 하는 선생님은 드물지.” “아무래도 수학은 다른 교과처럼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재구성하기 어렵고 가르쳐야 할 게 많으니까.” “그래, 다른 교과는 그게 좀 더 쉽지. 그런데도 사실 영어 수업이 보통은 더 재미가 없더라. 그냥 책 읽고 글 쓰고 하는 활동이 대부분이고.” “맞아, 나도 앞 시간이 영어 수업인데, 나는 밤새 활동을 준비해 가서 교실에 들어갔는데 영어 선생님이랑 애들이 그냥 책 읽고 있더라.” 어제 오랜만에 같이 교사 자격증 전환 연수를 받았던 동기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역사 부전공 연수를 다시 받게 된 상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수학 보결 수업 경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외국에서 온 교사들은 처음 연수를 받을 때의 내용과 사뭇 다른 보결 수업 계획을 받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는 모양이다. 활동 수업은 다 어디 가고 학습지만 하란 거지? 옥토중에서 처음 보결을 시작하게 됐을 때는 상대적으로 실제 수업에 가까운 수업을 하게 돼서 그런 느낌을 못 받았지만, 상지고에서 첫 보결을 하는 날에는 꽤 충격이 컸다. 단순히 다큐멘터리 하나 틀어주고 그걸 보고 준비된 학습지를 작성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국 고등학교 교실에 와 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실습 때는 그렇지 않았다. 군포고 황미영 선생님은 상당히 학문적인 고3 수업을 하는데도 매일 두세 가지 다른 활동을 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스토리보드도 만들고, 토론도 하고, 가상 도시 발전 지도도 그려보고, 퀴즈쇼도 하고, 트윗도 만들고, 랩도 듣고, 아무튼 안 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반미선 선생님은 상대적으로 하루하루는 주로 텍스트를 보거나 사진, 영상을 보면서 토의하는 비슷비슷한 수업 구조였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으면 동네 산책하면서 지역사도 살펴보고,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미술, 음악, 체험 같은 색다른 활동을 했다. 그래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수업을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 교장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냥 교과서로 진행하는 방법을 조언받았을 때도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래된 작은 사립학교라 옛날식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옥토중에서 힘겹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상지고에 갔더니 그런 수업 계획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배운 것과 비슷한 수업을 하던 옥토중을 경험하고 나서도 충격이 있었던 것은 선입관 때문이기도 했다. 교사로 일하기 전에 학생 시절에 회암교육청에서 멘토로 상지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그 학생이 듣는 몇몇 수업 내용을 보게 됐는데, 수학은 문제 풀이가 대부분이고 역사도 사실을 묻는 위주의 지필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군포고 역사과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묻는 지필시험으로 평가를 하는 선생님은 한 명도 없었기에 상지고는 좀 오래된 방식의 교육을 하는 분위기인가 싶은 느낌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그런 단순한 수업 계획을 마주하게 되니 더 실망스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알고 보니 보결 수업 계획은 선생님마다 제각각 그런데 이제 돌아보니 그런 게 아니다. 보결 교사 때만 교과서를 읽고 담당 교사가 수업할 땐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 보결 교사를 3년 차가 되면서 상지고 선생님 대부분의 수업을 맡아봤는데, 어떤 선생님은 진짜 자기 수업 계획 그대로 맡기는 사람도 있고, 어떤 교사는 보결 교사가 따라 하기 편한 단순한 수업 계획을 하기도 한다. 어떤 교사는 두 가지 방법 모두 보결 교사에게 열어놓고, 선택에 맡기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온타리오주 모든 선생님들이 평소에는 황미선 선생님 같은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본 수업 중 교사협회의 이상에 가장 가까운 모범으로 꼽을 만한 사례고, 보결 수업처럼 단순하진 않더라도 평소에도 조금 더 지식 위주의 식상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결 교사에게 감독만 하면 되는 시간을 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자습 시간(Work Period)이라고 번역해야겠지만, 주로 기존에 진행 중이던 과제를 마무리하거나 새로운 학습지지만, 기존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습지를 하게 된다. 그 외에도 그동안 밀린 평가 과제를 하거나 타 과목 과제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는 그야말로 자습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로 심화 교과를 하는 고2, 고3 수업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전공 교과가 아닌 보결 선생님이 들어오면 가르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잘못된 수업을 하게 두느니 자습을 시킨다 물론 보결 교사를 생각해서만은 아니다. 보결 교사가 제대로 못 가르치면 어차피 새로 가르쳐야 하는 정도를 넘어 오개념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군포고의 황 선생님은 그래서 보결 선생님을 부르는 데에도 까다로웠다. 역사 전공이어도 이전 보결 수업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안 부르고 그냥 아무나 불러서 자습을 시키거나 차라리 교생에게 수업을 맡기고 보결 교사에게 감독을 맡기기도 했다. 심지어 교감 출장으로 직무대행을 하기 위해 보결이 필요했던 날에는 수업 계획 시간으로 공강이 있는 친한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해 보결을 맡기고 다음 날 자신의 수업 계획 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물론 교내에서 이런 식으로 보결을 처리하는 일은 흔하지는 않다. 가끔 업무상 이유로 한 시간 보결 수업을 하게 되고 긴급 보결 교사도 못 구하면 관리자가 그 교실을 감독하는 일이 좀 더 일반적이다. 그런데 황 선생님은 비전공자인 관리자에게도 수업을 맡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자습이나 단순한 학습지 활동 감독부터 실제 수업을 그대로 하는 계획까지 다양한 계획이 있는 가운데서, 일과가 끝나고 가장 보람이 있는 날은 때로는 모르는 과목을 공부해 가며 가르치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어떻게든 학생들의 학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날이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전현직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들이 탁상공론적 교육정책 양산을 비판하며, 유초중등 교원의 근무시간 외 학교 밖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장교감원장원감 좋은교육정책포럼(전국교장교감포럼)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민주적인 학교 교육의 초석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교육과정 총괄운영자로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다양한 관점과 비판적 사고를 허용하는 열린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초중등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을 비롯해 모든 선출직 교육 관련 공직자들은 선거로 선출되고 있지만 교원은 출마할 수 없다”며 “선거 과정에서 정책 개발이나 논의에 참여하거나 교육 선출직 후보와 자유롭게 만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은 탁상공론적 교육정책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초중등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이러한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아 학생들의 좋은 삶을 위한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초중등 교원의 근무시간 외, 학교 밖의 정치기본권 보장 ▲유초중등 교원의 정당 가입과 후원 보장 ▲모든 선거에서 유초중등 교원의 피선거권 보장과 함께 이재명 정부에는 교원정치기본권 보장을 국정기획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공표할 것과 ▲국회와 조속히 관련 법안을 법제화해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사와 함께 기획한 교육박람회 ‘K-에듀 웨이브 부산’이 24일 성대한 개막식과 함께 열렸다. 24~26일 부산 벡스코 제2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대 에듀테크 기업 모임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이 주최했으며 학교에서 미래교육의 문을 활짝 열어가고 있는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G-DEAL), ‘한국중등교장협의회, 미래교육연합회가 공동 주관한다. 교육부와 부산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교육학회, 더에듀가 후원으로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참석 축사를 통해 부산에서 열어갈 미래교육을 향한 발걸음을 응원했다. 또 이군현 전 국회의원과 김광섭 경남교총회장, 이충수 경남교사노조위원장, 남경민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 곽한병 한국미래교육연합회 이사장, 박병준 경상디지털교육자연합 총괄대표, 여원동 더에듀 발행인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과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영상 축사로 마음을 보탰다. 박람회에는 전자칠판 등을 비롯한 플랫폼 기업과 AR·VR·학교공간혁신 등 콘텐츠 에듀테크 기업들이 참여해 150여개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또 미래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교사 그룹 G-DEAL은 3일간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사례를 소개하며, 교사들이 직접 디지털 리터러시와 업무 관련한 특강도 준비돼 있다. 스마트교육학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등의 굵직한 인사들을 초청해 이 시대 교육과 AI에 대한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외 대학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업과 교실의 변화에 대한 강연도 예정돼 있다. 정광열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부산에서 제1회 K-에듀 웨이브를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부산을 에듀테크의 거점으로 삼아 밖으로는 해외로, 안으로는 국내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 아이가 공부는 잘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이 질문은 오늘날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품는 이중의 고민이자, 우리 교육정책이 직면한 근본적 딜레마다. 2024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사교육비는 연간 26조원을 돌파했고, 학생 10명 중 7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권, 창의성 지수 역시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성적은 올라가는데 왜 아이들은 더 불행해질까?’ 경쟁 중심 교육의 한계, 이제 명확해졌다 현재 한국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대학 입시’라는 단일 목표에 모든 것이 수렴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선행학습, 중학교부터 본격화되는 입시 경쟁, 고등학교에서 절정에 달하는 스트레스는 학생들을 지치게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래 역량’과 ‘현재 교육’의 심각한 불일치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후변화, 다문화 사회 등 급변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 협업 능력, 문제 해결력, 공감 능력은 뒷전이고, 여전히 암기와 문제 풀이에 매달리고 있다. 교사들조차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핀란드·싱가포르·캐나다에서 찾는 혁신의 단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교육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학생 개별성 존중’, ‘미래 역량 중심 교육’ 핀란드는 표준화된 시험을 폐지하고 교사의 자율성을 극대화했다. 학생 평가는 개별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16세까지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학습 동기와 행복지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Learn for Life’ 정책으로 평생학습 체계를 구축하고, STEM 교육과 인문학적 소양을 균형 있게 발전시켰다. 특히 ‘21세기 역량’ 교육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체계적으로 키운다. 캐나다는 다문화 교육의 모범 사례로, 개별 학생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교육을 실시한다. 지역별 교육 자치를 통해 현장 맞춤형 정책을 구현한다. 이들 국가의 핵심은 ‘교육의 목적’을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성적 향상이 아닌 ‘전인적 성장’, 경쟁보다는 ‘개별 잠재력 발휘’,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평생학습 역량’에 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대한민국 교육정책,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도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제도를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교육 철학 자체를 바꿔야 한다. 첫째, 평가 시스템의 혁신이다. 일제식 시험과 줄 세우기 평가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과정 중심 평가와 개별 성장 기록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청별로 시범 운영 중인 ‘성장 참조형 평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학생 개별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교사 전문성과 자율성 강화다. 교사가 행정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순수하게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핀란드처럼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연수와 연구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미래 역량 중심 교육과정 개편이다.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리터러시, 창의적 사고력, 협업 능력, 글로벌 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암기 중심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학습, 토론 수업, 실험 탐구 활동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넷째,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공교육 혁신이다. 학교에서 충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방과후 프로그램 내실화, 개별 맞춤 지도 시스템 구축, 진로 탐색 기회 확대 등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선택,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 성적 경쟁에만 매몰된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창의적 인재를 기를 수 없다. 변화가 쉽지 않겠지만, 미룰 수도 없다. 정부와 교육청, 학교, 학부모,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 조성’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 18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소위 말하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어 교육감을 보좌하는 비서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절 가량을 글쓰기란 업을 갖고 살아왔는데, 새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내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 그 비슷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에세이를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호기롭게 시작한 이 다짐은 지금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일은 제 삶을 더욱 반짝이게 한다는 걸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춘기를 맞은 남매의 취침 시각이 점점 더 늦어진다. “나 출근해야 해. 좀 자자. 이제 제발 좀 자자”를 무한 반복하다 지쳐 스르르 눈이 감길 때쯤 딸아이가 흥분에 찬 목소리로 날 깨운다. “아오! 또! 뭐?! 뭐? 왜? 엄마 출근해야 한다고!!!!” “엄마!!! 엄마! 이거 뭐야. 정말 웃겨. 유치짬뽕~! hd가 누구야? 엄마 국민학교 6학년 때 좋아하는 사람 있었어? 아니 아니 이건 또 뭐야? 내가 읽!어!줄!께!” ‘운명이란, 아주 사소한 만남으로부터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푸흣)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무렵, 나의 운명은 틀림없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8월의 무더운 여름, 강원도 고성에서 처음 본 그 소년에 의해 4월 25일.’ ”푸하하 하하하하하하, 이건 아빠지?” 호들갑스럽게 큰 소리로 웃다 진지해졌다를 반복하는 10대 딸이 구석에 앉아 뭘 하나 했더니 내 비밀일기장을 훔쳐보고 있는 것이었다. 잠이 확 깬다. 딸이 크큭 웃으며 정독하고 있는 일기장을 낚아챘다. “너 여기 비밀일기라고 쓰여 있는 거 안 보여?”라고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유치하고 달달하고, 감정기복이 심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얼굴이 몹시 화끈거렸다. 그 당시 나의 일기를 보니 요즘 딸의 행동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부쩍 자기 방에 혼자 있길 좋아하고 별것도 아닌 일로 예민해지고... 어린 가영이와 똑 닮았다. 사춘기 시절 나와 만나는 시간, 딸과 함께 어릴 적 나로 돌아가 그 당시 일기장 몇 권을 몽땅 읽어버렸다. 일기장 덕분에 딸과 진지한 대화에 물꼬를 텄는데, 요즘 딸의 가장 큰 고민은 새해에도 ‘모태 솔로’이면 어쩌나 하는 거였다. “엄마 난 지금까지 그 흔한 고백 한 번 못 받았어. 내가 별로야? 만약에 남자애가 고백하면, 아직 사귈 준비가 안 됐거든.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뻥 차버릴 거야. 그날을 기다리고 있지.” “아니 세상에, 13살에 남자 친구가 없다고 고민하는 거야?” “엄마 일기장을 좀 봐봐. 엄만 더 빨랐잖아ㅎㅎ” 남편과 아들은 피부가 아주 흰 편이고, 내 피부는 살짝 노란빛이 도는 살색이다. 우리 딸은 외할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좀 까무잡잡한 편인데, 늘 거울 앞에 서서는 “엄마 나 오늘은 좀 하얘 보이지 않아?”라고 묻는 딸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른을 위한 한강 작가의 동화 ‘내 이름은 태양 꽃’을 읽으며 언젠가 활짝 꽃 피울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 꽃은 대체 어떻게 생긴 걸까요. 웅덩이라도 곁에 있다면 비춰볼 수 있을 텐데요. 내가 있는 곳이 그늘이 아니라면, 그림자로 모양만이라도 알 수 있을 텐데요. 내 곁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나는 묻곤 했습니다. “나비야, 난 어떻게 생겼니?” “말벌아, 난 무슨 꽃이니? 나 같은 꽃을 본 적이 있니?” “산바람 아저씨, 나와 비슷한 향기를 가진 꽃을 아세요?” 그들의 대답은 모두 비슷했습니다. ‘내 이름은 태양 꽃’ - p37 늘 못생겼다기보다는 이상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고, 꽃잎 색깔이 투명해 곤충과 바람, 나무에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꽃. 그래도 외롭다고 느껴질 때면 나는 얼굴 모를 풀을 생각했습니다. 나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묻혀 있는,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풀의 목소리를 생각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그 풀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멀리 그날 밖 하늘에 따스하게 떠 있는 태양을 향해 구부정한 허리를 뻗으며 나는 간절히 빌었습니다. 잊지 않게 해주세요. 그 풀이 나에게 처음 말을 걸어왔던 밤을 잊지 않게 해주세요. 세상 모든 것들을 이렇게 생생한 눈으로 사랑하는 법을, 살아 있는 동안 잊지 않게 해주세요. p86 세상을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시나브로 태양처럼 샛노랗고, 태양보다 눈부신 꽃으로 변해버린 꽃 이야기. 그래서 ‘내 이름은 태양 꽃.’ 짧은 한 편의 동화 속에는 애써 힘겹게 흙을 비집고 나온 생명이 자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라는 담쟁이를 떠나보내는 이별의 슬픔, 다른 꽃보다 아름답지 못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절망과 외로움, 세상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며 자신도 모르는 새 점점 아름답게 변해버린 자아를 발견하기까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볼품없는 들풀이 될 수도 있고, 눈부신 태양꽃이 될 수 있다는 인생의 진리가 짤막한 동화 한 권에 다 담겨있다. ‘우리 딸 역시 찬란한 꽃을 피우기까지 비바람을 맞기도 하고, 못된 왕벌이 날아와 뾰족한 침을 킁킁 들이대며 달콤한 꿀만 앗아갈 때도 있겠지.’ 오늘 밤엔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오랜만에 ‘내 이름은 태양 꽃’을 딸에게 읽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