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학생들도 경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그만큼 어려워하기도 한다. 뉴스엔 매일 금리, 주가, 채권, 환율 등 경제 용어가 넘쳐나지만 어떤 뜻인지 모르면 이해할 수가 없다. 이에 <더에듀>는 '오늘부터 머니챌린지'·'최소한의 행동경제학'을 집필한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와 함께 삶에서 꼭 필요한 경제 용어를 쉽게 풀어봄으로써 학생들이 경제 뉴스를 더욱 흥미를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Money, Edu Talk’를 시작한다. Q. ‘삼성 파운드리 풀가동’, ‘삼성 미국 파운드리 법인 4000억대 흑자’ 등의 뉴스에 보면, ‘파운드리’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반도체랑 관련한 것만 알지 도통 뭔지 몰라서요. 파운드리가 뭔가요? 저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실질적인 성과가 보인다’, ‘혁신적인 칩 기술을 개발 중이다’ 등의 뉴스가 보여 반갑더라고요? 반도체와 관련한 단어가 맞아요.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을 웨이퍼라고 하는데요, 그 웨이퍼를 생산하는 시설을 팹(fab)이라고 불러요. 팹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걸 ‘파운드리(foundry)’라고 하는 거예요. 간단하죠? 파운드리(foundry)는 설계는 하지 않고 이미 개발한 웨이퍼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겁니다. 웨이퍼가 얇은 판처럼 생겼다고 했잖아요? 이 웨이퍼를 가지고 칩을 만들어요. 웨이퍼에서 생산된 칩을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패키징(packaging)이라고 해요. 1980년대 반도체를 처음 시작하던 때, ‘상품 기획, 회로 설계, 공정 개발 ,제조, 패키징’의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모두 함께했어요. 이렇게 모두 함께하는 업체를 IDM(종합반도체업체)이라고 불러요. 1990년대 이후에는 대체로 설계와 제조를 따로 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생산하는 시설을 ‘fab(팹)’이라고 했잖아요? 제조는 안 하고, 설계만 하는 회사를 ‘~가 없는’이란 의미의 접미사 ‘리스(-less)’를 붙여서 ‘팹리스(fabless)’라고 불러요. ‘설계’란,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거라고 보면 되는 거예요. ‘~게 하겠다’라는 그림을 그리는 거죠. 설계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제조는 다른 업체에 맡기는 회사를 팹리스 회사라고 하는 거예요. 제조를 담당하는 회사가 파운드리고요. 팹리스 회사에서 설계하고 개발한 제품을 그대로 제조해 내는 거죠. 미국 텍사스주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데, 실제 반도체 웨이퍼를 만들어B 내는 곳이에요. 삼성전자는 미국 내에서의 공장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도 견고히 하고자 한다고 하네요. 요약해보면, - 머릿속에 그리는 게 팹리스 설계 = 팹리스 - 머릿속에 그린 걸 만드는 게 파운드리 제조 = 파운드리 - 다 만든 걸 기계에 붙여서 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패키징. 설계 & 제조 = IDM(종합반도체업체)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교사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과교육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제교육 석사, 행동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KEDI), 서울시교육청 등 여러 기관의 경제금융교육 자료개발 및 교육과정 관련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실험과 게임을 통해 경제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체득하는 ‘실험경제반’과 생활 속 법과 경제를 체험하고 연구하는 ‘법과 경제연구’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창의적인 수업방식과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금융의 날 대통령표창, 2024년 및 2019년 대한민국경제교육 대상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회장상’ 등 다수의 경제금융교육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 『열두살 실험경제반 아이들(공저)』, 『경제수학, 위기의 편의점을 살려라!』, 『법 쫌 아는 10대(공저)』, 『최소한의 행동경제학』, 『오늘부터 머니챌린지』가 있으며 모두 베스트셀러이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경찰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들 유괴를 시도한 20대 남성 3명을 검거했다. 서울서대문경찰서는 4일 범행 차량 추적을 통해 20대 남성 3명을 긴급체포, 이 중 2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차량 추적 과정에서 지난달 30일 신고된 초등학생 약취유인미수 범행 포함 2건의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남성들이 학생들 유괴 시도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오인신고라 결론 내렸으나, 추가 신고를 접수 받고 범행 차량을 추적하던 중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경찰은 “당시 피해 아동 모친이 알려준 차량과 실제 범행 차량 색상과 차종이 달라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신고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였고, 실제 범해 차량은 쥐색 소렌토”라고 밝혔다. 앞선 사건은 지난달 28일 발생했으며, 해당 초등학교가 지난 2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리면서 언론에 제보됐다. 당시 낯선 남성 두 명은 아이들에게 접근해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에듀 |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줄을 서라는 교사의 말에 초등학생 아이가 눈을 똑바로 뜨고 되묻는다. 순간 교사는 말문이 막힌다. 어른의 지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풍경, 지금 교실에서 흔히 마주치는 장면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유를 배운다. 그러나 그 자유는 책임이 빠진 자유다. 교사의 말은 권위가 아니라 선택적 조언이 되고, 규칙은 지켜도 그만, 지키지 않아도 그만인 약속처럼 여겨진다. 훈육을 했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오고, 꾸중은 감정적 대응으로 몰리며, 정당한 지도가 ‘아동학대’로까지 왜곡되기도 한다. 결국 교사는 침묵을 택한다. 그 침묵은 아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에 익숙해진 아이는 갈등 상황에서 늘 자기 기분을 앞세운다. 권리는 강조하면서도,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사과할 줄 모르며,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 모습을 우리는 “요즘 아이들이 좀 예민해서 그래요”라는 말로 얼버무린다. 그러나 사실 아이들이 예민해진 것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훈육 없는 성장, 경계 없는 관계, 감정을 최우선에 둔 교육이 만들어 낸 시대적 산물이다. 아이들은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질서와 책임의 언어를 듣지 못한 채 자라고 있는 것이다. 자유는 분명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책임을 동반하지 않는 자유는 방종이 되고, 공동체를 해친다. 아이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면,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함께 감당해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늘 피해자 위치에 서고, 타인은 가해자로 낙인찍히는 세계에 살게 된다. 그런 세계에서는 교육이 작동할 수 없고,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가 흔들리게 된다. 지금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보다 태도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절할 줄 알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며, 잘못했을 때는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용기.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기주도성’이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능력이다. 교사의 말이 다시 힘을 가지려면, 사회가 먼저 교사를 신뢰해야 한다. 훈육하는 교사를 존중하고, 규칙을 지키려는 시도를 격려할 때 비로소 학교는 교육의 공간이 된다. 자유는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책임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그 가르침이 없는 자유는 결코 아이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는 그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태도는 능력이다. 자유는 본능이지만, 책임은 배워야 한다.
더에듀 여원동 기자 | 전라·제주권역 디지털튜터 양성센터 레드포인트가 2차 교육생을 모집한다. 레드포인트는 오는 8일까지 2025 디지털튜터를 120여명을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디지털튜터는 초·중·고교에서 교사를 도와 수업용 디지털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격차 해소를 지원하는 전담 인력으로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전국에서 2차 교육생 약 600명을 선발해 양성할 예정이다. 교육·디지털 관련 전공자, 자격증 소지자, 유관 직종 경력자 등이며 디지털 교육에 관심 있는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선발된 인원은 무료 교육을 받게 되며 교육 과정은 기본과정(50차시)과 지역특화과정(20차시)으로 구성된다. 기본과정에서는 디지털튜터 직무 및 역할, 디지털 소양, 디지털기기·소프트웨어 관리, 수업 지원 등을 다루고, 특화 과정에서는 지역 학교 인프라 관리 및 AI 연계 에듀테크 실습 등이 진행된다. 전라·제주권역 디지털튜터 양성센터인 레드포인트는 지난 6월 1차 교육생 145명을 모집해 지난 7~8월 교육을 통해 143명의 이수생을 배출했다. 특히 450여명이 지원해 3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차 교육생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아 교육의 질과 효과성을 입증했다. 레드포인트 관계자는 “디지털 수업 환경이 확대되면서 디지털튜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많은 분이 지원해 미래 교육을 함께 이끌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협력과 연대, 사회정서교육의 중요성 과거로부터 기술의 발전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을 더 다채롭고 효율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빛이 있다면 그림자와 어둠 또한 자연스럽게 존재하듯 디지털 사회는 곧 기회와 더불어 새로운 도전과 염려도 함께 생겨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어쩌면 조금은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술’과 ‘정서’에 대한 논의와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연결과 확장 등을 반드시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접근들이 나타나고 있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연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정서적 측면의 내용들은 앞으로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이자 빠질 수 없는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지식과 디지털 역량을 함양함과 더불어 사회정서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를 지도하는 방법이나 내용들이 더욱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사회정서교육(SEL: Social Emotional 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사회 속에서의 정서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었다. OECD 2030 학습 나침반에서는 학생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하며 지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웰빙’을 강조하고 있다. 즉, 앞으로 다양하게 마주하게 되는 기술적, 정서적, 환경 관련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힘을 키우는 것을 중요하고, 이때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닌 주변 사람들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협력과 연대, 화합과 공존이 강조되다 보니, 최근 교육계에서는 보편적학습설계원리(UDL: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가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 이는 모두를 위한 기술, 모두가 함께하는 공감과 정서교육 등 ‘모두’라는 키워드를 교육의 핵심 가치로 삼는 흐름과 연결되며, 정서적 소통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감정 표현의 어려움, 나 혼자만의 공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그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은 성인들도 어려움을 가지는 것처럼 학생들도 감정에 대한 표현이 서툴 때가 많다. 우울,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몰라 혼자만의 공간에 가두어 두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답답함이 쌓이고, 때로는 사소한 일에서도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의도치 않은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교육에서의 소통은 단순한 대화 나눔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어 놓을 수 있는 경험과 방법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로는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 내 마음을 편하게 꺼내어 보여주기 싫은 학생들을 위한 방편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마음 일기’처럼 혼자만의 글로 감정을 기록하는 활동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기분을 언어로 정리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또래와 함께 감정을 나누는 디지털 기반 활동을 추가로 제공하여 나의 마음을 알고 친구와 함께 해결책도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패들렛(Padlet)이나 협업형 보드 같은 도구를 활용해 ‘오늘 나를 힘들게 한 일’이나 ‘화가 났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작성해 올려보고, 서로의 경험과 해결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단순한 공감을 넘어, 학생들이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통해 감정을 서로의 다루고, 배워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시작된 작은 표현과 시도가 디지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또래와의 대화로 확장되고, ‘안전한 소통의 장 속에서 긍정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디지털 도구는 그 여정을 기록하고 연결하는 도구로서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AI, 디지털 도구로 소통 확장하기 AI 기반의 활동, 메타버스를 이용한 디지털 교실, 협력과 문제해결을 위한 온라인 미션 등은 학생들이 물리적 제약을 넘어 더 많은 친구와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그 과정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지원과 접근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이러한 부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느린 학습자나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도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강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디지털은 실패가 허용되는 공간을 제공할 때가 많다. 그렇다 보니 관계 맺기 과정에서 실수했더라도, 다시 대화를 시도할 기회가 반복적으로 주어진다거나 관련된 활동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습과 성공의 경험은 학생들이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또래 관계 속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전에 지도했던 특수교육 대상 학생 중에서 학습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나 미디어 매체 활용에서는 큰 강점을 가진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못하는 친구’가 아닌 ‘미디어 도구’로, ‘우리 반 동영상을 굉장히 멋지게 만드는 친구’로 통합학급 내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이러한 부분을 시작점으로 다양한 대화를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쉬운 이미지나 이모티콘, 영상 등으로 제작해 제공할 경우 교사도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학생들 또한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흥미와 재미가 반영된 활동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시도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즉, 디지털 도구(전자칠판, 스텐바이미, AI활용 제작 콘텐츠 등)를 소통의 디딤돌로 활용하는 것이다. 함께 웃고, 함께 배우는 디지털 사회로 나아가기 결국, 디지털 사회에서의 소통은 기술적 연결을 넘어 정서적 연결을 의미한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과 활동’과 ‘디지털 활용 교육’ 등 다채로운 배움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니다’라는 경험이다. 학생들이 디지털을 통해 관계의 즐거움과 감정의 나눔을 배워갈 때, 사회정서 측면에서의 역량은 자연스럽게 자라날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의 교육이 단순히 디지털 리터러시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관계를 발견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나아가길 기대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따뜻한 미래가 펼쳐지길 소망한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윤필원=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과 조금 더 편하게 연결되고, 낯선 상황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와 메타버스, 코딩 등 다양한 도구들을 수업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에듀테크, 교육과정, 특수교육, 통합교육, 기초학력 등의 분야에서 컨설턴트와 연수 강사로 활동하며,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향을 찾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정보화 분야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여전히 배움이 멈추지 않는 교사로서 일상의 수업 속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해가고 있다. 기술보다 사람, 도구보다 관계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오래도록 지향하고 싶은 교사다. 이메일: whatfeel@naver.com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진보성향 위원들이 국민에게 사과를 표하며 사퇴했다. 또 이들은 국교위원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김성천·이민지·이승재·전은영·장석웅·정대화 국교위원은 4일 “국교위를 더 이상 무책임한 기구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국교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본연의 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운영 난맥상이 거듭된 것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것 ▲위원들이 지난 총선에 무더기로 특정 정당에 공천 신청해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웠던 것 ▲다수 위원이 극우 편향적 관점을 가진 리박스쿨에 연루된 것에 사과했다. 또 “위원장이 매관매직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후 잠적하듯 사퇴한 상황에 대해 적절한 사과의 말을 찾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해 긴 시간 토론했지만 아무런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지난 3년 간의 국교위 상황에 대한 평가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며 “그대로 둔다면 다음 3년 역시 지난 3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현 상황을 비극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교위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현 사태에 책임 있는 국교위원 모두의 총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22개 단체는 ‘국가교육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국교위정상화대책위)를 꾸리고 “진짜 책임질 자가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교위정상화대책위는 “책임 없는 이들이 나서고, 책임질 자들이 버티는 현실이 지금의 국교위가 보여주는 기형적 구조”라며 “국민은 면피성 형식적 사과나 무관한 위원들의 사퇴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진짜 책임자들의 사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들과 국민의힘 추천위원 3인 즉각 사퇴 ▲책임 없는 위원들의 사퇴 중단 ▲사퇴 위원들이 국교위 정상화 주체될 것 ▲정치로부터 독립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 회복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들의 사퇴로 국교위에는 김태준·정대화 상임위원과 강은희·강혜련·김건·김주성·남성희·손덕제·양오봉·연취현·유민봉·윤건영·장신호·최은옥 비상임위원 등 14명만 남게 됐다. 국가교육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는 교육희망네트워크,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국어교사모임, 전국기술공학교사모임,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도덕교사모임, 전국미술교사모임, 전국사회교사모임, 전국역사교사모임, 전국체육교사모임, 전국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총 22개 단체, 가나다순)이 참여했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해마다 2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스스로 교실을 떠나 검정고시를 택하고 있다. ‘자퇴생’이라는 꼬리표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득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다. 이 비정상적인 행렬은 이제 서울 강남의 명문고에서조차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학교는 더 이상 배움의 터전이 아니라, 내신 1등급을 받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탈출해야 할 ‘족쇄’가 되어버린 것이다. ‘검고 출신 수험생 2만 명 시대’는 우리 공교육의 심장이 멎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경고등이다. 왜 아이들은 학교를 ‘손절’하는가 이 현상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바로 모든 학생을 한 줄로 세워 등급을 매기는 ‘내신 상대평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에 달하는 ‘정시 수능’이라는 두 개의 모순된 괴물이 우리 교육을 집어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친구와 협력하며 사회성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친구를 밟고 올라야 내 등급이 오르는 ‘제로섬 게임’의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1등급과 2등급의 차이는 학생에겐 주홍 글씨와 같다. 이 잔인한 등급제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일찌감치 깨닫는다. 어차피 내신으로 좋은 대학은 갈 수 없으니, 학교 수업에 시간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모든 것을 수능에 ‘올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검정고시는 이들에게 실패의 낙인이 아니라, 불합리한 시스템을 우회하는 가장 영리한 ‘비상 탈출구’인 셈이다. 특히 학구열이 높은 강남 3구의 학업 중단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히 일부 부적응 학생의 문제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가장 치열한 경쟁의 중심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사망 선고’를 내리고, 사교육이라는 별도의 트랙으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학교는 내신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들러리’를 세우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교실은 잠자는 아이들과 인터넷 강의를 듣는 아이들로 채워지는 ‘학습 공동화’ 현상만 심화될 뿐이다. 입시제도 수술 없이는 미래도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정시를 줄이면 당장 검정고시 행렬은 줄어들지 모른다. 하지만 근본 원인인 내신 상대평가제도가 존재하는 한, 경쟁의 형태만 바뀔 뿐 아이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이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대입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결심해야 할 때다. 첫째, 내신 평가를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학생들을 더 이상 소모적인 등급 경쟁으로 내몰면 안 된다. 성취도에 따른 절대평가를 통해 협력하며 공부하는 교실 문화를 복원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 과정을 충실히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수능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대학 서열화를 위한 ‘한 줄 세우기’ 시험이 아닌, 대학 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자격고사’ 형태로의 전환을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과도한 입시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중심을 학교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다. 학교가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입 제도 개편과 함께 교실 수업의 혁신, 그리고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문화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교실을 떠나는 2만 명의 아이들은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이 무의미한 경쟁을 멈춰달라”고 말이다. 이들의 절박한 외침에 귀를 닫고 또다시 입시제도의 유불리만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더 늦기 전에,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우는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김영배=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건과 관련한 이야기다. 최교진 후보자는 2003년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적발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을 수 있으나 선명하게 하고 싶어 딱 음주운전 건만 다루고자 한다. 음주운전, 하면 안 되나 말할 것도 없다. 음주운전은 당연히 하면 안 된다. 같은 교통 관련 법규라도 이를테면 안전벨트 착용 의무 같은 경우는 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개인의 자유에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저 자기만 잘못되면 그만이다. 물론 어떤 생명이든 소중하지만, 프랑수아즈 사강의 말을 빌리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다르다. 나만 위험한 게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다.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인 음주운전을 사회가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음주운전은 욕을 먹어도 싼 것이다. 음주운전한 사람은 장관이 되면 안 되나 그렇다고 해서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사람이 장관이 되면 안 되나’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복잡하다. 음주운전은 한 사람을 평가할 때 분명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 하나의 과거 행위로 그 사람의 전부를 규정할 수는 없다. 장관이라는 자리가 기본적인 도덕성을 필요로는 하겠으나, 도덕성이 전부인 자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해당 부서의 정책을 큰 그림에서 이해하고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음주운전 이력이 있다고 해서 그러한 직무 수행 능력까지 떨어졌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어쩌면 실제로는 크게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도덕성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도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공직에 앉힐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공직자의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을 법에 정해 놓았다. 장관을 포함한 국가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범죄를 지어서는 안 되며,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짚어보자면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에 근거한다. 장관으로 임명되려는 사람은 적어도 이 법에서 나온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음주운전은 포함되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주운전 자체는 결격 사유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살인’도 항목에 없다.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결격 사유를 ‘죄의 성격으로 판단하지 않고 죄의 형량’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세세하게 따지고 들면 더 복잡하지만, 일반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국가공무원이 될 수 없다. 장관도 마찬가지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국가공무원이 될 수 없는 건 아니다. 형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면 다시 국가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정리하자면 음주운전을 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결격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을 해서 벌금형을 받으면 국가공무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똑같이 음주운전을 했어도 그 정도가 심해 징역형을 받으면 국가공무원을, 즉 장관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어떤 죄를 지었을 때 그 죗값을 받는다. 그 죗값을 모두 받았다면 일차적인 책임은 졌다고 생각한다. 죄를 지은 사람이 법에 따라 충분히 처벌을 받았다면, 그 이후까지 과도한 비난과 압력을 가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벌 수위 자체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문제라면, 그것은 처벌 기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비록 음주운전 행위가 매우 비판받을 만한 일이라도 죗값을 다 치른 사람이라면 그 과거 하나만을 이유로 장관으로서의 능력이 출중함에도 낙마시키는 게 옳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교육부장관은 다르다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음주운전을 했더라도 교육부장관을 하는 것에 내가 찬성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교육부장관은 좀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서가 다른 어떤 부도 아닌 ‘교육부’이기 때문이다. 교육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의 수장이 음주운전을 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래 놓고서 우리가 떳떳하게 아이들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평교사는 음주운전을 하면 각종 징계에 승진 제한까지 걸려 교장을 할 수도 없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은 버젓이 음주운전을 했어도 대체 무슨 특혜를 누릴 수 있기에 교육부의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는 걸까. 앞서 말한 이런 논리 앞에 당당히 맞서 우뚝 설 ‘음주운전 방어 논리’가 어딘가엔 있을까? 나로서는 과분한 탓인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장관이 되는 데에 음주운전 자체는 필수 결격 사유가 아니다. 음주의 강도에 따라 결격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장관 임명 여부는 어디까지나 법적 기준안에서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부장관 역시 마찬가지로, 그 법적 기준에 따라 임명 가능 여부를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육부만 예외적으로 그 기준을 넘어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것이 어쩌면 비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법’의 테두리를 넘어 ‘도덕’의 영역을 더 진지하게 다루는 곳이다. 그렇기에 교육부장관이라는 자리는 ‘교육’을 다루는 부의 특성상 다른 부처보다 더 높은 도덕적 검증을 거쳐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관성’과 ‘진영 논리’에 대하여 또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일관성’과 ‘진영 논리’에 대한 이야기다. 알다시피 2022년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을 ‘우리’(여기서 ‘우리’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을 뜻하지 않는다)는 맹렬히 비판했다. 그의 음주운전 이력 때문이다.(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게 매우 큰 부분을 차지했던 건 부인할 수 없다.) 임명 20년 전인 2002년, 음주운전으로 선고유예를 받았다. 최교진 후보자를 옹호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그때 박순애를 틀림없이 비판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 편’이 후보자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편인 그 후보자도 똑같이 20여 년 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일관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도 똑같이 비판해야 마땅하다.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사람의 교육부장관 임명을 반대한다고. 우리 편이든 상대 편이든 상관없이 ‘음주운전은 안 된다’라는 원칙은 같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반대로, ‘음주운전’ 자체는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정확히 말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에 박순애 전 장관을 음주운전으로 비판한 부분(뿐만 아니라 ‘상대편’의 모든 공직자를 음주운전으로 비판한 것)도 생각이 짧았고 잘못 생각한 거라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그게 일관성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은 깊숙이 진영 논리에 빠져 과거의 날카롭던 잣대는 무뎌지고, 보이지 않게 되었다.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 중 최교진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나도 그가 후보자 지명을 받았을 때 꽤 기뻐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래도 이제 교육을 좀 고민했던 사람이 교육부를 맡게 되겠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안심도 했다. 그의 음주운전 이력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다고 하여 그가 지금까지 애써 일군 것들이 없어지거나 무너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부장관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은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이 글이 얼마나 많은 비판을 받을지는 모르겠으나, 이쯤에서 마친다. * 이 글은 실천 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법원이 교장 머리에 급식판을 쏟은 학부모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가중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부모가 교장의 머리에 급식판을 쏟고 폭력을 행사했다. 사고는 가해 학부모가 재학 중인 자녀 문제로 상담차 방문했다가 발생했다. 이에 대구지방법원은 지난달 19일 가해 학부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교총은 어떠한 교육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교육현장 발생 범죄는 가중 처벌 규정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교육활동 중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폭언, 폭행, 상행 등 교권 침해 사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일반 범죄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는 가중 규정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무집행방해죄와 같은 기준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교육당국은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 교원 개인이 악성 민원과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는 2024년 한 해 동안 4234건 발생했으며,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 건수는 518건으로 하루 평균 1.4건이 발생했다. 교총이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교원 55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3%가 학생·학부모에 의한 폭행에 대해 가중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총은 교권 침해에 대한 더 강력한 대응책으로 ▲교육활동 중 교원 상해·폭행 범죄 가중처벌, 교원지위법 개정 ▲피해 교원을 즉각 보호하는 긴급조치 제도 도입 ▲스쿨폴리스(SPO) 1학교 1인 이상 배치 의무화 법안 마련 ▲심각한 교권 침해(상해·폭행, 성추행 등) 가해 사실 학생부 기재 ▲학생·학부모 대상 교권침해 예방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상상할 수도,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학교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교권사건에 교육 당국이나 사회가 점차 무감각해지는 순간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의 미래는 결코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자기를 자기답게 가꿔갈 수 있는 권리의 헌법 명시’를 제안하며, 43년 간의 교수·연구자 삶을 마감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 2025 연차국제학술대회에는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기조강연에 나서 최근 발표한 ‘한국 사회과 교육 성립의 문명사적 의의와 과제’를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한국 문명의 역대 인간관 고찰을 토대로, 현대 한국 ‘K-문명’의 독특한 특성을 조명한 후 미래 한국 교육의 비전을 제시한다. 인간관은 한국사를 ▲원(原) 한국 문명 ▲고대 한국 전통 문명 ▲중세 한국 불교 문명 ▲근세 한국 성리학 문명 ▲현대 한국 K-문명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서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과교육은 단순히 미국식 교육제도의 이식이 아니다”라며 “한국 고유의 문명적 전통 위에서 서구 문명을 수용·융합하여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열악한 환경을 딛고 교육, 경제, 정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며 “이러한 성취의 바탕에는 우리 고유의 인간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래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한국 문명의 뿌리와 현대 ‘K-문명’의 독특한 특성의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헌법에 담긴 교육받을 권리 조항을 ‘모든 국민은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자신을 자기답게 가꿔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로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개인의 복리뿐만 아니라 국가의 복리, 나아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교육의 길을 열자는 것”이라며 “자신을 자기답게 가꿔갈 권리 명시로 우리 교육이 변화하는 시대에 개인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인류 전체에 기여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회과교육의 발전을 위해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의 책임있는 역할도 당부했다.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는 지난 1962년 ‘한국사회과교육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한국 교과교육학회의 효시로 평가 된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과교육은 대한민국 건국과 동시에 시작되어 국민 형성과 국가 성격 확립에 기여했고 민주주의와 시민성을 교육하는 중요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며 “4차 산업혁명과 미·중 패권 경쟁같은 문명사적 과제에 대응하면서, 개인의 존엄과 행복을 실현하고 공동체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문명사 연구의 핵심은 인간관이다. 종교와 사상, 학문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라 인간관을 창출했고, 그것이 문명의 발전을 이끌었다”며 “미래 교육의 방향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명희 교수는 이날 강연을 끝으로 43년 간의 교수·연구자 삶을 마감, 제2의 인생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는 공주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를 지내며 한국사회과교육연구학회장, 한국현대사학회장 등을 맡아 학계의 발전을 꾀했다. 또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상임대표,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시민운동 활발히 참여했다. 이 교수는 “43년간 열정을 갖고 교육계에서 일했다”며 “정년은 했지만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열정은 살아 있다. 공부모임과 연구를 지속하면서 책을 통해 나의 의견을 밝히며 사회와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