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영원한 인류의 고전 중의 하나로 우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의 ‘도덕 감정론’을 꼽는다. 애덤 스미스는 스코틀랜드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도덕 감정론’과 ‘국부론’을 썼다. 그 자신은 ‘국부론’보다 ‘도덕 감정론’이 훨씬 중요한 저작이라 여겼으며 평생에 걸쳐 고쳐 썼고 묘비명을 “‘도덕 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라고 했을 만큼 이 책을 아꼈다. 그는 훗날 ‘국부론’의 이론, 즉 각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가 문제없이 굴러간다는 그의 주장이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애덤 스미스가 ‘도덕 감정론’ 전체에 걸쳐 인간에게는 남에게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있음을 강조한 것에 주목하고 그의 사상을 소환하여 우리 교육에 접목해서 2026년 병오년 새해를 열고자 한다. 필자가 2026년의 정초에 ‘도덕 감정론’을 우리 교육의 장으로 불러들이는 이유는 이 책이 경제의 논리를 넘어 인간 형성의 원리를 가장 정직하게 탐구한 고전이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부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보다, 어떤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먼저 물었다. 교육이 이 질문을 외면하는 순간, 학교는 기술 훈련소로 축소되고 시민은 기능인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도덕 감정론’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깊다. 인간은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시선을 내면화하며 스스로를 다듬는다. 스미스가 말한 ‘공정한 관찰자’는 시험의 채점자가 아니라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이 내적 기준이 확립될 때, 인간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도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길러야 할 힘은 바로 이것이다. 규칙을 지키는 아이를 넘어 규칙의 의미를 묻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일,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교육 담론에는 역량이라는 말이 넘친다. 창의성, 협업, 문제 해결 능력...그러나 그 토대에 공감과 도덕 감정이 없다면 역량은 쉽게 도구화될 수 있다. ‘도덕 감정론’은 성취 이전에 관계를, 결과 이전에 태도를 묻는다. 학생이 느끼는 부끄러움과 자부심,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와 타인을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 이 미세한 감정의 층위를 이해할 때 교육은 비로소 인간의 언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고전은 동시에 교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있는가? 점수와 등수의 언어만으로는 아이들의 내면을 설명할 수 없다. 스미스가 보여준 것은 평가 이전의 이해, 처벌 이전의 성찰이다. 교실에서 ‘도덕 감정론’을 읽는다는 것은 텍스트를 해설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판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함께 들여다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 경험 속에서 학생은 타인의 삶을 상상하고,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이 지식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시대이다. 이런 때에 교육의 고유한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계산할 수 없는 것을 가르치는 일,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 그것이다. 공정함을 향한 감각, 타인의 고통 앞에서 멈출 줄 아는 용기, 공동체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절제, 이 모든 것은 데이터로 대체되지 않는다. ‘도덕 감정론’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이 능력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일깨우고 있다. 2026년 정초에 이 책을 펼치는 일은 하나의 선언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빠른 교육이 아니라 더 깊은 교육을 선택하겠다는 선언, 더 많이 아는 인간이 아니라 더 잘 살아갈 인간을 기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아담 스미스를 경제학자의 서가에서 꺼내 교실로 데려오는 순간, 교육은 보더 인간다운 인간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공감으로 충만하며 다음 세대를 향해 출세와 성공의 가치 추구 우선에서 먼저 바람직한, 인간다운 인간이 되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더에듀 | ‘학교가 본연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교실에서는 수업보다 행정과 민원이 먼저 떠오르고, 교사는 가르침보다 돌봄과 생활관리의 책임자처럼 인식된다. 이러한 교육의 ‘비정상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중심에는 돌봄과 학생복지 업무가 있다. 현재 학교는 교육활동은 물론 방과후 돌봄, 초등 돌봄교실 운영, 위기학생 관리, 복지 연계, 각종 안전·생활지도까지 떠안고 있다. 이는 교육의 영역을 넘어선 복지·돌봄 행정이며, 사실상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할 사회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인력과 예산, 전문성의 뒷받침 없이 이 모든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 결과 교사의 교육 집중도는 낮아지고, 학생은 충분한 돌봄과 전문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돌봄과 학생복지 업무를 학교에서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한 업무 경감 요구가 아니다. 이는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조 개편의 문제이다. 모든 지자체는 이미 복지, 보육, 청소년, 가족 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주체이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수련시설, 복지관, 정신건강센터 등 다양한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활용한다면 돌봄과 복지를 보다 촘촘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반면, 학교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교실은 지식 전달을 넘어 사고력과 인성을 키우는 공간이며, 교사는 학습과 성장을 책임지는 교육 전문가이다. 돌봄과 복지 행정이 교육을 잠식할수록 수업의 질은 하락하고, 교권은 약화되며, 학교는 민원 처리 기관으로 전락한다. 이는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교육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이다. 돌봄의 지자체 이관이 학생 관리의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역할 분담에 대한 오해이다. 학교와 지자체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 교육은 학교가, 돌봄과 복지는 지자체가 책임지는 명확한 분업 체계 속에서 정보 공유와 연계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학생 지원의 질은 높아질 수 있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학교-지자체 연계 돌봄 모델’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가 할 수 있는 일’과 ‘학교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모든 사회 문제를 학교로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교육도, 복지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돌봄과 학생복지를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은 학교를 비워내는 정책이 아니라, 학교를 교육의 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선택이다. 학교가 다시 수업과 배움에 집중할 수 있을 때, 학생은 교육과 복지에서 더 나은 보호를 받게 된다. 돌봄과 학생복지의 지자체 이관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2024학년도 서울 경동고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타종 사고에 대한 소송에서 2심이 1심보다 더 높은 금액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일 교육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4-1민사부(부장판사 남양우·홍성욱·채동수)는 경동고 피해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으며 지난해 12월 17일 확정됐다. 2024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경동고에서는 1교시 국어 시간 종료 벨이 예정 시간 보다 약 1분 빠르게 울렸으며, 경동고는 담당 감독관이 시간을 오인해 1분 30초 빠르게 타종했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의 항의가 있었으나 추가 시간 부여 등의 조치는 전면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피해 학생 43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1인당 200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했다. 1심은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며 학생 중 2명에겐 각 100만원, 나머지 학생들에겐 각 300만원 지급을 선고했다. 100만원 선고 받은 2명의 학생은 2교시 수학 영역 시험 종료 후 약 1분 30초의 시간을 제공 받아 이전에 마킹하지 못한 답은 OMR 답안지에 마킹해 제출한 것이 감안됐다. 2심 역시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는 동시에, 배상금액을 각 200만원씩 올렸다. 다만 1심 판결 후 항소하지 않은 학생 1명은 제외됐다. 2심 재판부는 시험 종료 직전까지 문제풀이에 집중해 아직 답안을 고르지 못한 채 고민하던 수험생이 다수였을 것, 일찍 시험이 종료되면서 고민하던 문제의 답안을 급하게 마킹한 경우도 상당 수 었을 것 등에 더해 이로 인한 충격과 혼란으로 다른 과목에 응하게 된 점, 휴식시간에 추가 시험 시간이 주어져 오히려 충분한 휴식에 방해된 점 등을 선고 이유로 밝혔다. 다만, 타종사고로 인해 재수를 하게 됐다는 것 등의 추가 손해 발생까지는 인정하기 어려운 점, 조기 종료된 시간이 짧은 점 등은 참작 사유가 됐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충북교육청 소속 사서들이 어린이와 청소년, 학부모 등에게 총 30권의 책을 추천했다. 이번 추천은 충북교육도서관이 추진하는 ‘새해 Power, Power, Power!(성장-체력·계획·시작)’을 주제로 ‘언제나 책봄! 열두 달 북 큐레이션’의 일환이다. ‘언제나 책봄!’은 지난 2024년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삶의 지혜를 담은 인문고전을 읽으며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내 인생 책 세 권’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독서교육 브랜드이다. 충북교육도서관은 1월 사서 추천 도서로 새해를 맞아 작은 실천을 반복하며 체력과 마음의 기반을 다지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갈 수 있는 도서를 어린이, 청소년, 학부모 등 성인을 대상으로 각각 10권씩 선정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천 도서는 ▲‘세상’(강경수, 창비) ▲‘초등 습관 미션: 지금 시작하면 평생 힘이 되는 31가지’(사이토 다카시, 나무말미) 등 10권이다. 새해에는 작은 실천을 하나씩 해보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청소년에겐 새해의 목표를 실천 가능한 루틴으로 바꾸고, 진로와 자기관리의 방향을 스스로 세워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가바사와 시온, 다산에듀)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알랭 드 보통, 아이세움) 등 10권을 선정했다. 학부모, 교직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도서는 ▲‘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송정림, 자음과모음) ▲‘일하면서 성장하는 전략적 공부법’(요코야마 노부히로, 21세기북스)으로 삶의 방향을 다듬고 일상 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노재경 교육도서관장은 “새해의 성장은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의 반복에서 시작된”며 “1월 사서 추천 도서가 교육 가족에게 체력과 마음의 기반을 다지고, 나만의 계획을 세워 힘 있게 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한국교육시설안전원(안전원)은 화재 사전예방 및 내진보강 분야 교육 콘텐츠를 공개한다. 교육시설 안전관리 역량 강화에 도움될지 주목된다. 안전원은 총 25편의 콘텐츠를 안전원 누리집 및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교육시설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제작된 이번 콘텐츠는 ▲화재 사전예방 분야 10편 ▲내진보강 분야 15편으로 구성됐다. 누구나 시청할 수 있으며, 반복 학습과 공유가 가능하다. 화재 사전예방 콘텐츠는 조리실, 실험·실습실, 교실, 체육관 등 공간별 화재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전기·기계·화학적 요인 등 발생 원인별 예방 방안을 제시해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 내진보강 콘텐츠는 내진보강사업 추진 절차를 비롯해 내진성능평가 및 설계 시 유의사항, 구조역학 핵심 개념(강도·연성·주기·공진 등), 기초·지반 보강, 현장 확인 사항, 일반공법 등을 사례와 도식을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교육시설 안전·유지관리 담당자와 내진보강 사업 담당자가 업무수행 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해당 콘텐츠는 신규 담당자 교육은 물론 기관 내부 안전교육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허성우 안전원 이사장은 “화재 예방과 내진보강은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지키는 핵심 요소”라며 “현장 요구를 반영한 실무 중심 교육 콘텐츠를 지속 개발해 교육기관의 안전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 ▲AI교육혁신본부장 변태준 ▲교육학술데이터본부장 정광훈 ▲교육재정본부장 최종수 ▲정보보호본부장 안재호 ▲교원역량개발센터장 황혜전 △ESG협력부장 윤성준 △교수학습지원부장 김재은 △디지털시민교육부장 이윤정 △고등평생교육부장 김상운 △AI플랫폼부장 최용규 △AI학습데이터부장 김상우 △AI교육서비스부장 이강호 △학술진흥부장 권지연 △데이터분석부장 이태환 △학생맞춤통합시스템부장 이종현 △교육재정서비스부장 홍철기 △재정시스템고도화부장 서영석 △유아서비스부장 이정행 △정보자원관리부장 주상훈 △시스템품질관리부장 임재연 △재무회계부장 정감사 △안전보건부장 권태훈 △교원역량기획부장 백성희 △교원성장지원부장 최경선
더에듀 | “여자라서 행복해요.” 아주 오래전, 텔레비전 속에서 흘러나오던 광고 문구이다. 그 시대 최고의 여배우가 우아하게 집안을 정리하며 미소 짓던 장면은 많은 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러나 당시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먹고살기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건사하느라 여유란 사치였다. 넓은 거실에서 느긋하게 생활하는 모습은 그저 꿈 같은 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나는 그 배우와 같은 모습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중년이어서, 남자라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가슴 깊은 곳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새벽에 눈을 뜨면 침대 위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깨운다. 따뜻한 물 한 잔으로 몸속을 정화하고, 간밤의 노폐물을 씻어내며 새로운 하루를 준비한다. 이어지는 아침 운동은 복근 스트레칭이나 하체 중심의 룸바, 때로는 라인댄스로 흥을 돋운다. 땀을 흘린 뒤 스스로 차려내는 아침 식사는 소박하지만 완벽하다. 참기름 두 숟가락으로 시작해, 보라색 양배추 볶음과 계란 후라이, 그리고 파프리카를 씻어 그대로 먹는 순간, 몸과 마음이 동시에 충만해진다. 그러나 오늘의 가장 큰 행복은 다름 아닌 다림질이다. 한동안 캐주얼과 운동화가 대세였던 시대를 지나, 다시금 양복과 와이셔츠를 입고 구두를 신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것은 결코 불편하지 않으며, 오히려 나이 든 모습이 아닌 새로운 품격을 선사했다. 다림질은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었다. 새하얀 셔츠를 펼쳐 깃을 세우고 주름을 매끄럽게 펴내는 그 과정은 마치 예술과도 같았다. 다리미 끝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과 함께, 삶의 무게가 가볍게 풀려나가는 듯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와이셔츠 다림질의 황홀함은 중년의 특권이었다. 젊은 날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소한 행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것은 단순히 옷을 정리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을 정돈하고 삶을 새롭게 다듬는 의식이었다. 우아한 중년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스트레칭과 운동, 소박한 아침 식사, 그리고 다림질.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나는 중년이기에, 남성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맛본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단단한 기쁨이다. 오늘도 다림질을 마친 셔츠를 입으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되뇐다. “중년이어서 행복하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제주교육청이 ‘2026년 학부모학교참여지원사업’ 운영 단체를 공개 모집해 학부모의 학교 참여 활성화를 유도한다. 2일(오늘)부터 19일까지 모집하는 이번 지원사업은 보호자가 교육의 동반자이자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며, 학교·지역사회 협력 기반을 강화한다. 또 학부모의 참여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여 지속 가능한 학교 참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참관·지원 활동을 넘어 보호자가 교육과정 이해, 소통·협력 활동 등에 직접 참여하여 보호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이며, 선정된 단체는 보호자 리더 교육, 학교 소통 프로그램, 부모–자녀 공동 참여 활동, 지역 네트워크 연계 프로그램 등 보호자의 학교 참여 역량을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기획·운영하게 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제주도 학부모회장연합회의 ‘톡톡(Talk Talk) 학부모와 교사의 길라잡이’ ▲(사)참사랑실천학부모회의 고3 학생을 위한 페스티벌 및 참스승상 시상 ▲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와 자녀가 행복한 부모클래스’ 등이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호자가 교육의 주변인이 아니라 책임 있는 교육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며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교과서 밖으로 나온 투표함, ZEP에서 열리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는 초등 사회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고 멀게 느껴지기 쉽다. 단순히 교과서 속 그림으로 배우는 선거를 넘어,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경험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 해답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ZEP’에서 찾았다. 5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계된 가상 세계 속 선거 교육 현장을 소개한다. 1단계: 유권자의 길 – 화려한 공약 속 ‘진실’을 찾는 눈 첫 번째 코스인 ‘유권자의 길’에서 아이들은 가상의 회장 후보들이 내건 공약들과 마주한다. “매일 마시는 우유를 딸기 우유로 변경” 등 자극적이지만 실현 불가능한 공약과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발 벗고 나서겠다”, “화장실 냄새 제거를 위한 디퓨저 설치” 등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공약들이 섞여 있다. 학생들은 가상 아바타를 통해 공간을 이동하며 각 공약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퀴즈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인 ‘공약 비판적으로 사고하기’를 배운다. 또한, 과거 투표권이 없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권자의 역사를 훑으며,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한 표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얻어진 권리인지를 몸소 깨닫는다. 2단계: 후보자의 길 - ‘리더’라는 이름의 무거운 책임감을 배우다 두 번째 코스인 ‘후보자의 길’은 단순히 권력을 쥐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리더가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과 ‘공감의 자세’를 배우는 성찰의 공간이다. 학생들은 리더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올바른 태도에 대한 퀴즈를 풀며 미로를 통과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이는 ‘좋은 리더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는 핵심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실제로 한 학생은 “선생님, 처음에는 그냥 멋져 보여서 회장이 되고 싶었는데, 후보자의 길을 걷다 보니 제 한 마디가 친구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생각하게 됐어요. 리더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아니라 귀가 큰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후보자의 고뇌를 간접 경험하며 타인을 대변하는 삶의 엄중함을 체득했다. 3단계: 투표 역사관 -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권리 뒤에 숨겨진 희생 세 번째 코스인 ‘투표 역사관’은 투표의 역사를 가상의 박물관으로 구성한 공간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인류가 투표권을 얻기 위해 싸워온 긴 투쟁의 역사를 관람한다. 특히 여성 참정권 운동이나 차별에 저항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아이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해졌다. 이와 더불어 선거의 4대 원칙인 ‘보통 선거, 평등 선거, 직접 선거, 비밀 선거’를 왜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이 원칙이 무너졌을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태로워지는지를 시각적 자료로 학습했다. 아이들은 5학년 2학기 사회 시간에 배운 역사적 사건들을 떠올리며 더욱 깊이 몰입했다. 벽면에 전시된 역사적 사진들을 클릭하던 한 아이는 놀란 듯 소리쳤다. “우와, 예전에는 여자나 가난한 사람은 투표를 아예 못 했다는 게 정말 사실이에요? 지금 제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한 표가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용기로 만들어진 거였네요. 투표하러 갈 때 진짜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4대 원칙은 더 이상 시험을 위해 외우는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약속으로 다가왔다. 4단계: 가상 선거 - 손끝으로 느껴지는 생생한 민주주의의 현장 메타버스 활용 민주시민교육의 꽃인 ‘가상 선거’ 단계에서는 ZEP 맵 내에 정교하게 설계된 투표소로 이동한다. 실제 선거 절차를 그대로 이식한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조작해 선거인명부를 확인하고, 본인 인증을 거쳐 투표용지를 배부받는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교실에는 묘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기표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의 화면에는 외부와 차단된 비밀스러운 공간이 펼쳐졌다. 비밀 투표의 원칙을 지키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투표함에 넣는 순간,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학생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아바타가 기표소 안으로 쏙 들어갈 때 진짜 투표를 하는 것처럼 손에 땀이 났어요! 비밀 투표라 아무도 제가 누굴 뽑았는지 모르지만, 제 마음속에는 제가 뽑은 후보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나중에 커서 제가 선거를 할 수 있을 날이 기다려져요.” 메타버스에서의 실습은 아이들에게 선거 절차에 대한 자신감을 넘어,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5단계: 성찰과 약속 - 성장의 증거, 민주시민 인증서 긴 여정의 마무리는 배움의 정리이다. 성찰의 길을 걸으며 1단계부터 4단계까지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퀴즈를 풀며, 마지막 정답을 입력하면 ‘민주시민 인증서’가 나타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라 ‘성장의 여정’이었음을 확인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민주시민교육은 차갑게 여겨지는 기술이 민주주의라는 따뜻한 가치를 전달하는 훌륭한 다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ZEP이라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학생들이 내딛은 아바타의 발걸음은 훗날 우리 사회를 더욱 밝게 비출 성숙한 유권자의 당당한 발자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이 변화가 아이들의 삶 속에서 단단한 민주주의의 뿌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강유미 = 양청초등학교 5학년 담임이자 인성시민기획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인공지능융합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AI와 에듀테크를 활용해 교실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수업을 지향한다. 학생들이 AI를 주체적인 도구로 삼아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지닌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더에듀 | 오늘날 우리의 교육정책은 첨예한 갈림길에 놓여 있고 늘 선택을 요구받는다. 예컨대, 교권 보호를 우선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 인권을 더 보호할 것인가? 평가를 강화해 학력을 관리할 것인가? 아니면 줄여서 경쟁을 완화할 것인가? 돌봄의 책임을 학교에 더 맡길 것인가? 가정과 지역으로 돌릴 것인가?이다. 이 질문들은 단순한 찬반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왜냐면 누구의 이익을 먼저 고려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교육은 솔로몬의 지혜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성서 속 솔로몬 재판의 핵심은 무엇이었는가? 타협이 아니라 본질을 보는 통찰이었다. 한 아기를 놓고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주장하는 두 어머니에게 솔로몬왕은 아이를 둘로 나누자는 제안은 잔혹한 선택이 아니라, 진짜로 아이를 살리려는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다(『열왕기상』 3장). 우리의 교육정책도 마찬가지이다. 표면적인 공정성이나 여론의 압력보다, 아이의 삶을 실제로 살리는 선택이 무엇인지 묻지 않으면 정책은 쉽게 길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정책은 편을 가르는 일이 아니라, 아이를 살리는 선택이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의 충돌이다. 교사의 권위를 강화하면 학생 인권이 침해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학생 인권을 앞세우면 교실 질서가 무너진다는 비판이 맞선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은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조는 모든 조치에서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명시한다. 안정된 교실, 존중받는 교사, 예측 가능한 규칙은 학생의 이익과 분리될 수 없다. 솔로몬의 지혜는 어느 한쪽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과 학생의 존엄이 동시에 지켜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명확한 책임 규정, 전문적 중재 체계, 학교 밖 지원 인프라가 함께 설계되지 않는 교권 정책은 결국 아이를 둘로 나누는 결과를 낳게 될 뿐이다. 학력 격차와 평가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가 수준 평가를 강화하면 격차를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과, 평가를 줄여야 교육이 살아난다는 주장이 충돌한다. 그러나 솔로몬의 관점은 질문을 바꾼다. 측정의 유무가 아니라, 측정 이후 무엇을 하는가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는 대규모 표준화 시험을 최소화하는 대신, 교사에게 평가 권한을 부여하고 학습 부진이 확인되면 즉각적인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 평가는 낙인이 아니라 지원의 출발점이 된다. 아이를 가르는 칼이 아니라, 살리는 신호로 평가를 사용하는 그야말로 솔로몬의 지혜로운 선택인 것이다. 돌봄 정책에서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 학교에 돌봄을 더 맡길 것인가, 교육 본연에 집중하게 할 것인가. 여기서도 단순한 역할 분담 논쟁은 해법이 아니다. 돌봄 공백을 방치하면 아이가 상처 입고, 학교에 모든 부담을 지우면 교육의 질이 무너진다. 솔로몬의 선택은 책임의 전가가 아니라 책임의 분담이다. 교육청–지자체–복지기관이 연결된 통합 체계 속에서 학교는 교육의 중심을 지키고, 국가는 돌봄의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동서양의 고전에서 지혜를 찾아보자. 동양 고전은 이 통찰을 다른 언어로 반복한다. ‘논어’에서 공자는 정치는 제도 이전에 사람의 덕에서 시작된다고 보았다(‘위정편’). 교실에서 규칙만 강화하고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질서는 오래가지 않는다. ‘맹자’는 더 분명하다. “백성이 가장 귀하다(民貴)”는 선언은 권력의 정당성을 아이의 삶에 두라는 요구이다(‘진심장구’). 반면 『순자』는 인간의 욕망을 제도와 교육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혼란이 커진다고 경고한다(‘성악편’). 세 관점은 다르지만, 공통의 결론은 같다. 관계·존엄·규율의 균형 없이는 교육도 정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양 고전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정의를 공동체의 조화로 보며, 통치는 지혜를 갖춘 이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는 교육 실패가 곧 정치 실패로 이어진다는 경고와 같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정치학’에서 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습관과 제도의 반복으로 형성된다고 말했다. 평가와 규칙을 전면 부정하지 않되, 그것이 좋은 삶을 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맥락의 주장이다. 이처럼 솔로몬의 지혜는 타협의 기술이 아니라 본질을 향한 용기라 할 수 있다. 결국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교육정책의 성공은 여론조사나 속도에 있지 않다. 가장 소외되고 약한 아이의 하루가 실제로 나아졌는가에 있다. 정책 결정의 순간마다 이 질문을 놓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아이를 둘로 나누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선택이야말로 바로 오늘의 우리 교육이 필요로 하는 진짜 솔로몬의 지혜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