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2심에서 금고 6월, 선고유예를 받은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 인솔 교사(A교사)가 상고를 포기했다. 교원단체들은 당사자 결정 존중과 함께 위로를 표하며, 제도 개선에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강원교사노조에 따르면, 2심 재판 이후 상고장을 제출했던 A교사가 지난 1일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의 법리 심판을 받지 않고 2심 재판을 수용하는 결정을 한 것. 이에 강원교사노조는 “A교사의 선택은 오랜 고민 끝에 온전히 선생님의 삶과 회복을 위한 결정임을 잘 알고 있어 존중한다”며 “지난 3년간 길고 고통스러운 법적 절차를 견뎌오신 선생님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마음과 일상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드러난 교사의 과중한 책임 구조와 현장의 불합리함은 결코 개인의 몫이 아니다”라며 “다시는 한 교사가 홀로 고통을 짊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교육환경과 합리적 책임 체계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에 끝까지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강원교원단체총연합회(강원교총)도 2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A교사의 결정 존중과 함께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등의 제도화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교총은 “심사숙고해 내린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3년여간 제자를 잃은 슬픔과 고통 등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 제자 사랑을 실천하고 좋은 교육을 이어가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안타깝고 슬픈 사건·사고가 없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교육청의 위로와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안전한 교육활동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교총은 “민사·형사 책임의 교원 불안감과 현실이 계속되는 한 체험학습은 지속하기 어렵다”며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이냐는 근본적인 물음과 불안감이 교육 현장에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개정된 학교안전법은 사후조치 중심이라 실제 면책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많은 교원이 우려하고 있다”며 “교원이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분명한 면책 요건과 기준의 마련과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의 즉각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춘천의 한 초등학교 소속인 A교사는 지난 2022년 11월 아이들과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 체험학습을 떠났다. 도착 후 버스에서 내려 이동하던 중, 버스가 후진하며 한 아이를 덮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 A교사는 주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는 금고 6개월에 선고유예의 유죄를 받았다. 버스기사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보조인솔교사는 무죄가 확정됐다.
더에듀 | 최근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다양한 입법이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교육여건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교원들은 정치기본권을 통해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학교폭력 심의결과는 대학입시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같은 맥락으로 교육활동 침해도 입시에 반영해달라는 요구가 나옵니다. 2024년 기준 교육부는 특별교부금으로 549억원 교부하였고, 이중 경기교육청은 127억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집행의 효과를 알 수 있는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 경기교육청은 지원청 단위의 통계를 비공개합니다. 현재 경기교육청 산하 25개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 심의결과의 통계에 대해 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전국 16개 교육청에도 동일한 정보를 청구한 상태입니다. 학교 1개씩 1만 2000번은 공개해도, 1만 2000개 학교를 한 번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학교폭력예방법 제21조(비밀누설금지 등)와 교원지위법 제30조(비밀누설 금지 등)는 쌍둥이 같이 동일한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제1항에서는 직무상 취득한 비밀에 대해 누설하지 말 것을 정하고, 제2항에서는 비밀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제3항에서는 회의는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회의록은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두 법의 각 조항은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모든 자료를 비공개하는 근거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대통령령에서 정한 비밀의 범위를 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두 법 모두 대통령령에서 정한 비밀은 ①개인정보 ②심의·의결과 관련된 개인별 발언 ③누설될 경우 분쟁당사자 간에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이 명백한 사항 세 가지 뿐입니다. 그러기에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 제3조 및 별표1의 11. ‘학교폭력의 발생현황 및 처리에 관한 사항’을 정보공개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를 통해서 학교별로 사전공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육행정의 주장처럼 비밀유지 조항이 절대적이었다면, 학교알리미는 학교폭력 심의결과 통계를 비공개했어야 합니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학교알리미는 많은 사전 공시정보를 제공하지만, 유독 학교폭력 통계정보는 [자동입력방지문자]를 통과해야만 볼 수 있으며, 개발자들이 각종 앱과 통계자료 확보에 이용하는 OPEN API에는 학교폭력 통계가 빠져있습니다. 학교폭력 통계는 전국 1만 2000개의 학교를 한 번에 하나씩 공개하되, 1만 2000개를 일괄 공개하지 않는 신비한 영역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비공개, 정보공개법/통계법/학교폭력예방법/교원지위법을 위반한 직권남용이다! 경기교육청은 또 다른 비공개 근거로 정보공개법과 통계법을 말합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에 따른 다른 법률에서 정한 비밀, 제5항에서 정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는 정보, 제6항에 따른 개인정보와 통계법 제33조(비밀의 보호)에 따른 비공개입니다.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타법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예방법과 교원지위법에서는 근거가 없음이 확인되었고, 이미 학교단위에서 통계가 공개되어도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통계가 공개되어 업무의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짓입니다. 지원청 단위나 학교단위 통계에는 개인정보가 당연히 없습니다. 교육청은 통계의 작성과정에서 알려진 사항 중에 개인이나 법인 또는 단체 등의 비밀이라며, 교육지원청이 법인 또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통계법 제3조 제5호에 따라 교육(지원)청은 ‘개인/법인/단체’가 아닌 ‘공공기관’입니다. 따라서 학교의 교원과 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라고 되어있는 관련법을 모두 위반하여 직권남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폭력과 쌍둥이 구조를 가진 교육활동 침해도 각종 통계는 공개해야 할 대상입니다.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할 일을 안 하는 것이 창피해서 비공개하는 것인가? 교육청이 학교별 통계를 일괄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학교별 서열화 우려 때문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말합니다. 실제 발생 건수와 조치 건수만 공개하는 현재의 방식에 실제 문제가 있긴 합니다. 진짜 교육이라면 학교폭력의 양 당사자들이 화해를 했는지, 관계는 회복되었는지,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로 피해가 회복되었는지, 가해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으로 자기성찰과 반성을 이끌어 냈는지, 피해는 보상되었는지, 추수 상담은 계속 되어 추적 관리하고 있는지 등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특히 학교폭력의 심의결과가 ‘행정처분’이 아닌 ‘교육적 조치’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항목들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런 일들은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서 정한 바 없고, 교육청과 학교 모두 이러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하지 않으니 통계를 공개할 리 없습니다. 실제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은 심의가 끝난 후 학교봉사, 출석정지, 특별교육 시간이수 등의 숫자적 행위만 할 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직권을 남용해서 만든 ‘직무상 취득한 정보의 비밀유지’ 뒤에 숨어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으며, 사건 존재를 모르고 싶어 합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회복에는 교원들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사실 학교 내 전담교원 정도만 심의에 따른 조치결과 이행을 위해 알 뿐, 비밀유지조항 뒤에 숨어서 담임조차 공식적으로는 심의결과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교의 서열화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의 공시정보가 일부 제한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제5조 제1항에서는 총 15개의 정보를 사전공시하도록 되어있으나, 이중 제4호 ‘학교의 학년별·교과별 학습에 관한 상황’과 제12호 ‘국가 또는 시·도 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에 관한 사항’은 초/중학교의 경우 교육지원청 단위, 고등학교는 교육청 단위로 공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학교폭력의 발생현황 및 처리에 관한 사항’은 제11호에 해당하여 교육(지원)청 단위로 공개하는 공시정보가 아닙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25개 교육지원청은 학교서열화를 핑계로 교육지원청의 서열화가 우려된다며 비공개한다는 법에 근거없는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에만 549억원의 특별교부금이 사용되지만, 집행은 완전 깜깜하다! 학교폭력의 판단에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학교 심의에서 지원청 심의로 바뀌었고 심의위원들의 수당은 10만원대로 신설되었으며 이제 전담조사관도 10만원대의 수당을 받습니다. 물론 역할에 따른 대우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절차와 조사의 객관성에는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교육과 회복을 담당하는 특별교육은 최저인건비 수준으로 십수명의 학생들을 모아야 겨우 1회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점입니다. 초기 피해학생을 지원하는 시군단위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은 수백건이 사안이 발생해도 년간 500만원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또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는 언급조차 없고, 학교폭력 접수 시 피해학생과 보호자에게 안내되지도 않습니다.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 133페이지의 안내문에는 행정절차만 적혀있을 뿐,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지원기관이나 권리보호방법, 화해중재단 등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습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 9월 SNS에 “지난해(2024년) 우리 교육청 화해중재단에 접수된 사안 1800여건 중 1600여건이 해결되었습니다. 오해를 풀고 이해를 하면 교육적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게시했습니다. 이는 과연 적절한 정책수행의 결과였던 것일까요? 저에게는 교육지원청에서 화해중재단에 편성된 예산소진을 위해 화해중재 업무가 아닌, 예방적 써클 활동을 한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25개 교육지원청에 첫 번째로는 ‘운영계획서’를, 두 번째로는 ‘운영 결산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운영계획서는 모두 공개, 결산현황은 모두 비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교육지원청은 운영계획서에 전년도 결산현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운영계획서를 통해 이미 공개된 자료가, 결산자료만 별도로 청구하자 비공개가 된 것입니다. 화해중재단 운영계획서에는 ‘써클’이 무엇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담당자와 통화하니 화해중재단 신청실적이 저조하여,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실행한 사건 발생 전의 예방활동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제가 받은 제보는 일부 확인되었고, 임태희 교육감이 SNS에 남긴 글 중 ‘1800건’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지 결국 확인할 수 없습니다. 분석과 진단 없는 처방만 난무, 부작용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교육행정 학교폭력의 조치결과 중 출석정지 일수 등이 입시에 반영되는 방식은 수년전부터 방향이 잡혔습니다. 이제는 1호만 결정되어도 교육대학의 입학자격이 상실되며, 비교적 약한 3호 교내봉사 만으로도 감점이 되고, 6호 이상은 탈락사유가 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학교폭력의 조치결과가 입시에 반영되는 사유는 지난 십수년간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이 집행되었음에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효과가 확인 안 되는 예방활동도 학교 밖 단체에게 수백억을 투입하지만, 정작 발생한 사건에서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방치됩니다. 반성과 화해를 확인하는 학교교육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오류를 찾아내려면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이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로 집행되는지 확인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육행정은 가장 기본적인 통계조차 비공개합니다. 행정 및 교육감들의 자화자찬은 늘어만 가지만 체감되는 세상은 반대 상황입니다. 저는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가 입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영의 핵심은 사건의 발생과 심의 결과가 아니라, 조치이행 등에 최선을 다한 지원 후에 변화된 학생의 관계회복, 반성 여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교육대학의 점수가 너무 높아 “선생님들이 너무 공부를 잘해서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학부모들의 우수갯 소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 가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선생님들이 학교 다닐 때 친구와 한번 싸우지도 않아서, 갈등 상황 속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교육행정은 각종 통계뿐만이 아니라 전담조사관 및 심의위원회 업무매뉴얼 등을 모두 비공개합니다. 정작 경찰은 학교폭력 관련 통계와 관련 수사매뉴얼을 공개하고 피/가해자에게 권리 안내와 지원기관 안내문을 필수로 배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교육행정의 학교폭력의 사안처리 과정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런 비밀주의와 비공개 속에서는 기존 정책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불가능하고, 진단 없는 처방은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지금의 교육행정은 부작용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비밀주의부터 해결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더에듀 | 최근 서울대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인 이혜정 교수의 ‘한일 IB 역사 공동수업이 보여준 미래’라는 기고(서울경제, 2025.11.29.)는 향후 한일 관계와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제시해 주었다. 여기에는 11월 1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IB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제주 표선고, 일본 나가노 요가다 고교 학생들이 화상으로 역사 공동수업을 진행했던 사례를 전달하고 있다. 두드러지는 사실은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서로 다른 교과서 기술 방식, 강조점, 서술 배경을 직접 비교·질문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간 교실에서 접하지 못했던 ‘타자의 시선’을 생생하게 경험한 것이었다. 짧은 대화와 토론이었지만 그 안에는 정답을 가르치는 역사 수업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배움의 형식이 존재했다. 한국 학생들은 일본 교과서에서 식민지 지배를 축소하거나 모호하게 기술한 대목에 의문을 제기했고, 일본 학생들은 한국의 역사교육이 일제강점기 중심 서술로 협소하게 보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때로는 감정이 오가는 순간도 있었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외교의 언어’가 도달하지 못하는 교육의 현실이 드러났다.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왜 이렇게 다르게 쓰였을까?”, “앞으로 우리 세대는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 과정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상대의 인식 구조와 교육 환경을 이해하는 학습 자체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경험은 단지 한 차례의 교류 수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육 현장은 외교나 정치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다르다. 국가가 아닌 ‘학생’이라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말하고 듣는 공간이며, 상대를 설득하거나 포용하는 방식도 훨씬 자연스럽다. 교실 대화가 지닌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른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아이들이 해결한다는 말이 결코 비유만은 아니다. 실제로 여러 학교 현장에서 비슷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예컨대 경남의 한 중학교는 일본 시즈오카현의 학교와 3년째 온라인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사뿐만 아니라 환경·노동·청년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공동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르면 위험하다’가 아니라 ‘다름은 탐구의 출발점’이라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 또 어느 고교에서는 양국 학생들이 각자 지역의 기억 장소(평화박물관, 전쟁 유적지, 산업근대화 공간 등)를 탐방한 뒤 서로의 시각을 영상으로 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과거사 논쟁이라는 주제조차 일상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앞으로 한국 교육은 이러한 교류 모델을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 과정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IB 방식의 탐구 중심 수업 모델을 발전시켜 ‘비판적 비교 교육’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동일 주제에 대해 각국의 사료·교과서·언론 보도를 비교하는 활동은 학생들의 인식 폭을 넓히고, 민감한 주제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할 것이다. 둘째, 학교 간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제도화해야 한다. 현재는 개별 교사나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프로그램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교육청 또는 국가 차원의 교류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지속성과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생 주도형 대화 구조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와 연구자는 조력자 역할에 머물고, 주제 선정·질문 구성·협업 방식 등은 학생 스스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토론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한일 관계는 흔히 정치와 외교의 문제로만 여겨지지만, 미래를 살아갈 이들은 지금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다. 이번 공동수업에서 드러난 것처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질문을 통해 관계를 다시 설계하려는 청소년들의 태도야말로 미래 외교의 자산이라 할 것이다. 교실 속 50분 대화가 지속되면 학생들이 만들어 갈 10년, 20년 후의 한일 관계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교육의 사명은 지식 전달을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지금 그들의 대화 속에서 이미 조금씩 모습을 바꾸고 있음에 희망을 간직하게 된다.
더에듀 | 2022년 기준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5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중단 학생들은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기초·기본 교육을 받으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기관에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또 그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더에듀>는 지난해에 이어 금산간디학교 아이들이 작성한 자신의 성장 기록을 통해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계절의 냄새를 아시나요? 저는 오랜만에 사계절의 냄새를 맡으러 한국에 잠시 들린 제비랍니다. 아 제가 누구냐고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해있지만 저는 유일하게 살아남았죠! 저는 보통 한국에 3월쯤에 도착해서 9월쯤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해요. 머무르는 동안은 한국의 자연을 만끽하고, 잠시 쉬었다가죠. 하지만 요즘은 많은 곳이 도시화되면서 제가 살 곳이 사라지고,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많은 벌레들이 죽어 생태계가 무너져 먹고살 것이 없게 되었어요. 더 이상 한국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됐죠. 그럼에도 제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된 이유는 예전에 맡았던 그리운 냄새들을 다시 느끼기 위함이에요. 겨울냄새, 여름냄새, 낙엽의 냄새, 비의 냄새. 정말 생각만 해도 행복한 냄새들이에요. 그런데 이곳에 다시 와보니 제 이름과 똑같은 여행이 보이더라고요? 연희동에서 이루어지는 ‘제비여행’이라는 건데, 뜻이 제로웨이스트 비건 여행이라고 해요. 기후여행자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요. 아무튼 너무 궁금해서 한번 몰래 보려고요. 여러분도 함께 가주실 거죠? 그럼 연희동으로 가봅시다. 제로웨이스트 비건 여행 멀리서 들어보니 가게들을 소개 중인 것 같아요. 환경을 생각하며 운영 중인 이곳은 재생종이를 사용해 공책을 만드는 등 버리는 종이가 최대한 나오지 않게 하는 곳이에요. 다음 가게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집들을 재건축하여 사용하는 리모델링 가게네요. 또 있어요! 카페와 비건화장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가게인데요. 커피 찌꺼기를 다시 사용해 화장품을 만든다고 해요. 마지막은 제로웨이스트샵입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필기구들을 나누는 공간이 있어요. 자유롭게 가져가도 되고, 놓아도 되는 곳이에요. 저희 제비는 여러분이 툭 하고 버린 쓰레기 하나에 생사가 오가요. 플라스틱 조각을 실수로 삼키면 질식사할 수도 있고, 버려진 밧줄과 그물에 얽혀 목숨을 잃기도 해요. 그래서 쓰레기를 최대한 배출하지 않는 가게들이 참 반갑네요. 앞으로의 미래에는 이러한 가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굳이 찾지 않고,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환경을 위한 가게들인 거죠! 그럼 얼마나 행복할까요? 이렇게 연희동까지 힘들게 날아왔으니 그냥 가긴 아쉽네요. 잠깐 카페라도 들렀다 갈까요? 마침 저기 ‘노노샵’이라는 카페가 보여요. 한번 가봅시다! 선입견 없는 비건 여기 뭐가 적혀있는데요? ‘No No Shop’의 약자는 ‘no plastic no animal product’의 약자라고 해요.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음식을 비건으로 판매하고 있는 카페 겸 제로웨이스트샵이죠. 들어와 보니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정말 많은걸요? 바로 앞에는 수거함이 보여요. 우유팩과 병뚜껑 등을 수거한 후 재활용하는 활동이에요. 헐!! 비건으로 된 밀키트도 있어요. 너무 신기하네요. 그럼 이제 주문하러 갈까요? 와!! 이거 진짜 맛있는데요? 저는 비건 딸기라테랑 녹차쿠키를 주문했는데, 가공된 딸기 맛이 아닌 정말 부드러운 딸기 맛이에요.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 만든 라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어요. 역시 순수 자연에서 키운 재료들로만 만든 음식이 맛있다니까요. 온 김에 과자도 사가고 싶은데, 다회용기에 담아 갈 수 있는 방식이네요. 이렇게 다회용기 사용이 자연스러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연하게 모든 사람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거죠. 오히려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이상한 세계로 인식되는 세상이요. 그럼 자연스럽게 쓰레기도 줄어들겠죠?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그 뒷일은 꼭 남의 일처럼 행동해요. 결국 우리 모두에게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데. 그런데 어쩌죠? 저는 다회용기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어? 다른 사람이 기부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이 용기에 담아 가야겠어요. 주변을 구경하는 사이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비건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신기해요.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현재 우리는 완벽한 비건이 될 수는 없더라도 비건을 지향해야 하는 시기가 왔으니까요. 한국인은 평균 연간 60kg에 고기를 섭취한다고 해요.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고기의 양을 섭취하니 더 많은 고기 생산을 위해 숲이 파괴되고, 자연이 오염돼요. 그 과정에는 정말 많은 생명이 고통받죠.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고기를 먹어요. 그래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무언가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행위로 누군가는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을까. 점점 지구가 뜨거워져 제비 번식 시기도 빨라지고 있어요. 하지만 곤충들이 발생하는 시기와 맞지 않아 번식은 생명에 위험이 되고 있죠. 그러니 노노샵 같은 공간이 우리 삶에 스며들면 좋겠어요. 그럼 자연스럽게 탄소중립도 실천해 지구도 지키고, 제비도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되니 일석이조예요! 사소한 실천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오! 여기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포스터가 있어요. 이번 환경영화제 슬로건은 Ready, Climate, Action!이라고 해요. 기후 위기에 대한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함께 행동하자는 메시지예요. 정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네요. 게다가 무료예요!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니 뽕 뽑으려면 이건 꼭 봐야겠어요. 빨리 영화 보러 이동합시다! 때마침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어요. ‘투 다이 포: 식용색소 이야기‘라는 ‘브랜던 캐우드&휘트니 켄우드’ 감독의 영화를 시청하려고요. 식용색소가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라고 해요. 너무 기대되니 바로 봐볼까요? 어느 날 갑자기 한 아이가 발작증세와 함께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요. 그 이유는 바로 식용색소 때문이었죠. 캐러멜 색소는 면역력 저하, 각종 질병을 유발하지만 정말 많은 요리에 사용돼요. 우리가 자주 먹는 짜장면, 훈제오리, 콜라, 족발, 돼지갈비, 흑설탕 등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죠. 그렇게 식용색소가 문제점인 것을 깨달은 가족들은 서서히 줄여나가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들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사람들은 예쁜 걸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음식도 예뻐 보이기 위해 이상한 것들을 넣고 만들죠. 그 음식이 자신을 어떻게 해치는지도 모르고 말이에요. 또한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농장을 마련하기 위해 숲이 파괴돼요. 가공된 식품은 몸에도 좋지 않은데 왜 자연까지 파괴하면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게다가 제비는 먹이와 집을 지으려면 자연이 필요해요. 만약 계속해서 숲을 파괴해 간다면 머지않아 많은 동물이 멸종하고 말 거예요. 단순히 맛을 위해서라면 우린 바뀌어야 해요. 조금 더 많은 생명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요. 사실 저는 영화 한 편을 보여준다고 해서 뭐가 바뀔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2017년 제14회 국제환경 영화경선에서 중국의 쓰레기 문제의 현실을 나타낸 ‘스틱차이나’라는 영화가 중국정부에 영향을 미쳐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꾼 것이죠. 역시 사소한 활동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주고,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것 같아요.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이라니까요. 연결된 시간 올해 경북 산청에 폭우 피해가 있었죠. 직접 현장에서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다 부서져 가는 비닐하우스, 망가진 자연들... 기분이 먹먹해져요. 기후 위기는 사람을 포함한 자연 모두의 피해예요. 제비들도 예측불가능한 기후변화 때문에, 날씨가 이상해져 많은 목숨을 잃거든요. 이 피해들을 받으신 분들은 어떠한 마음일까 슬퍼지네요. 저기 수해복구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에요. 다들 다양한 지역에서 온 듯해요. 이곳에 잠시 머무르며 수해복구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졌어요. (수해복구 사람들의 시점) 수해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혼자 이곳에 와 공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해보기로 했다. 흙을 나르고, 호스를 정리하고의 반복이었다. 오전과 오후 수해복구를 마쳤다. 3~4시간씩 열심히 했는데도 모든 걸 다 끝낼 수는 없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전부 마무리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에 도움을 줘서 고맙다며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 한켠에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그날 밤 일지를 작성했다. 그러다 의문이 들었다. 만약 기후 위기로 내가 피해를 봤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만약 모두가 도움과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나‘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도 결국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만들어 낸 재난을 그분들이 받으신 것뿐이지, 우리도 언제나 그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조금 더 서로 간의 연결을 더 느끼며 도움을 주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직접 산청 수해복구 현장을 경험하니 귀찮았던 처음의 마음과는 달리 마지막에는 왜 내가 이제야 도움을 주게 되었을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제비 시점) 이 폭우로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새 기후는 너무 많이 변화해 우리를 덮쳤죠. 자연이 없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듯이 저희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조금 더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주기 바라요. 우리는 다 같이 살아가야 할 하나의 공동체이니까요. 이러한 재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점차 목숨을 잃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이고, 더 이상 지구에는 생명이 살아갈 수 없겠죠. 현재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다 함께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 와~ 이곳은 어디죠? 너무 아름다운 자연이에요! 금호강 옆에 있는 것을 보니 아마 ‘팔현습지’인 것 같아요. 대구에 있는 팔현습지 안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살고 있어요. 또한 습지는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죠. 정말 중요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팔현습지에 산책로를 만든다고 해요. 산책로의 문제점은 등불이에요. 24시간 동안 빛나는 등불은 동물들의 생태 리듬을 깨뜨려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특정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거든요.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도 아닌데 허락도 없이 자연을 훼손하다니 정말 화가 나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파괴한다니... 정말 신비롭고, 따뜻한 공간인데 말이에요. - 예술가들 - 대구에는 금호강과 팔현습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가 있어요. 바로 ‘금호강디디다’와 ‘팔현습지 예술활동’이라는 팀이에요. 이 단체에서는 강압적으로 시위를 하기보단 각자의 방식대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해요. 때론 음악으로, 그림으로, 영화로요. 이렇게 자연을 담은 예술활동으로 아름다움을 알리며 활동하고 계세요. - 동물가면 만들기 워크숍 - 대구에서 동물가면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네요. 매년 대구에는 기후정의 행진이 열리는데요. 이번 행진 때 쓸 가면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제 절친인 공작새를 만들어야겠어요. 병뚜껑으로 머리 깃을 만들고, 눈을 만들어요. 스트로 폼으로 머리를 만들고, 계란 곽으로 부리를 만드는 거죠. 쓰지 않는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뿌듯하네요. - 전시 - 이곳에서 전시도 한데요! 대구에 있는 금호강을 담은 전시라고 하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제가 또 안 갈 수가 없죠. ‘금호강 디디다’ 팀이 강 주의를 순례하며 수집한 금호강과 그분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전시예요. 여태까지 지나왔던 대구에서의 활동과 앞으로 보게 될 전시를 구경하러 가볼까요? (제비의 독백) 팔현습지 덕분에 자연이 재미있어졌다. 크나큰 나무들은 나에게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고, 자꾸만 자세히 보게 되었다. 강과 닿아있는 흙이, 강과 맞닿아있는 나무가, 자연 속 맑은 공기. 그저 그 속에 있는 게 좋다. 그게 전부이다. 거창 명상센터 이곳은 붓다선원이라는 절이에요. 예전에 왔었던 적이 있었는데, 마음이 비우기 좋은 곳이에요. 각자 생활을 하며, 주로 명상을 해요. 이곳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아요. 자급자족하며 운영되는 곳이어서 무농약으로 농작물들을 키워 건강한 음식을 먹죠.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와 달리 천천히 자신의 속도대로 생활할 수 있어요. 만약 지금 너무 생각이 많아 잠시 쉼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추천해요. 그럼 자연스럽게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인식하고, 사람과 자연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금산간디학교에서 슬슬 날씨가 추워지는 것 같으니 다시 따뜻한 나라를 찾으러 가야겠어요. 어? 잠시만요. 여기 공책이 떨어져 있는데요? 누구 건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읽고 진짜 출발하도록 해요. (공책내용) 이번에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기후변화로 에어컨 없이 살아갈 수 없게 된 요즘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나무를 심어 탄소를 줄이는 캠페인과 ‘연결’이란 주제로 진행한 지구시(지구를 지키는 시간), 인삼축제 때 일회용품이 너무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기획단에서 끝까지 주장하여 관철하고 마침내 다회용기 부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모든 참가 학생이 불편을 감수하고 적극 동참해 주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지속가능한 삶’이란 캠페인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친구들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알리고,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하게 되었다. 하루마다 하루 한 끼, 고기를 먹지 않는다 던지, 하루 동안 매점을 가지 않는다 던지. 이러한 미션들을 지켜준다면 비건파티에 초대되는 방식이었다. 총 9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했다. 비건파티 메뉴는 ’비건 크림 파스타’와 ‘후무스‘로 준비하게 되었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소스이다. 온 학년이 골고루 참석해 주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다들 “이게 비건이라고?” 하면서 맛있게 먹어주고, 캠페인도 참여해 주어 뿌듯했다. 어떻게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는지, 막상 실천해 본다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충분하다. 이 이후로도 친구들은 당장의 변화는 아니어도 천천히 나의 속도대로 실천해 나갔으면 좋겠다. 생태적 감수성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환경을 위해 살아가고 있네요.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훼손으로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기는 어렵다고 느꼈는데 조금의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다시 이곳에서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희망이. 이렇게 다양한 여행을 하니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아요. 이 기후변화의 피해는 여러분만이 아닌 지구의 온 생명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공감에서부터 자연에게 다가가는 것이 또 하나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지구라는 커다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생명들이니까요. 하나의 생명과 연결이 곧 모든 자연과의 연결인 거예요. 결국 자연을 지킨다는 것은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제 계절에 맡을 수 있는 냄새, 또 비의 냄새, 늦은 밤 학교에서 기숙사를 오를 때 맡을 수 있는 냄새를 좋아해요. 비가 내린 후 상쾌한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는 순간을 좋아하죠. 저는 아직 자연이 주는 것들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어요. 가끔 머리가 너무 복잡할 때는 가만히 바람과 햇빛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자연은 저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존재예요.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 사람이 자연과 함께하고, 서로 소중한 존재로 여겨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지금보다 더 많은 생명과 함께, 고통받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렇게 길고 긴 저의 여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여행을 함께하신 분들도 생명들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의 변화는 아니어도 서서히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미래에는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세계를 꿈꾸며 저의 여행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학교 내외부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교원 3단체가 강력 반대를 표명하고 나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목된다. 국회 교육위는 지난달 27일, 학교 내외부 CCTV 설치 의무화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교실 내 설치는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으나, 교장의 제안과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의견 청취 및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는 가능해 실질적으로 교실 내 CCTV 설치를 위한 문이 열렸다는 평이 나온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455) 이 같은 상황에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 3단체 모두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일 전교조는 “학교에 대한 불신과 민원 압력을 배경으로 교실 CCTV를 상시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라며 “교육공간을 감시 공간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외형상 안전만 남기는 안전지상주의 정책”이라며 “학교폭력과 아동학대의 진짜 원인은 교실에 카메라가 없어서가 아니라 과밀학급, 인력 부족, 회복적 생활교육 부재, 교사 보호 제도 미비 등 교육현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갈등 해결의 도구가 아니라 학교 사법화를 가속화하는 증거 수집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교실을 회복과 성찰의 공간이 아니라 분쟁과 소송의 전 단계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교사노조도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교장과 교감, 담임교사 등 누구도 민원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설치 반대 자체가 민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교실 CCTV 설치 금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호소했다. 또 “교실은 학생의 표현·토론·상호작용이 이뤄지는 공간이자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교육 활동이 펼쳐지는 장소”라며 “CCTV가 설치되는 순간 교실은 ‘학습 공간’이 아니라 ‘감시 공간’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OECD 주요국에서도 교실은 학생의 기본권 보호와 교육적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공간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예외적 설치 허용조차 교육적 가치와 학생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실의 범위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아 도서실, 상담실(위클래스), 강당, 체육관, 식당 및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등 특별실이 필수설치장소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동 공간이 아닌 교육 공간은 전원 동의를 통해서만 CCTV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 역시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교육현장의 붕괴를 부를 법”이라며 “악성 민원과 외부 압력에 취약한 학교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워 CCTV 설치가 강제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실은 학생의 실수와 성장이 용인되고 교사와 학생 간의 인격적 교감이 이뤄지는 장소”라며 “24시간 돌아가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학교를 불신과 감시가 지배한 공간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는 교육적 소신에 따른 훈육이나 열정적인 수업 대신,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 기계적인 매뉴얼 수업만 하게 될 것”이라며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 등 비극의 원인은 교실에 CCTV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다. 이 법안은 적극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사실상의 사망선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모두 해당 법안의 즉각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CCTV로 인해 교실 내에서 생활하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행동이 촬영되고, 지속적 감시에 의해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학생들의 행동자유권,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제한돼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조리흄 노출이 크게 줄었다.”, “신체 부담도 크게 완화됐다.” 제주교육청이 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제주여상)에서 학교급식 조리 로봇 운영 시연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현철 경희대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급식로봇이 조리종사자 업무 경감과 신체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방편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제주교육청은 지난 9월부터 제주여상에 급식 조리 로봇을 시범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것으로 퇴김과 볶음, 면 삶기, 소스 조리 등 다양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협동형 모델이다. 학교 조리실 구조와 급식 환경에 맞춤형 제작 방식으로 도입됐다. 조리실의 높은 노동강도와 대량 조리 시 발생하는 조리흄(포름알데히드·미세먼지 등) 노출, 근골격계 부담 및 고온 조리작업에 따른 산업재해 위험을 낮추고 조리공정 표준화를 통한 급식 품질 향상 등의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이번 시연에 앞서 정현철 경희대 교수 연구팀의 도입 전·후 동일조건 작업환경 비교 측정 결과(9월(도입 전), 11월(도입 후) 실시) 조리흄과 유해인자 노출이 크게 줄었다. 구체적으로 포름알데히드 91.3%, 총휘발성유기화합물 83.8%, 이산화탄소 53.8%, 미세먼지 60.9% 감소를 보였다. 조리 종사자 신체 부담 역시 크게 완화됐다. 근육 활성도는 32~75%, 몸통·어깨 굴곡 등 동작 빈도 72~79% 감소를 보였으며, 조리 중 심박수 증가율과 피로·통증 등 주관적 불편감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조리시간은 1시간 11분 단축돼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2명(총 3명)의 작업시간을 합산했을 대 휴식 또는 조리 외 업무(배식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 27분 증가하는 효과도 생겼다. 이는 조리 공정 표준화에 따른 변화이다. 도교육청 급식 관계자는 “이번 인공지능 기반 제주형 조리 로봇은 김광수 교육감이 취임 이후 계속 강조해 온 조리종사자 건강권 보장 정책의 핵심 사업”이라며 “장시간 고온 조리로 인해 발생하는 조리흄으로부터 조리종사자를 보호하고, 대량 조리 업무 경감으로 신체 부담을 크게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급식 제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도입은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조리흄과 근골격계 부담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도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학교 시험에서 잇달아 인공지능(AI) 활용 부정행위가 발생하면서 정부 당국이 내년 새학기 전에 학교 현장에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최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유수 대학에서 재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컨닝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 이어 고등학교에서도 수행평가에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동으로 “현재 학교에서의 안전한 AI 도입 및 활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정책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배포 시점은 내년 3월 신학기 전이다. 학교급별·대상별 AI 윤리교육 콘텐츠도 개발·보급한다.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안전한 AI 도입·활용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AI 컨닝 사태는 국어 수행평가에서 발생했다. 집에서 책을 읽고 학교에서 줄거리와 비평을 적는 수행평가를 치르는 데 있어, 집에서 ChatGPT를 통해 미리 줄거리와 비평을 확인하고 그대로 옮겨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전원 재시험을 결정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베트남 중부 지역이 태풍과 홍수로 재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구성원들이 이재민을 돕기 위해 모금한 성금을 전달하는 등 마음을 나누고 있다. 베트남 중부 지역은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수해가 발생했다. 이에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지난 28일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하나 되어 수해 복구를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펼쳐 하루 만에 2억 4000만동(VND), 한화 약 1340만원을 모금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모인 성금은 피해 지역의 긴급 구호 물품 지원 및 복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모금은 학교 구성원들이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기획돼 진행됐다. 학생들은 나눔을 실천하며 베트남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경을 넘는 공감 능력을 갖춘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생들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자신이 살고 있는 베트남 땅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진지한 태도로 참여했다. 6학년 학생 A는 “뉴스에서 물에 잠긴 마을과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모여 친구들이 다시 따뜻한 밥을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교장은 “이번 활동은 학생들이 교과서 밖 세상에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법을 배운 소중한 살아있는 교육”이라며 “앞으로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한-베 우호 증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인 성금은 오는 12월 1일 베트남 중부 지방 구호 활동을 총괄하는 베트남 칸화성 조국전선위원회에 전달돼,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 물품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충남의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절반 이상은 교사 위원을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원들의 연수 참여율이 20~40%에 머무르면서 전문성 문제가 제기됐다. 충남교사노조는 28일 이지윤 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교육위원회)실이 제공한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운영 자료’와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연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우선 충남 14개 시군 가운데 공주와 보령, 아산, 서산, 당진, 금산, 부여, 태안 등 8개 시군은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교사 위원이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31개 소위원회 중에서도 16개의 소위원회에 교사 위원이 0명이었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에 교사 위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더해, 위원들의 연수 참석률이 20~40%에 머무르며 전문성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충남교육청 주관 연수의 위원들 참여율은 보령 33.3%, 논산·계룡 33.3%, 청양 30%, 서천 8.3%였다. 2025년에도 논산·계룡 16.33%, 청양 18%, 서천 33.3% 등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교육지원청 주관 연수 역시 청양은 두 차례 모두 26%, 보령은 25%에 그쳤다. 서천과 홍성은 연수 자체가 없었다. 2025년에는 서천 46.6%와 53.3%, 청양 35%, 예산 36% 등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최재영 충남교사노조 위원장은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들이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핵심 제도적 장치”라면서 “일부 지역에서 교사 위원이 단 한 명도 없고 연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원회의 판단이 법령과 학교 현장의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권 침해 사안을 다루는 기구가 기본적인 전문성과 균형을 갖추지 못한다면 교사들은 언제든 억울한 결정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며 “충남교육청은 교사위원 확대, 연수 의무화, 지역 간 편차 해소 등 교권보호위원회 운영 전반을 즉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지윤 충청남도의원은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본래의 역할을 되찾아야 선생님들이 불안함 없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며 “교사의 수업권과 학생의 학습권이 함께 지켜지는 건강한 교육 문화가 충남에 자리 잡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XR메타버스교사협회가 주최한 연수를 이수한 교사팀과 이들이 지도한 학생팀이 경진대회에서 각각 수상하며, 연수 효용성이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2일 주최한 가상융합서비스 개발자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XR메타버스교사협회 회원들로 구성된 ‘ClimateChange’팀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최섭 대표교사가 별도 지도한 학생팀이 제작한 ‘ScienceGoGo’가 각각 Meta상을 수상했다. 팀장을 맡은 최섭 교사가 이끈 ‘ClimateChange’팀은 황정섭 ㈜룩슨 대표(개발자)와 이가람·장세진·최은석 교사가 팀원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언리얼 엔진과 VR HMD Meta Quest 3를 활용해 이상강우·이상가뭄·이상더위·이상추위 등을 전지구적·사회적·개인적 시점으로 나눠 체험하도록 콘텐츠를 설계했다. 또 이상기후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을 다루는 ‘상담실’ 장면을 통해, 기후위기 상황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언리얼 연수를 이수한 최섭 교사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은 과학 탐구 XR 콘텐츠 ‘ScienceGoGo’를 제작해 같은 대회 학생 개발자 부문에서 Meta상을 수상했다. ‘ScienceGoGo’는 화산 폭발과 지구 내부 구조, 남극 생태와 해양 플라스틱 문제 등을 VR 환경에서 탐험하도록 구성한 과학 융합 콘텐츠로, 학생들이 직접 스토리를 설계하고 3D 모델을 배치하며 과학 개념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수상 뒤에는 XR메타버스교사협회가 주최하고 (사)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가 지원해 지난 6~8월 두 달간 60시간 진행된 ‘언리얼 엔진 교사 연수’가 있었다. 지난 1차 연수에서 교실 XR컨텐츠 수업 개발을 목표로 삼았던 언리얼 기반 XR 메타버스 교실이, 2차 연수에서는 실제 작품 제작과 수상으로까지 이어지며 ‘교사가 스스로 만드는 XR 교실’의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최섭 대표교사는 “언리얼 연수의 목표는 단순한 도구 익히기를 넘어, 교실 수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XR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것이었다”며 “교사팀과 학생팀이 나란히 Meta상을 받은 것은 연수가 교사 전문성 향상뿐 아니라 학생 프로젝트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교사가 먼저 XR 교실을 설계하고, 그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는 순환 구조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수에서 실습을 맡은 황정섭 대표는 “현직 교사가 주도해 기획한 Climate Change와 ScienceGoGo는 XR 가상융합기술이 교실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연수에서 배운 기술이 곧바로 대회 수상작과 수업 콘텐츠로 이어진 만큼, 더 많은 교사가 자신만의 XR 프로젝트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ScienceGoGo 팀을 이끌었던 한지호 학생은 “XR 콘텐츠 개발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다”면서도 “팀원 동생들과 동아리 시간에 함께 개발하면서 우리가 만든 세계에 친구들이 들어와 배우는 모습을 상상하니 힘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 개념을 그냥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며 체험할 수 있어서 더 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교육 담당자는 “이번 언리얼 엔진 교사 연수와 XR 메타버스 교실 프로젝트는 현직 교사가 수업의 주체로서 직접 미래 교육 환경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교사·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XR프로젝트와 공교육 현장에 필요한 실감형 콘텐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이번 수상을 발판으로 기후위기 체험 XR 콘텐츠의 영어판을 제작해 유예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XR 기반 기후위기 교육 효과를 검증하는 공동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XR 메타버스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시도가 국내를 넘어 세계와 연결되는 XR 교육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