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유기풍 전 서강대학교 총장과 권형균 사단법인 도산아카데미 부원장, 김도영 한국영상대학교 교수가 공동 집필한 ‘한국, 한국인’이 지난 9일 출간됐다. 이 도서는 공학적 사고의 구조화된 분석과 인문학적 통찰을 결합해 쓰인 것으로, 한국 사회를 역사·문화·교육·산업 전반에서 입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최고의 입문서’, 한국인에게는 ‘자긍심의 기록’ 총 9장으로 구성된 ‘한국, 한국인’은 “유학생과 글로벌 엔지니어들에게 한국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유기풍 박사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쓰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과 역사를 출발점으로, 오늘날 세계를 사로잡은 ‘K-컬처’의 형성과 확산 과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3장. 시간을 담은 마법 한국의 요리, 술, 음료와 디저트’에서는 김치, 장류와 같은 전통 발효 음식부터 ‘떡순튀(떡볶이·순대·튀김)’로 대표되는 길거리 음식, 세계로 확산된 ‘라면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손맛과 공동체적 감성을 조명한다. ‘4장. 경계 없는 파도. 전통 예술에서 한류까지’에서는 전통 민요와 트로트를 거쳐 BTS, 블랙핑크로 이어지는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짚고, 글로벌 차트를 장식한 ‘APT’를 사례로 현대 K-pop의 확장성과 문화적 영향력을 분석한다. ‘5장. 교육 열풍의 나라, 새로운 바람이 불다’에서 저자들은 한국 경제성장의 배경으로 교육열과 ‘빨리빨리 문화’를 언급하며, 이를 단순한 성급함이 아닌 위기 속에서도 버텨온 견디는 마음이라는 ‘한국적 근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7장. 어메이징 코리아 세계가 모르는 진짜 한국의 모습!’에서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진행된 금 모으기 운동, 원조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전환이라는 서사를 통해 ‘국태민안’이라는 한국 사회의 비전을 제시한다. 한국의 뿌리를 이해하는 안내서 유기풍 전 서강대 총장은 “공학자로서 ‘인간과 자연의 대화’를 연구해 왔지만, 이번 책에서는 ‘인간과 인간의 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며 “한국을 알고자 하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저자 권형균 부원장은 “이 책이 내부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일원이 되어가는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파편화된 사회를 이해와 공감으로 잇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외부적으로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자 김도영 교수는 “이 책은 문화적 성취와 정치·경제적 발전을 함께 엮어 한국의 비약적 성장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며 “‘한국, 한국인’이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압도적 위상을 굳히고 ‘제2의 도약’을 이루는 데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2026년 정초부터 온통 인공지능(AI)에 관한 화두가 압도적이다. 경제는 물론 교육 분야에서의 AI의 역할은 상상 이상의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초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한국 현대차 그룹의 피지컬 AI인 ‘아틀라스’는 여타 AI 선진국들을 경계시킬 정도로 인간보다 유연한 동작으로 2년 후에 상용화를 예고했다. AI는 향후 산업 현장 및 가정 등에서 인간의 활동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가히 혁명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의 이런 AI의 혁신적인 기술은 기업의 투자와 연구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 그뿐이랴,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의 AI 제품도 가세해 전체 혁신상의 60%를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AI 기술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과 지식 체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보의 속도, 방대한 데이터 처리, 기계적 추론 능력은 이제 인간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잣대 중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는 K-교육의 힘이 초석을 이루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K-교육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정작 인간다움을 드러내고 시대적 경쟁력을 좌우할 진정한 힘은 ‘깊이 있는 사유 능력’이다. 이는 안지현 서울대 인문대학 학장이 최근 교육전문주간지 ‘내일교육’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단순한 정보의 습득과 기술의 활용을 넘어, 그것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깊이 있는 ‘사유 능력’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AI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며 많은 교육 현장을 혁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는 단순히 기술을 교육에 도입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예컨대, 해외 명문 대학들은 AI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학생의 깊은 이해와 비판적 사고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평가 제도를 재설계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은 AI가 만든 초안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게 하고, 하버드 대학은 AI가 예측할 수 없는 맥락 기반 평가를 통해 학생의 실제 사고를 검증하는 평가를 도입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유의 과정을 평가하는 ‘교육 혁신’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교육의 본질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AI는 거대한 정보 처리 능력과 응답 속도를 제공할 수 있지만, 논리적 판단, 가치 판단, 맥락적 이해, 윤리적 성찰 등 인간만의 사유 과정은 아직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국내에서도 주요 언론의 사설에서는 “AI 시대, 정보는 빠르지만 그것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일은 인간의 몫”이라 강조하며, 독서와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 깊이 사고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르고 있다. 또한, 교육현장에서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유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예컨대 국내 일부 학교의 AI 학습분석 사례는 학생 수준 진단과 맞춤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지만, AI 자체의 응답을 맹신하기보다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이 스스로 사고를 정리하고 성찰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유 능력’은 단지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관점을 세우고, 다양한 관점을 비교·조합하며, 무심히 받아들인 정보를 재구성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AI가 어떤 답을 제시했을 때 그 기반이 되는 전제와 한계를 이해하려는 마음, 정답이 아닌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 낳게 되는 경쟁력이라 할 것이다. 이제 K-교육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넘어 사유를 촉진하는 촉매자(facilitator)가 되어야 한다. 단편적 지식 습득과 기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깊게 읽기, 비판적 토론, 맥락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말로는 “AI 3대 강국”, “국가과학자” 양성을 부르짖지만 5지선다형의 정답 맞추기가 아닌 깊이 있는 사유 능력을 고양하는 교육체계로의 개혁이 요구된다.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늦춰진다”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말에 더욱 경각심을 갖고 AI 시대에 강력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인간다움’과 ‘깊이 있는 사유 능력’을 키우는 데 K-교육이 보다 박차를 가하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더에듀 AI 기자 | 미국 뉴저지주에서 비학습용 휴대전화와 인터넷 연결 기기 사용이 제한된다. 학생들의 교실 내 집중력 저하와 사회적 고립 문제 완화에 도움될 지 주목된다. 지난 8일 미국의 언론사 AP통신은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가 초·중·고교(K-12)에서 비학습용 휴대전화와 인터넷 연결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법제화된 내용은 뉴저지주 의회에서 논의되어 온 A4882(24R) 법안으로, 학생들의 교실 내 집중력 저하와 사회적 고립 문제를 완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해당 법안은 2024년 10월 최초 제안 이후, 지난해 3월 수정과 위원회 보고를 거쳐 12월 최종 수정안이 채택됐다. 지난 8일 필 머피(Phil Murphy) 뉴저지주 주지사의 서명으로 오는 9월 신학기부터 본격 시행된다. 머피 주지사는 “우리는 교실에서 불필요한 방해 요소를 제거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라 말했다. 마이클 텀(Michael Thumm) 램지 고등학교 교장은 “휴대폰이 만들어 내는 디지털 장벽 제거로 학생들 간의 연결이 즉각적으로 부활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휴대폰 금지는 학교 수업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학생들이 평생 동안 관계를 맺고 협력하면서 대인 관계 기술과 존재감을 함양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마시모 랜다조(Massimo Randazzo) 램지 고등학교 학생은 “학교가 1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파우치에 보관하도록 요구했다”며 “처음에는 좌절감을 느꼈지만, 화면을 응시하는 대신 서로 대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제주교육청이 올해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까지 ‘1인 1디지털 기기 보급 체제’를 완성한다. 학생들의 정보 격차 해소 및 디지털 학습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 제주교육청은 12일부터 중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2026학년도 드림노트북 지원(대여) 사업’을 진행한다. ‘드림노트북 지원(대여) 사업’은 지난 2023학년도에 시작한 것으로, 제주의 모든 중학교 1학년 신입생에게 학습용 스마트기기(노트북컴퓨터)를 1인 1대씩 지원(대여)해 수업, 자기주도학습, 성장 포트폴리오 작성 도구 등으로 활용하게 하는 사업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학생들의 디지털 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기기를 지원해 디지털 정보 격차 및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교육청은 2023년 7000대의 ‘드림노트북’ 보급을 시작했으며, 2024년 6835대, 2025년 6988대를 지원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올해 중학교 신입생에게는 6525대를 보급할 예정이며, 4년간 총 2만 7348대의 기기를 지원하게 된다. 지난해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에게 학습용 태블릿 PC 1만 9818대를 보급했다. 즉, 이번 사업을 통해 신학기 개학을 기점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1인 1디지털 기기 보급 체제’가 갖춰지게 된다. 신청 대상은 2026학년도 도내 중학교(특수학교 포함) 입학 예정 신입생으로, 내달 27일까지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수령은 내달 11일부터 각 학교별 일정에 따라 진행되며, 보호자는 학생과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하고 학교를 방문해야 한다. 제주교육청은 ▲전문업체를 통한 체계적인 유지보수 ▲전담 콜센터 운영 ▲동영상 가이드 제공 ▲교원의 디지털 교수 역량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창의적 문제 해결 도구로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중·고교 6년간의 연속적인 기기 활용을 통해 ‘드림노트북’이 학생들이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성장 과정을 스스로 기록하며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디지털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학생이 자신만의 학습 도구를 통해 세상을 탐구하고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기 보급부터 수업 활용, 사후 관리까지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더에듀 | 최근 보도에 의하면,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2026년 1월 20일 국회에서 열리는 출신학교 채용차별방지법 제정을 위한 대회에 참여해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장관 또한 참석해 격려사를 한다고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료가 이 대회에 참석하는 모습은 학벌이 국가적 문제임을 공적으로 선언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학벌 타파를 위해 국가가 움직이고 있으니 고무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국가교육위원장의 학벌주의 극복 의지가 엿보이나, 문제는 학벌이 형성된 결과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학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가 시스템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학벌주의'의 뿌리 계층유지 욕망은 어느 사회에나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것이 국가 시스템과 견고하게 결합돼 있다는 것, 이것이 일종의 이데올로기화된 학벌주의의 뿌리다. 상위계층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올라온 집단으로 인식한다. 여기서 학벌이 능력주의와 결탁한다. 사회학자 베버(M. Weber)식으로 말하면, 지배는 정당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자기인식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탐구할 때 가장 탁월한 사회학자는 부르디외(P. Bourdieu)이다. 그에 따르면, 학벌은 계층을 유지하는 전략이며, 특권을 능력으로 위장하는 장치다. 그는 소논문 ‘The Forms of Capital’, 1986.)에서 이렇게 적는다. “문화자본이 학력·자격이라는 제도적 형태로 전환된다. (중략) 교육은 상속된 문화자본의 재생산을 승인(sanction)한다. (중략) 문화자본은 자본으로 인식되지 않은 채 ‘정당한 능력’으로 승인된다.” 즉, 계급적 우위가 자연적 질서처럼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블라인드 채용, 의식 개선 등의 담론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학벌 형성을 극복할 대안은 교육개혁과 직무역량 검증장치의 제도화, 이 두 가지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함께 묶어 살펴본다. 첫째, 대학 간 서열을 고착화시키는 재정, 평가, 정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학벌의 상위층을 확대함으로써 가파른 피라미드 구조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학생이 재학 중인 사립대학과 중하위권 대학의 교육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대학 체계 전반의 질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볼 때, 상위층을 두텁게 하는 전략과 중하위층 대학을 상향 조정하는 전략 사이에 과연 우열의 차이가 있는지 묻게 된다. 또한 오래 전부터 제기된 것으로, 전 대학을 대상으로 한 특성화 전략, 국공립 대비 비율이 과도한 사립대학의 준공영화도 본격 논의가 있어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 확대된 대학교 수 역시 전문적 판단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를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고교 단계에서 입시경쟁을 완화할 경로를 다양하게 분화시킨다. 일단 공교육에서 개념, 단편 지식 위주의 학습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철학자 쇼펜하우어(A. Schopenhauer)는 저서 중 ‘교육에 관하여’ 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에게 너무 이른 시기에 개념과 추상적 지식을 강요하면 사물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잃게 되며, 이 결핍은 나중에 완전히 회복될 수 없다. 개념은 오직 직관적 지각에서 나와야 하며, 지각이 이미 만들어진 개념에 의해 이끌리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경험이 제시되는 올바른 (지식습득의) 순서와 방식이다.”(‘Parerga and Paralipomena’,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한국어 번역본)) 위 내용은 교육과정을 경험과 현장성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이론, 개념을 접하자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문제의식을 확장해, 오랜 숙원인 직업계 고교 및 전문대학을 산업수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문화시키는 것이다. 역량을 갖춰야 학력, 학벌을 타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첨단 AI 디지털 및 산업 분야 전반에 걸쳐 공대 출신의 인재가 줄어들고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 전문인력이 한국의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대의 인재 부족과 유출의 1차 원인은 직업·산업 간 보상격차(의료·법조·대기업 vs 공학·중소기업)이며, 대학 서열 중심의 학벌구조는 이 격차를 다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셋째, 공공 및 기업에서 학력과 무관하게 직무역량 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2017년 OECD 자료는 이렇게 적고 있다. “형식적인 자격증은 기술을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고용주와 공공기관은 학력 증명서와는 별개로 직무 관련 역량을 평가하고 인증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OECD Skills Outlook 2017: Skills and Global Value Chains’) 한마디로 학교 졸업장은 능력의 증명서로서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교육사회학자 브라운(P. Brown)이 참여한 논문에서는 이렇게 표현한다. “학위란 직업성취의 실제적 신호로서 기능하는데 취약하다. 그래서 역량 기반 평가와 인증 도구(certification framework)가 필요하다.” 국제노동기구 ILO의 2019년 자료 ‘더 친환경적인 미래를 위한 역량(Skills for a Greener Future: A Global View)’도 거의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 물론 소위 명문대 졸업자라고 하면 논문을 읽을 때 조금 더 기대감을 갖는 등 변별적 역량이 없지 않다. 반면 학교 관리자, 행정가 중에서도 학벌만 믿고 자기계발을 게을리해 내부 시스템의 민주적 작동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전반적으로 정치 입문에서 관공서와 기업, 군대에서 취업 및 승진에 이르기까지 역량평가를 외면하고 출신대학만을 선발기제로 여긴 결과는 어떤가? 사회전체가 무능과 무소신을 특징으로 하는 이들이 조직 내 장이 되어 권력을 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구조적 취약성과 12.3 비상계엄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생생한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결국 학벌주의는 극히 위험한 사회악의 잠재성까지 내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학벌 대신 직무능력 검증으로 그러면 한국에는 직무능력 검증 장치가 없는가?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그것이다. NCS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태도를 표준화해 교육·훈련·자격·인적자원관리(HRM)에 연계할 수 있는 도구다. 그런데 한국의 직무능력 검증도구가 학벌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학벌의 상위계층의 과도한 욕망에 대응하는 국가전략의 부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잠깐 독일·프랑스가 직무역량 검증도구의 상황과 위상을 한국과 비교해 본다. 독일 연방 직업훈련법(Berufsbildungsgesetz = BBiG, 2005.), 프랑스의 국가기구 France compétences: RNCP(국가직업자격목록), RNCP의 운영지침서인 핸드북(Vademecum relatif au RNCP, 2022)의 자료를 근거로 살피면 이렇다. 단적으로, 한국의 학벌은 ‘선별 장치’이고, 직무역량은 ‘정당화 장치’로 보조적인 위치로 전락해 있다. 독일·프랑스는 직무자격이 곧 입장권인데, 한국은 학벌이 입장권이다. 다음으로 직무능력 검증의 ‘공적 권위’에서 차이가 있다. 독일·프랑스는 자격시험과 역량평가를 법으로 규정하고 독립된 공적 기관이 운영한다. 역량평가 결과가 채용에서 강력한 진입요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NCS·국가자격은 채용 시 참고 사항일 뿐이며, 미보유 시 배제되지도 않는다. 직무능력 검증자료가 학벌과 경쟁이 안 되는 것이다. 한국은 장시간 수행평가, 현장 기반 실기검증을 소홀히 한다. 그래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검증 비용이 낮은 학벌을 쓰자”는 쪽을 선택한다. 결국 블라인드 채용은 학벌의 ‘표시’를 가릴 수는 있어도, 학벌이 생산·축적·정당화되는 구조를 해체하지는 못한다. 영국도 주지하다시피 이른바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과 연구중심 대학 24개의 연합체인 ‘러셀 그룹(Russell Group)’ 중심의 위계 서열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처럼 단일한 입시점수 체계로 전국을 줄세우는 맹목적 구조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역량·기술 중심 고용 전환을 연구하는 비영리기관 ‘Opportunity@Work’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연방정부 및 다수 주정부가 학위 없는 숙련인력(STARs = Skilled Through Alternative Routes)에 채용의 문을 열고 있다고 한다. 주의회협의회(NCSL) 자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자료 등을 보면, 미국 역시 명문대 프리미엄이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공공부문과 민간 채용시장에서 학위 요건을 완화하고 ‘역량우선(skills-first)’에 따른 채용을 확산시키려는 정책적·시장적 움직임이 관측된다. 미국 학계에서는 ‘학문적 근친교배’를 경계하는 문화가 강하다. 그래서 동일 대학 박사 출신을 같은 대학 교수로 채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일례로,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과 연계된 미국의 비영리 노동시장·인력 연구기관 ‘The Burning Glass Institute’는 이렇게 적고 있다. “고용주들은 다양한 직무에서 학위 요건을 재설정하고 있으며, 많은 중간 기술 직종과 심지어 일부 고숙련 직종에서도 학사 학위 요건을 폐지하고 있다.”(‘The Emerging Degree Reset’, 2022) 한국은 국가관료 집단 다수가 상위 학벌 시스템의 수혜자라는 점도 개혁이 지체되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제 학벌은 그 수혜자들을 포함하여 국격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이상,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학벌 중심 사회에서 역량 중심 사회를 향하여, 노동시장과 연계한 포괄적 교육개혁, 그리고 인재역량 검증척도의 보완 및 법제화 등이 진지하게 논의될 시점이다.
더에듀 | 2001년에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 현장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과 불합리를 상징하는 제도가 되었습니다. 20여 년간 지속된 뜨거운 감자 ‘교원 성과급 제도’ 도입 취지는 교원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었으나, 현실에서는 '학생 교육'이라는 교직의 특수성을 간과한 채, 교사 간 불신과 위화감,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즉, ‘승진코스’를 타는 소수의 교사들에게만 유리한 점수표를 토대로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입니다. 매년 성과금 등급 산정 시기가 되면 반복되는 고질적인 병폐는 제도의 개선 혹은 폐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만들었습니다. 현행 성과급 제도의 불합리성 및 문제점 현행 교원 성과급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가 내용 및 지표의 타당성 부족과 공정성 결여에 있습니다. 승진 중심의 평가 지표의 경우, 승진을 위해 교육청 활동, 각종 포상, 보직 업무 수행 등에 유리하게 가산점 점수표가 정해지는 관행이 만연합니다. 반면, 다수의 교사가 가장 기피하는 업무인 과다한 수업 시수와 학급 담임 업무 등 학생 교육 본연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적게 부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과 학생 지도에 충실한 교사보다 성과 관리에 치중한 교사가 더 높은 성과급을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주당 20시간 수업하는 교사와 10시간 수업하는 교사가 동시에 존재하지만, ‘수업’이라는 노동은 임금으로 전혀 보상받지 못합니다. 주당 20시간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와 10시간만 수업하는 교사의 월급에는 노동의 대가가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1년에 39주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390시간의 수업 노동 시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390시간의 수업 노동 시간의 차이가 있는데도 주당 20시간 수업하는 교사가 10시간 하는 교사보다 성과금도 1년에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적게 받습니다. 최저시급으로 계산하더라도 390시간 × 1만 320원 = 402만 4800원. 400만원 넘는 노동을 하고도 그 대가를 받기는커녕 상대적으로 더 박탈당한 채로 상여금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700만원이라는 차이가 생깁니다. 교사의 방과후 수업수당 시급기준을 3만원 또는 4~5만원으로 환산하면, 최소 1500만원, 최대 3500만원의 ‘수업 노동’을 하고도 성과금은 오히려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적게 받게 되는 부당한 차별이 발생합니다. 월급에서 보상받지 못한 과다한 수업 시간을 성과상여금으로 보상해 주는 것이 당연할 듯 하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학교가 대동소이하다고 들었습니다. 수업실적은 1시간당 0.7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보직교사는 담임교사보다도 3.5점 높습니다. 수업 시간과 비교하면 주당 6시간 차이와 비슷합니다. 1년으로 치면 234시간 차이가 발생합니다. 교사의 임금으로는 최소 700만원, 최대 1200만원 차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승진하게 되는 교사들은 보직교사와 교육청 사업, 포상 등으로 수업을 많이 진행한 교사와 학급 담임 교사들보다 1000만원 가까이 수업 노동을 하지 않지만, 오히려 성과금을 최고등급으로 받아 300만원 정도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사들은 연간 1500여만원의 이득을 챙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영원히 수업도 하지 않고, 학생지도와 관리로부터 직접 손을 대지 않는 교육전문직군으로 넘어갑니다. 수업 노동과 학급을 맡는 담임을 현저히 과소평가하는 것 외에도, 지역교육청보다 상위기관에 해당하는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교육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교육청 사업이 아니다’라는 핑계를 대며 성과금 점수에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특정 소수의 이익을 위한 평가표 작성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활동 지원 수당'으로의 전환과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 인사혁신처 역시 묵묵히 교육활동에 충실한 교사가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성과상여금 제도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제안합니다. 첫째, 성과급 폐지 및 수당화입니다. 현행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그 재원을 모든 교사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교육활동 지원 수당’ 등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업시수에 대한 수당을 신설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협업과 동료애가 중요한 학교 문화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고,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본질적 업무 중심의 평가체계 재설계입니다. 만약 성과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면 평가 지표는 수업 노동량, 학급 담임, 생활 지도 등 교사의 본질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실적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전면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승진 위주의 가산점 항목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최소화해야 합니다. 세 번째, 평가 과정의 투명성 및 학교 자율성이 보장돼야 합니다. 단위 학교별 성과심사위원회의 평가 기준 마련 과정에 모든 교사의 의견이 수렴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학교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교육청과 교육부는 공평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합니다.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투자입니다. 교사들이 불필요한 경쟁과 불합리한 평가 시스템에 지쳐 본연의 열정을 잃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 당국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를 신속하게 근본적으로 개혁하거나 폐지해야 합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으로 피해 경험 학부모를 포함시키도록 하는 조례가 공포되면서, 감정적 판단 속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교육청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서울학폭예방조례)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지난 8일 공포됐다. 개정안은 학교폭력 사안 심의위원에 피해 경험이 있는 학부모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피해자 관점에서의 판단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조문에는 ‘학부모위원을 위촉할 때에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학생의 학부모를 포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담겼다. 학부모 위원은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전문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자칫, 개인의 특정 경험이 심의 결과에 반영돼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것. 박태현 상상교육포럼 공동대표는 “피해 경험 자체는 극단적으로 편협한 판단기준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며 “심의위원회는 제출된 증거 내에서 판단해야 하며, 감정적 공감대가 아닌 적절 수준의 양형기준 내에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경험을 통해서 행정과 사법, 교육을 모두 이해하게 된 학부모가 심의위원이어야지, 피해자 입장에서 공감대를 갖는 심의위원은 위험하다”며 “공감대가 형성되면 편파적으로 간다”고 우려했다.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 출신인 최우성 경기 이천 다산고등학교 교장도 “특정 경험이 공개적으로 강조될 경우 가해자 측의 불복이나 분쟁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며 “피해 학부모 참여 확대는 시범 운영이나 정책 연구 용역, 충분한 사회적 토론을 거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도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학부모 위원을 위촉할 뜻을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조례가 공포됐기에, 학부모 위원 위촉 시 피해 경험 유무는 참고할 것”이라면서도 “학교에서 전담기구 위원이었거나, 이전 자치위원회 경험이 있거나, 관련 연수를 들은 경험이 있는 분들을 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청별로 해당 내용을 살피고 회의도 자주 하는 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경험 학부모를 피해학생 지원 조력인으로 활용하는 안이 제시돼 관심을 끈다. 박태현 공동대표는 “(피해 경험 학부모) 자신이 준비하지 못해 억울했던 부분들을 피해 학생 입장에서 미리 준비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피해 학생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도와주는 것도 가능해 유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에듀 | 학교는 3월 개학일까지 긴 겨울방학의 쉼에 들어간다. 이제 교실의 종소리는 잠시 멈추었지만, 그럼에도 배움과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고요한 시간은 자신과의 시간을 통해 내면을 단련하고, 다음 단계의 도약을 준비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서양의 고전은 오래전부터 ‘시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깊은 통찰을 제시해 왔다. 겨울방학의 시간 관리에 고전의 가르침을 적용할 때, 학생들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에서 공자는 배움의 리듬을 강조했다. ‘논어’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 한 말은 학습의 본질이 ‘축적’이 아니라 ‘반복과 성찰’임을 일깨운다(‘논어’ 학이편). 방학 동안 무작정 앞서 나가기보다, 학기 중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질문으로 재구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컨대 하루 한 과목을 정해 핵심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요약하고, 그 개념이 실제 문제나 삶의 장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기록하는 습관은 짧아 보여도 깊은 성장을 만들 수 있다. 맹자는 시간 관리의 출발점으로 ‘뜻’을 세운다.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크다(立志爲先)”는 가르침처럼(‘맹자’ 이루편), 방학 계획의 첫 줄에는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점수 몇 점이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어떤 역량을 기르고 싶은지 묻는 것이다. 뜻이 분명하면 선택은 단순해지고, 유혹은 힘을 잃게 된다. 서양 고전 역시 시간을 삶의 기술로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목적을 ‘행복(eudaimonia)’이라 정의하며, 그 길은 습관적 실천에 있다고 말했다(‘니코마코스 윤리학’). 방학의 시간 관리는 의지보다 습관에 기대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각에 책상에 앉는 일, 짧은 운동과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탁월함을 만든다. 탁월함은 단번의 성취가 아니라 반복의 결과에서 온다. 또한 쉼의 가치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주역’은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주역’ 계사전). 쉼 없는 공부는 효율을 떨어뜨린다. 집중과 휴식의 리듬을 설계해야 한다. 50분의 몰입 뒤 10분의 휴식, 주 1회의 온전한 비학습 시간은 비록 그것이 멍때리는 시간일지라도 게으름이 아니라 다음 성장을 위한 전략이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도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시간을 낭비할 뿐이다”라고 경고했다(세네카,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낭비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의도적인 휴식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순자는 배움의 태도를 이렇게 정리했다. “배움은 날마다 더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다(學不可以已)”(‘순자’ 권학편). 겨울방학에는 덜어낼 목록을 작성하자. 무의미한 비교, 늦잠의 관성, 목적 없는 PC의 스크롤을 내려놓을 때 시간이 생긴다. 그 빈자리에 사색과 실천을 대체하면 방학은 길어지고 깊어질 것이다. 겨울방학은 시험을 위한 대기가 아니다. 자신을 단련하는 수련의 계절이다. 삶의 충전이 필요하고 여유와 사색의 시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에 공자의 반복, 맹자의 뜻, 아리스토텔레스의 습관, 주역의 조화, 세네카의 경고가 한데 어우러질 때, 학생들은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엄동설한의 들판, 땅 밑에서는 생명의 씨앗이 봄을 준비하듯, 고요한 방학의 하루하루가 3월의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 발전시킬 것이다. 어느 가수가 “나이 듦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 노래한 것처럼 공부는 체험이자 경험을 통해 더욱 익어간다. 교실과 교과서만이 최고의 학습을 이루지 않는다. 일상의 범위를 넓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며 글로 옮겨보는 시간, 그것은 바로 방학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집과 학교와 도서관이나 독서실(스터디카페)을 벗어나 세상 어느 곳이나 만물을 배움의 도구로 삼는 여정(旅程)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글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스펀지처럼 배움의 효능이 높은 시기에는 다양한 현장에서의 체험과 경험의 순간이 그만큼 많이 축적될수록 괄목할 만한 성장이 담보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몸과 마음을 모아 과감하게 도전하고 성취하는 방학이 되길 권장한다. 한국의 어느 경영의 그루(Guru)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말한 것을 깨닫는 순간 청소년들은 삶과 배움의 의지가 더욱 강렬해지고 기쁨과 만족도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 확신한다. 열심히 공부한 청소년들이여, 부디 긴 방학을 이용해 배움의 노트를 들고 어디든 떠나 자신에게 유익한 ‘축적의 시간’으로 만들어 나가길 적극 권장하며 기대한다.
더에듀 | 최근 교권 침해 문제 해결 방안으로 학생의 교권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교사의 권위를 세우고 학생의 책임을 강화하는 강력한 대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교권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학부모와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학교 현장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하는 교육적 문서로, 과거에는 학생부 기재 내용에 교과성적과 행동발달상황이 주로 기재되었지만, 현재는 학생의 진로와 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학생성장과 발달상황이 종합적으로 기재된다. 따라서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매우 민감하다. 이러한 기록 수단을 ‘징벌 도구’로 사용하는 순간, 교사는 교육자에서 처벌자로 인식되기 쉽다. 학생의 잘못을 지도하는 과정이 곧바로 학생부 기재로 연결된다면, 학부모는 이를 ‘교육’이 아니라 ‘불이익’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학생부 기록이 예고되는 순간, 교권 침해 사안은 교육적 해결의 영역을 벗어나 법률·민원·분쟁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학부모는 기록을 막기 위해 학교에 항의하고 공격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반면에 교사는 모든 지도를 증거로 남기기 위해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결국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을 중심에 둔 협력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공격하는 대립 관계로 전락한다. 더 큰 문제는 실효성이다. 학생부 기록이 과연 교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교권 침해의 상당수는 충동적 행동, 정서적 문제, 가정환경, 또래문화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문제를 기록 한 줄로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교사의 교육과정을 도외시한 매우 큰 잘못이다. 처벌 중심의 접근은 학생의 반발심을 키우고, 교사에 대한 적대감을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교권은 처벌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과거의 사회적 인식과 예우를 부활할 수도 없다. 핵심은 교사가 교육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되는 데 있다. 즉, 사후 기록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수업 방해나 폭언·폭행 발생 시 교사를 즉시 분리·보호하고, 학교 차원의 명확한 대응 처리방침과 외부 전문 인력이 개입하는 구조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부모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록이 아니라 소통과 책임 분담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 학교, 학부모,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회복적 생활지도와 중재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묻되, 그 과정은 교육적이어야 한다. 학생부 기록은 교권 회복의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현장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권을 지키는 길은 기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존중과 책임이 작동하는 학교 문화이다.
더에듀 김연재 수습기자 | “당신을 대체하는 것은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다.” AI 시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많이 사용해 보는 게 최고’라는 조언이 제시됐다. 친숙해지는 게 가장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미 개인 생활과 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이상용 김앤장 AI센터 고문은 지난 9일 도산아카데미(이사장 구자관, 원장 김철균)가 주최하고 교육전문언론 더에듀(발행인 여원동)가 공동 주관한 제338회 스마트포럼 발제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AI 현재와 미래도전-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제한 이 고문은 ▲AI 기술 동향 ▲AI 활용 방안 ▲AI 구축 방향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AI 트렌드의 방향 △AI 실무적 활용법 △기업들의 AI 구축 동향을 살폈다. 특히 AI의 효과적 활용법을 강조하며 “나만의 맞춤형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친숙해져야 한다. AI와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프롬프트 구성은 인간 자신이 아닌 AI에게 주문하는 걸 권하는 등 AI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게 촉진하는 것을 더 쉽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제안했다. 기업의 AI를 활용 방안으로는 ▲내부지식 검색 요약 ▲문서 자동 작성(내·외부 데이터) ▲이미지·영상 생성 ▲자연어 음성 지원(질의·답변) 등 네 분야로 나눠 제시했다. 그러면서 실제 AI의 활용성 확장의 장애물로 △AI 활용 업무 적용 어려움 △조직 내부 데이터 미반영 △조직 보안 시스템 △유료 요금 등을 꼽았다. 이상용 고문은 “AI는 개인과 기업, 사회 전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당신을 대체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산아카데미 스마트포럼은 1996년 ‘한국 정보화 사회 지도자 포럼’으로 출범해 2012년 ‘스마트포럼’으로 개편되었으며, ICT 산업의 주요 이슈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중심으로 매월 국내외 전문가 초청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337회 스마트포럼에서는 김지원 KB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이 ‘규제와 기업전략으로 살펴보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주제로 발제, 금융 산업계와 주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디지털자산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질 새로운 금융 시장을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