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김승호 객원기자 | 신설 학교와 기존 학교의 통합 운영으로 장거리 통학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법안이 나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지역 여건에 따라 학교를 신설하고 기존 학교와 함께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에서도 효율적 학교 운영을 위해 초중고교는 지역 실정에 따라 시설과 설비 및 교원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설 학교와 기존 학교의 통합 운영 근거 규정이 없어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학교 신설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가 많지만 중학교는 부족해 중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해 학습권과 생활권이 침해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재섭 의원실 관계자는 “중학교를 신설해 기존 학교와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으나 현행법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문제 의식을 보였다. 이에 김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학교 신설 시에도 기존 학교와 다른 학교 또는 다른 학교급과의 통합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신설 학교와 기존 학교의 초-중, 중-중, 중-고, 고-고 등 통합 운영이 가능한 구조이다. 그는 “현재 일부 지역은 초등학교가 여러 곳에 있지만 중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매일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학생들의 장거리 통학에 따른 학습권 침해를 막고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학교 운영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의 삶의 질에 직결된 사안으로 지역 실정에 맞게 학교를 신설하고 통합 운영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출발점”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권과 통학 편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더에듀 | ‘4세 고시’, ‘7세 고시’라 불리던 유아 영어학원의 입학시험이 전면 금지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학원총연합회가 내놓은 자정 결의안이라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한창 뛰어놀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고시’라는 멍에를 씌웠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실상을 이제야 겨우 가리는 시늉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가 과열된 조기교육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끓어오르는 비판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미봉책에 그칠 것인가.’ 왜 우리는 네 살 아이들을 ‘고시생’으로 만들었나 이 기이한 현상의 본질은 단 한 단어, ‘불안’이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부모의 원초적 불안감을 일부 상업적 학원들이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옆집 아이는 이미 영어를 유창하게 합니다”와 같은 속삭임은 ‘불안 마케팅’의 전형이다. 여기에 ‘영어 유치원’이라는, 법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용어를 사용하며 마치 정규 교육과정인 양 포장해 부모들을 현혹했다. 입학시험은 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였다. ‘시험’이라는 경쟁의 틀을 들이대는 순간, 교육은 상품이 되고 아이는 평가의 대상이 된다. 레벨 테스트를 통해 아이들을 줄 세우고, 상위 반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을 유도하며 학부모의 지갑을 열게 했다. 이는 결국 아이의 발달 단계나 흥미와는 무관하게, 오직 남보다 앞서나가기 위한 ‘선행 사교육’의 늪으로 우리 사회 전체를 밀어 넣은 것이다. 정부와 공교육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획일적인 대학 입시 제도가 존재하는 한, 경쟁의 출발선은 계속해서 앞으로 당겨질 수밖에 없다. 공교육이 부모들의 다양한 교육적 수요와 신뢰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이, 그 빈틈을 사교육 시장이 잠식해 들어온 것이다. 결국 ‘4세 고시’는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 문화’, ‘부모의 불안’, ‘사교육 기관의 상술’ 그리고 ‘공교육의 부재’가 빚어낸 합작품인 셈이다. ‘금지’를 넘어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학원연합회의 이번 권고는 분명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자율 규제만으로는 뿌리 깊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몇몇 학원이 입학시험을 없앤다 한들, 추첨이나 선착순으로 바뀐다 해도 부모들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그들만의 리그’는 형태만 바뀔 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수적이다. ‘영어 유치원’과 같이 학부모를 오인하게 만드는 명칭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과도한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단순한 시정명령을 넘어 실질적인 행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특별점검과 같은 단속을 일회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상시화해야 한다. 둘째, 공교육, 특히 유아 및 초등 저학년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 중심, 창의력 중심 교육을 강화하여 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후 영어 교육 격차에 대한 부모들의 우려가 큰 만큼, 공교육 내에서 책임지고 이끌어갈 수 있는 체계적인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아이의 행복이 ‘영어 레벨 테스트’ 순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의 따뜻한 교감 속에서 세상을 탐색하고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것이다. 남들과의 비교가 아닌, 내 아이만의 속도와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4세 고시’ 금지 권고가 끓는 물의 뚜껑을 잠시 열어 김을 빼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을 끝없는 경쟁의 트랙에서 내려오게 할 사회적 대타협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투자 상품이 아니다’.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더 이상 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영배 = 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 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 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을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적절치 않다 지난 주말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한 친구가 “요즘 교육이 진짜 문제야. 나는 맞으면서 자라도 잘 자랐는데 괜히 유난 떠느라고 애들이 이 모양이라니까...난 아이 낳으면 꼭 체벌도 하면서 키울 거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고민이 깊어졌다. 교직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은 지금의 교육 현장이 너무 방어적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 적어도 체벌이 용납될 수는 없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가 아닌 이들 중에는 체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교육이 너무 방어적이라는 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자들이다. 즉 ‘학교 문제에 대해 교사와 입장을 같이 하는 자들이 체벌 또한 옹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필자는 ‘현대 우리 사회’에서 체벌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덕적 의미에서 정당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해로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설에서는 체벌이 분명하게 나쁜 이유 세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단, 체벌 자체가 효과적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 일단은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점까지 수용하고서 논지를 전개하고자 한다. 첫째, 폭력은 학습된다 필자가 초등학생일 때 누군가는 매일 맞았다. 맞는 것은 대체로 손바닥, 발바닥, 꿀밤이었고 가정이든 학교든 가릴 것 없이 체벌은 일상이었다. ‘누가 아이들을 체벌했을까?’ 당연히 교사와 부모가 주된 체벌자였다. 그러나 그들뿐인 것은 아니다. 의외의 체벌자들이 곳곳에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숨은 체벌자에는 먼저 ‘형’이 있다. 어떤 집에서든 동생의 잘못에 대해 형이 행한 폭력은 대체로 관대했다. 물론 ‘형과 동생의 다툼에서는 “형이 더 잘못한 거야”라며 형이 혼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떠올려 보자. ‘동생이 형에게 함부로 대든 것이 큰 잘못이라며 혼나는 경우는 본 적 없는가?’ 또는 ‘형이 동생을 잘 돌봐야지’라며 동생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을 때 오히려 더 혼나는 경우는 없었는가? 이러한 경험들은 형이 행하는 약간의 체벌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또 다른 숨은 체벌자로는 ‘또래 친구’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부모님과 형에게 받은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잘못한 친구를 벌한다. 어깨에 주먹질하기도, 꼬집기도 했다. 대부분은 힘이 센 친구가 더 약한 친구를 괴롭혔다. 그렇지 않으면 혼내는 것이 아닌 대등한 싸움이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형이나 친구가 한 건 그냥 폭력이지 체벌이 아니잖아요.” 그렇다. 그게 핵심이다. 개인이 각자가 가진 나름의 정당한 기준으로 체벌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이루어질 수나 있었을까? 국가가 ‘비질란테’ 같은 사적 제재를 금지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체벌은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휘두를 수 있는 효과적인 문제 해결법에 불과하다. 부모에게서, 형에게서 그리고 친구에게서 학습한 체벌은 수많은 다른 폭력을 낳는다. 그 시작이 어떤 좋은 의도이더라도 그 파급효과는 계산할 수도 없다. 결국 부모가 행한 100번의 체벌은 그 의도가 훌륭하더라도 1000개의 무분별한 체벌을 만들 것이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폭력 사건이 많이 줄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자.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은 있었던 아이들 간의 피 터지는 싸움을 가장 최근 목격한 게 언제인가? 필자의 경우 5년쯤 된 것 같다. 비록 ‘학교폭력’이라는 명목의 사건 수는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오히려 학교폭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 육체적 폭력 사태는 체벌 금지 조치 이후 분명하게 줄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둘째, 폭력은 숨는다 앞서 어른에 의해 행해진 폭력이 만드는 파급효과를 만든다는 점을 이야기했지만, 현명한 어른의 체벌이라고 해서 언제나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었을까?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수많은 어른이 지금도 어릴 적 당한 교사에 의한 폭력의 불합리함을 기억하는 것처럼 훈육이 개개인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그런데 체벌은 올바른 판단에서 이루어질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아이가 체벌을 학습하는 것처럼 어른도 체벌을 학습한다. 역치가 높아진 아이에게 더 이상 전과 같은 체벌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 어른은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처음 손바닥을 한 대 때리기는 어렵지만 이후 열 대 때리기는 어렵지 않다. 대부분은 체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강도가 높아진 체벌에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체벌을 생각해 보자.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한다. 이성적인 부모도 감정적인 부모도 아이를 사랑한다. 그리고 체벌을 행하는 부모도 분명 아이를 사랑한다. 우리는 문제가 있는 부모를 바라볼 때 “그건 사랑이 아니야”라는 말하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어떤 사랑이든 괴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좋은 훈육 방법은 아이와 깊은 유대를 가진 어른이 인내심을 갖고 행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실패를 경험한 부모는 가장 쉬운 행동 교정 방법인 체벌로 기울 수밖에 없다. 2024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3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신고 접수된 4만 8522건의 아동학대 가운데 가정에서의 학대 사례의 비중은 85.9%였다. 그리고 기준이 없는 체벌은 괴물과 같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체벌은 특히 기준을 잃기가 쉽다. 내밀한 공간과 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나의 아이’에게 더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부모와 자식 간의 특수한 관계 때문일 것이다. 기준을 잃은 체벌도 분명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해지고, 부모만을 바라보는 아이도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기준을 잃은 체벌조차 사랑이란 이름으로 인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같은 체벌이 아니다 누군가는 “나 때는 누구나 맞고 자랐지만, 충분히 잘 자랐고 지금은 감사한 마음도 갖고 있다”라고 말할지 모른다.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실 하나만 이야기 꺼내보겠다. 필자는 학교에서 많이 맞았다. 적어도 한 달에 한두 번은 피멍이 들 때까지 매질을 당했고 간혹 얼굴에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다. 문득 생각해 볼 때 폭력의 세기로만 따지면 그때의 폭력은 종종 들려오는 아동학대 수준과 맞먹는다. 그러나 필자와 옛 친구들이 모였을 때 이 경험까지도 추억으로 소비된다. 군대 이야기를 풀듯 맞은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어릴 적 체벌이 필자에게는 전혀 상처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은 언제 상처를 받을까?’, ‘왜 똑같은 체벌도 어떤 것은 상처가 되고 어떤 것은 추억이 되는 걸까?’ 부유한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라난 둘째도 부모가 첫째에게만 챙겨준 우유는 상처가 된다. 끔찍한 전쟁통에 가족을 잃은 사람보다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가족을 잃은 사람의 상처가 더 깊을 수 있다. 어떤 고통의 크기가 같더라도 각자 고통의 깊이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필자는 많은 경우, 상처는 상대적 비교에 의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맞고 자란 아이가 언젠가 학교에서 자신만이 맞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과연 그때에도 체벌을 여전히 사랑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자신만이 경험한 사랑의 경험(체벌)을 상식(체벌은 나쁘다)과 조율하는 과정은 아이 속에 상처를 만들 것이다. 결국 지금의 체벌은 우리가 어릴 적 경험한 그 체벌과 절대로 같지 않다. 그럼에도 ‘교육이 너무나 방어적이다’라는 측면에서는 현실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현장에서는 벌의 필요성에 대해 적절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긍정적인 훈육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잘못된 행동을 정확히 지적하여 반복하지 않도록 마음먹게 하는 벌 역시도 교육의 중요한 두 날개 중 하나일 것이다. 정당한 기준에 따라 어떤 처벌이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발전이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기준으로도 체벌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 이 글은 실천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일부 재가공했습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전국 수석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실 수업 혁신을 통한 미래 교육 방향을 모색하는 대규모 콘퍼런스가 열린다.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유초중등수석교사회는 오는 29일 ‘2025 제15회 수석교사의 날 미래교육 콘퍼런스'를 연대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미래교육, 수업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진행되며 한국교원대학교 융합교육연구소와 공동 주최, 한국교원대학교가 후원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기초학력 신장, 고교학점제 등 대한민국 교육이 마주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해법은 결국 ‘학교 수업’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행사는 1부 기념식과 2부 수업 나눔으로 구성된다. 1부 기념식은 오전 11시 교원문화관에서 열리며, 내빈 축사와 축하 공연에 이어 조호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을 구현하는 대안적 개념 기반 탐구학습의 설계 및 적용’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 미래형 수업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후 1시 30분부터 교육연구관 등에서 열리는 2부 수업 나눔은 이번 행사의 핵심이다. 유초등과 중등 분과로 나뉘어 전국 수석교사들의 생생한 수업 사례가 발표된다. 우선 교육연구관에서 진행되는 유초등 분과는 ▲개념 기반 탐구 학습 적용 수업 ▲학생 생성 질문으로 학습을 구성하는 수업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황금 비율을 찾는 ‘디아블로(D-A-BLO)’ 수업 레시피 ▲그림책과 공감 대화를 활용한 사회정서교육을 준비했다. 인문과학관과 교양학관에서 열리는 중등 분과는 ▲동화책을 각색해 오디오북 만들기(국어) ▲개념 기반 탐구 학습 비경쟁토론 수업(한국사) ▲이미지 AI를 활용한 세상의 공존 표현하기(예술) ▲모듈 협력 수업 운영 방법(수학)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일본 현직 교사들이 참여하는 해외 교류 세션도 열린다. 이 세션에서는 디지털 기술 활용 수업과 ‘TOSS형 영어 회화 지도법’ 등 해외의 선진 교육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은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교사 전문성 강화와 수업 혁신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의 최전선에서 사명을 다하는 모든 수석교사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권혁선 한국중등수석교사회 회장은 “대한민국 미래를 대비하고 학생의 역량을 키우는 핵심 열쇠는 교실을 여는 학교 수업에 있다”며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살피고 미래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에듀 | 당나라 수도였던 시안을 모델 삼아 만들었다는 계획 도시 경주와 일본의 교토, 동아시아 3개 나라의 천년고도 시안, 경주, 교토를 방문하며 보고 공부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록에 근거한 역사 문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로 직접 경험한 내용들을 복기하면서 불분명함이 명확해지고 새로워지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중- 사람들로 붐비는 천년고도 경주의 대릉원을 보면서 중국의 재외한국학교에 근무할 때 방문했던 시안을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하는 ‘국제도시’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방문하고, 그 사람들을 수용할 만한 규모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로 북적였던 국제도시 ‘장안’을 기대하면서 처음 갔던 장소는 시안 시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종루’와 ‘고루’이다. ‘종루’는 시안 성벽 내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통적인 중국의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다. ‘종루’는 1384년, 명나라 시대에 세워진 중국 전통 목조 건축물이다. 당시에는 큰 종을 쳐서 시간이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시안의 랜드마크이자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건물 위로 올라가면 시안 성벽 내부의 모습이 도시 풍경과 함께 조화롭게 보인다. ‘종루’와 함께 랜드마크로 알려진 ‘고루’는 시안에서 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건축물이다. 내부에는 고대의 드럼과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어 중국 전통 음악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높이는 약 34m로 시간을 알리기 위해 사용되었던 대형 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옆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회족거리(회민가)’라는 곳이다. 말 그대로 예전에 회족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회족’은 중국 내 인구가 약 1058만명~2000만명에 달하는 소수민족으로, 실크로드 상인들의 후예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슬람교를 믿으며,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 인구 규모로 3~4위를 차지한다. 이곳에 가니 양꼬치 등 이슬람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냄새로 가득하다. 상점이나 식당의 간판들을 보니 시안의 옛 이름인 장안이라는 글자가 곳곳에 쓰여 있었다. 이슬람 사람들의 전통복장을 입고 양을 직접 발골하고 불을 피워 양꼬치를 굽고 있다. 이 모습을 보다 보니 당나라 시대 여러 나라 사람으로 붐볐을 이곳의 모습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장안의 화제’라는 말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유명한 이야기, 사람, 물건, 사건’ 등을 말한다. 여기서 장안은 ‘시안’이라는 중국 도시의 옛 이름이다. ‘장안’은 과거 중국 당나라, 한나라 시대의 수도였고 당시에는 동양과 서양의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다. 워낙 국제도시로 유명하기에 ‘장안’이란 말은 수도를 일컫는 대명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옛 장안인 시안은 중국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특히 유서 깊은 곳이다. 역사에 등장한 때가 주나라 시기로 역사가 3000년을 넘는 굉장히 오랜 도시이다. 현대의 시안시 자체는 한나라가 장안을 수도로 삼으며 발전이 시작되었지만, 그 전부터 이 일대는 중국의 중심이었다. 서주의 수도인 호경,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 모두 이 일대에 위치한 도시였으니, 기원전 1122년부터 기원후 907년까지 2140년간 번영한 셈이다. 이 기간 장안(시안)은 낙양(뤄양)과 함께 중국의 양대 수도로 번창했다. 장안은 낙양(洛陽, 뤄양)에 견주어 서도(西都), 서경(西京) 또는 상도(上都)라고도 불리기도 했으며, 낙양과 함께 송나라 이전까지 중국의 중심 도시였다. 장안과 낙양이 고대 중국의 수도였던 것은, 당시 황하강과 그 유역이 중국에서 가장 농업 생산력이 풍부했고,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장안이라는 도시는 관중 지방에 속해 있었고, 중원은 낙양과 그 인근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 중국 고사에는 “관중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得關中者得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고대사에 있어서 장안은 관중 전체를 아우르기에 핵심적인 땅이었고, 11개 왕조의 고도(古都)이며, 후한과 서진은 수년간 임시 수도였다. 삼국지 등 여러 책을 보면 관중 땅이 자주 등장한다. 오늘날로 치면 대체로 산시성(섬서성) 일대에 해당한다. 장안이라는 지역의 개념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기원으로나 아예 다른 곳이지만 인근에 있는 관계로 현대 시안이라는 도시를 말할 때는 동일 지역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다. ‘시안’을 갈 때 통하는 셴양공항이 있는 곳이 현대 시안으로부터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이 바로 관중이며 과거에는 장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곳이다. 진나라가 멸망한 후 항우와 유방이 먼저 차지하려고 했던 땅이기도 하다. 진나라 진시황과 한나라 유방, 당나라 이연은 이 장안이 포함된 관중 일대를 기반으로 천하를 얻었고, 오호십육국시대의 전진(前秦)과 후일 수나라의 전신이 되는 남북조시대의 북주(北周) 역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화북 지역을 통일했다. 사실상 고대 중국을 통일했던 6개 국가 중 4개 국가가 그 시작이 관중 지방이었으니 고대 중국에 있어서 장안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3선 도시로 전락한 이 도시의 모습은 다소는 아쉽다. 그럼에도 천년고도의 여러 모습은 여전히 가슴 뛰게 한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에 일정 비율 이상의 교사 위원을 두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교보위를 교원, 학부모, 법률 또는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도 교보위의 교원 위원 비율은 10%에 불과하고 지역 단위 교보위의 경우 그보다 낮은 사례도 존재한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지난 3월 공개한 지역교보위 구성 및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체 지역교보위 위원 수 3482명 중 교사 위원은 7%에 불과한 252명이었다. 위원회 중 절반에 가까운 43.8%는 교사 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백 의원은 교보위 심의 사항이 교사와 직접 연결된 사안이지만 교사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한다. 실제 최근 전북에서는 한 고교생이 교사에게 SNS 메시지로 음란 사진을 보냈음에도 교보위는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결국 전북교육청이 청구한 행정심판에서 교보위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다시 심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백 의원은 교보위 위원 정수의 10분의 2 이상을 교사 위원으로 구성할 것을 교원지위법 개정안에 담았다. 백 의원은 “교보위 심의 과정에서 교사의 경험과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와 침해 사건의 공정한 처리를 보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보위는 교사를 지키는 핵심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사 위원 참여 비율을 명확히 규정해 교사의 목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게 해 교권 회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백 의원의 개정안 발의에 환영을 표하며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평가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사 위원의 참여가 저조하다 보니 교사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교사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방패의 기능도 약했다”며 “조속한 심의와 통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우간다 공화국 교원들이 경기 평택 율포초등학교를 찾아 문화 교류라는 듯 깊은 만남을 진행했다. 율포초는 지난 25일 우간다 공화국 교원 26명이 경기교육청 추진 교류협력국 지원 사업 일환으로 본교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우간다 교원들은 4개 학급으로 나눠 학생들의 수업에 참여했으며, 이 자리에서 율포초 학생들에게 자국 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율포초 학생들은 우간다 문화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고 우간다 교원들이 답하는 등 활발한 소통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우간다 교원들이 우간다 전통 춤을 선보이고,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는 시간도 이어졌다. 디지털 활용 교수학습 설계를 주제로한 교원 연수도 이어졌다. 연수는 기초와 심화반으로 나눠 각각 두 시간씩 진행됐으며, 양국 교사들은 각자의 교육 아이디어를 나누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나길수 율포초 교장은 “이번 만남은 율포초 학생들과 우간다 교원 모두에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국제 교류가 꾸준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간다 공화국 교원들은 8월 20~28일 한국에 머무르며 다양한 교육 교류 활동 및 문화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율포초 방문은 초청 연수 일정의 하나로 진행됐으며, 교류협력국 지원 사업은 경기교육청 정보화담당관 주최로 초청 연수와 현지 연수를 통해 양국의 디지털 교육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총 87억원을 지원하는 인문사회 학술연구 연구소 지원 사업에 총 49개 과제가 선정됐다. 교육부는 “혁신적인 연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문사회 학술연구 지원사업은 학문후속세대를 포함해 연구자의 성장 단계별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대학 부설 연구소 중심의 집단연구 기반을 구추하기 위해 1963년부터 추진해 온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다. 이번 선정은 연구소 단위 연구활동 지원 사업으로 ▲인문사회 연구소 ▲글로벌 아젠다 연구 ▲글로벌 인문사회 융합연구 연구소 지원형 등 3개로 총 49개 과제가 선정됐다. 인문사회 연구소는 38개 과제(순수학문형 35개, 문제해결형 3개)가 선정됐다. 연평균 3억 3000만원씩 최대 6년간(3+3) 연구비를 지원한다. 특히 순수학문형은 지난해 16개 과제에서 올해 35개 과제로 대촉 확대됐다. 글로벌 아젠다 연구 지원은 7개 과제(국내 4개, 국외 3개)가 선정됐다. 국내형은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 한국형 갈등 양상에 대한 데이터 기반 분석 및 예측 연구를, 국외형은 기술혁신이 초래하는 다양한 쟁점과 변화에 ㄸ른 글로벌 수준 대응 전략 모색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국외형은 해외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 국제적인 연구 역량 가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인문사회 융합연구 지원은 4개 과제(국내 2개, 국외 2개)가 선정됐다. 선정 과제에는 동해에서 북극까지, 유라시아 극동 종단로에서 발굴되는 생물 유존체를 분석해 유라시아 대륙과의 교육 및 문화교육를 실증하는 다학제적 연구가 포함돼 있다. 교육부는 “고고학 발굴 자료를 자연과학적으로 분석해 확보한 새로운 유전 정보를 인문학적 통찰로 해석하는 융합 연구”라며 “학문 경계를 허물고 인류사 연구 영역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선정 결과는 한국연구재단 누리집을 통해 공고하며, 연구사업통합지원시스템에서도 직접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발표 이후 이의신청 절차 등을 거쳐 최종 결과가 확정되며, 확정된 과제를 대상으로 협약체결 및 연구비 지급이 시행된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융합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소 단위 집단연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인문사회 분야 연구소가 미래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연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적극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 캐나다 온타리오주 동남권 여러 학교에서 보결 교사로 근무하는 정은수 객원기자가 기자가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우리에게는 생소한 캐나다 보결 교사의 하루하루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소개한다. (연재에 등장하는 학교명, 인명은 모두 번안한 가명을 쓰고 있다.) “쌤, 기계가 기름이 없어서 안 켜지는 거 같은데 기름 좀 넣어도 돼요?” “안 돼. 왜냐면 난...” “아, 쌤은 정규가 아니라서 못하시는구나.” “아니, 난 미술 선생이라 기계 안전을 못 봐주니까 안 돼. 그냥 켜지 말고, 살펴만 봐.” 지난 학기 봄에 학교 전체 인터넷이 다운됐는데 운송 기계 수업의 계획이 자동차 부속에 관한 온라인 모듈 학습이었던 적이 있다. 할 수 없이 자습을 시키고 있는데 갑자기 실습실 뒤쪽에서 기계음이 났다. 가보니 남자애 넷이서 잔디깎이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었다. 다가가서 “얘들아, 오늘 인터넷이 안 되는 바람에 계획돼 있던 온라인 모듈을 못 하게 돼서 자습을 시켰지만, 안전하게는 있어야지”라고 하니까 심심하던 것들이 기회를 만났다 싶었나 보다. 선생님을 갖고 놀려고 들었다. 선생님을 놀려보려고 애쓰는 아이들 여기 말로는 '로스팅(roasting)'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교사나 학생을 말로 놀리거나 조롱하는 행동을 말한다. 원래는 관객 앞에서 한 캐릭터를 조롱하는 행위가 이어지는 형식의 코미디를 말할 때 사용되던 용어가 교실의 은어가 되면서 자발적 역할이 아닌 만만한 희생자로 맥락이 바뀌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코미디를 로스팅이라고 하게 된 것은 태우는 행위 또는 화상을 의미하는 번(burn)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아픔을 주는 말을 하는 행위에서 기원해 이런 태우는 행위를 반복해서 하는 것을 음식을 불에 계속해 굽는 의미의 로스팅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괴롭힘보다는 놀림에 방점이 있으니 맥락은 꽤 다르지만, 우리니라에서도 일부 직역에서 선배나 상급자가 사람을 괴롭히는 걸 태운다고 표현하는데, 이 로스팅이라는 표현의 출발도 태운다는 데서 온 걸 생각하면,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걸 태운다고 하는 점에서는 참으로 사람 사는 데는 비슷한가보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그런 행위를 해도 교사가 기껏해야 주의를 주는 정도밖에 못하니까 사실상 사회적 권력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는 부분이나 이를 통해 집단 안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성격은 조금 겹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만만한 선생님 찾아서 로스팅하는 게 이곳 중고등학생들의 취미 생활이다. 교실 뒤편 잔디깎이에서 한 번, 두 번 찔러도 효과가 없이 선생님이 가버리니까 아쉬웠나 보다. 이것들이 교탁 앞에 있는 실습용 원동기로 와서는 다시 시동줄을 당기면서, 다시 로스팅에도 시동을 걸어본다. 때로는 선을 넘을 정도의 수위까지 “쌤, 이거 디디 기계라고 부르는 거 아세요?” “야, 내가 아무리 미술이지만 아닌 거 알거든.” “아니 진짜 디디랑 똑같잖아요. 넣었다 뺐다 하는데 아무 일이 없어요.” “쌤, 이 디디 기계도 기름이 없어서 안 되나 봐요. 기름 좀 쑤셔 넣어도 될까요?” 여기서 '디디'는 미성년자 성매매 전력에 인신매매, 갈취 혐의로 기소돼서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는 퍼프 대디의 이름이다. 당시 배심원 유무죄 판단을 앞두고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던 시기였다. 일부러 교사를 당황시켜 보려고 미성년자 성폭행을 하고도 오랫동안 잡히지 않았던 퍼프 대디와 같다는 얘기를 저렇게 대놓고 한다. 헛소리하지 말라고 손을 젓고는 관심을 안 주니까, 관심을 안 주는 틈을 타서 기름을 넣으려고 비품 캐비닛을 열어보려고 한다. “야, 걔가 잠가놓고 갔나 봐.” 아주 자기들 선생님 얘기를 하는데도 저런 식이다. 안 받아주니까 어떻게든 급우들에게라도 관심을 받아보려고 계속 자기들끼리 ‘디디’를 이어간다. “이 디디 기계가 디디를 안 하네.” “이게 디디 너트라는 건데 이걸 끼워야 팍팍 힘이 들어간다고.” “야 너트가 아니라 볼트가 디디 아니냐.” 그런데 다행히도 급우들도 관심이 없다. 여기서는 고2쯤 되면 이 정도 망나니짓에 호응해 주는 애들도 줄어든다. 각자 자기 관심사 찾아서 진로를 준비하기에 바쁘니까.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에서도 가르쳤던 아내는 여기 고등학교는 못 가겠단다. 역시 사람은 자리가 있나 보다. 난 정신 없고 개념 없는 저학년 애들은 상대 못하겠지만, 큰 애들이 저런 소리 해서 어떻게 해보려는 건 대수롭지 않은데. 물론 앞서 만만한 교사를 찾아서 한다는 점에서 사람마다 당하는 수위가 다르기는 하다. 키 작고 약해보이는 여교사의 경우 더 심한 일을 겪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곳에는 실종되거나 피살된 원주민 여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붉은 드레스의 날(Red Dress Day)이 있는데, 어느 미술 교사가 이 날에 관한 설명을 할 때 몇몇 남학생이 “그런 여자들은 성폭행을 당해서 죽어도 싸다”는 식의 말을 교사에게 대놓고 계속해서 결국 선생님이 못 견디고 울면서 교실을 나갔다는 이야기다. 중학교에선 수위 낮아지는 대신 빈도 높아져 중학교에 가면 대놓고 조롱하는 수위에서 조금 내려가도 아이들이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교사를 놀려보려고 하는 시도는 더 잦다. 아직은 교사의 경계를 시험해보는 아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미성숙한 방법으로 교사와 상호작용을 시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형, 우리 오늘 그냥 놀면 안 돼?” “안 돼. 그리고 나 네 형 아니니까 그렇게 부르지 마라.” “아니 왜 쟤도 삼촌이라고 불렀잖아요? 그게 더 심한 말인데요!” “응, 너도 삼촌이라고 부르지 마라.” 툭하면 선생님을 삼촌(unc)이나 형(bruh)이라고 부른다. 물론 내가 저희들 형이나 삼촌도 아니지만, 이 표현들이 액면 그대로 삼촌이나 형이 아니라는 것이 더 문제다. ‘삼촌(Unc)’은 좀 더 맥락을 반영해 번역하면 ‘아재’와 의미가 비슷하고, ‘형(Bruh)’이라고 번역했지만, 사실은 손위·아래 없는 형제라는 표현으로 친구들끼리나 쓰는 표현인데 어떻게든 놀리거나 맞먹어보려고 하는 짓이다. 가끔 이슈가 있을 때는 이 녀석들도 순한 맛 이야기만 하지는 않는다. 한창 퍼프 대디 사건이 이슈였을 때는 옥토중 까불이들도 그 얘기를 꺼내며 주변 아이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어보려고 했다. “쌤, 쌤, 퍼프 대디 노래 좋아해요?” “아니, 난 옛날 사람이라 젊은 애들 듣는 노래 몰라.” 사실 대학생 시절에 퍼프 대디가 오히려 지금보다도 유명했으니 모를 리가 없지만, 이미 뉴스를 봐서 이런 이야기를 수업 중에 이어지게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녀석들이 포기를 안 한다. 옛날 사람이라 하니까 같은 이슈가 있는 옛날 가수를 꺼낸다. “쌤, 썜, 그럼 마이클 잭슨은 아시죠?” “알지, 근데 지금 가수 얘기하는 시간이 아닌데?” “아니, 마이클 잭슨이 애들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시죠? 퍼프 대디가 그런 짓을...” “응, 안다고. 너희 공부한 거나 보여줘봐.” “에이, 형.” “난 네 선생님이지 형이 아니라니까.” 온몸으로 장난치려 드는 중학교 남학생들 중학생들은 종종 온 몸으로도 교사를 놀리려고 들기도 한다. 어느 날은 몇몇의 학생이 교실에 있던 예전 미술 수업에서 만든 반짝이가 뒤덮인 작은 크리스마스트리 모형을 던지면서 소란을 일으켰다. 아이들 예닐곱 명이 모형을 서로 던지면서, 떨어진 곳에서는 반짝이 가루가 날려 동참하지 않은 애들도 피한다고 난리였다. 말로는 멈추라고 해도 멈추지를 않고, 제지를 하려고 하면 못 빼앗게 서로에게 던져줬다. 그럴 때 보면 7학년은 여전히 초등학생 같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빼앗아서 넣고 칠판 앞에 놔뒀더니, 이번에는 한 명이 질문을 하는 척 주의를 끌고는 다른 학생이 그걸 다시 가져와 보려고 교탁 밑으로 기어 가지를 않나, 안 속으니까 이번에는 진짜로 다른 아이들하고 문제를 일으켜서 중재하러 가게 만들고 기어코 빼가기를 몇 차례 반복하고 나서야 다들 다시 할 일을 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교실에서 뭔가를 던지면서 교사를 놀려보려고 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때로는 필기구나 물통, 모자 등 온갖 물건을 갖고도 하는데 특정 학생을 괴롭히려는 의도보다는 수업 시간에 딴 짓을 하면서 공부를 안 하고 급우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일 때가 더 많다. 그런 행동을 하는 학생이 많은 학급에서 수업하고 교사 휴게실로 오면 다른 선생님들이 한 번씩 “살아남으셨네요”, “살아남았으면 된 거죠, 뭐” 하고 농담 반 진담 반 인사를 하고는 한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나눠줄 때 다른 걸 달라고 하는 아이들에게 하는 말인 “주는 대로 받고 불평하지 말자”에서 따서 “주는 대로 받는 거지 뭐” 하고 위로를 하기도 한다. <계속>
더에듀 AI 기자 | 시험에서 키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손글씨로 답안을 작성한 학생들보다 최대 17%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장 작성 실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돼 시험의 디지털 전환 논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언론사 The Guardian은 지난 20일 이 같은 결과가 담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Typing for Success: Digital Assessment and Student Performance’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은 2000여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험 방식을 비교한 결과, 타자 입력을 활용한 집단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글을 작성했으며, 특히 문장 전개와 논리 구조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시험에서 키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손글씨로 답안을 작성한 학생들보다 최대 17%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를 이끈 UCL의 교육학 교수 헬렌 리처즈는 “학생들이 손글씨를 쓰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정작 사고력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타자는 학생이 사고를 글로 옮기는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런던의 한 고등학생인 제이콥 해리스는 “필기 시험에서는 손이 먼저 지치고, 쓰는 데 시간을 다 쓰다 보니 생각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며 “반면 키보드 시험에서는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 훨씬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맨체스터의 교사 사라 콜린스는 “아이들이 더 긴 글을 생산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자기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충분한 타자 속도를 확보하지 못한 학생들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으며, 사회적 불평등 문제도 고려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리처즈 교수는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교 차원의 타자 교육과 기기 접근성 확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