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올해 고1 대상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 인식 속에 몇몇 대책을 내놨지만, 이 또한 논란에 빠지면서 가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이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맞아 고교학점제에 대한 집중 검증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에 <더에듀>는 교사노맹 소속 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피면서 교사들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다. 약으로 버티는 아이들에게, 나는 ‘관계’를 처방했다 “약 없이 잠을 못 자요.” “사는 게, 제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요.” 학년말이 되면, 학생들은 담임교사에게 의지하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해가 지날수록 신경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한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우울증 연도별 진료인원수 전체 추이 (전국, 16~18세 합계)」는 2020년에서 2024년 사이 약 1.8배 증가했다. 경쟁 사회와 불신 사회 속에서 이미 아이들의 마음은 가난해진 지 오래다. 다년간 이런 아이들을 보살피며 깨달은 것은, 의외로 해답은 학급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 A는 만성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고 있었지만, 학급 친구를 사귀게 되며 큰 변화를 겪었다. 내성적인 A와 비슷한 성정을 지닌 아이들을 학급 특색 활동에서 만나도록 동선을 짜고, 학급 1인 1역을 같이 하게 만들었다. 둘은 서서히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이후 함께 교내 학생 주도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학년 진급을 앞두던 어느 날, A는 내게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마지막으로 약 먹은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나요.’ 학생 B는 학급 일기를 쓰다가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를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는 학급에서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였다. 이후 두 아이는 그들의 공통 관심사를 토대로 학급 내 상담 소모임을 만들었고, 서로에게 애칭을 지어 주었으며, 졸업하여 성인이 된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 이따금 지역 페스티벌에 가서 자신들의 모습을 셀카로 찍어 내게 보내주기도 한다. ‘오늘 하루도 너무 재미있었어요!’라는 문자와 함께. 학생의 ‘자율’과 ‘선택’에 따른 교과 학습,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이념을 가진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7개월이 지났다. A나 B와 같은 학생들은 어떤 상황을 마주하고 있을까? 이제 학생들은 매 시간 수업을 듣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학급에서 보내는 시간이 사라진다. 교사는 A나 B와 같은 학생들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돌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는 여전히 허울에 불과한 ‘학생 중심’을 외치고 있다. 학생 중심일까, 학생 소외일까 - 외로운 학생들에게 고교학점제를 끼얹다 성실하고 내향적이었던 A와 B가 만약 고교학점제를 겪었다면, 그들의 하루는 어떠할까. 학급으로 등교하여 조회시간을 보내지만, 학급 친구와 대화를 나눌 틈도 없이 1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 이동한다. 매 교시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가득하다. 오늘은 옆 자리 아이에게 말을 걸어 볼까 하고 고민하다가 1교시가 끝났다. 다시 교실을 이동해서 수업을 듣는다. 긴장해서 그런지, 깜빡 졸았다. 일어나 보니 이미 수업이 끝나 버렸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니 깨우지 않고 지나친 것이다. 놓친 수업의 필기를 빌려줄 친구는 없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급식을 같이 먹을 만한 친구가 없다. 게다가 오후엔 수행평가가 있다. 2024년도에는 절대평가였던 중국어가 고교학점제로 인해 상대평가 5등급제로 바뀌었다. 전 과목 수행평가 개수만 합쳐도 족히 30가지는 되는 듯하다. 결국 점심을 굶은 채 수행평가를 준비한다. 오후 수업을 마치고 종례를 하기 위해 학급으로 돌아오지만, 종일 다른 수업을 들은 상황에서 공통분모가 없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 집에 돌아와 다음 날 수업을 준비하고, 수행평가 일정을 체크하는 동안에도 ‘내일도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 학교에는 이처럼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기보다는, 은은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수줍은 유형’의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모두가 수업을 듣기 위해 바삐 옮겨 다니는 와중에 모르는 사람을 챙길 여유가 없다. 담임교사는 이런 아이들과 상담을 하려 하지만, 쉬는 시간마다 옮겨 다니고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아이와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학급 1인 1역이나 학급 일기 운영조차 시작할 수 없어 외로운 친구들끼리 엮어줄 만한 시간도, 장소도, 사건도 만들 수 없다. 고교학점제 이후 매 시간, 모든 교실은 이동수업 교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상호작용을 시도할 배경인 학급 울타리가 사라지고 있다. 외로운 학교에서 아이들은 자라날 기회조차 잃어버렸다. 과연 이것조차 학생의 ‘자율’과 ‘선택’이었는가? 학교의 본질적 역할은 무엇인가 : 마음의 회복과 성장 고교학점제로 인해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진로를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며, 5등급제 속에서 끝없이 비교된다. 끊어진 관계와 와해된 공동체, 단절된 소속감만이 남았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업의 다양성이 아니라, 마음을 붙일 자리다. 외로운 학교는 결코 건강한 인간을 길러낼 수 없다. 일견 자율과 선택의 확대처럼 보일지라도, 그 이면에서 교육의 현장은 점점 더 비정서적인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교사는 다양한 수업 제공자이기 이전에 아이의 마음을 읽는 존재이고, 학교는 지식을 나누는 공간이기 이전에 마음이 자라나는 토양으로 기능해야 한다. 학급 내 소속감과 연대가 주는 힘은 상당하다. 앞서 말한 사례에서 보듯, 학급 공동체는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성장시키는 경험의 장으로 기능한다. 그런 공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15 교육과정과 달리, 2022 교육과정은 ‘학기제’를 기본으로 한다. 지금처럼 학기 단위 운영이 사실상 강제된다면, 교실 공동체는 더 빠르게 해체될 것이다. 이미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어 모든 학교는 내년도 반편성을 앞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조·종례 시간을 제외하고 담임교사, 학급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게다가 진로·자율활동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조차도 학급 기준이 아닌 이동 수업으로 편성되는 극단적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서 말한 고립과 분절의 문제는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고교학점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에 대한 고려조차 없었다. 선택과 자율에 매몰되어 학생이 외로워지는 제도는 교육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그 방향을 근본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제도를 지키려 애쓰는 대신, 아이들의 삶을 지키는 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에듀 | 한국은 자살률 1위라는 현실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회복의 힘을 증명할 수 있는 가능성도 품고 있다. <더에듀>는 고통의 시간을 지내고 회복의 길을 걷고 있는 안신영 큐어링랩 대표의 ‘상처에서 길을’ 연재를 통해 조용히 상처를 견디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의 고통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다. 더불어 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회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가 병들고 아픈 이유는 위태롭고 열악한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의 몸을 스스로 열등하고, 때로는 수치스러운 것으로 바라보게 만든 건 사회가 부여한 낙인도 한 이유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아픔’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그 상처를 드러내는 우리에게 “견디라”는 말을 너무 쉽게 던진다. 큐어링랩은 ‘범죄 피해 생존자의 고립’이라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피해 이후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처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얼마전, 누군가 내게 말했다. “그런 PTSD도 장애 아니에요?” 내 페이스북에는 “정신장애인으로 등록해서 혜택이라도 받으라”는 댓글도 달렸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심리적 아픔은 정말 ‘장애’일까?’ 오늘날 ‘장애’라는 단어는 농인이나 맹인 같은 신체장애인, 혹은 발달장애인과 같은 정신장애인에게 국한되어 쓰인다. 하지만 장애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역사 속에서 계속 변화해온 사회적 개념이다.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에 따르면, 장애(disability)라는 단어는 ‘부재’를 뜻하는 dis와 ‘능력’을 뜻하는 ability가 결합된 말이다. 곧, ‘능력이 없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누가 능력 있는 몸인가’를 정의하는 기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라져왔다. 토착민 사회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사회적 관계에 따라 정의되었다. 공동체가 함께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누구도 무능하다고 낙인찍지 않았다. 물을 긷는 일, 아이를 돌보는 일, 사냥을 하는 일. 그 어떤 노동도 공동체 생존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인들이 들어와 전쟁과 경쟁이 일상이 되면서, ‘능력 있는 몸’은 강하고 민첩한, 전투에 적합한 몸으로 규정되었다. 그 기준에서 벗어난 우리는 무능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공동체로부터 배제되었다. ‘낙인(stigma)’이라는 단어는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 노예나 범죄자의 몸에 인두로 찍은 표식에서 비롯되었다.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임을 드러내는 신체적 증표였다. 오늘날 낙인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사회문화적 정체성과 결합된 형태로 작동한다. 심리적 질환을 가진 우리에게 붙는 낙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낙인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무능한 존재라는 고정관념. 둘째,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라는 편견. 셋째,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나약해 보호가 필요한 존재라는 시혜적 시선. 무능함, 위험함, 나약함. 이 세 가지 낙인이 우리의 심리적 아픔을 더욱 깊게 만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종종 ‘엄살’이나 ‘의지 부족’으로 오해받고, 그 결과 도움을 요청할 기회조차 빼앗긴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인간일지라도 PTSD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트라우마는 평생 지속될 수도 있고,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그렇기에 사회적 지지는 필수적이다. 사회적 지지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는 과정에서 가족, 친구, 동료로부터 받는 심리적·물리적 자원이다. 이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생존의 장치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지지는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병과 고혈압 같은 신체 질환을 줄일 뿐 아니라, 우울증과 자살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트라우마는 결코 지워지지 않지만, 그 흔적이 평생을 지배하지는 않는다. 전체 PTSD 환자의 약 30%는 시간이 흐르며 자연적으로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충분한 지지와 치료를 받는다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으로의 복귀인가 혹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회복인가? 심리적 아픔을 장애로 규정해야 하는가 혹은 인간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수업 방해 초등생에게 “싸가지 없는 XX”라고 혼잣말한 교사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환영을 표하며 정서적 아동학대 개념의 신중한 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배은창)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50만원형의 선고유예를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 A교사는 지난 2022년 5월 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4학년 학생 B군이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두라는 지도에 응하지 않아 휴대전화를 빼앗기자 책상을 내리치며 소란을 피우자 학부모에게 연락하기 위해 교실을 나가던 중 “싸가지 없는 XX”라고 혼잣말을 했다. 이로 인해 재판에 넘겨진 A교사는 당황스러워 혼잣말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동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범금 50만원의 선고유예 처분했다. 1심 재판부는 훈육의 목적이나 범위를 일탈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A교사의 행동이 피해아동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며 파기 환송했다. 즉, 대법원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정서적 아동학대의 범의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것. 이에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 취지를 받아 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초등노조 “교사가 불필요한 형사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 초등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A교사에 대한 무죄 확정에 “아동학대 신고로 위협받는 교사를 형사처벌의 영역으로부터 회복시킨 합리적 결정”이라며 “정서적 아동학대의 법적 개념은 교육 현장에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사회적으로 환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의 교육적 언행도 정서적 학대로 오인되는 사례가 이어져 교육활동 전반이 위축되어 왔다”며 “정서적 학대가 성립하려면 실질적인 피해나 그 위험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또 “교사의 언행을 감정이 아니라 법리와 객관적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 기준이 합리적으로 정립되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에듀 | 요즘 지상파 방송을 통해 등장한 “어부, 어부, 어부바~, ○○!”이란 한 글로벌 은행의 광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동행의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어릴 적 들었던 익숙한 ‘어부바’라는 말이 주는 향수를 자극하고 잔잔한 동심의 미소를 짓게 만들어도 준다. 마음의 고향, 어머니의 다정하고 따뜻함을 느끼면서 어딘지 든든하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불러일으킨다. ‘이 울림 있는 메시지를 우리의 교육 현장인 교실에도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선생님, 오늘은 그냥 제 얘기만 들어주면 안 돼요?” 어느 고등학생이 조용히 털어놓은 말이다. 수능을 앞둔 압박, 친구 관계의 갈등, 가정의 어려움마저 겹친 학생은 어느새 지쳐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의지하고 싶은 절대적인 대상을 찾고 있었다. 이때 교실 안의 교사가 바로 최적이라 할 수 있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교과서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가만히 업어주는 것이다. 이는 최선이자 최대의 교육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전례 없는 복합적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3년 여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학생들은 사회적 고립과 학습 결손을 겪었고,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주의력 결핍과 정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에 따르면, 고위험군 학생 비율은 초등 2.6%, 중등 3.6%, 고등 4.2%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학생을 ‘어부바’하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것이다. ‘공감’이라는 첫 걸음 ‘어부바’는 단순한 신체적 동작을 넘어, 정서적 지지를 상징한다. 아이가 힘들다고 말할 때 “괜찮아, 나도 네 마음 알아”라고 말해주는 교사의 태도는 말 그대로 마음을 업어주는 행위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2022년 <학생정서지원 우수사례집>에 의하면 한 중학교에서는 ‘마음 나눔 일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하루에 한 줄씩 감정을 적고, 교사가 이에 댓글을 다는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내 감정을 처음으로 누군가 읽어주고 반응해줘서 위로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런 공감은 Wee 센터나 상담실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교실 안의 작은 대화 한 줄이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함께’라는 힘 코로나19 이후 등장한 학습 격차는 단순한 지식의 차이가 아니라 기회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의 2023년 <교육격차 해소 우수학교 사례집>에 따르면 대구의 한 고등학교는 방과 후 ‘배움 멘토링’을 운영하여 학습이 느린 학생들에게 선배가 1:1로 공부를 도와주는 제도를 마련했다. 단순한 학습 보충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가 삶을 나누는 관계가 되었다. 이 제도를 경험한 한 학생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처럼 ‘어부바’는 일방적 도움이나 기부가 아니라 함께 다정하게 걷는 것이다. 친구, 선생님,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될 때 아이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가능성’이라는 선물 경남의 한 중학교는 ‘꿈 찾기 진로캠프’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강점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었던 학생이 연극 프로그램에 참여해 소질을 발견했고, 이후 지역 극단과 연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교사는 “처음에는 말도 없던 아이가 무대에 서니 눈빛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진정한 어부바라 할 것이다. 교육은 결국 사람을 향한 일이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더 열심히 해!”라고 말하기 전에, “지금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은 때로 위로가 되지 않지만, 따뜻한 시선은 그 자체로 아이를 일으키는 힘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적 향상 프로그램’보다 ‘사람을 위한 기다림’이다. ‘어부바’는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교실 안에는 말없이 무거운 짐을 짊어진 아이들이 있다. 교사는 그들 개개인의 삶을 짐작할 수는 없지만, 함께 업고 걸어줄 수는 있다. 학생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과 기다림, 그리고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교사의 다짐이 따뜻한 동행의 어부바가 되어주면 교육은 미래의 커다란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더에듀 | 가상세계가 수업에 활용되면서 교실과 학교라는 공간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교사들은 확장된 교육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하면서 흥미도와 참여도가 향상했다고 말한다. 이에 <더에듀>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활동에 도전장을 내민 ‘XR메타버스교사협회’ 소속 교사들의 교육 활동 사례 소개를 통해 아이들과 수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교육의 선두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 수준은 상당히 높으며 교사들의 전문성도 높다고 언급된다. 이에 따라 세계 많은 국가와 협력하여 교육의 발전을 돕는 노력을 하고 있다. XR메타버스교사협회도 몽골 정부가 AI 선도교사 양성기관으로 지정한 Hangai 대학교를 방문해 몽골 각 시도교육청에서 추천된 선도교원을 대상으로 AI 연수를 협력을 수행하게 되었다. 5일의 커리큘럼 중 하루는 AR과 VR을 배당해 강의했다. 그때 활용한 도구와 선생님들의 결과물 그리고 소감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역사 수업에서 교과서 속 유물 사진을 카메라로 비추면 3D 모델이 눈앞에 나타나거나, 과학 수업에서 태양계 그림을 비추면 행성이 360도로 회전하며 보여지는 식이다. 반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현실과는 완전히 분리된 디지털 속 가상 공간에 들어가 보는 기술이다. 학생들은 VR을 통해 실제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예: 다른 나라의 박물관, 우주 공간, 깊은 바닷속 등)를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다. 이 개념을 인지하고 들어가 보자. Google Arts and Culture로 전세계 예술작품 AR로 실감나게 감상하기 첫 번째로 활용했던 도구는 Google Arts and Culture였다. 전 세계의 예술 작품, 문화유산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인 Google Arts and Culture는 앱으로 다운로드하면, AR과 VR 체험이 원활하게 가능하다. 검색창에 AR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콘텐츠가 나오는데, 실감나게 보고 싶은 대상을 선택하면 된다. 몽골 선생님들은 멸종된 고대 동물들 혹은 유명 화가의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마치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 속에서 매우 즐거워했다. Delighttex로 나만의 AR 그리고 VR 공간 만들기 두 번째로 활용했던 도구는 Delighttex였다. Delighttex는 누구나 자신만의 3D 창작물을 만들고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환경에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이다. Delighttex와 함께 사용하기 위해 종이로 된 카드보드와 머지큐브를 묶어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여 준비해 갔다. 먼저 몽골 선생님들께 정육면체의 머지큐브를 조립하도록 하고, 그 위에 카메라를 비추었을 때 가상으로 나타나는 작품을 온라인상에서 작업하는 활동을 먼저 했다. 놀라웠던 것은 몽골 선생님들께 어떻게 작업하는지 튜토리얼 형태로 설명을 드렸을 뿐인데, 엄청난 결과물을 단시간 내에 작업한 것이었다. 머지큐브에 배경색을 입혀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 점도 파악하셔서 수행해준 선생님들이 많았다. 다음으로는 개별이 아니라 모둠별로 테마를 정해서 VR 가상환경을 장면 전환을 통해 스토리텔링하는 활동을 실천하였다. 조건은 블록 코딩을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다음의 예시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주제로 산출물을 제작해 주셨다. 태양계 탐사, 인도 타지마할 구현 등.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집트를 구현한 것이었는데, 배경과 인물 등의 배치 섬세함에 감탄하였다. 흥미로웠던 것은 어느 모둠도 주제가 겹치지 않았던 점이다. 특히 아래에 보이는 작품은 몽골 지도에 각 지역의 동물들을 전시회처럼 표현한 것이다. 선생님들은 참신한 주제로 어떻게 표현할지 끊임없이 모둠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VR 카드보드지로 직접 가상환경에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하시며 매우 신기해하셨다. 연수를 마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도구로 많은 선생님이 AR과 VR을 언급하셨다. 이는 AR과 VR이 지닌 생생한 경험이 몽골 선생님들께도 매우 강한 자극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는 AR, VR 교육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간단한 도구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전 세계에서 AR, VR 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처음 해보는 AR, VR 제작 및 체험이었음에도 단시간 내에 해냈던 몽골 AI 선도 교사들을 보고, 양질의 교육이 제공된다면, 선생님들의 역량은 더욱 강화되고 잠재력이 증폭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제적으로 디지털 교육 격차 완화와 AI 교육 확산을 위해 우리나라가 앞장설 수 있도록 교사, 기업, 정부 등이 모두 노력했으면 한다. XR메타버스협회 소개 XR메타버스교사협회는 XR과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초·중·고등학교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육에 접목할 수 있는 XR·메타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 있다. 단순히 이론적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재를 개발하여 수업에 투입하고,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더 많은 동료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협업해 기술적 자문과 지원을 받고, 이를 교실 현장에 검증하는 과정도 거치며, 각종 학회나 박람회 부스를 통해 교육 혁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오고 있다. 임보라= 현직 초등교사이자 XR메타버스교사협회 회원이다.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 혁신에 관심이 많아 학교 현장에 선도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며 수업을 하고 있으며,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및 컨설팅에 다수 참여하였다. 초등영어교육 박사이자 서울대 인공지능융합교육전공 석사과정 재학중으로 배움에 힘쓰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관심이 많아 유네스코 디지털 러닝 위크 발표, 몽골 AI 선도교사 연수 강사, 싱가포르 STEM 지도안 대회 우승 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국립대병원에 7000억원 넘는 금액이 초과 근무 수당으로 지급됐고 1인당 수백만원의 규모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출퇴근 관리 시스템을 갖춘 곳은 1곳 밖에 없어 세금이 줄줄 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 받아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8) 국립대병원에 지급된 초과 근무 수당 합계는 7268억여원이었다. 부산대병원이 1395억여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남대병원(1251억여원), 서울대병원(1055억여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24년 기준 1인당 1년 지급액은 강원대병원이 644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전북대병원(538만원), 부산대병원(397만원), 충북대병원 395만원 등의 순이었다. 1년 동안 1명에게 수백만원의 수당으로 지난 5년간 총 7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지급됐지만, 출퇴근 기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제주대병원 단 한 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대병원마저 출근 시에만 입력하고 퇴근 시에는 입력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출퇴근 시에는 사용하지 않으나 초과 근무 시에만 활용하는 전산시스템이 있었다. 즉, 근태 확인 자료 없이 초과 근무 수당이 무분별하게 지급됐음을 간과할 수 없는 것. 김 의원은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국립대병원들이 체계적인 출퇴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초과 근무 수당을 투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에듀 | “기승전 대학입시, 수능시험!!” 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육 문제를 고민하다 결국은 자조적으로 나오게 되는 말이다. 올해 수능 시험일은 11.13일(목)이다. ‘수능디데이’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2028년 수능시험까지 1/100초 단위로,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빠르게 바뀌는 시간을 계속 보고 있자니 수능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필자에게도 긴장감이 절로 느껴진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광고문구에 나와 있는 위 문구대로 수능은 ‘성장을 이끄는 힘’이 될 수 있을까?’ 아마 차마 노골적으로 ‘성공’이라 쓰지 못하고 ‘성장’이라는 말로 두리뭉실 우회했으리라 짐작된다. 실재는 학생들에게 성공도 성장도 아닌, 경쟁과 고통의 길이다. 대학입시, 유초중등교육 시계가 향하는 곳은? 수능시험은 마치 블랙홀처럼 유초중등교육을 파행의 길로 빨아들인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도 대학입시 앞에서는 길을 잃고 휘청인다.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입시교육은 시작된다. 한때 영어교육 조기 열풍 속에서 좋은 영어발음을 위해 혓바닥 밑부분을 절개하는 수술이 유행이었다. 전문가 의견으로 ‘해부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수술’이었다. 한때 이 문제는 정부가 대응 홍보영화를 만들고 서방에서도 보도할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각해졌다. 얼마 전에는 아동학대 수준의 4세 고시, 7세 고시가 방송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던졌다. 아동학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보는 다른 학부모들 속에서는 ‘이러다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거 아닌가’ ‘우리 아이도 뭐라도 시켜야 하나?’하는 불안감이 다시 엄습한다. 악순환의 고리이다. 이 문제를 이슈화할 때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이 느끼게 되는 ‘나쁜’ 결과이다. 경쟁의 늪에 빠져있는 우리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모습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사교육이 본격적으로 일상화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2조원, 사교육 참여율은 80.0%, 주당 참여시간은 7.6시간으로 전년대비 각각 7.7%, 1.5%p, 0.3시간 증가했다. 전년대비 전체 학생수는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총액, 참여율, 주당 참여시간이 모두 증가한 것이다. 참여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또한 59.2만원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50만 4천원(4.1만원, 9.0%↑), 중학교 62만 8천원(3.2만원, 5.3%↑), 고등학교 77만 2천원(3.3만원, 4.4%↑)였다. 다자녀인 경우 사교육비는 자녀수에 비례해 증가할 것이다. 대학입시를 향한 이런 사교육비 실태는 출산을 포기하게 만들어, 초저출산 국가를 만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유초중등교육 시기 아이들의 현실은 대학입시에 맞춰져 돌아가고 있다. 입시가 가까울수록 ‘진짜 교육’은 사라진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은 고교학점제 이후 1등급 학생수가 10배가 되었다며 ‘변별력이 낮아진 상황’을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입시학원들은 대학입시가 아수라판이 될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학업성취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히 환영해야 할 일임에도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유초중등교육이 무엇을 목표로 가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모습이다. 그것은 국가교육과정이 목표로 하는 학습목표 성취가 아니라, ‘대학입시가 아수라판이 되지 않게 변별력을 갖추도록 학생들을 한 줄로 잘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유초중등교육은 철처하게 전적으로 대학입시에 종속되어 있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교육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달라지는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시험 기간에 가장 난감해하는 것은 ‘쓸데없이 문제를 배배 꼬아서 어렵게 내야’ 하는 현실이다. 국가교육과정은 수립된 학습목표를 성취해야 한다고 제시되어 있다. 학습평가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학습목표가 잘 성취되었는지 진단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함에도 ‘변별력 있게 한 줄로 세워야’ 하는 시험문제를 ‘억지스럽게’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시험문제로 치른 시험결과는 충격적이다. 배배꼬인 문제를 풀어낸 높은 성적을 받은 몇 명의 학생 이외에는 점수가 밑으로 뚝 떨어진다고 한다. 1등급을 받는 100점에 근접한 학생 이후에는 중간점수대 없이 갑자기 70점대로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1등급을 만들기 위한 참담한 학교평가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학생 한명한명을 책임진다는 교육당국의 문구는 완전히 ‘뻥’이다. 초중고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짜 교육’은 점차 더 사라져간다. 공교육 정상화 정책인 혁신학교 수가 고등학교로 갈수록 급격히 적어지는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다. 좋은 교육을 하는 혁신학교는 좋지만,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배배꼬인 변별력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이 점점 더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대학생 선발은 대학에서 책임지자 수능시험일은 중학교 학사일정에도 중요한 날이다. 교사들이 시험감독관으로 차출되어 학교수업은 불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수능 당일은 물론 전날과 다음날까지 수업이 파행된다. 감독관회의와 수능감독의 과로로 교사들이 수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가 서로 가기 싫어하는 수능감독관에서 벗어나는 길은 큰 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져서야 가능하다. 상식적으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왜 대학에서 가르칠 대학생을 뽑는 시험일인데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까지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가?’ 대학생을 뽑는 수능시험감독에 교사들이 감독관으로 동원되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라면 중고등학생을 뽑는 학사일정에 대학교직원을 차출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이제 대학입시와 유초중등교육은 교육과정목표를 기준에 맞게 구분되어야 한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원칙이 중요하다. 유초중등교육은 대학입시가 목표가 아니라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목표에 충실하게 교육활동을 펼치는 것이 최종목표가 되어야 한다. 대학입시는 대학이 대학교의 이념과 비전에 맞는 학생을 알아서 선발하면 될 일이다. 태어날 때부터 분초침까지 대학입시에 맞춰져 ‘학습기계처럼’ 살아가야 하는 너무나 슬프고 참담한 우리 현실을 이제는 정말 멈춰야 한다. 홍제남 = 강원도의 농부 집안에서 7녀 1남 중 3녀로 태어났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진학했으나 광주학살을 접하고 교육에 배신감을 느꼈고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후 서울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2000년 마침내 과학교사로 임용된다. 2011년 서울 오류중학교에서 혁신부장을 맡아 혁신학교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오류중학교 공모교장이 된다. 2024년 2월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명퇴하며 그는 “정치적 천민에서 탈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 최종 경선까지 치렀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현재 '다같이배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혁신을 주제로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과학 톡톡 카페(공저, 2009),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학교혁명(공저, 2018), 교장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2024) 등이 있다. 홍제남 소장은 <더에듀> 연재를 결심하며 “교육자로서 24년의 시간을 보내며 학생, 동료교사와 많은 일들을 함께 했다"며 ”이 중 ‘교육다운 교육’, ‘진짜 교육’을 만드는 일을 학교 차원에서 집단지성으로 실천한 혁신학교 실천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학생, 교사, 보호자, 지역사회가 온전한 교육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실천했다"고 평했다. 또 “과학교사, 교장, 장학관, 연구자로 현장에 뿌리내리고 실천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교육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은 교육이 교육의 논리가 아닌 신자유주의적 정치적 이해집단의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짧은 몇 년의 모습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적 과제”라며 “교육의 지향과 목적,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회가 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 그 결과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해 성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같이 길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더에듀 | 당나라 수도였던 시안을 모델 삼아 만들었다는 계획 도시 경주와 일본의 교토, 동아시아 3개 나라의 천년고도 시안, 경주, 교토를 방문하며 보고 공부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록에 근거한 역사 문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로 직접 경험한 내용들을 복기하면서 불분명함이 명확해지고 새로워지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중 - 시안은 중국의 중원에 자리 잡은 역사 도시로,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다양한 유적과 유물들이 곳곳에 있다. 특히 시안 시내의 북쪽에 있는 대명궁은 당나라 시대의 중요한 왕실 건축물로서, 중국 고대 궁궐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명궁은 당나라 시기 왕궁으로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당 태종 이세민과 당시 황제들의 거처였던 중요한 건축물이다. 634년 당 태종이 병약한 아버지 이연을 위해 착공했다. 당시의 황궁은 장안의 북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지대가 낮아 여름이면 습한 기운이 넘쳤다. 이에 병든 아버지에게 효도할 목적으로 여름 별궁을 짓기 시작했지만, 결국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공사가 중단되었다. 662년 측천무후가 역시나 병약했던 고종을 위해서 공사를 재개했다. 마침내 이듬해 자금성의 4배, 파리 베르사유 궁전의 3배, 축구 경기장 50개를 합쳐 놓은 것과 같은 3.5㎢ 규모의 궁전을 완성했다. 그로부터 약 220년간 당나라의 권력이 대명궁에 집중되면서 당나라 황제들의 정치 및 문화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896년 발생한 전란으로 궁전이 파괴되었고, 904년 당나라 말기 수도를 뤄양으로 천도하면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직접 방문을 해보면 중국의 유적지답게 거대 스케일을 느낄 수 있다. 유적지에는 궁전의 복원된 부분과 함께, 당시의 건축 기술과 예술적 성과를 보여주는 석조물, 벽화, 유물들이 많이 있다. 당시 궁궐은 중국답게 호화롭고 웅장한 구조로서, 궁전의 전경은 중화권의 대표적인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현재는 일부 복원된 구조와 함께 전시관,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유구한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대명궁 유적지는 당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적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으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과거 황실의 생활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당나라의 찬란한 문화와 예술적 성취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궁궐 주변에는 중국 특유의 정원과 연못이 조화를 이루어, 자연과 인공 건축물이 어우러진 고대 왕궁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유적지의 중심에는 궁전의 정문인 대문이 있으며, 이곳이 궁궐 전체의 역사적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명궁을 들어가보면 중국의 유적지답게 입장료가 비싼 편이며 전체적으로 보는데 약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우선 입구에 위치한 대문과 태종문, 진덕문을 차례로 지나면서 궁의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복원된 궁전 내부에는 당시 왕실의 생활상을 재현한 전시물과, 정교한 목조 건축물, 금박이 반짝이는 가구와 장식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궁전의 주요 공간인 정전에서는 왕이 정무를 보던 모습과 제사 의식 등을 재현한 모습들을 볼 수 있으며, 내부 벽화는 당나라 시대의 회화 기법과 문양들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궁 주변의 정원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공 조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대 궁전의 평화롭고 장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유적지 내에는 명품 조각과 석조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당시의 섬세한 예술성과 복잡한 건축기술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궁성 내 유물전시관에서는 당시 유물뿐 아니라, 당나라 시대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고대 문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대명궁은 수차례의 전쟁과 자연재해 그리고 역사의 변화 속에서도 일부 구조는 손상되지 않았거나 복원 과정에서 재창조되었다. 이 유적은 단순한 고대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복원 작업은 철저한 고고학적 조사와 함께 현대 기술이 결합되어 시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궁전의 원래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중국 정부뿐 아니라 세계 문화유산 보호 단체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으며, 과거의 건축양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도 포함되었다. 대명궁은 또한 당나라 시기의 정치적, 사회적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당시 궁궐 내의 제례, 연회, 정치 회의 등 다양한 행사를 뚜렷이 보여준다. 당나라 대명궁은 ‘천궁의 궁’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17명의 황제가 기거한 당나라 정치 중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1300여년 전의 모습을 많은 돈을 써서 재현했지만, 중국 곳곳에 있는 역사 건축물들처럼 인공적인 모습을 지울 수가 없는 부분이 아쉽기만 하다.
더에듀 AI 기자 | 일본에서 책을 읽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난 동시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꾸준한 독서를 한 학생이 어휘력과 독해력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면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일본의 교도통신(Kyodo News)은 베네세교육종합연구소와 도쿄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아이의 생활과 학습에 관한 부모·자녀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2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 결과 “하루에 전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52.7%로 10년 전 34.3%보다 1.5배 증가했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초등학생(4~6학년) 평균 22분, 중학생 51분, 고등학생 42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늘고 책을 읽는 시간은 짧아진다”며 “하루 5~30분이라도 꾸준히 독서하는 아이들이 어휘력과 독해력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모가 ‘책이나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아이에게 말한다고 답한 가정의 자녀는 독서 0분 비율이 44.0%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67.9%에 달했다. 교도통신은 “독서습관이 단순히 아이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학습 태도와 가정 내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도쿄 근교의 초등학교 6학년생 어머니 다나카 쇼코(가명)는 “스마트폰을 쥐어 준 뒤로 아이가 책을 잡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저녁이면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말이 늘었다. 학교 독서시간도 10분 남짓이라, 집에서 독서 습관을 들이려 하지만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반면 책 읽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중학교 2학년 사토 켄(가명)은 “자기 전에 30분은 꼭 책을 읽은 후 스마트폰을 잠깐 본다”며 “책을 읽으면 새로운 단어나 생각을 알게 되고, 공부가 훨씬 재미있다”고 말했다. 조사에서는 부모의 태도 또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공부하거나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답한 부모의 자녀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응답한 비율은 48.9%였으나,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는 56.0%로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이미 아이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한 만큼, 금지보다는 활용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영상 보기 → 느낀 점 정리 → 책 읽기’처럼 루틴을 만들어 연결하면, 기계적 억제 대신 자연스러운 습관 형성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이 기사는 Article Writer를 활용해 작성했으며 지성배 편집국장의 감수를 거쳤습니다.
더에듀 | 교육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장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며,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소통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교육의 방향에 대한 이해와 토론을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휩쓴 ‘교권 추락’에 대한 깊은 우려는 일면 타당하다. 일부 심각한 교권 침해 사례는 교직의 본질을 위협하며 공교육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4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결과는 이러한 세간의 인식과 다소 상반되는, 한국 교직 사회의 흥미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이 결과는 교사를 단순한 ‘직업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회적 전문가’로서 존중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교사를 향한 ‘존중’의 재발견 조사 결과, 한국 교사 10명 중 8명 이상(81%)이 학생들로부터 존중받는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평균(71%)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이다. 학부모로부터 존중받는다는 응답(71%) 역시 OECD 평균(65%)을 웃돈다. 이 수치는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선생님을 존경하며 학교 현장의 기본적인 관계는 건재하다는 희망적인 증거다. 더 주목할 점은 저연차 교원의 이탈 의향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30세 미만 교사 중 5년 내 교직을 떠날 의향이 있는 비율은 5%에 불과해, OECD 평균(20%)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는 교직 자체에 대한 한국 젊은 교사들의 근본적인 만족도와 사명감이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몇몇 갈등 사례 뒤에는, 헌신적인 교사들의 노력이 학생들의 존중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사의 스트레스, ‘교권’의 새로운 해석 그렇다면 교사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번 조사는 그 원인이 수업 외적인 업무 부담에 집중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교사들은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학부모 민원 대응(57%)과 과도한 행정 업무(50%)를 꼽았다. 실제 한국 교사의 행정 업무 시간은 주 6시간으로 OECD 평균(주 3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 교사들은 정작 중요한 수업 및 수업 준비 시간(25.5시간)은 OECD 평균(30.1시간)보다 적게 할애하고 있다. 이는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육 전문가가 아닌 ‘행정 전문가’나 ‘민원 처리 전문가’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극적인 현실을 고발한다. 교권 추락은 단지 학생이나 학부모의 ‘침해’ 뿐 아니라, 교사를 교육 전문가로 대우하지 않고 잡무와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실패에서도 비롯된 것이다. 행정 업무와 불필요한 민원 대응 부담을 줄여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교권 회복이자, 우리 사회가 교사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이라고 생각된다. ‘사회적 직업’으로서의 교직 존중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격 형성, 사회화, 그리고 잠재력 발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래 사회의 설계자다. 그들이 받는 존중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교육과 미래 세대에 거는 기대와 신뢰의 척도다. 비록 급여 만족도는 낮아졌지만, 고연차 교사의 높은 급여 수준은 한국 사회가 교직의 전문성과 경력에 대해 늦게나마 보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 사회는 교직에 대한 지속적인 전문성 존중과 함께, 그들이 직무 스트레스 없이 교육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교사의 권위는 법이나 제도로만 확립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의 가치를 사회 전체가 진심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교권은 굳건히 설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사의 권위와 헌신에 대한 깊은 존중을 되찾아야 할 때다. ‘우리는 오늘,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선생님에게 진정한 존경을 표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