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배움과 성장, 이야기가 있는 경남교육으로 대전환하겠다.” 김영곤 전 교육부차관보가 25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6월 진행될 경남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차관보는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꾸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삶의 항구”라면서 “지난 12년간 그 불빛은 점점 약해졌다. 학생 수는 빠르게 줄고 교실의 온도는 식어가며, 학교와 교육의 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의 중심은 제도가 아니라 아이이고, 구조가 아니라 교실이며,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며 “지난 12년간 행복교육은 즐거움과 체험을 강조했지만 문해력과 사고력, 집중력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아이들의 학력은 전국 최하위권까지 내려 앉았다”며 “활동은 많았지만 배움의 근력이 약해졌고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깊게 쌓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잦은 교권 침해, 악성 민원, 폭언과 폭행에 노출되며 선생님들은 수업보다 대응에 더 많은 힘을 빼앗겼다”며 “교사의 안전이 무너지자 교실의 신뢰가 무너졌고, 학교 안 구성원 간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학생·학부모·교사 사이 불신과 대립은 교육공동체의 근간을 무너뜨렸고 교육을 유지하던 신뢰의 토대가 크게 흔들렸다”고 우려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교육의 목적을 ‘행복’이라는 결과로 오해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성장’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기 이야기를 존중하고 깊게 길러주는 교육, 점수가 아니라 배움의 흔적과 경험의 깊이로 성장의 증거를 남기는 교육을 경남교육이 회복해야 할 성장 학력으로 보고 그 첫걸음으로 교사의 역할을 바로 세우는 것을 제시했다. 김 전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기초학력 ▲교직원을 지키는 교육감 ▲18개 시군 맞춤형 교육전략 ▲학교-지역-산업을 연결하는 IPS 교육클러스터 ▲AI 기반 초개인화 학습 체제 구축 ▲PBL 중심 미래교육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배움과 성장, 이야기가 있는 경남교육은 학교를 다시 공동체의 중심으로 세우로 아이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교육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약속”이라며 “아이의 선장과 선생님을 지키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영곤 전 차관보는 중도보수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해 나머지 7명과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1차 경선은 12월 10~11일 여론조사를 통해 4명으로 압축하며 같은 달 29~30일 2차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단일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경선에는 ▲김영곤 전 차관보와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상권 전 경남도교육청 교육국장 ▲김승오 전 청와대 교육행정관 ▲이군현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최병헌 전 경남교육청 학교정책국장 ▲최해범 전 국립창원대학교 총장 등 8명이 참여한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AI하이러닝 홍보영상으로 논란으로 교사들에게 고발당했다. 고발에는 무려 644명이 동참했다. 경기교사노조는 25일 오전, 경기 분당경찰서에 임 교육감은 모욕죄로 형사고발했다. 고발에는 경기교육청 소속 교사 643명의 위임장이 함께 제출됐다. 발단은 AI하이러닝 홍보영상이다. 대한교사협회가 경기교육청으로부터 위탁 받아 제작된 해당 영상은 교사를 AI의 보조자로 전락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여 공식 유튜브 게재 후 곧바로 삭제됐다. 영상에서는 교사가 “이거 AI가 채점 도와준 거니까 너희들 할 말 없지?”라고 말하는 부분에 더해 교사가 학생을 독려하는 말에 AI가 “빈말입니다”라고 하는 부분 등이 문제가 됐다. 논란이 일자 임태희 교육감과 송성근 대한교사협회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경기교사노조는 “아직도 해당 영상 제작 과정과 업로드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유야무야 넘기려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또 “피해자는 있으나 책임지는 자는 없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 해프닝으로 넘기려는 경기교육청에 경기 교사들은 신뢰를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발에 참여한 644명의 교사들은 ▲기획–제작–승인 전 과정에 대한 전면 조사와 교권 침해 책임자 징계 ▲형식적 사과를 넘어 구조적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조직문화 혁신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북유럽이라는 유토피아 북유럽!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다. 특히 복지국가에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과 든든한 복지로 높은 질의 생활을 누리는 현실의 유토피아가 흔히 생각하는 북유럽의 이미지다. 교육계로 한정해도 좋은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기반으로 한 교육개혁으로 유명한 핀란드 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덴마크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육’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웨덴 교육은 ‘평생교육의 이상향’이라 불린다. 하지만 환상을 깨야 한다는 이야기 역시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직접 살다 온 사람의 르포가 누적되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대한 연구들이 다각도로 이루어질 만큼 시간이 지났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성비를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 ‘북유럽에서 유행한다는’ 여러 교육적 제도나 정책을 이식하려 시도해 보았지만, 시원치 않은 부분들이 여럿 발견된 것이다. 이는 북유럽 교육, 특히 핀란드 교육을 주목한 이유가 마냥 학생 중심, 행복 교육이라서가 아니라, “쟤들은 놀고먹으면서 PISA(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1등했다더라!”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초래했다는 점에서 이미 실패를 노정했을지도 모른다. 북유럽도 다 같은 북유럽이 아니다 북유럽을 구성하는 다섯 나라 즉,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는 각각 서로 다른 전통을 지닌 개별 국가이다. 막말로 우리나라도 동아시아교육 묶어서 중국, 일본이랑 한국 모두 유교 중심 문화라 똑같다고 해버리면 당장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다른 그들이 굳이 한 뭉치로 여겨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상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소위 말하는 적당히 먹고 살 만한 나라들에서 복지국가 모델을 모색하게 되었고, 현실 모델로서 북유럽에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필요에 의해 각색된 북유럽에 대한 해석은 북유럽에 대한 오해로 이어졌다. 마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본주의가 사치재로서 프랑스와 불어를 소비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편 북유럽의 개별 국가들에서도 이에 호응한 움직임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 관심은 북유럽의 여러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종종 이러한 마케팅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북유럽식 국뽕(?)은 오히려 북유럽 개별국가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쓰디쓴 현실에 북유럽이라는 달콤한 설탕 한 스푼을 넣는 것은 당장은 우리 교육을 심폐소생술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는 마땅치 않다. 최근 연구자들은 오히려 녹다운된 한국의 교사들이 북유럽이라는 유토피아 즉, 환상에 빠지는 것을 미리 경계하는 데에 힘을 쓰고 있다. 다시 말해 현생이 너무 힘든 나머지 약장수들이나 사이비에 현혹되지 않게 하고자 북유럽의 실상을 먼저 알리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배우려면 진짜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한다. 필자가 이해한 식대로 북유럽의 교육 관련 지형을 한 줄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삼국시대 역사를 4세기 백제, 5세기 고구려, 6세기 신라 하는 식으로 초기(1900~1930)엔 덴마크, 중기(1930~1990)엔 스웨덴, 후기엔 핀란드(1990~)가 전성기를 이뤘다. 가야나 부여처럼 아직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도 있다. 이들이 북유럽 교육 지형을 구성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북유럽 교육 논의를 이해하는 것은 이해를 풍부하게 돕는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정도이다. 그러니 북유럽에 대한 담론은 북유럽 신화를 벗겨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서도 교사는 참 어려운 직업이었다. 잘 난 줄 알았던 저 동네 교사들도 붕 떠 있었고 제각각의 처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지구 어디서나 교사들은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다. 제대로 정의되기도 어려운데 잘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그러니 한국만 그렇다는 필요 이상의 자학을 딛고 서로 건투를 빌어주며 장단을 주고받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유럽의 장단이 아니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의 장단을 각각 말이다. 여기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아닌 다른 국가를 넣어도 된다. 독일, 영국, 미국, 일본 등 그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우리에게 우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더에듀 | “‘참교사병 오래 못 간다’ 조롱까지…교실 떠나는 젊은 교사들” 이는 최근 동아일보(2025. 11.22.) 사설의 단면이다. 이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에서 교직을 떠난 10년 차 미만 교사가 62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년 만에 30% 늘어난 수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의 자발적인 중도 퇴직 교사 수는 1004명이다. 이 중 62%가 10년 차 미만 젊은 교사였다.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이탈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젊은 교사의 연쇄 이탈로 공교육 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10년 차 안팎 교사들은 교직 선호도가 높던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교대에 진학하거나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들로, 상당히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된다. 우수한 교사들이 헌신과 열정을 잃어가거나 교단을 떠나는 것, 모두 공교육의 커다란 손실이다. 교사가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이 돼야 공교육이 살고 교육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교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77.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교사들은 “나를 지키기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이 가위를 들고 난동을 피워도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까 봐 말리지 못해 공황장애를 겪은 교사,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왜 말을 안 듣느냐”는 모욕을 수시로 당한 교사 등 교권이 무너진 현실은 참담했다. 이들은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통과됐지만,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는 절망스러운 교실은 바뀐 게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우수한 교사들의 이탈은 개인의 적응 문제가 아니다. 구조적 붕괴의 신호이며, 교육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국가적 위기이다. 그들이 떠나는 학교에는 학습과 생활지도의 질이 저하되고, 남은 교사들은 업무가 과중되며, 다시 또 다른 이탈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미래 세대가 받을 교육의 기초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째, 교사의 정당한 권위를 회복하는 법·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교사가 교육적 판단을 근거로 한 생활지도조차 ‘갑질’로 호도되고, 정당한 지도가 민원으로 되돌아오는 문화에서는 누구도 온전히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 둘째,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업무 경감이 병행되어야 한다. 20여 명의 아이를 돌보기도 버거운 시대에 30명 가까운 학급을 책임지라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지침이다. 게다가 공문, 평가, 행사, 행정업무까지 떠안은 교사로부터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초기 경력 교사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신임 교사가 수업·생활지도·학부모 응대 등 전방위적 도전에 부딪힐 때, 옆에서 실질적으로 조언하고 보호해 줄 멘토링 교사제를 마련하여 심리·관리 역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정착되어야 한다. 넷째,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 캠페인이 필요하다. 지금의 교사 비난 문화는 사회적 자해 행위이다. 국가 차원에서 교사의 전문성과 역할을 재조명하는 공공 캠페인, 언론 보도의 책임성 제고가 절실하다. 오늘도 수많은 젊은 교사가 교실을 떠날지 고민하며 밤을 지새운다. 그들이 떠나는 것은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지지의 부재’ 때문이다. 우수한 교사가 머무는 학교만이 학생을 성장시키고, 교육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 진짜 교사를 꿈꾸는 우수한 교사들이 ‘참교사병’ 환자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고 서글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들에게 경제적 대우와 같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나 허점이 많은 ‘교권 5법’과 같은 입법을 넘어서 교직의 지속 가능성을 되살릴 근본적이고 용기 있는 변화가 요구된다. 교실을 지키려는 젊은 교사의 마음이 더 이상 조롱받는 일이 없는 대한민국 교육을 고대한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인천교육청이 내년부터 공립학교 운동장과 강당 등의 시설을 무료 개방한다. 교사들은 학교 현장 상황과 고충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폭력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9월 ‘인천광역시 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 관리 조례’를 개정, 공립학교 체육시설을 주민들의 생활체육 및 복지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기존 50%였던 사용료 감액을 전액 감면(냉·난방비 포함)으로 확대했다. 또 ‘학교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한 규칙’도 개정해 인천 지역 주민이 학교 체육시설을 우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당시 도성훈 교육감은 “학교가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조례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학교 시설 예약은 인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인천교육청은 현재 홈페이지에 학교시설 온라인 예약 서비스 개편을 위해 시스템을 12월 말까지 중단한 상태이다. 인천교사노조, 별도 협의나 논의 없어...“무책임한 행정 폭력” 시설 개방 전재는 '학생 안전'...4대 선행 조건 제시 인천교사노조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학생 안전 대책과 학교 자율성 없는 무분별한 학교 체육시설 개방에 반대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선 “인천교육청은 별도의 협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학교 체육시설 개방을 각극 학교에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공지를 배포했다”며 “학생 안전과 교육활동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학생 안전 위협과 사고 가능성 증가 ▲일방적 명력으로 인한 학교 자율성 침해 ▲학교시설물 관리 부담 ▲냉난방비 등 예산 문제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인천교사노조는 “학교시설 전면개방에 대한 기본 입장은 반대”라고 밝히면서 ▲관리 주체를 위부 위탁업체와 지자체로 할 것 ▲학교장이 개방 여부와 범위 결정 등 학교 자율성 보장 ▲사고 발생 시 학교와 교직원에게 책임 전가 불가 ▲관리 인력 및 예산, 시설 개선 선행을 개방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와의 상생 정책을 지지하지만 전제는 학생 안전이 담보됐을 경우”라며 “교육청이 책임 있는 자세로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옥재은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중구) 등 3명이 전자칠판 등 납품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25일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옥재은 의원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옥 의원은 지난 2022~2023년 서울지역에 전자칠판 등 교육 기자재 등의 납품 편의를 봐주기 위해 예산 편성을 해주는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4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옥 의원에게 업체를 소개해 준 지인 등 2명도 함께 구속됐다. 납품 금액의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 형식으로 지급한 업체들은 10여개가 넘으며, 총 4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옥 의원의 여죄 여부를 살피는 동시에 다른 의원도 연루돼 있는지 보는 중이다. 한편, 신충식·조현영 등 인천시의원도 지난 2023~2024년 인천교육청 추진 전자칠판 사업과 관련해 납품업체 관계자들로부터 1억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한국아들러상담학회(학회)가 지난 19일 세종 반곡고에서 수능을 마친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자살예방교육을 진행,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세종은 10대 자살률 전국 1위, 사교육 참여율 전국 2위로 청소년들의 정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학회는 이날 ‘ASPE 아들러식 자살예방교육(Adlerian Suicide Prevention Education)’을 진행, 학생들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교육하는 자기격려교육(Self-Encouragement Education)을 실시했다. 강의는 이미향 강사가 나섰다. 이 강사는 BTS의 UN 연설과 BTS의 노래 ‘Answer:Love Myself’를 소개하며 “격려, 용기, 희망의 심리학인 아들러 심리학을 정확히 표현하는 노래”라며 “오늘 나의 이 강의가 우리 반곡고 학생들을 넘어 세종의 모든 청소년에게 살아갈 이유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의를 들은 A학생은 “평소 ARMY의 일원인 내가 BTS의 내용으로 자살예방교육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책을 통해 알고 있었던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이 큰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심리학과로 진로를 정해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해서 나도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전문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B학생은 “청소년들의 힘든 마음이 왜 그런지, 어떻게 불완전할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지, 자기격려를 어떻게 하는지 잘 설명해 줘서 정말 좋았다”며 “생명은 소중하니 그래도 참고 힘을 내면서 이 시기를 잘 견뎌야 한다는 기존의 생명존중교육과 달라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아들러상담학회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업적과 정신을 이어받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들러상담(Adlerian Counseling)과 아들러심리교육(Adlerian Psychology Education)을 공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자살예방교육, 진로주도교육, 사회정서학습, 성인지교육, 행복교육 등을 개발해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재근 격려치료 분과장이 개발한 아들러 심리학 기반의 ‘ASPE 아들러식 자살예방교육’을 지난 2024년부터 펼치고 있다.
더에듀 | 2022년 기준 학업중단학생이 매년 5만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 중단 학생들은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기초·기본 교육을 받으며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력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기관에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또 그 안에서 학생들은 어떤 성장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까. <더에듀>는 지난해에 이어 금산간디학교 아이들이 작성한 자신의 성장 기록을 통해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작사 작곡을 하며 저의 일상에서의 발견과 경험을 노래로 풀어낸 이야기를 하려고요. 이런 저의 일기장 같이 보러 가실까요?? 작곡을 처음 시작할 때 종혁쌤께서는 “일상에서의 모든 경험은 작사 작곡의 소재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노래를 만들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소재로 노래를 만들까 고민하던 중, 제가 마시던 메밀차가 눈에 들어왔어요. 학교에서 저 말곤 아무도 메밀차를 마시지 않았거든요. 저는 무대 때문에 목 관리를 하기 위해 메밀차를 마셨는데, ‘무대가 끝나면 이제 아무도 찾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메밀차를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처음 노래를 만들게 됐을 땐 ‘이렇게 해도 되나?’ 막막하면서도 ‘이게 나름대로 노래가 되네?’ 하며 재밌어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첫 번째 곡 <메밀차> 들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지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더 바빠져 자주 지치게 되었는데요. 학교협동조합 이사장이라는 처음 해 보는 리더의 역할과 논문, 여러 교내 이벤트 등 해야 할 것들은 많았지만, 시간은 늘 부족했죠. 지금 들려드릴 노래는 제가 바쁘고 힘들 당시 저의 그 기분을 온전히 느끼며 조금씩 써왔던 구절들을 모아 만든 곡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 같은 힘듦을 담아 이 노래를 듣는 여러분께서 “나도 그랬었지”하며 공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그럼 <오늘은 그냥>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들려드릴 노래는 <길고양이 미안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을 만들 땐 제가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놀고 싶어서 다가가면 몇몇 친구들이 귀찮아했던 것이 고양이와 친해지고 싶어 귀찮게 하는 제 모습이 닮아 보여 고양이에게 하는 말인 양 가사를 썼어요. 그래서 노래를 부를 땐 고양이에게 삐져서 틱틱 거리는 느낌을 내기 위해 일부로 음을 길게 늘어트리며 불렀어요. 편곡 과정에서 좀 더 투정 부리는 느낌을 위해 원래는 없던 레게리듬을 차용해 박자를 나눠주었어요. 음을 찹 찹 끊는 소리에 약간의 장난스러움 또한 담아냈답니다. 여러분은 보통 고양이를 부르실 때 어떻게 하시나요? “나비야~” 하고 부를 수도, 핑거 스냅을 쳐 고양이의 관심을 돌리려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중간중간에 박수 소리를 넣어 고양이를 부르는 상황을 연출해 봤습니다. 노래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논문 활동을 하며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최대한 많은 공연에 참여했어요. 언제부터인가 무대를 오르기 전, 걱정이 너무 많아졌어요. ‘내가 연습한 만큼 못하면 어떡하지?’, ‘나는 잘하고 싶은데, 또 망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히려 저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고, 저에게 있어 무대는 점점 더 잘해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어요. 안 그래도 칭찬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인 저는 더욱 저의 단점만을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회피하고 있던 열등감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1학년 기말 축제. 제 공연엔 별 반응이 없던 관객들이 신나는 노래를 한 다른 밴드의 공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며 ‘밴드는 신나야지만 잘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어요. 밴드를 계속 이어 나가면서 묘하게 생긴 경쟁 구도 때문에 열등감이 심해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이 부러움을 티 낼 수 없었어요.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아질까 봐, 애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부끄러웠거든요. 이러한 부러움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저는 “밴드는 너희가 최고지”, “너희는 잘하잖아” 같이 일부러 더 그 팀을 칭찬했지만 그럴수록 저의 마음만 더욱 힘들어졌어요. 이런 마음을 친구들에 마음 편히 털어놓고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진지하게 표현하려 하지 않았어요. “나 힘들어서 죽으면 어떡하지?” 같은 말로 장난처럼만 말을 하고 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 제 생각은 더 무거워졌고, 사람들 눈에는 가볍게만 보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기숙사 방에서 한 친구와 저 단둘이 있을 때 저는 용기를 내어 이 이야기를 털어놓았어요. 제가 먼저 말을 꺼내니 그 친구도 자신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고 공감해 주었고, 서로 힘들었던 경험을 나누게 되었어요. 그때 했던 얘기는 묘하게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어요. 이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노래로 표현했습니다. 저의 마지막 노래 <물물교환>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음악에 대한 무거움을 덜어내게 된 순간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올해 1학기 축제를 준비할 때 계속 불안하고, 자신감이 사라져 “왜 나는 계속 무대에 서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을 끝으로 밴드를 그만두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하지만 공연 당일, 저는 이전과 달리 긴장하지 않고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어차피 우리는 잊힐 순서고, 뛰지도 못하는 잔잔한 곡이니 다음을 위해 쉬어가세요’라는 생각으로 무대를 하니 실수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무대를 즐길 수 있었어요. 처음으로 무대가 후련하고 기분 좋게 느껴졌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는 무대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놓는 방법을 배운 거 같아요. 무대는 여전히 떨리지만, 조금 실수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너무 오래 몰아붙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음악은 무작정 회피하고 숨기려 했던 다양한 감정을 만나게 해줬어요. 음악으로 제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친구에게도 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대화하며 나의 열등감을 마주 보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그 감정이 온전히 부끄러운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조금 인정하게 되었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게 되었어요. 제 노래를 듣고 친구들이 공감을 해줄 땐 묘한 위로가 되기도 했죠. 저에게 음악은 순간과 감정을 풀어 놓을 수 있는 좋은 일기장이 되어주었어요. 저는 아직도 음악과 작곡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아요. 그렇기에 저의 논문이 끝난 이후에도 작곡을 하고, 배우며 계속해서 음악과 함께이고 싶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며 점점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무대에 서게 되었을 때 즐거운 무대를 계속하고 싶어요. 계속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처음 음악과 친해졌을 때처럼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일상에서 계속 음악을 즐기고 싶습니다.
더에듀 | 2026년 중등 공립 신규교사 임용시험을 앞두고 사서교사 임용 경쟁률이 12:1을 넘어섰다. 심지어 서울의 경우 경쟁률이 32:1을 달성해 사서교사 교원의 양성/배치에 실패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사서교사 공급은 적고 수요는 높은 상황에서 채용 인원을 매우 적게 편성했기 때문이다. 2018년 학교도서관 진흥법 개정으로 모든 학교도서관에는 이를 운영하는 전문인력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1만 2073개 학교도서관 중 5745개 도서관은 전문 인력이 없고, 사립학교를 제외하더라도 4773개 도서관이 비어 있다. 학생이 1000명이 넘고, 예산이 3000만원을 넘겨도 이를 집행할 전문가가 없다. 현장에서는 사서교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AI 시대에 걸맞는 학생의 독서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를 위해 사서교사를 배치”를 요구했고, 지난 4월 열린 독서교육 정책토론회에서도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교원이 탐구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수록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연구(정진수, 2024), 동료 교원들이 독서교육 및 협력수업에 대해 사서교사의 역할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연구(이연옥, 2020)를 찾아볼 수 있고, 사서교사의 필요성에 경기 등 몇몇 지역은 자체 예산을 이용해 기간제 사서교사를 채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서교사 배치에 미온적이다. 1963년 사서교사가 생긴 후 60년간 사서교사 배치율은 16%로 매우 저조하다. 교사 1명이 35년간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모든 공립 학교 도서관에 사서교사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연간 296명의 사서교사를 선발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사서교사 TO는 필요 인원의 반의 반조차 되지 않는다. 선발 뿐 아니라 양성도 문제이다. 사서교사 양성체제 방안 연구(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2022)에 따르면 한 해에 배출되는 사서교사는 260명 내외이며, 그마저 서울, 경기 지역에 집중돼 있다. 보건교사 양성 기관은 120개, 영양교사 양성 기관은 112개, 전문상담교사 양성 기관은 135개인데 비해 사서교사 양성기관은 38개에 불과하다. 사서교사 배치 필요성을 느낀 교수, 학생, 동료 교사들은 양성 기관 확대를 요구한다. 법에서 전문 인력을 배치할 것을 명시하고, 현장에 사서교사에 수요가 있으니 사서교사 양성 기관을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양성 기관 확대, 나아가 대학원 내 정원 조정조차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전남 지역의 사서교사 양성 확대를 위해 교육대학원 사서교육 전공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원 조정을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거부했다. 이에 지난 14일,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은 교육부 앞에서 교육대학원 사서교육전공의 정원 조정을 허가하지 않는 교육부를 규탄했다. 초등교사 단체도 사서교사 양성을 위한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전직 등을 통해서라도 현장에 사서교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I시대, 정부가 ‘생각하는 힘, 질문하는 능력, 인간다운 상상력을 키우는 인문학 교육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사서교사의 양성부터 배치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사서교사 양성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 역량은 스스로 알고자 하는 호기심에서 올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고른 책에서 삶을 지탱해 줄 문장들을 발견할 것이다. ‘화씨451’의 저자 레이 브래드버리는 “도서관이 없다면 우리에겐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학교도서관이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를 비추는 등대가 될 수 있도록, 사서교사라는 등대지기를 두어주길 다시금 요구한다.
더에듀 | 올해는 이오덕(1925~2003) 선생이 가신 지 23년이 되고, 그의 탄생 한 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를 비롯한 이 나라 교육계의 후학들은 한 시대의 사표로 살다 가신 선생을 기리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기억하고자 한다. 그는 분명 한국 교육사에서 대표적인 ‘삶과 글, 교육을 하나로 엮어낸 실천적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교사·아동문학가·교육운동가로 활동하며 평생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로 말하고 자기 삶을 살아가는 교육’을 강조했다. 이 시대에 추진하는 이른바 생활 글쓰기, 삶을 가꾸는 교육, 참교육의 철학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하거나 깊이 확장된 개념들이다. 2025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우리가 기리는 이유는, 그의 교육 방식이 여전히 의미 있고 오히려 현재의 학교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시작하는 교육 — ‘생활 글쓰기’의 혁명 이오덕 선생은 한국 교육 현장에서 대부분의 글쓰기 지도가 모범답안을 따라 쓰게 하는 ‘정답 글쓰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적는 ‘생활 글쓰기’를 교육의 중심에 놓았다. 필자 또한 한때 글쓰기의 과정을 익히면서 기본적 마인드와 자세는 그의 사상과 방식에서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을 고백하고자 한다. 어느 시골 학교에서 선생이 지도한 한 학생의 글은 유명하다. “아버지가 먼 도시로 일하러 가신 날, 엄마는 새벽부터 말을 아끼셨다. 나는 밥숟가락이 넘어가지 않았다.” 이 문장은 문법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살아 있다. 선생은 “이 한 줄이 아이를 바르게 자라게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말하고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교육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오늘날 학교에서는 오히려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글, SNS에서 퍼온 문장들이 학생 글쓰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이오덕의 생활 글쓰기는 학생의 ‘진짜 목소리’를 회복시키는 강력한 교육적 도구가 되고 있다. 경쟁 대신 성장을 바라본 교육 — ‘사람을 키우는 학교’ 일찍이 이오덕 선생은 성적과 서열 중심의 교육이 아이를 병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1970~80년대 농촌학교에서 그는 학생들의 성적표 대신 생활기록장에 ‘오늘 더 따뜻해진 말 한마디’, ‘친구와 함께한 일’, ‘정직했던 순간’ 등을 기록했다. 한 제자는 훗날 그 기록을 보고 “선생님이 나의 성적이 아니라 나의 삶을 봐주셨다는 사실이 평생의 자존감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도 기초학력, 성취도, 수행평가가 학생 평가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아이가 하루 동안 보인 작은 배려, 용기, 성찰은 공식 문서에 남지 않는다. 이오덕의 교육관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성장’을 기록하고 인정하는 교육이 왜 중요한지를 묻고 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어른 — 참다운 교사의 길 이오덕 선생은 교사를 정의하길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아이의 삶을 지켜주는 사람’이라 했다. 그가 남긴 한 일화는 지금도 많은 교사가 인용하고 있다. 어느 날 아이들이 교실에서 장난을 치다 창문을 깨뜨렸다. 동료 교사들은 혼내야 한다고 했지만, 이오덕은 오히려 현장을 가만히 살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어떤 마음으로 놀았니? 무엇 때문에 창문이 깨졌을까?” 그는 벌을 주지 않았다. 대신 아이들과 함께 깨진 창문을 치우고, 위험하지 않게 뛰어놀 방법을 함께 찾았다. 벌점은 아이를 잠시 멈추게 할 뿐이지만, 스스로 책임을 느끼는 경험은 평생 가는 배움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실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고 오히려 더 커져만 간다. 그러나 이오덕 선생이 보여준 ‘아이의 입장에서 다시 보기’는 일종의 역지사지의 자세이자 회복적 생활교육, 대화와 소통 중심의 갈등 해결이 강조되는 지금의 교육 방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할 수 있다. 왜 탄생 100주년에 이오덕 선생을 다시 추모하는가? 그의 사상은 단순한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지금 한국 교육이 절실히 돌아봐야 할 미래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아이의 삶을 중심에 두는 교육 ▲경쟁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교육 ▲진짜 목소리를 존중하는 교육 ▲교사가 먼저 인간적 품위를 보여주는 교육, 바로 이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으나 실천하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학교폭력, 학업 스트레스, 정서 소진이 점점 심각해지는 오늘의 학교에서 이오덕의 교육은 여전히 유효하며 더욱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다. “사람답게 사는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 올해 탄생 100주년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그의 교육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다시 묻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자기 언어로 말하고, 자기 삶을 쓰고, 자기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이 바로 이오덕 선생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이다. 오늘의 교실이 그가 꿈꾸던 ‘사람답게 사는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의미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작은 글 한 편,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 하나, 격려의 말 한마디가 바로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적어도 글을 쓰는 교육자는 그의 문법과 글쓰기 지침을 모델로 삼아 절차탁마의 수련을 거칠 필요가 있음을 이 글을 통해 제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