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 ‘줄세우기와 능력주의는 나쁜 것인가’(2025.11.24.)를 잘 읽었습니다. 줄세우기와 능력주의에 대한 옹호의 글로 읽힙니다. 제가 최근에 최교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발탁된 김성천 교수에게 수능 폐지 요구가 담긴 글과 배치되기에 제 의견을 남깁니다. 먼저 유럽의 여러나라가 대학 적격자를 선발하기 위해 성적주의와 줄세우기를 활용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그 증거로 제시하는 많은 사례를 보며 해박한 지식에 놀랐습니다. 특히 북구 삼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학업성적을 중시한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제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국가가 고등교육을 책임지는 조건에서는 고등교육의 수혜자선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변별력을 요구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성적이라는 지표가 불가결합니다. 다시 말해 성적중심으로 선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정량평가입니다. 하지만 대학은 정성평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학은 학업능력우수자뿐만 아니라 사회 지도자로 성장할 인재도 원합니다. 그런 지도자에겐 정성평가 방식이 더 적절합니다. 맞습니다. 국가가 고등교육을 책임지지 않는 나라에서 훌륭한 지도자를 발견해 키우고 배출하기 위해서는 정성평가 방식이 분명 필요하죠. 그런데, 수능은 정성평가 방식과 조화되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말 대학과 초중등교육의 연계고리를 끊고 싶습니다. 초중등교육은 고등교육으로부터 절연될 때 주체적이고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교육책임을 초중등교육에 한정하고 싶지만 수능이 이를 어렵게 합니다.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연계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교졸업후 대학진학 방식에 국가가 어떤 형식으로도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성적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1차 관문을 통과하고, 그 후 성적은 제로베이스에 두고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적 자질을 발견하려고 애씁니다. 대학을 그런 목적으로 설립했기 때문이고, 성적우수자가 반드시 사회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줄세우기가 뭐가 나쁘냐는 비판도 있는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줄세우기를 지양합니다. 개인의 선택이 우선이죠. 저는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국가가 수십만명의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우기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사회적으로 인공지능(AI)이 급부상하면서 교육계에서도 이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가 큰 화두이다. 특히 교사의 AI 활용법에 대해서도 다각도의 논의가 이어지는 와중에, ‘해석’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가영 백석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26일 국가데이터처 통계인재개발원과 대전교육청, 한국통계진흥원이 연 ‘2025 실용 통계교육 컨퍼런스’에 ‘AI와 디지털시대의 교사의 역량’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AI와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AI를 새로운 존재로 인정하고 공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협업을 위한 교사의 역할로 ‘해석’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해석은 ‘AI 도구의 출력 결과를 이해하고 의미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역량’이다. 이 교수는 “AI가 제안한 내용을 맥락에 맞게 의미를 이해하고,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AI의 출력 결과를 해석하고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AI추론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수정하거나 보완해 활용할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같은 수치를 보더라도 데이터 리터러시의 차이에 따라 다른 처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방점을 찍은 것은 데이터 리터러시이다. 이 교수는 “모든 것을 AI가 분석하고 결정할 수는 없다”며 “데이터를 단순히 읽고 해석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수업과 연결해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교사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를 대하는 교사의 마음”이라며 “AI가 아이들이게 같은 결과를 내놓아도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AI는 통계교육을 어떻게 바꿔놓을까?’를 주제로 발표한 탁병주 건국대 교수도 ‘AI의 문제해결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데이터와 통계의 가치는 유용성에 있을 뿐 확실성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AI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믿을 만한지, AI의 모델이 현실에 부합한지, AI는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등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인간이 문제해결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에서 AI의 문제해결을 반성하고 비판하기 위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교수는 20여년 전 교실에 파워포인트가 들어오면 큰일 날 것이라는 의견들이 있었음을 예로 들며, “현재는 파워포인트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20년 후 AI의 모습이 파워포인트 도입과 사용 그리고 현재의 상황과 같을 수 있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학습분석의 핵심적이고 영향력 있는 사용자 집단”이라며 “무수히 많은 에듀테크 도구를 학생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에듀 | 학창시절을 돌아보자. 교실은 늘 새로운 구성원으로 채워졌고, 그곳에서 다양한 역사가 만들어져 왔으며, 어른이 된 오늘도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한 가지 색이 아닌 셀 수 없는 무수한 빛깔로 가득 찬 곳에서 수없이 많은 꿈을 꿀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더에듀>는 ‘꿈몽글 교사들’과 함께 교실에 펼쳐진 다양한 색을 찾아가는 여정 ‘오늘의 교실’을 시작한다. 교실은 그때도, 지금도, 내일도 살아있다는 것만 기억하자.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교실에서 살아갑니다. 교실 속에서 다양한 것을 꿈꾸고,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그 시간 속에서 배움과 성장이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이 만드는 교실은 매번 역동적이고 새롭습니다. 그 교실을 차지하는 주인공인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30년 전의 학생과 20년 전의 학생 그리고 10년 전의 학생과 지금의 학생은 모두 각자의 다른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각자가 만드는 교실이라는 생태계도 매우 크게 달라집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학교와 교실이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 있는 수동적 공간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이는 학교의 외벽이 그대로이고, 정문 밖에서 쳐다본 교실의 구조는 몇십 년 전과 크게 달라진 바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교라는 시설 자체는 큰 변화가 없기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들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긴 시간을 보낸 결과, 이는 잘못된 유추의 과정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의 주인공들은 매번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그들이 만드는 문화 그리고 그런 결과로 형성되는 교실 생태계는 매 순간 크게 달라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교실은 언제나 변화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사회에서는 언제나 교실을 ‘무너지는 공간, 아이들을 창의성과 재능을 억압하는 폐쇄적인 곳’으로 묘사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야만, 학교와 교실이 무능해야만, 그래야만 외칠 수 있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 온 교실에서의 모든 시간을 통틀어 솔직히 고백하건데, 교실은 살아있었습니다. 교실은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교실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시선을 있는 그대로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교실은 분명 살아나고 있었건만, 최근에 어떠한 요소가 교실을 붕괴시키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짚어내고 싶습니다. 교실은 분명 교사와 학생 사이의 애정과 사랑이 두터운 공간이었건만, 어떠한 기억과 편견이 교실에 대한 오해를 덧씌우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싶습니다. 그 생각에서 교실에서 살아가는 교사들이 읊는, ‘있는 그대로’의 고백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언젠가 나중에 또 말씀드리겠지만, 교실에서 살아가는 존재의 특수성으로 인해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조금은 더 부드러운 수준으로 정제된’ 글을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의 한계를 마주하였습니다. 그 한계 속에서도 교실에서 살아가는 주인공들인 학생과 교사의 삶을, 그중 한 축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담담한 회상을 통해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이 글은 다른 교육 에세이와는 사뭇 다를 겁니다. 조금은 답답할지도, 조금은 투박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교사들이 살아가는 교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하는 것은 이 ‘앤솔로지’ 프로젝트의 목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여러분과 저희는 대한민국 교실을 하나하나 찾아갈 겁니다. 그 교실 속에선 어떤 일들이 있는지, 과거의 기억과 편견이 아니라, 오늘의 사실과 사건을 중심으로 서툰 글을 엮어갈 것입니다. 함께해 주실 여러분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초대 인사를 띄워 보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의 교실입니다. -이준기 외 교사 14인 올림
더에듀 | 최근 3년 사이 우리나라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네 배 가까이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이다. 20년 넘게 사회 현장을 취재한 기자로서 이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집단적 방치의 결과물이라고 단언한다. 문제의 본질은 ‘입시 경쟁’이나 ‘성적 스트레스’ 같은 진부한 해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뇌 자체가 병들고 있다. 디지털 마약에 중독된 뇌 청소년들은 지금 ‘도파민 과잉 사회’에서 살고 있다. 1분마다 새로운 자극을 쏟아내는 숏폼 영상과 알고리즘은 아이들의 뇌를 강렬한 보상에 길들였다. 그 결과 수업 시간이나 독서 같은 평범한 활동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 됐다. 뇌과학 용어로는 ‘무쾌감증(Anhedonia)’이라 부른다. 뇌의 보상 회로가 파괴된 것이다. 여기에 만성적 수면 부족이 치명타를 가한다. 한국 청소년의 수면 시간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잠이 부족하면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높아진다. 생물학적으로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진통제만 처방하는 한국식 대응 정부의 대책은 늘 똑같다. 상담 교사 배치, Wee 클래스 확대,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 필요한 조치이긴 하나 근본 치유책은 아니다. 독가스가 가득한 방에 산소 마스크만 씌워주는 격이다. 정작 독소의 원인인 스마트폰과 과도한 학습 부담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의 자율성’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뒤에 숨은 무책임이다. 뇌가 아직 발달 중인 청소년에게 자율을 맡기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다. 선진국은 이미 법으로 움직인다 프랑스는 2018년 법률을 제정해 15세 이하 학생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학교 자율에 맡기지 않았다. 국가가 나서서 아이들의 뇌 건강을 지키겠다는 결단이었다. 영국 교육부도 지난해 2월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지침을 발표하며, 교사가 압수한 기기에 대한 법적 보호까지 명시했다. 현장의 실행력을 뒷받침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를 ‘공중 보건 위기’로 규정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권고와 캠페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법제화와 수면권 보장이 해법이다 이제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 첫째, 초·중학교 내 스마트폰 소지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등교 시 수거, 하교 시 반환하는 시스템의 전국 의무화가 필요하다. 둘째, 청소년의 ‘수면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심야 학원 제도화하고, 등교 시간을 조정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왜곡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셋째, 가정과 학교에서 대면 소통 교육을 복원해야 한다. 아이들이 갈등을 직접 해결하고, 좌절을 극복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우울증 환자 네 배 증가는 숫자가 아니라 비명이다. 미래 세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최후의 경고이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10년 뒤 대한민국은 활력을 잃은 우울한 사회가 될 것이다. 선진국들이 법과 제도로 아이들을 보호할 때, 우리만 ‘자율’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을 수는 없다.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제주교육청이 내년 1학기 ‘농어촌유학’ 참여자를 모집한다. 신청 기간은 12월 2일까지이다. 내년 1학기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은 14개 초등학교에서 총 82가구 규모로 3~8월까지 6개월 진행된다. 제주도 외 농어촌 이외 지역 초등학교 1~6학년(2026학년도 기준)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6개월 이상 제주에서 유학이 가능한 경우 신청할 수 있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참여 학생들은 제주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활용한 체험학습, 생태 및 환경 교육, 유학생·재학생 통합 활동 등 지역 자원 기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유형은 가족체류형과 고향품형이다. 가족체류형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제주로 이주해 유학하는 방식이다. 고향품형은 학생이 제주에 거주하는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유형으로 학부모 중 1인 이상의 고향이 제주이고, 조부모가 제주에 거주하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유학생 가정에게는 월 최소 60만원(1인)부터 최대 120만원(4인)까지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제주교육청이 모든 가구에 월 30~60만원을 지원하고, 서울교육청은 서울지역 유학 가구에 6개월간 월 30~6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제주도가 서울 외 지역 유학생에게 월 30~60만원을, 서울지역 유학 가구에는 7개월부터 30~6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지역 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를 통해 서울교육청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울 외 지역 학생은 제주교육청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정책기획과에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함께온제주 농어촌유학은 자연 속 배움을 통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2026학년도 운영학교가 안정적으로 준비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교육청은 올 2학기부터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8개교에서 31가구 49명이 참여하고 있다.
더에듀 |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프면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교육현장에서 마주한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며, 지금이야말로 아이들의 마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임을 일깨웁니다. 3년간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며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중·고등학생의 질병 사망은 0명이지만 자살 사망은 20여명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학급 학생 수와 맞먹는 학생들이 이토록 아픈 방법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특히 한 주에 두 명의 학생을 잃었을 때 느낀 깊은 슬픔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생명존중팀과 함께 학교를 방문하면,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은 깊은 충격과 상실감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의 교직 생활에서도 처음 겪는 사안을 마주하며 당황해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는 생명존중교육과 상담, 자살 고위험군 관리가 나름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 확인돼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들 가운데 안정된 가정환경, 원만한 친구 관계, 우수한 성적 그리고 신앙생활 등 ‘문제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였지만, 마음속 깊은 고통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입니다. 꿈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조앤 K. 롤링의 이야기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시리즈인 ‘해리 포터’ 성공 이전, 조앤 K. 롤링은 극심한 빈곤과 이혼, 우울증, 자살 충동까지 겪으며 누구보다 깊은 절망을 경험했습니다. 난방조차 어려운 추운 방에서, 카페 한켠에서 아이를 재워놓고 원고를 써 내려가던 그는 12번 이상의 출판사 거절 끝에 비로소 세상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조앤 K. 롤링은 하버드 졸업식 축사에서 “실패와 고난은 나를 더 자유롭게 하고,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실패와 아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 끝에 그는 전 세계에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우리 아이들 역시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꿈꾸는 자, 꿈은 이루어진다. 꿈꾸는 자,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독수리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비상하듯, 아이들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의 역할은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아픈 마음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곁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벌써 내년도 교육감선거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출마 기자회견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교육계에 산적한 과제가 많지만,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보는 정책을 가장 먼저 준비해 주길 바랍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Al를 활용한 자기심리진단 등 학교현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대결을 기대합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학교 운영비 내에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이 분리·신설된다. 교육복지 지원비는 학생맞춤통합 및 균형교육복지 지원비로 항목으로 확대 개편된다. 교육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026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보통교부금) 교부 시부터 적용된다. 내년도 보통교부금 규모는 정부안 기준 69조 101억원이다. 우선 전국 모든 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운영비 내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을 분리·신설한다. 기존에는 학교운영비 내 ‘사. 추가운영비’ 항목 아래 산정했으나 개정에 따라 학교운영비 내 ‘마.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으로 분리한다. 또 교과교실제 운영에 따른 교과교실 증설 및 전환(리모델링) 비용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실 증설 및 전환 비용으로 전환한다. 내년 3월 시행될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 맞춰 기존의 ‘교육복지 지원비’ 항목을 ‘학생맞춤통합 및 균형교육복지 지원비’ 항목으로 확대 개편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학생이 학교와 학교 밖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학습, 복지, 진로, 상담 등 통합적 지원에 필요한 사항 규정한 것이다. 단위학교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운영을 위한 비용과 학생마음건강 지원비 등에 대한 시·도별 재정수요도 새로 산정한다. 기초학력 보장 지원비는 학습지원대상 학생뿐만 아니라, 학습결손 예방을 위한 학교·학급 단위 재정수요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시·도교육청의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중 일부를 교부금으로 보전하는 내용을 삭제한다. 또 민자사업의 지급금 보전 관련, 새로 추진하는 민자사업 임대료는 기준재정수요 산정에서 제외한다. 이는 시·도교육청이 시·도별 재정여건을 고려해 더 신중하게 민자사업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학교회계 이·불용률에 대한 우대 및 불이익 조치 관련 내용도 삭제해 목표 달성을 위한 학교 현장의 재정집행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부금이 공교육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효율성 있게 배분될 수 있도록 산정기준을 정비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여 합리적인 교부금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여원동 기자 | ‘2025 충북에듀테크 콘펙스’(콘펙스)가 지난 22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앞으로 충북 지역 대표 에듀테크 박람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콘펙스는 지난 20~22일 사흘 간 청주오스코에서 열렸다. (사)스마트교육학회 주최, 청주오스코사업단 주관으로 올해 처음 선보인 에듀테크 융합 행사이다. 행사 첫날 개막식에는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의 축전 영상을 시작으로, 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의 축사,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의 축하 영상 등이 이어지며 공식적인 개막을 알렸다. 이번 행사는 학술 행사를 뜻하는 ‘콘퍼런스(Conference)’와 ‘전시회(Exhibition)’을 합친 콘펙스의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40여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에듀테크 세미나 및 65개 기업이 참여한 전시가 동시 운영돼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에듀테크 세미나가 진행된 ▲글로벌 교실관 ▲AI교실관 ▲지능형 과학실관에서는 실제 학교에 적용되는 수업 모델을 시연해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기업 전시에서는 AI 코스웨어 및 학습 분석, 창의융합 콘텐츠 등 에듀테크 신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돼 교사·학생·학부모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한테까지도 폭넓은 교육 경험을 제공했다.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은 “이번 콘펙스가 교원의 디지털 전문성을 키우고 정책, 현장, 산업 간의 협력 생태계를 확장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충북교육청은 앞으로도 모두의 다채움을 비롯한 첨단 에듀테크의 활용 기회를 넓혀 격차를 줄이고, 모두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미친 교육의 나라,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대표(전 전교조 경기지부장)가 2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 진행될 경기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날 우리 교육은 죽어가고 있다. 아니 죽었다”며 “입시와 성적으로 생기를 잃은 지 오래된 아이들과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교사들이 연이어 비극적인 죽음을 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 교육예산만 100조원이 넘고 여기에 사교육비 40조원을 더 쓰고 있는 나라이지만 교육 희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미친 교육의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재난국”이라고 평가했다. 진보 후보로 분류되는 그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책임을 보수 인사들에게만 돌리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게 다 누구의 책임이냐. 그 잘난 정치인과 교수들 책임 아니냐”며 “단지 보수적인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16년동안 진보교육감들이 전국 시도교육감의 다수였다. 그분들이 한 일은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보수교육감들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였냐”며 “혁신을 요란하게 외쳤지만 학교 교육 현장이 얼마나 달라졌냐. 학교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991년 교직에 입문한 후 2022년까지 평교사를 지낸 본인이 학교 현장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음을 내비친 것. 박 대표는 “이제 새로운 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다. 장관과 국회의원, 교수 직함이라는 스펙이 죽어가는 교육을 살릴 수 있냐”며 “우리 아이들과 교사들이, 학부모가 어디가 아픈지 아무것도 모른다. 배가 아픈데 빨간 약을 발라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진보진영 후보 판단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 아니라 현장에 발을 딛고 정확한 문제를 찾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어야 한다”며 “열쇠는 오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기조로 ▲학생 교육 ▲배움 중심 교육 ▲현장 중심 교육정책을 제시했다. 또 정책 방향으로는 ▲학생 자살 없는 경기교육 ▲악성 민원 없는 경기교육 ▲교직 사회 내부 갈등 없는 경기교육 등 ‘3무 경기교육’을 내놨다. 박 대표는 “30여년을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와 함께 웃고 웃으면서 아이들을 가슴으로 사랑하며 살아왔다”며 “AI 주도 시대에 맞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학생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도 전역을 돌며 교육 관련 인사들과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정기 정책 브리핑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편, 내년 경기교육감 선거에는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와 안민석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이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에듀 | 요즘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그럴 수도 있지.” 아이가 실수를 해도, 친구를 괴롭혀도, 심지어 교사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도 이 말은 손쉽게 따라붙는다. “아직 어려서 그래요.” “요즘 아이들은 다 그렇죠.” 겉으로는 이해와 배려 같지만, 어느 순간 아이를 향한 방임으로 미끄러지곤 한다.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태도이다. 하지만 방임은 아이의 행동을 그냥 흘려보내는 태도이다. 둘은 결코 같은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공감이 교육의 출발이라면, 훈육은 교육의 마침표이다. 공감만 있고 훈육이 없다면 아이에게 남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무한한 자기중심성이다. “그럴 수도 있지”가 아무런 점검 없이 반복될 때, 아이들은 행동의 결과를 마주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고쳐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한다. 물론 공감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넘어져 눈물을 삼키는 아이, 실수로 마음이 다친 아이, 혼자 외로움에 머무는 아이. 그 아이들에게는 따스한 마음을 건네는 일이 우선이다. 그러나 친구를 때린 아이, 규칙을 반복해서 깨는 아이,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에게 말대꾸하는 아이에게 “그럴 수도 있지요”라는 말은 책임을 비껴가게 만든다. 진짜 공감은 훈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니?” “그럴 수 있는 감정이지만, 그 행동은 옳지 않아.”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대화가 공감과 훈육이 균형을 이루는 태도이다. 공감은 마음을 열게 하고, 훈육은 행동을 바꾸게 한다.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비로소 교육이 제 역할을 한다. 공감만 남으면 아이는 책임을 잃고, 훈육만 남으면 아이는 상처를 간직한다. “그럴 수도 있지”는 때로 아이를 위한 말이 아니라, 어른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내뱉는 말이 되기도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어른은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사람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 공감으로 다가오되, 책임을 짚어주는 사람이다. 그런 어른을 만날 때 아이는 자기 행동을 돌아볼 줄 아는 품격을 배운다. 이해는 필요하지만,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감과 훈육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 교육이 다시 세워야 할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