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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사노조 새 리더십 이보미·장세린 "교사 권익 회복이 공교육 정상화 시발점"

교사노조, 보궐선거로 이보미 위원장·장세린 사무총장 선출

"우리는 파견된 응급구조사"...내부 사태 수습, 조직 재정비 최선

가맹노조 자주성·독립성 보장, 외부회계시스템 도입해 투명성 강화

"고인물은 썩는다"...위원장 단임제 도입, 직선제 도입도 필요

이번에도 드러난 깜깜이 선거..."선거규정 등 보강 추진"

교사 정치기본권 회복 필요..."교사가 적법하게 정치력 행사하는 사회 만들 것"

"비 온 뒤 땅이 굳는다"...조합원의 단단한 울타리 세워 나갈 것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제1 교원노조로 성장한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을 새 리더십으로 선택했다. 사무총장은 장세린 전 전북교사노조 대변인이다. 이들은 각각 1989년생과 1994년생으로 30대의 새 위원장과 사무총장의 탄생은 교사노조의 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까지 더했다.

 

교사노조는 전임 위원장에 대한 탄핵 절차 진행과 자진 사퇴 등 급격한 성장에 따른 뼈아픈 성장통을 겪으며 양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위원장 선거 역시 다섯 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이들에겐 쇄신과 통합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이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는 듯 스스로를 ‘급파된 응급구조사’라 칭했다. 교사노조의 위기를 패기와 노련함으로 헤쳐 나아가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청, 어느 정파와 특정 권력에 쏠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달라는 요구, 공교육 정상화는 오로지 교육 본질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까지 이들은 짊어지게 됐다.

 

이에 <더에듀>는 이보미 위원장과 장세린 사무총장을 만나 교사노조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제1 교원노조로서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 것인지 등을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간단히 소개와 함께 당선 인사 해주세요.

 

(이보미·장세린) 안녕하십니까. 제4대 교사노조 위원장-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보미-장세린입니다. 새로운 교사노조가 가져올 밝은 미래를 꿈꾸며 쇄신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 어떻게 한 팀이 되어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는가.

 

(이보미) 교사노조정상화추진단 공동대표로써 전임위원장 탄핵 및 사퇴요구를 진두지휘해 왔습니다. 전임위원장 사퇴 후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추진단에서도 현 상황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자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을 맞아 제가 나서게 됐습니다.

 

장세린 사무총장의 경우 전북교사노조 대변인을 거쳐 2023년 제10차 교사집회 총괄에 이르기까지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켜보아 왔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깊은 논의를 함께해 온 정치적 동지였죠.

 

농담 삼아 ‘이보미의 보석함’ 속 인재라고 불러왔는데, 교사노조 조직 내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리러 가자는 내 말에 딱 하루 고민하고 바로 수락해 주었습니다.

 

▲ 서로 보완재가 되어야 하는데, 이건 내가 좀 더 낫다고 하는 게 있다면.

 

(장세린) 우리 위원장님이 겉보기에는 되게 동안이지만 약간 유행에 늦으세요. 그래서 제가 옆에서 잘 보좌해 드리고 젊은 기운과 에너지를 팍팍 넣어드리고 있습니다.

 

(이보미) 사무총장님이 노조를 하신 세월보다는 제가 조금 더 많이 했고 위원장 경험도 있죠. 또 교사노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의 상황 등도 잘 알고 있어서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리더십 같은 것은 제가 더 잘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제1 교원노조를 맡은 것에 더해 현재 타 조직 리더들보다 젊다는 게 조명되고 있다. 장단이 있을 것 같은데.

 

(장세린) 우리는 위원장이나 사무총장이라는 직위보다, 스스로를 ‘파견된 응급 구조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교사노조는 내부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체력적·정신적으로 조직에 집중해 최선을 다할 일꾼이 필요하죠.

 

이보미 위원장님과 저 모두 교사노조에서 노조생활을 시작한, ‘뼛속부터 교사노조’인 사람이에요. 그만큼 각별한 조직이라 이 곳을 위해 쓰임 받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사노조는?...대의원 제도 한계 극복, 일부 지도부 판단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

외부회계시스템·위원장 단임제 도입, 가맹노조 독립성과 자주성 보장, 평생교사노조 제명


▲ ‘새로운 연맹’과 ‘교사노조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임 위원장의 자진 사퇴 문제와 연관 있어 보이는데.

 

(이보미) 교사노조가 초창기 설립 당시 내세웠던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이나 조합원 중심 현장 노조라는 인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교사노조의 정상화’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대의원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사노조가 일부 지도부의 판단으로 나아가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와 리더십, 교사노조 내 체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인지 공약에 외부회계시스템 도입 및 월단위 회계보고 등이 담겼다.

 

(이보미) 회계 투명성을 위한 여러 제도들을 도입하려 합니다.

 

중앙집행위원으로 있을 당시에도 대의원대회나 중앙집행위원회에 보고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궁금한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합원들의 알 권리나 중앙집행위원회 차원에서도 월별로 회계보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회계관리시스템 도입을 통해 체계화하고 회계 내부 상황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더 원활해지도록 할 것입니다.

 

▲ 특히, 위원장 단임제 도입은 파격적인데.

 

(장세린) 사퇴한 전임 위원장도 처음부터 이런 결말을 그리며 노조를 창립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을 것이나, 고인물은 썩게 마련이죠.

 

이번 사태의 원인을 개인의 잘못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노조는 젊은 인재가 많은 MZ 노조로 대표되는 만큼 젊은 사람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인재가 배출되는 구조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보궐선거로 당선된 두 분에게도 적용되는 룰인가.

 

(장세린)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는 응급 구조사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응급처치를 끝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할 것입니다.

 

▲ 단임제는 노하우 등이 전수되지 않아 운영 전문성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는데.

 

(장세린) 이보미 위원장은 노조하기 힘든 대구에서 대구교사노조를 제1교원노조로 키워낸 노하우를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저는 전북교사노조 대변인과 교육청 파견근무, 각종 연구활동 등에 기반한 다양한 행정 및 연구 경험이 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우리 조합을 농담 삼아 ‘화개장터’라 표현했는데, 이보미위원장과 나의 조합에서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시너지는 농담이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고 각자의 노하우와 경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똑같이 차기에 당선되는 새 인물들도 그만한 역량을 가졌기에 위원장직을 맡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위원장 선거 직선제 도입은 담기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일반 조합원들은 선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는데.

 

(이보미) 조합원 민의 반영을 위한 구조적 노력과 고민은 있어야 하며 직선제의 필요성도 공감하지만 보강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선거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유는 물론 간선제의 문제도 있지만, 사실 선거 규정 자체도 여러모로 보강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통합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며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교사들 권익 치중 '인정'..."교사의 권익과 권위가 바로 서는 게 공교육 정상화 첫 걸음"

가맹노조 자주성과 독립성 절실..."연맹의 편향적 접근은 금지"


(현장 질문) 교사노조는 교사들만의 권익에만 치중한다는 문제제기가 있다.

 

(장세린) 2019년 소규모 시골학교에 발령받자마자 교권침해를 경험하고 심각한 교실 붕괴 현장을 목격했어요. 6학년이 소수의 개념을 몰라 5.5센티미터로 수수깡을 자르지 못하고, 5학년은 시계를 보지 못하고, 4학년도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광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시간 등을 이용해 보충지도를 하려 했는데 선배들이 ‘마음은 알겠지만 위험할 수 있다’고 걱정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교직사회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교사노조가 교사들의 권리에 치중하는 이유는, 그것이 공교육 회복과 학력격차 감소,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이기 때문이에요. 교사가 나머지공부 시키는 일에도 무언가를 감수해야 할 정도로 권위가 추락한 현 상황에서는 권위와 권익 회복이 우선 과제라 생각해요.

 

(현장 질문) 현직교사만 연맹 선출직이 가능하고, 평생교사노조는 제명을 추진한다. 이유는.

 

(이보미) 평생교사노조는 퇴직교원과 교수 등이 가입하는 노조인데, 젊은 현직교사들이 주축인 우리 노조 조합원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또 내부 의결기구에서 초등교사노조도 한표, 평생교사노조도 한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이 역시 조합원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현직교사만 연맹 선출직이 가능하도록 만든 이유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바꾸려고 합니다.

 

▲ 교사노조는 연맹 체제로 지역노조의 독립성과 자주성 보장이 핵심이다. 공약에도 담았다는 건 그동안 보장받지 못했다는 것인가.

 

(이보미) 지역노조 뿐 아니라 전국단위 노조 등 가맹노조 전반의 독립성과 자주성은 필수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맹 노조 위원장 선출에 대한 문제나 조직 내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연맹의 직위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판단을 가지고 편향된 접근을 해서는 안 되죠.

 

특히 교사노조는 지부 개념이 아닌 각 독립된 개별 노조들의 느슨한 연합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신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연구소 폐지가 의아하다. 노조의 정책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필수 기구 아닌가.

 

(장세린) 연구소는 산하에 3개의 연구본부를 두고 해마다 몇천만원의 예산을 교부받아 왔어요. 그러나 연구계획이나 연구결과물들이 합리적으로 생성되어 왔는지는 의문이죠.

 

연구본부를 통합한 후 연구계획서부터 연구과정, 결과가 체계적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고, 연구가 시급한 분야들은 TF팀을 조성하여 각 가맹노조의 인재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연맹은 플랫폼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섯 표 차이 승리, 갈리진 교사노조 우려에..."부대끼고 소통하는 기회 자주 만들어 원팀 이룰 것"

가장 급한 것은 정치기본권 회복..."교사들의 적법한 정치력 행사 사회 만들고 싶어"


▲ 선거는 이겼지만, 다섯 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였다. 갈라진 교사노조를 원팀으로 만들 비법은.

 

(이보미) 장세린 사무총장과 함께 가맹노조 위원장님들 한분한분 찾아 뵙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전임위원장 탄핵 및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모두의 내면에는 조직을 위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이미 몇몇 분들은 직접 만나보니 환대해 주시더라고요. 진심은 반드시 통하지 않을까요.

 

또 그간 우리가 너무 일만 하느라 멤버십 강화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어요. 서로 부대끼고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연대감과 소속감을 강화하는 활동에도 나설 겁니다.

 

▲ 아동복지법 개정, 학폭법 개정 등 다양한 대국회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먼저 추진할 일은 무엇인가.

 

(장세린) 제일 시급한 것은 정치기본권 회복이라고 봅니다.

 

2023년 교사집회를 지나며 교사들의 저력이 놀랍고 자랑스러웠지만, 그만큼 정치기본권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어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화상을 입어가며, 폭우 속에서 우비를 둘러매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교사들은 앞으로도 무언가를 바꾸고 싶을 때마다 몇십만명씩 거리로 나와야 하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 움직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집회를 통해 민의를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 민주사회의 단면이지만, 누군가는 대규모 집회 없이도 민의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연맹 산하 초등교사노조 정수경 위원장님 역시, 백승아 의원의 국회 입성 환영 논평 하나 냈다는 이유로 선거법 재판을 받으시는 등 큰 고초를 겪으셨어요.

 

더 이상 선생님들이 고생하시지 않도록, 교사들이 적법하게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교사노조 조합원 모두에게 하고픈 말은.

 

(이보미·린) 교사노조는 앞으로도 제1 교원단체 역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조합원 곁에서 더 신뢰받을 수 있고 단단한 울타리가 되기 위한 작업을 하나하나 해나가겠습니다.

 

더 많은 교사 조합원과 함께 정치기본권 획득, 공무원보수위 입법 등 큰 사안들을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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