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지성배 기자 | “故김하늘양 사건과 우울증을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접근의 초점은 질환교원이 아니라 위험교사이다.”
대전의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살해한 교사 명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게 알려면서 정신질환이 사건의 원인으로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더에듀>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초점은 질환교원이 아니라 위험교사에 둬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학계와 범죄심리학계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우울증을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가 말하는 위험교사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진 보통의 교사를 넘어 심각한 폭력적 증상을 보이는 수준을 의미한다.
피의자 명씨의 경우, 사건 발생 전 학교 컴퓨터를 부쉈으며, 동료교사의 목을 조이고 팔을 꺾는 등의 폭력 행위를 보였다.
박 교수는 “인간은 폭력성을 내재하고 있어서 우리는 늘 위험성은 안고 산다”며 “이번 사건을 질환교원 문제로 치부하게 되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위험교사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환자 등 자기 방어력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교사나 의료인 같은 직군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위험한 문제를 갖고 있는지는 미리 확실하게 밝혀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 중 임용단계에서의 사전 진단 추진을 긍정적으로 본 것. 대신 국가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전제로 뒀다.
그는 “현재 위험교사 또는 정신질환이 심각한 교사 자원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면접 15분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교대 등 양성기관에서도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협약 기관에서 검사를 받으면 위험교사를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심의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로는 교장에게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교육부의 지난 12일 자료에 따르면 심의위는 현재 개별 시도교육청이 규칙으로 운영하는 상태로 지난해 심의는 5개 교육청에서 총 13건에 불과했다.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경우 지난 202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박 교수는 “정신질환 의심으로 검사를 받으라고 하거나, 교육청에 신고를 할 경우 오히려 인권침해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교장을 방어해주는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나선다. 결국 이른바 ‘폭탄돌리기’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했다 복직하는 경우, 의사 소견서 외에 전문가로 구성한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추가로 거치게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오히려 휴직을 안 하려고 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복직이 어려워지는 만큼,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교사들은 오히려 숨길 수밖에 없음을 우려한 것.
그는 “심의의 목적은 일상적인 교육활동이 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치료를 통한 회복을 지원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못 돌아오게 하겠다는 게 목적으로 보이면 오히려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교원들은 대부분 교직 생활을 하며 병을 얻은 업무상 재해에 속한다”며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다시 돌아오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물리적 방안 중 CCTV 확대 설치에 대해서는 범죄율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봤다. 특히 교사에게 관리 업무가 주어진다면 오히려 행정업무 증가로 교육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에 대해서는 학교보안관 증원을 전제로, 단순히 교문 지킴이가 아닌 순찰 등 보안 업무와 학생에 대한 지도권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울증 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우울증을 범행 원인으로 단정 지어선 안 된다”며 “단편적인 인과관계로의 판단은 우울증 환자에 대한 반감과 차별을 심화하는 등 부정적 낙인 효과로 이어진다. 피의자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도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본인 스스로 합리적인 의사 작용을 거쳐 (살해를) 선택한 것이지 우울증이나 흥분여 휩싸여 감정적으로 행동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흉기로 지나치게 또 잔혹하게 여러 차례 공격한 건 (개인의)가학적 욕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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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촬영 및 편집 = 장덕우 더에듀 콘텐츠실장/ 정귀권 더에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