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전영진 기자 | 불법 사이버도박으로 형사입건된 10대 청소년 수가 2년 새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예방교육 등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사이버도박 피의자는 2022년 104명, 2023년 170명에 이어 2024년 669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이미 207명이 적발된 상태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도박 중독으로 진료 받은 10대 환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02명에서 26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197명이 치료 받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박자 센터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만 3234명 중 4144명(17.8%)가 10대 청소년이었다. 2022년 1460명(6.5%) 대비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즉, 사이버도박 참여와 도박 중독으로 인한 진료와 치유 서비스를 받는 10대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는 것. 문 의원은 초중등학교에서의 예방교육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저조한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예방교육을 받은 학교는 1만 1835개 중 3214개(27.2%)에 그쳤다. 문 의원은 “청소년 도박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평생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급증하는 범죄와 중독 실태에 비해 양질의 예방교육이 부족하다”고 교육당국에 신속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어 “현재 학교마다 제각각 운영되는 도박예방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통합하고, 학교 현장이 이를 체계적으로 이행하도록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명예퇴직 초등교사가 지난해 사상 첫 3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연차 교사들이 주를 이루면서 교직 사회를 지탱할 허리가 꺾일 우려가 제기됐다. 진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9일 교육부로부처 제출 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국공립 초등 명예퇴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19명으로 역대 최초로 3000명을 돌파했다. ▲2020년 2379명(기준 정원 대비 1.33%) ▲2021년 2178명(1.21%) ▲2022년 2338명(1.29%) ▲2023년 2937(1.63%)에 이어 2024년은 1.74%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교원 수가 가장 많은 경기 778명에 이어 서울 596명, 부산 267명, 인천 242명, 경남 228명이었다. 진선미 의원실에 따르면, 명예퇴직자의 경우 고연차 교사들이 주를 이뤘다. 진 의원은 “고연차 교사들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을 떠나고 있어 교직 사회를 지탱할 허리가 꺾일 우려가 있다”며 “교직사회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여건을 마련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교사노조연맹이 스승의 날에 조사한 설문결과 최근 1년간 ‘사직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58%로 ‘고민한 적이 없다’는 응답(26.8%)의 두 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더에듀 | 매년 10월 9일, 우리는 한글의 창제와 반포를 기리는 국경일로 지정된 ‘한글날’을 맞이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한글날은 1991년에 경제 성장을 내세워 ‘공휴일 조정’이라는 이유로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2012년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서 2013년부터 다시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되었다. 여기에는 당시 국민 여론의 80% 이상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한글날은 제579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다시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이 된 것인가? 그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한글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시간을 각기 위해서였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글자인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로 창제되어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과학적인 문자로 유네스코에서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다매체·다언어 환경 속에서 한글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일은 단순한 기념을 넘어 교육적으로도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과제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언어는 정체성의 뿌리이다 언어는 한 사람의 사고를 형성하고, 사회와 소통하며, 문화를 계승하는 가장 근본적인 도구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고 하였다. 이는 곧, 우리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과 글의 수준이 곧 그들의 사고력, 감수성, 문화적 깊이를 반영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외래어와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 줄임말과 비속어의 일상화 등 언어 감수성을 위협하는 현상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디지털 소통이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족보에도 없는 희한한 우리말이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올바른 사용과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언어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삶의 언어 교육’으로 기존의 언어 교육이 문법 지식과 독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언어를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적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한글날과 같은 뜻깊은 날은 우리말 교육의 방향을 되돌아보고, 교육 현장에서 실천가능한 언어 감수성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요즘은 학생들의 일상에서 문해력의 결핍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어 우리 말과 글의 사용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교육청의 2023년 ‘학교 언어순화 활동 사례집’에서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우리말 지킴이’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일상 언어에서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하거나, 줄임말 대신 온전한 표현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활동에 참여한 한 학생은 “무심코 사용하던 말들이 우리말의 품격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 주도의 언어 실천 활동은 말과 글의 소중함을 단순히 ‘앎’의 차원을 넘어 ‘삶’ 속에서 체득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좋은 교육 사례라 할 수 있다. 가정·지역사회와 연계한 언어·문화 교육 하지만 언어 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정과 지역사회 역시 언어·문화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할머니·할아버지와의 세대 간 대화로 이어지는 격대 교육, 지역 방언의 이해와 존중,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독서와 글쓰기 활동 등은 우리말의 다양성과 정서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특히 사투리와 방언은 단순한 구어체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정서, 공동체적 유대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언어’이다. 이를 교육적으로 조명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 또한 바람직한 언어·문화 교육의 일환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한 교육을 보다 효능감 있게 실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디지털 시대의 언어, 다루는 방식이 중요하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언어 공간은 온라인이다. SNS, 유튜브, 메신저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언어 사용은 그 자체로 중요한 교육적 주제가 되었다. 비속어, 혐오 표현, 과도한 축약어 사용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를 넘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윤리의식, 책임감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언어 사용의 책임성과 예절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언어교육’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며, 말하는 방식은 곧 세상을 대하는 태도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몫이라 할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한글날은 단순한 기념일로 인식되어 단지 쉬는 날이라는 생각에 그쳐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의 말과 글을 되새기고,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계승할지를 고민하는 날이어야 한다. 세종대왕의 창제 정신은 백성을 위한 따뜻한 위민정신과 소통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철학은 오늘날 교육에도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테는 그의 소설 ‘마지막 수업’에서 외국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받아 자국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와 억압을 당해도 자기 나라의 말을 쓰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나라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감동적인 마지막 수업을 학생들에게 남긴 바 있다. 이처럼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그 민족의 정체성과 기억, 존재 의식을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임을 밝히고 있다. 요즘 국적을 알 수 없는 각종 외국어에 의해 위상을 잃어가는 우리 말과 글은 우리가 더욱 아끼고 사랑하여 지켜야 할 ‘전통’인 동시에, 가꾸어야 할 ‘현재’이며, 물려주어야 할 ‘미래’이다. 교육은 그 연결고리로서 가장 큰 책임을 지닌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우리말을 통해 스스로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세상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은 곧 한글을 온전히 기념하는 길이자, 품격 있는 교육의 시작이라 믿는다. 한글날을 맞이하면서 이 땅의 우리들은 이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에듀 |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세요.”,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지 말아주세요.”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말들이 훈육을 멈추게 하는 신호가 되고 있다. ‘존중’이라는 말이 마치 모든 지도를 중단시키는 마법의 단어가 된 듯하다. 교사는 단호함을 잃고, 부모는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이해’라는 이름으로 덮는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정말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 아이의 모든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일까? 존중과 허용은 다르다. 존중이란 아이의 말과 감정을 귀 기울여 듣는 태도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행동까지 용납하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건 옳지 않다’고 가르치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진짜 존중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감정이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경계를 세워주는 일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친구를 때렸다. “왜 그랬니?” “화가 나서요.” 그 감정을 이해해주는 건 필요하다. 그러나 그다음 말은 분명해야 한다. “그래도 때리는 건 안 돼.” 이 단호한 한마디가 아이에게 ‘감정과 행동은 다르다’는 세상의 법칙을 가르친다. 감정은 파도처럼 일었다가 가라앉지만, 행동은 그 파도 위에 놓인 배처럼 방향을 잡아야 한다. 요즘 사회는 감정을 중심에 둔다. ‘느낌’이 곧 ‘진실’이 되어가는 시대이다. 하지만 그런 교육은 아이로 하여금 ‘내가 불편하면 그게 곧 정의’라고 믿게 만든다. 그래서 불편한 말을 싫어하고, 갈등이 생기면 도망치며, 지적을 받으면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여긴다. 그 결과, 협업도, 관계도, 책임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진짜 존중은,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이되 그 마음이 옳고 그름의 경계를 넘어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사랑의 표현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진짜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건 안 되는 일이야.” 그 한마디가 아이를 자라게 한다. 자율과 자만의 차이를 알게 하고, 감정과 책임의 무게를 배운다. 존중은 허용이 아니다. 진짜 존중은 아이의 내면에 ‘경계 안의 자유’를 심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어른이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이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충남에서 중학교 교사 A씨가 업무 과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 것이 알려지면서, 교원단체와 노동조합등이 일제히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충남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41세의 중학교 남교사가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교실만 60개에 달하는 대규모 학교에 근무하며, 시청각계(방송 등) 업무를 맡고 있었으며, 교권침해 학급 임시담임, 정보부장 대리 등도 떠맡으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고인은 지난해 치료한 메니에르 병이 올해 재발했으며, 가족과 동료들에게 꾸준히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호소했다. 오는 16일에는 신경정신과 진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결국 극단 선택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관련기사 참조 : https://www.te.co.kr/news/article.html?no=27087)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일제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순직을 요구하는 동시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우선 교사노조는 “교육활동에 전념해야 할 교사들이 행정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교사들이 겪는 행정업무로 인한 과로, 스트레스를 그대로 두고 미래교육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수와 학급 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학령 인구 감소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교사 정원을 먼저 줄이고 있다”며 “현재의 교사 정원 산정 기준과 교사 배치 기준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국가 공교육 시스템의 예고된 비극으로 규정하고 법적·제도적 보호막 조속 구축을 요구했다. 교총은 “교원에게 한하한 책임만을 전가하고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국가 공교육 시스템의 예고된 비극”이라며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적인 행정업무를 학교로부터 분리·이관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동료를, 선배를, 후배를 잃는 슬픔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냐”며 “교원의 희생과 고통을 전제로 하는 식의 교육을 지속될 수 없다. 교원이 오롯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사의 생명과 교권이 존중받는 학교가 만들어질 때까지 모든 조직적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충남지부도 교사가 과중한 행정업무가 내몰리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보화기기 관리 업무를 교사가 맡지 않도록 개선 계획을 세울 것을 충남교육청에 요구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한 점검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교사 자살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는 28명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9명의 교사가 세상을 떠났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교권 침해로 인한 심리적 좌절 등이 교사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늘어만 가는 과밀·과대 학급은 교사를 교육하는 사람이 아니라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로 만드는 악조건이다.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국가 교육시스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학교의 동료 교사와 학생 등에 대한 심리적 지원을 요구한다”며 “교사의 죽음을 슬퍼하고 기억해 교사의 존엄을 지켜내는, 학교 공동체가 서로를 지키는 학교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노조와 교총, 전교조는 모두 고인에 대한 순직 처리와 함께 충남교육청 등 교육당국과 수사기관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비법정단체. 최근 교육부에게 왜 법정단체도 아닌 교원단체를 만나느냐는 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하 실천교사)은 법정단체가 아니라 법인으로 보는 임의단체입니다. 그렇다면 실천교사는 왜 비법정단체일까요?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 ① 교원은 상호 협동하여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교원단체의 조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위 법률에 따라 교원단체의 조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하지만 2025년 10월 1일 현재까지 입법은 부작위 중입니다. 쉽게 말씀드려 새로운 교원단체를 만들 수 있는 법이 없다는 뜻이자, 교원단체의 법적지위를 한국교총이 독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한국교총의 잘못이 아니라 국회와 교육부의 잘못입니다. 관련 법률을 제정하여 새로운 교원단체의 설립을 장려해야 함에도 오히려 방기한 거죠. 한국교총은 교원단체 설립에 관한 시행령이 아니라 법률로 제정해 달라는 요구를 한 바 있습니다. 교원노조 설립에 관한 법률과 같은 지위를 갖도록 해달라는 거죠. 저도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교원단체와 교원노조의 지원도 차별적입니다. 교원노조 설립에 관한 조건과 타임오프제도와 노조 전임자 지원제도는 교원노조에만 해당합니다. 여러모로 교원단체보다 교원노조를 설립 운영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럼에도 왜 실천교사는 교원단체를 하려고 하는 걸까요? 교육은 교실에서 시작하고 교실에서 끝이 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교감과 교장 그리고 교육행정기관 종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원노조와 달리 교원단체는 교사 이외의 교육전문직 자격을 가진 분들까지 포함합니다. 실천교사 정관 제2장 6조의 회원자격에도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이 규정한 학교의 교원, 교육공무원법이 규정한 교육전문직의 자격을 가진 자’에게 정회원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천교사란 교원단체에 속한 여러 교육 전문직 분이 바로 이 지점에서 애쓰고 계신다는 것을 많은 분을 통해 알게 되고 알아가고 있습니다. 교원노조에는 교원노조의 길이 있듯이, 교원단체에는 교원단체의 길이 있습니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때로는 고등교육기관의 교수님이 될 수 있고, 교육행정기관이나 연구기관의 교육전문직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정회원이 아닌 후원회원으로 교원단체를 후원하는 시민이나 학부모님들도 계십니다. 이 많은 분야에 계신 분들이 실천교사라는 이름 아래 교육을 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계십니다. 교원단체의 법적 지위를 얻지 못해 비법정단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전임의 자리를 만들지 못해 수업을 마치고 혹은 일과를 마친 후에 교원단체의 일을 하더라도, 교원노조를 설립하여 전임을 하고 타임오프제의 지원도 받지 않으며, 사무실도 상근도 두지 않고 회원이 내주신 회비를 실천교사 소속 회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원단체의 역할을 하는데 전부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에 있습니다. 교원단체도 교원노조와 같은 선상에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함께 겨룰 수 있는 건강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노고하는 모든 교육계 종사자의 삶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이 되도록 함께 실천하고, 서로 도와가는 교육계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교원노조가 아니라 교원단체로서의 실천교사가 그리는 교육의 미래는 교원단체일 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에듀 |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전례 없는 변화와 도전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는 예전만 못하고, 교권 침해 사건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교실이 더 이상 배움의 공간이 아닌, 갈등과 소송의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교권 회복’이 사회적 화두가 된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나 처벌 강화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교실의 ‘온기’를 높일 이야기, 즉 ‘미담(美談) 찾기’ 운동이 필요하다. 삭막함을 깨는 미담의 힘 미담이란 단순한 ‘좋은 이야기’ 그 이상이다. 그것은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힘이 있다.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의 현장 또한 삶처럼 따뜻해야 하며, 그 속에는 서로를 위하는 이야기들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어느 교사의 ‘우산 나눔’ 이야기는 울림을 준다. 장마철 우산 없이 등교한 학생들을 위해, 교사는 자신의 돈으로 우산 수십 개를 준비해 교문 앞에 비치했다. 그는 우산에 이런 문구를 적었다. “필요할 땐 누구나 가져가세요. 당신을 믿습니다.” 이후 이 사연은 SNS를 통해 확산되었고,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공유 우산’ 운동이 시작됐다. 이처럼 작은 친절 하나가 학교 문화를 바꾸는 씨앗이 된 것이다. 국민 ‘교육 미담 찾기’ 운동의 필요성 지금 우리는 미담이 절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각종 고발과 비난이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따뜻한 이야기 한 줄이 한 사람의 신념을 지켜줄 수 있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교육 미담 찾기’ 운동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 교육을 지키는 문화 운동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교육 현장의 작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긍정의 선순환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①교사의 자긍심 회복(누군가의 작은 배려와 헌신이 조명될 때, 교사들은 다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다) ②학생들의 정서적 안정(따뜻한 이야기를 접한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신뢰를 가질 수 있다) ③학부모와 사회의 인식 전환(교육은 비판의 대상이 아닌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자산임을 다시 인식할 수 있다)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방안 제안한다. 첫째, ‘교육 미담 공모전’ 정례화이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전국 단위 미담 공모전을 매년 실시하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우수 사례는 언론, SNS,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널리 공유한다. 둘째, ‘오늘의 따뜻한 교실’ SNS 채널 운영이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운영하는 SNS 채널을 통해, 일상 속 감동적인 순간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한다. 이 채널은 익명으로 운영되며,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창구가 된다. 셋째, 언론과의 협력 확대이다. 언론은 교권 침해 보도뿐 아니라, 교육 현장의 긍정적 사례 보도에 비중을 늘려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넷째, 교대 및 사범대 커리큘럼에 ‘미담 사례 탐구’ 포함이다. 예비 교사들에게도 감동적이고 교육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수업과 토론을 진행하여, ‘교사로서의 철학’과 ‘공감 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게 한다. ‘화양십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그것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건네고 이를 실행하는 숭고한 교육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이 진짜 사람의 향기가 널리 울려 퍼지는 공간이길 바란다. 이는 ‘화양십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는 옛 선인들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전 국민이 함께 교육 현장의 미담을 찾고, 기록하고, 확산시키는 운동을 펼침으로써 단순한 선행 장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강력한 신뢰 회복의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담은 공감에서 시작되어,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오늘 우리가 찾는 그 따뜻한 이야기가, 전국 곳곳에 아름다운 인간의 향기로 퍼져 내일의 학교를 지키는 교육의 메시지가 되도록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매년 500명 이상의 아동학대 피해 학생이 부모 등 가해자를 피해 비밀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피해아동 최우선 보호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비밀전학이란 아동학대 피해 학생이 부모 등 가해자를 피해 전학 사실과 학교명, 거주지 등을 알리지 않고 전학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도 541명, 2023학년도 557명, 2024학년도 518명, 2025학년도 1학기 311명으로 총 1927명에 달한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바든 2019~2024년 아동학대 학대 행위가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학대 행위자 중 친부모 비율은 2019년 72.3%, 2020년 79.0%, 2021년 80.6%, 2022년 79.9%, 2023년 82.9%, 2024년 81.3%로 10명 중 8명 정도가 친부모로부터 피해를 받았다. 전체 아동학대 행위자 수는 2019년 3만 45명에서 지난해 2만 4492명으로 18.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친부모는 2만 1713명에서 1만 9902명으로 8.3% 감소에 그쳤다. 진선미 의원은 “학대 피해 아동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비밀전학 제도의 운영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며 “전학 후 상담과 호보가 지속하도록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에듀 | 당나라 수도였던 시안을 모델 삼아 만들었다는 계획 도시 경주와 일본의 교토, 동아시아 3개 나라의 천년고도 시안, 경주, 교토를 방문하며 보고 공부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록에 근거한 역사 문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로 직접 경험한 내용들을 복기하면서 불분명함이 명확해지고 새로워지는 경험을 해보고자 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중- 중국은 광활한 영토에 수려한 경치 뿐 아니라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유물과 유적들이 많다. 그래서 중국의 3대, 4대, 10대 식으로 손꼽는 것들이 많다. 한국에도 박물관들이 많지만 중국에도 그 이상으로 박물관이 많다. 중국 사람들은 박물관도 위와 같은 식으로 꼽는다. 중국에서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곳으로는 수도인 베이징에 있는 국가 박물관, 시안 산시 역사 박물관, 상하이 박물관으로 넓디 넓은 중국의 오랜 역사와 진귀한 유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0세기 초 중국은 전쟁과 내전, 외세 침략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무엇보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일본군의 위협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자금성의 황실 보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남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수만 점의 유물이 상하이, 난징, 쓰촨 등지로 이동했고, 전쟁 중에는 산 속 깊은 곳에 보관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국민당(장제스 정부)과 공산당의 내전이 다시 격화되자, 국민당은 패배를 예상하고 자금성 및 난징 중앙박물관 등에 있던 소장품 중 특히 귀중한 60만여 점 중 약 30만 점을 선별하여 타이완으로 이송했다. 이후 기증품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70만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 이곳이 바로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유명한 타이베이에 있는 고궁박물관이다. 만약 옮기지 않았다면 일본군 약탈, 문화대혁명 파괴 등으로 상당수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베이징의 자금성에 있는 고궁박물관에는 고궁은 있지만 유물이 없다고 하기도 하고 타이베이에 있는 고궁박물관에는 고궁은 없지만 유물이 있다고도 한다. 산시성의 성도인 시안에 있는 산시 역사박물관은 전체 면적 7만여평방 미터의 국가급 역사박물관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가장 현대화된 역사박물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건물은 2층 높이, 면적은 6㎢ 로, 원시시대부터 1840년 아편전쟁 중에 산시성에서 출토된 각종 전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서쪽에는 2500㎡의 주제 전시관이 있는데, 주로 실크로드 등 산시성의 역사, 문화 등에 관련된 문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품은 청동기, 도용, 금·은 장신구, 당나라 무덤 벽화 등이다. 산시성은 일찍 80만년전부터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였는데 이 곳은 염제와 황제의 탄생지이며 주무왕은 이곳에 강대국인 주왕조를 세웠다. 이후 혼란스러웠던 전국시기를 거쳐 진한, 그리고 당에 이르기까지 산시성은 줄곧 고대 중국의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주, 진, 한, 당 등 14개의 왕조와 정권이 서안을 도읍으로 지정했었는데 중국 역사의 절반이 이곳에서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물관은 중심선을 기준으로 양쪽이 대칭되어 있으며 가운데 건물의 2층과 3층에 있는 제1, 2, 3 전시홀에서는 상고시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산서에서 출토된 다양한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 2층과 3층의 제 1, 2 ,3 전시홀에서 열리고 있는 <산시고대문명> 상설 전시회는 선사시대, 주, 진, 한, 위진남북조, 수당, 송원명청 등 7개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20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상나라와 주나라의 청동기, 진·한 시기의 도자기, 도룡, 당나라의 당삼채와 금은옥기, 다채로운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주나라 부터 당나라 때까지의 유물이 볼만하다. 산시 역사 박물관 외에도 다양한 박물관들이 많은데 그 가치에 비해 인정 받지 못하는 박물관 중에 하나가 산시 박물관이다. 비가 오던 날 택시를 타고 도착한 시안 박물관은 산시역사박물관에 비해서 주목도가 낮은 편이다. 박물관의 한 장소에는 당나라 시대에 세워진 소안탑이 우뚝 서 있고, 주변은 비정과 정원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작은 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고목들 사이로 비석과 석조물, 전통 건축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산책하며 고대 유적을 감상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시안박물관 부지 내 천복사 유적지에 자리하고 있는 소안탑. 당나라 경룡 연간(707~710년)에 건립된 이 탑은 원래 추천사탑이라 불렸지만, 명나라 이후부터 소안탑으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 탑의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바로 지진과의 사투다. 1300년 동안 70회 이상의 지진을 겪으며 ‘4번의 균열과 3번의 자연 복합’이라는 기적 같은 현상을 보여줬다. 1487년 6급 지진으로 탑이 남북으로 갈라졌다가 1521년 균열이 스스로 합쳐졌고, 1556년 중국 역사상 최강의 화현 대지진(8.4급)으로 꼭대기 일부가 무너진 후, 1920년 닝샤 대지진(8.5급)으로 다시 균열이 생겼다. 균열이 생겼다가 스스로 복구되는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해서 ‘신비한 탑’이라고도 불린다. 흥미로운 점은 1556년 지진으로 무너진 꼭대기를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옛 것을 고치되 옛 모습 그대로’라는 중국의 문화재 복원 철학에 따른 것으로, 인위적인 복원보다는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존중하는 방식이다. 원래 15층이었던 탑은 현재 43.395미터 높이로 서 있다. 소안탑이 위치한 천복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었다. 원래 수나라 양제와 당 중종의 궁터였던 이곳은 684년 고종 황제의 명복을 빌기 위해 사찰로 개조되었고, 690년에는 무측천이 직접 “대추천사”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현판까지 써주었다. 당대 최고의 승려들이 활동한 장안 제1의 불교 사찰이었던 셈이다. 소안탑 자체는 의정이 서역에서 가져온 불경, 불상, 불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실크로드를 통한 불교문화의 전파와 당나라 불교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인 것이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자마자 시안의 대형 지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면서 반듯반 듯 길을 내고 그에 맞게 건물들을 지은 계획도시이자 국제도시, 그 모습은 인근에 있는 나라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돔 형태의 구조가 인상적이었는데, 마치 이 도시의 오랜 역사를 품은 하늘 아래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자 속에 숨은 경제사, 중국 한자에서 돈과 관련된 글자들을 보면 모두 조개패(貝)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조개껍데기는 고대의 화폐였고, 買(사다), 賣(팔다), 財(재물) 같은 글자들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작은 조개껍데기 하나가 중국 경제사와 한자의 기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더에듀 | 추석이 다가오면 달빛만큼이나 마음을 환하게 비추는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부엌에서는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가 나고 거실에서는 송편을 빚는 손끝에 온기가 도는 명절,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고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풍성하게 해줄 그림책 세 권을 추천합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전 부치는 과정을 신나는 놀이로 만들어 줄 그림책입니다. 모두가 잠든 밤, 부침개 재료들이 하나둘 눈을 뜹니다. 버섯이 몸을 굽히고 새우가 통통 튀며 애호박은 빙글빙글 춤을 추며 놀지요. 지글지글 익어가는 팬 위는 어느새 신나는 놀이터가 되는데요. ‘전놀이’는 요리의 과정을 언어의 리듬을 살려서 흥겹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톡톡, 노릇노릇, 빙글빙글’ 같은 의성어와 의태어가 문장 곳곳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오늘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상상 속 주인공이 되어서 전을 부쳐보면 어떨까요. 추석날 부엌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이하듯 요리해 본 경험이 유쾌하고 따스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달님 송편’은 고양이의 ‘꾹꾹이’ 동작을 송편을 빚는 동작과 연결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어느 추석 밤, 고양이들이 달로 올라갑니다. 커다란 달님 반죽을 떼어 와 꾹꾹 눌러 송편을 빚는데요. 고양이의 꾹꾹이 손맛으로 완성된 송편은 달빛처럼 말랑하고 그 속에는 저마다의 소원이 담겨 있습니다. 반죽의 말랑한 질감과 달의 노란 색감이 만나서 먹음직스러운 송편이 탄생합니다. 아이와 함께 송편을 빚으면서 그림책으로 도란도란 재미있는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손끝으로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달을 바라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달토끼의 후계자를 찾습니다’는 옛이야기를 재해석해서 재미있게 풀어냈어요. 어느덧 나이가 들어버린 달토끼가 후계자를 찾는다는 공고를 냅니다. 뜻밖에도 거북이가 등장하는데요. 과연 달토끼의 뒤를 이으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꾸준히 좋아하는 재주만 있어도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요? 유머와 함께 풍자와 깨달음을 주는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노란 달빛 아래 이야기꽃을 피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