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듀 | 최근 3년 사이 우리나라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네 배 가까이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이다. 20년 넘게 사회 현장을 취재한 기자로서 이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저지르고 있는 집단적 방치의 결과물이라고 단언한다. 문제의 본질은 ‘입시 경쟁’이나 ‘성적 스트레스’ 같은 진부한 해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뇌 자체가 병들고 있다. 디지털 마약에 중독된 뇌 청소년들은 지금 ‘도파민 과잉 사회’에서 살고 있다. 1분마다 새로운 자극을 쏟아내는 숏폼 영상과 알고리즘은 아이들의 뇌를 강렬한 보상에 길들였다. 그 결과 수업 시간이나 독서 같은 평범한 활동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 됐다. 뇌과학 용어로는 ‘무쾌감증(Anhedonia)’이라 부른다. 뇌의 보상 회로가 파괴된 것이다. 여기에 만성적 수면 부족이 치명타를 가한다. 한국 청소년의 수면 시간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잠이 부족하면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높아진다. 생물학적으로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진통제만 처방하는 한국식 대응 정부의 대책은 늘 똑같다. 상담 교사 배치, Wee 클래스 확대,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 필요한 조치이긴 하나 근본 치유책은 아니다. 독가스가 가득한 방에 산소 마스크만 씌워주는 격이다. 정작 독소의 원인인 스마트폰과 과도한 학습 부담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의 자율성’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뒤에 숨은 무책임이다. 뇌가 아직 발달 중인 청소년에게 자율을 맡기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다. 선진국은 이미 법으로 움직인다 프랑스는 2018년 법률을 제정해 15세 이하 학생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학교 자율에 맡기지 않았다. 국가가 나서서 아이들의 뇌 건강을 지키겠다는 결단이었다. 영국 교육부도 지난해 2월 학교 내 휴대전화 금지 지침을 발표하며, 교사가 압수한 기기에 대한 법적 보호까지 명시했다. 현장의 실행력을 뒷받침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를 ‘공중 보건 위기’로 규정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권고와 캠페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법제화와 수면권 보장이 해법이다 이제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 첫째, 초·중학교 내 스마트폰 소지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등교 시 수거, 하교 시 반환하는 시스템의 전국 의무화가 필요하다. 둘째, 청소년의 ‘수면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심야 학원 제도화하고, 등교 시간을 조정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왜곡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셋째, 가정과 학교에서 대면 소통 교육을 복원해야 한다. 아이들이 갈등을 직접 해결하고, 좌절을 극복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우울증 환자 네 배 증가는 숫자가 아니라 비명이다. 미래 세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최후의 경고이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10년 뒤 대한민국은 활력을 잃은 우울한 사회가 될 것이다. 선진국들이 법과 제도로 아이들을 보호할 때, 우리만 ‘자율’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있을 수는 없다.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제주교육청이 내년 1학기 ‘농어촌유학’ 참여자를 모집한다. 신청 기간은 12월 2일까지이다. 내년 1학기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은 14개 초등학교에서 총 82가구 규모로 3~8월까지 6개월 진행된다. 제주도 외 농어촌 이외 지역 초등학교 1~6학년(2026학년도 기준)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6개월 이상 제주에서 유학이 가능한 경우 신청할 수 있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참여 학생들은 제주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활용한 체험학습, 생태 및 환경 교육, 유학생·재학생 통합 활동 등 지역 자원 기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유형은 가족체류형과 고향품형이다. 가족체류형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제주로 이주해 유학하는 방식이다. 고향품형은 학생이 제주에 거주하는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유형으로 학부모 중 1인 이상의 고향이 제주이고, 조부모가 제주에 거주하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유학생 가정에게는 월 최소 60만원(1인)부터 최대 120만원(4인)까지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제주교육청이 모든 가구에 월 30~60만원을 지원하고, 서울교육청은 서울지역 유학 가구에 6개월간 월 30~6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제주도가 서울 외 지역 유학생에게 월 30~60만원을, 서울지역 유학 가구에는 7개월부터 30~6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지역 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를 통해 서울교육청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울 외 지역 학생은 제주교육청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정책기획과에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함께온제주 농어촌유학은 자연 속 배움을 통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2026학년도 운영학교가 안정적으로 준비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교육청은 올 2학기부터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8개교에서 31가구 49명이 참여하고 있다.
더에듀 |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프면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교육현장에서 마주한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며, 지금이야말로 아이들의 마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임을 일깨웁니다. 3년간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며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중·고등학생의 질병 사망은 0명이지만 자살 사망은 20여명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학급 학생 수와 맞먹는 학생들이 이토록 아픈 방법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특히 한 주에 두 명의 학생을 잃었을 때 느낀 깊은 슬픔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생명존중팀과 함께 학교를 방문하면,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은 깊은 충격과 상실감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의 교직 생활에서도 처음 겪는 사안을 마주하며 당황해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는 생명존중교육과 상담, 자살 고위험군 관리가 나름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 확인돼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들 가운데 안정된 가정환경, 원만한 친구 관계, 우수한 성적 그리고 신앙생활 등 ‘문제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였지만, 마음속 깊은 고통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입니다. 꿈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조앤 K. 롤링의 이야기는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시리즈인 ‘해리 포터’ 성공 이전, 조앤 K. 롤링은 극심한 빈곤과 이혼, 우울증, 자살 충동까지 겪으며 누구보다 깊은 절망을 경험했습니다. 난방조차 어려운 추운 방에서, 카페 한켠에서 아이를 재워놓고 원고를 써 내려가던 그는 12번 이상의 출판사 거절 끝에 비로소 세상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조앤 K. 롤링은 하버드 졸업식 축사에서 “실패와 고난은 나를 더 자유롭게 하고,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실패와 아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 끝에 그는 전 세계에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우리 아이들 역시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꿈꾸는 자, 꿈은 이루어진다. 꿈꾸는 자,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독수리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비상하듯, 아이들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의 역할은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아픈 마음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곁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벌써 내년도 교육감선거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출마 기자회견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교육계에 산적한 과제가 많지만,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 보는 정책을 가장 먼저 준비해 주길 바랍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Al를 활용한 자기심리진단 등 학교현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대결을 기대합니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학교 운영비 내에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이 분리·신설된다. 교육복지 지원비는 학생맞춤통합 및 균형교육복지 지원비로 항목으로 확대 개편된다. 교육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026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보통교부금) 교부 시부터 적용된다. 내년도 보통교부금 규모는 정부안 기준 69조 101억원이다. 우선 전국 모든 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운영비 내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을 분리·신설한다. 기존에는 학교운영비 내 ‘사. 추가운영비’ 항목 아래 산정했으나 개정에 따라 학교운영비 내 ‘마. 고교학점제 운영비’ 항목으로 분리한다. 또 교과교실제 운영에 따른 교과교실 증설 및 전환(리모델링) 비용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실 증설 및 전환 비용으로 전환한다. 내년 3월 시행될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 맞춰 기존의 ‘교육복지 지원비’ 항목을 ‘학생맞춤통합 및 균형교육복지 지원비’ 항목으로 확대 개편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학생이 학교와 학교 밖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학습, 복지, 진로, 상담 등 통합적 지원에 필요한 사항 규정한 것이다. 단위학교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운영을 위한 비용과 학생마음건강 지원비 등에 대한 시·도별 재정수요도 새로 산정한다. 기초학력 보장 지원비는 학습지원대상 학생뿐만 아니라, 학습결손 예방을 위한 학교·학급 단위 재정수요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시·도교육청의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중 일부를 교부금으로 보전하는 내용을 삭제한다. 또 민자사업의 지급금 보전 관련, 새로 추진하는 민자사업 임대료는 기준재정수요 산정에서 제외한다. 이는 시·도교육청이 시·도별 재정여건을 고려해 더 신중하게 민자사업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학교회계 이·불용률에 대한 우대 및 불이익 조치 관련 내용도 삭제해 목표 달성을 위한 학교 현장의 재정집행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부금이 공교육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효율성 있게 배분될 수 있도록 산정기준을 정비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여 합리적인 교부금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여원동 기자 | ‘2025 충북에듀테크 콘펙스’(콘펙스)가 지난 22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앞으로 충북 지역 대표 에듀테크 박람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콘펙스는 지난 20~22일 사흘 간 청주오스코에서 열렸다. (사)스마트교육학회 주최, 청주오스코사업단 주관으로 올해 처음 선보인 에듀테크 융합 행사이다. 행사 첫날 개막식에는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의 축전 영상을 시작으로, 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의 축사,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의 축하 영상 등이 이어지며 공식적인 개막을 알렸다. 이번 행사는 학술 행사를 뜻하는 ‘콘퍼런스(Conference)’와 ‘전시회(Exhibition)’을 합친 콘펙스의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40여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에듀테크 세미나 및 65개 기업이 참여한 전시가 동시 운영돼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에듀테크 세미나가 진행된 ▲글로벌 교실관 ▲AI교실관 ▲지능형 과학실관에서는 실제 학교에 적용되는 수업 모델을 시연해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기업 전시에서는 AI 코스웨어 및 학습 분석, 창의융합 콘텐츠 등 에듀테크 신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돼 교사·학생·학부모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한테까지도 폭넓은 교육 경험을 제공했다.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은 “이번 콘펙스가 교원의 디지털 전문성을 키우고 정책, 현장, 산업 간의 협력 생태계를 확장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충북교육청은 앞으로도 모두의 다채움을 비롯한 첨단 에듀테크의 활용 기회를 넓혀 격차를 줄이고, 모두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에듀 전영진 기자 | “미친 교육의 나라,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다.”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대표(전 전교조 경기지부장)가 2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 진행될 경기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날 우리 교육은 죽어가고 있다. 아니 죽었다”며 “입시와 성적으로 생기를 잃은 지 오래된 아이들과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교사들이 연이어 비극적인 죽음을 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 교육예산만 100조원이 넘고 여기에 사교육비 40조원을 더 쓰고 있는 나라이지만 교육 희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미친 교육의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재난국”이라고 평가했다. 진보 후보로 분류되는 그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책임을 보수 인사들에게만 돌리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게 다 누구의 책임이냐. 그 잘난 정치인과 교수들 책임 아니냐”며 “단지 보수적인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16년동안 진보교육감들이 전국 시도교육감의 다수였다. 그분들이 한 일은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보수교육감들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였냐”며 “혁신을 요란하게 외쳤지만 학교 교육 현장이 얼마나 달라졌냐. 학교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991년 교직에 입문한 후 2022년까지 평교사를 지낸 본인이 학교 현장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음을 내비친 것. 박 대표는 “이제 새로운 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다. 장관과 국회의원, 교수 직함이라는 스펙이 죽어가는 교육을 살릴 수 있냐”며 “우리 아이들과 교사들이, 학부모가 어디가 아픈지 아무것도 모른다. 배가 아픈데 빨간 약을 발라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진보진영 후보 판단 기준은 당선 가능성이 아니라 현장에 발을 딛고 정확한 문제를 찾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어야 한다”며 “열쇠는 오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기조로 ▲학생 교육 ▲배움 중심 교육 ▲현장 중심 교육정책을 제시했다. 또 정책 방향으로는 ▲학생 자살 없는 경기교육 ▲악성 민원 없는 경기교육 ▲교직 사회 내부 갈등 없는 경기교육 등 ‘3무 경기교육’을 내놨다. 박 대표는 “30여년을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와 함께 웃고 웃으면서 아이들을 가슴으로 사랑하며 살아왔다”며 “AI 주도 시대에 맞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학생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도 전역을 돌며 교육 관련 인사들과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정기 정책 브리핑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편, 내년 경기교육감 선거에는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와 안민석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이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에듀 | 요즘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그럴 수도 있지.” 아이가 실수를 해도, 친구를 괴롭혀도, 심지어 교사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도 이 말은 손쉽게 따라붙는다. “아직 어려서 그래요.” “요즘 아이들은 다 그렇죠.” 겉으로는 이해와 배려 같지만, 어느 순간 아이를 향한 방임으로 미끄러지곤 한다.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따뜻한 태도이다. 하지만 방임은 아이의 행동을 그냥 흘려보내는 태도이다. 둘은 결코 같은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공감이 교육의 출발이라면, 훈육은 교육의 마침표이다. 공감만 있고 훈육이 없다면 아이에게 남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무한한 자기중심성이다. “그럴 수도 있지”가 아무런 점검 없이 반복될 때, 아이들은 행동의 결과를 마주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고쳐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한다. 물론 공감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넘어져 눈물을 삼키는 아이, 실수로 마음이 다친 아이, 혼자 외로움에 머무는 아이. 그 아이들에게는 따스한 마음을 건네는 일이 우선이다. 그러나 친구를 때린 아이, 규칙을 반복해서 깨는 아이,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에게 말대꾸하는 아이에게 “그럴 수도 있지요”라는 말은 책임을 비껴가게 만든다. 진짜 공감은 훈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니?” “그럴 수 있는 감정이지만, 그 행동은 옳지 않아.”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대화가 공감과 훈육이 균형을 이루는 태도이다. 공감은 마음을 열게 하고, 훈육은 행동을 바꾸게 한다.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비로소 교육이 제 역할을 한다. 공감만 남으면 아이는 책임을 잃고, 훈육만 남으면 아이는 상처를 간직한다. “그럴 수도 있지”는 때로 아이를 위한 말이 아니라, 어른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내뱉는 말이 되기도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어른은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사람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 공감으로 다가오되, 책임을 짚어주는 사람이다. 그런 어른을 만날 때 아이는 자기 행동을 돌아볼 줄 아는 품격을 배운다. 이해는 필요하지만,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감과 훈육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 교육이 다시 세워야 할 자리이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배움과 성장, 이야기가 있는 경남교육으로 대전환하겠다.” 김영곤 전 교육부차관보가 25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6월 진행될 경남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차관보는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꾸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삶의 항구”라면서 “지난 12년간 그 불빛은 점점 약해졌다. 학생 수는 빠르게 줄고 교실의 온도는 식어가며, 학교와 교육의 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의 중심은 제도가 아니라 아이이고, 구조가 아니라 교실이며,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며 “지난 12년간 행복교육은 즐거움과 체험을 강조했지만 문해력과 사고력, 집중력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 아이들의 학력은 전국 최하위권까지 내려 앉았다”며 “활동은 많았지만 배움의 근력이 약해졌고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깊게 쌓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잦은 교권 침해, 악성 민원, 폭언과 폭행에 노출되며 선생님들은 수업보다 대응에 더 많은 힘을 빼앗겼다”며 “교사의 안전이 무너지자 교실의 신뢰가 무너졌고, 학교 안 구성원 간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학생·학부모·교사 사이 불신과 대립은 교육공동체의 근간을 무너뜨렸고 교육을 유지하던 신뢰의 토대가 크게 흔들렸다”고 우려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교육의 목적을 ‘행복’이라는 결과로 오해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성장’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기 이야기를 존중하고 깊게 길러주는 교육, 점수가 아니라 배움의 흔적과 경험의 깊이로 성장의 증거를 남기는 교육을 경남교육이 회복해야 할 성장 학력으로 보고 그 첫걸음으로 교사의 역할을 바로 세우는 것을 제시했다. 김 전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기초학력 ▲교직원을 지키는 교육감 ▲18개 시군 맞춤형 교육전략 ▲학교-지역-산업을 연결하는 IPS 교육클러스터 ▲AI 기반 초개인화 학습 체제 구축 ▲PBL 중심 미래교육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배움과 성장, 이야기가 있는 경남교육은 학교를 다시 공동체의 중심으로 세우로 아이의 이야기가 존중받는 교육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약속”이라며 “아이의 선장과 선생님을 지키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영곤 전 차관보는 중도보수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해 나머지 7명과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1차 경선은 12월 10~11일 여론조사를 통해 4명으로 압축하며 같은 달 29~30일 2차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단일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경선에는 ▲김영곤 전 차관보와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상권 전 경남도교육청 교육국장 ▲김승오 전 청와대 교육행정관 ▲이군현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최병헌 전 경남교육청 학교정책국장 ▲최해범 전 국립창원대학교 총장 등 8명이 참여한다.
더에듀 지성배 기자 |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AI하이러닝 홍보영상으로 논란으로 교사들에게 고발당했다. 고발에는 무려 644명이 동참했다. 경기교사노조는 25일 오전, 경기 분당경찰서에 임 교육감은 모욕죄로 형사고발했다. 고발에는 경기교육청 소속 교사 643명의 위임장이 함께 제출됐다. 발단은 AI하이러닝 홍보영상이다. 대한교사협회가 경기교육청으로부터 위탁 받아 제작된 해당 영상은 교사를 AI의 보조자로 전락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여 공식 유튜브 게재 후 곧바로 삭제됐다. 영상에서는 교사가 “이거 AI가 채점 도와준 거니까 너희들 할 말 없지?”라고 말하는 부분에 더해 교사가 학생을 독려하는 말에 AI가 “빈말입니다”라고 하는 부분 등이 문제가 됐다. 논란이 일자 임태희 교육감과 송성근 대한교사협회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경기교사노조는 “아직도 해당 영상 제작 과정과 업로드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유야무야 넘기려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또 “피해자는 있으나 책임지는 자는 없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 해프닝으로 넘기려는 경기교육청에 경기 교사들은 신뢰를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발에 참여한 644명의 교사들은 ▲기획–제작–승인 전 과정에 대한 전면 조사와 교권 침해 책임자 징계 ▲형식적 사과를 넘어 구조적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조직문화 혁신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더에듀 | 실천교육교사모임은 현장교사들을 주축으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던져왔다. 이들의 시선에 현재 교육은 어떠한 한계와 가능성을 품고 있을까? 때론 따뜻하게 때론 차갑게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시선을 연재한다. 북유럽이라는 유토피아 북유럽!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다. 특히 복지국가에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과 든든한 복지로 높은 질의 생활을 누리는 현실의 유토피아가 흔히 생각하는 북유럽의 이미지다. 교육계로 한정해도 좋은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기반으로 한 교육개혁으로 유명한 핀란드 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덴마크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육’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웨덴 교육은 ‘평생교육의 이상향’이라 불린다. 하지만 환상을 깨야 한다는 이야기 역시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직접 살다 온 사람의 르포가 누적되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대한 연구들이 다각도로 이루어질 만큼 시간이 지났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 환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성비를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 ‘북유럽에서 유행한다는’ 여러 교육적 제도나 정책을 이식하려 시도해 보았지만, 시원치 않은 부분들이 여럿 발견된 것이다. 이는 북유럽 교육, 특히 핀란드 교육을 주목한 이유가 마냥 학생 중심, 행복 교육이라서가 아니라, “쟤들은 놀고먹으면서 PISA(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1등했다더라!”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초래했다는 점에서 이미 실패를 노정했을지도 모른다. 북유럽도 다 같은 북유럽이 아니다 북유럽을 구성하는 다섯 나라 즉,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는 각각 서로 다른 전통을 지닌 개별 국가이다. 막말로 우리나라도 동아시아교육 묶어서 중국, 일본이랑 한국 모두 유교 중심 문화라 똑같다고 해버리면 당장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다른 그들이 굳이 한 뭉치로 여겨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상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소위 말하는 적당히 먹고 살 만한 나라들에서 복지국가 모델을 모색하게 되었고, 현실 모델로서 북유럽에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필요에 의해 각색된 북유럽에 대한 해석은 북유럽에 대한 오해로 이어졌다. 마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본주의가 사치재로서 프랑스와 불어를 소비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편 북유럽의 개별 국가들에서도 이에 호응한 움직임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 관심은 북유럽의 여러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종종 이러한 마케팅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북유럽식 국뽕(?)은 오히려 북유럽 개별국가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쓰디쓴 현실에 북유럽이라는 달콤한 설탕 한 스푼을 넣는 것은 당장은 우리 교육을 심폐소생술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는 마땅치 않다. 최근 연구자들은 오히려 녹다운된 한국의 교사들이 북유럽이라는 유토피아 즉, 환상에 빠지는 것을 미리 경계하는 데에 힘을 쓰고 있다. 다시 말해 현생이 너무 힘든 나머지 약장수들이나 사이비에 현혹되지 않게 하고자 북유럽의 실상을 먼저 알리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배우려면 진짜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한다. 필자가 이해한 식대로 북유럽의 교육 관련 지형을 한 줄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삼국시대 역사를 4세기 백제, 5세기 고구려, 6세기 신라 하는 식으로 초기(1900~1930)엔 덴마크, 중기(1930~1990)엔 스웨덴, 후기엔 핀란드(1990~)가 전성기를 이뤘다. 가야나 부여처럼 아직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도 있다. 이들이 북유럽 교육 지형을 구성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북유럽 교육 논의를 이해하는 것은 이해를 풍부하게 돕는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정도이다. 그러니 북유럽에 대한 담론은 북유럽 신화를 벗겨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서도 교사는 참 어려운 직업이었다. 잘 난 줄 알았던 저 동네 교사들도 붕 떠 있었고 제각각의 처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지구 어디서나 교사들은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다. 제대로 정의되기도 어려운데 잘하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그러니 한국만 그렇다는 필요 이상의 자학을 딛고 서로 건투를 빌어주며 장단을 주고받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유럽의 장단이 아니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의 장단을 각각 말이다. 여기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아닌 다른 국가를 넣어도 된다. 독일, 영국, 미국, 일본 등 그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우리에게 우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