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에듀 | 우리나라의 유치원 교육은 공립과 사립 유치원으로 나뉜다. 공립 유치원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을 하는 반면, 사립 유치원은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해 있다. 왜 그럴까?
문재인 정부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에 출석해 사립 유치원의 정체성에 관련한 전희경 의원의 질문을 받고 “사유재산으로 볼 여지도 있고, 공공성을 위한 공공재로 볼 여지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발언은 사립 유치원 문제의 본질을 다루는 중요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현행 사립학교법 제43조(지원) 제①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의 진흥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사립학교 교육의 지원을 위하여 대통령령 또는 당해 지방자치 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조를 신청한 학교법인 또는 사학지원 단체에 대하여 보조금을 교부하거나 기타의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7개 시⸱도교육청의 2023년 공사립 유치원 누리과정(3-5세) 보조금 실태를 보면, 서울시의 경우 공립은 교육과정 운영비(15만원)와 방과 후 과정(5만원) 합계 20만원, 사립은 교육과정 운영비(33만원)과 방과 후 과정(7만원) 합계 40만원이다.
유치원의 경우 공립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건비 포함 유치원 운영비 전반을 지원한다. 그러나 사립 유치원은 ‘공공재’보다는 ‘사유재산’으로 보아 교사 처우 개선비 명목으로 교사 1인당 62~88만원, 학급운영비 51만원, 육아휴직수당 최저 160만원 최대 250만원, 학부모 수업료 카드결재 시 카드 수수료 0.3%가 지원되고 있다.
유치원과 궤를 같이하는 사립 초⸱중등학교법인은 ‘자본금재단(*장학재단)’과 달리 ‘시설물재단’으로 설립자가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 시설을 갖춤으로써 출연행위는 완료된다. 이후 운영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으로 운영하면 된다.
하지만, 1969년 중학교 무시험 1974년 고교평준화 제도는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배정하는 시스템으로 공·사립학교 간에 격차를 보이는 등록금(수업료)을 동일하게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국 정부는 재원 부족분을 사립학교에 보전해 주면서 ‘보전금(補塡金)’ 제도가 생겼다.
그렇다면 사립 유치원은 ‘사유재산’으로 인정해 주던가, 아니면 공공성 차원에서 국가(교육청)가 인건비와 시설물 유지 관리비 등을 보전해 주어야 논리적으로도 타당하다.
동법 제43조 제①항은 ‘일정한 경우 학교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직접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치원은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헌법상 학습권과 평등권 차원에서 별도로 사립 유치원에 직접 교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다. 한데, 사립 유치원은 직접 인건비와 운영비를 국가로부터 100% 지원받지 않는다.
정부는 사립 유치원이 공공재라면, 전술한 초⸱중등 사립학교법에 따르고, ‘사유재산’이라면 국가가 사유 재산권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해방 후 유치원 변천사를 보면, 국가의 유아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국가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유아교육을 민간 부분에 전적으로 의존하였고, 이에 사립 유치원 설립자들은 이에 부응하여 사재(私財)를 털어 유치원을 설립하고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해방 후 유아교육 공백기에 공교육이 하지 못한 유아교육을 사립 유치원이 기초를 닦고 정착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사유 재산권을 국가가 공공재라는 미명 하에 침해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반하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공·사립 유치원은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요철처럼 상보관계를 유지하며,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
지금과 같은 사립 유치원의 정체성 혼돈은 ‘공공재’와 ‘사유재산’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운명에 서서히 고사(枯死)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것은 당국의 책무 방기(放棄) 아닌가?

김영배=교육자이자 비영리 사회단체장으로 25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활동 하고 있다.
교육은 사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양분과 같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학 박사로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특히, 인적자산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춰, 소통과 협력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지식보다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성 교육이 미래세대에게 더 가치있고 필요한 생활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 속에 미래 가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국내외 사례 분석으로 통해 논해 보고 싶어 한다.